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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평점이 진다… ‘오버워치’ 발암요소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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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화제의 게임 오버워치’가 레더랭킹 모드인 ‘경쟁전’을 선보인 지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그사이 기자의 멘탈은 산산조각이 나고… 눈가에는 시커먼 눈물자국이 남았죠. 이제껏 ‘오버워치’는 L모 게임보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점수가 걸려있으니 인정사정 봐주지 않아요. 모드 이름부터가 ‘경쟁전’인데 너무 안일하게 도전한 것 아닌가 새삼 반성합니다.

명색이 레더랭킹인데 다들 신경이 예민한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을 넘은 폭언과 인신공격은 자제해야겠죠. 반대로 ‘경갱전’까지 와서 지나치게 방만한 플레이를 하거나 고의적으로 경기를 망치는 것도 사절입니다. 혼자만의 변태적 만족감을 위해 다른 이를 희생시키는 소위 ‘트롤링’은 반드시 근절 되어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공감백배 ‘오버워치’ 경쟁전 발암요소 TOP5를 꼽았습니다.

5위. 분노조절장애인지 분뇨조절장애인지, 입으로 변을 뿜는 막말


▲ 요즘 같은 대고소시대에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채팅하다간 혼쭐난다

5위는 가장 흔하면서도 악질적인 폭언, 욕설, 막말입니다.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만 봐도 타인에게 함부로 욕을 하지 말라고 나오는데, 얼굴 안 보인다고 감정이 가는 데로 키보드 두드리는 경우가 너무 많죠. 사람이 진짜 극한 상황에 처하면 욕이 튀어나올 수도 있지만, 게임에서 팀원의 조그만 실수 하나에도 부모님 안부를 묻는 것은 너무 하잖아요? 말로는 분노조절장애라는데 캐리해주는 고수 앞에서는 반듯한 이성을 유지하며 어찌나 아양을 떠는지 말입니다.

단 한 마디 욕설이라도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대에게는 차갑게 날아와 꽂히는 비수가 됩니다. 그나마 조용히 차단해버리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욕을 먹은 유저도 분노해 서로를 힐난하기 시작하죠. 당연히 채팅창은 더러워지고, 팀의 승리 가능성은 곤두박질치게 됩니다. 보다 못한 제삼자가 중재하려다가 십자포화를 맞고, 슬그머니 정치꾼이 등판하는데다 여기저기 탈주가 빗발치면 훌륭한 ‘흔한 지옥불반도의 경쟁전.jpg’ 완성! 자신은 물론 경기 전체를 망가트리는 폭언, 절대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4위. 게임 그만하고 정계 진출하시길, 제멋대로 여론 호도


▲ 자신에게 추천을 날리며 아군을 매도하는 '바스티온'을 흔히 볼 수 있다

4위는 얄밉기 그지없는 여론 호도입니다. 요새는 꼭 ‘높으신 분’들이 아니라도 일상에서 상호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상대를 설득하는 것을 일종의 작은 ‘정치’라 표현하죠. 게임에서도 뛰어난 언변으로 여론을 호도하여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행위를 ‘정치질’이라 하여 비매너의 일종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탈무드에 보면 “한 겹의 거짓말은 거짓말이고, 두 겹의 거짓말도 거짓말이다. 그러나 세 겹의 거짓말은 정치다”라고 하는데, 정말 틀린 말이 하나 없군요.

이런 게임 속 정치꾼의 문제는 남의 공을 함부로 빼앗고, 엄한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 유저간 불신의 싹을 키운다는 겁니다. 전혀 관계없는 데이터를 끌어와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자신의 주장을 ‘팩트’라 밀어붙이며 상대를 압박하죠. 만약 바람을 잡아줄 지인이 함께 있다면 정치꾼의 영향력을 더욱 겉잡을 수 없게 됩니다. 겉보기에는 논리적이다 보니 신고로 걸러내기 어렵고, 되려 피해자가 처벌을 당하기까지 하죠. 말 잘하는 거 잘 알았으니 제발 게임 그만하고 정계 진출하시길.

