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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아직 쓸만하단다" 게임 속 카리스마 할머니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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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우락부락한 남전사와 헐벗은 채 묘한 표정을 짓는 여마법사, 여기에 자기 몸집보다 더 큰 무기를 들고 다니는 귀여운 소녀 그리고 전사의 긍지를 지닌 용맹한 수인까지… 언제부터인가 게임 캐릭터하면 떠오르는 스테레오타입들이죠.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한번 보기만 해도 앞으로의 전개가 그려지는 뻔한 캐릭터들. 구상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게이머의 흥미를 유발하기는 힘듭니다.

그간 국내외 게임계는 틀에 박힌 캐릭터 디자인을 탈피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성별과 연령, 인종, 성격을 반전시키거나 아예 색다른 종족을 창조하기도 했죠. 이처럼 캐릭터 묘사의 폭을 넓히는 작업은 게임을 흥미롭게 만들 뿐 아니라 더욱 폭넓은 유저층을 포옹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최근 깜짝 화제가 된 ‘게임 속 할머니’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흔히 할머니 캐릭터하면 노쇠한 현자 혹은 사악한 마녀가 떠오르죠. 아니면 골골거리며 주인공의 도움을 청하거나 말입니다. 하지만 정력적으로 일선에서 활약하는 할머니도 보고 싶지 않으세요? 젊은이를 압도하는 할아버지 캐릭터는 적잖이 있는데 할머니라고 안될 이유가 없습니다. 노래도 있잖아요. “팔십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5위 릴리 보웬(폴아웃 3), 젊은이도 못 당하는 괴력의 슈퍼뮤턴트


▲ 손주를 그리워 하는 인자한 슈퍼뮤턴트 할머니 '릴리 보웬', 조금 무섭다

가장 먼저 소개할 캐릭터는 ‘폴아웃 3’ 속 ‘릴리 보웬’입니다. 주인공보다 1.5배는 큰 키에 고도로 발달한 근육과 푸르스름한 피부가 인상적인 슈퍼뮤턴트 ‘나이트킨’이죠. 본래 75세의 평범한 할머니였는데 ‘강제 진화 바이러스(FEV)’에 노출되어 초인으로 거듭났습니다. 아무래도 연륜이 있어서인지 일반적인 슈퍼뮤턴트처럼 호전적이지 않고, 그저 손주 ‘지미’를 그리워하는 상냥한 할머니랍니다.

‘나이트킨’은 ‘스텔스 보이’라는 은폐용 장비를 즐겨 쓰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때문에 대부분 정신이 이상해집니다. ‘릴리 보웬’ 또한 주인공을 손주 ‘지미’로 착각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죠. 광증을 치료하는 약을 주기적으로 먹고 있음에도 전투 중에 종종 폭주하기까지 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그녀가 완치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는데요. 치료제는 광증을 치료하는 대신 기억을 흐리기 때문에, 사랑하는 손주의 모습을 잊지 않으려 일부로 정량의 반만 먹고 있었답니다.

4위 그랑마(그라나도 에스파다), 카리스마 넘치는 신대륙의 개척왕


▲ 국내에도 이런 캐릭터가 있다, 애꾸눈의 근육질 할머니 '개척왕 그랑마' 

다음은 ‘그라나도 에스파타’의 동료 캐릭터 ‘그랑마’입니다. 베스파뇰라 왕가 휘하의 명망 높은 십인귀족 중 한 명으로, 젊은 나이에 신대륙으로 건너와 수많은 공을 세운 여걸이죠. 언제나 개척부대 선봉을 이끄는 그녀를 가리켜 사람들은 ‘개척왕 그랑마’라 불렀답니다.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됐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눈매에서 기백이 느껴져요. 게임 내 성능도 여러 젊