3위. 내 석양은 6명이 있을 때만 진다, 과도한 POTG 욕심


▲ 이것이 바로 궁각을 지나치게 잰 어느 '맥크리'의 씁쓸한 최후

3위는 그나마 과도한 POTG(Play Of The Game, 최고의 플레이) 욕심입니다. 사실 경기가 끝난 후 멋지게 포즈를 취하며 POTG에 나오고픈 욕심은 누구나 있죠. 하지만 POTG는 경기 결과에 뒤따라오는 작은 보너스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와 팀원들을 위해 열심히 싸워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죠. 스포츠에서 화려한 슈팅을 위해 누군가의 어시스트가 있어야 하듯 게임에서도 모든 이가 주목 받을 수는 없습니다. 스포트라이트에 집착해서는 안돼요.

그럼에도 ‘경쟁전’을 하다 보면 이따금씩 POTG 욕심에 빠져 큰일을 그르치는 이들을 보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4명 이상이 사정권에 들어오기 전까지 절대 ‘황야의 무법자’를 쓰지 않는 ‘맥크리’, 그리고 아군이 다 죽을 때까지 ‘부활’을 아껴두는 ‘메르시’가 있죠. 심지어 “아, 죽으려면 좀 다 같이 죽으라고!”라고 되려 호통을 칩니다. 이러한 플레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너무 뜸을 들이다가 다같이 망하기 일쑤에요. 제발 POTG 욕심 좀 적당히 부립시다.

2위. 막상 까보면 전적도 부실한데… 특정 캐릭터 페티시즘


▲ 경쟁전에 '겐트위한' 성애자가 넘쳐난다, 상황에 맞는 영웅을 택하자

2위는 페티시즘이라도 있는 것마냥 특정 캐릭터만 고집하는 외골수입니다. 물론 한 캐릭터를 극한으로 연마한 소위 ‘장인’를 폄훼하자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오버워치’는 총괄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누누이 강조했듯 상황에 맞게 영웅을 교체하는 것이 핵심인 게임입니다. 영웅 21명에 모두 통달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3~4개 영웅은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요. 아니면 최소한 ‘라인하르트’처럼 어느 전장에서나 쓰이는 범용적인 영웅을 하란 말입니다. ‘겐트위한’는 이제 그만…

프로게이머의 신기에 가까운 플레이를 시청하다 보면 “나도 저렇게 상쾌한 류승룡 기모찌를 날리고파!”하고 현혹되기도 하죠. 하지만 L모 게임에서 ‘페이커’ 따라 하다 신세망친 사람이 부지기수듯 ‘오버워치’도 함부로 ‘겐지수’ 흉내를 내다간 연신 부활대기 화면만 보게 될 겁니다. 손에 맞는 영웅을 찾을 수 있도록 초보 시절부터 최대한 다양한 플레이를 해보고, 경쟁전에 돌입할 때쯤에는 상황에 맞는 패를 능숙히 꺼낼 수 있어야겠습니다.

1위. 이봐, 이타치가 왜 강한지 알고 있나? 시도 때도 없는 탈주


▲ 자신이 받을 불이익을 생각해서라도 제발 탈주는 자제하자

1위는 온라인 PvP의 역병과도 같은 플레이어 탈주입니다. 특히 ‘오버워치’는 아군이 탈주하면 사실상 승리가 물 건너가고, 적이 탈주하면 보상이 쪼그라들기 때문에 탈주자 하나로 모두가 고통 받는 구조에요. 정신 없이 죽어대던 아군 ‘겐지’가 갑자기 “이봐, 이타치가 왜 강한지 알고 있나? 탈주 닌자이기 때문이지!”하고 나가버리면 정말 억장이 무너져요. 하도 많이 당했더니 이제는 ‘나루토’ 만화책만 봐도 화가 날 정도입니다. 이거 PTSD 맞죠?

그렇다고 ‘오버워치’가 탈주에 따른 벌칙이 가벼운 편도 아닙니다. 상습적으로 경기에서 탈주할 경우 최대 75%까지 경험치 획득량이 감소하고, 그래도 안되면 일정기간 아이디가 차단될 수도 있죠. 이만한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1패를 감수하고서라도 끝까지 이 악물고 싸우는 게 낫습니다. 승률 관리한다고들 하는데 예부터 고수들이 말하길 모든 수치는 다 실력에 따라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랍니다. 모두 ‘이타치’말고 끝까지 동료들 다 끌어안고 가는 ‘나루토’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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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2016. 05. 24
플랫폼
온라인, 비디오
장르
FPS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오버워치'는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FPS 게임이다. 6 VS 6, 12명이 치고 박는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오버워치'는 블리자드 특유의 무거운 이미지가 아닌 '가벼움'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격과 수비,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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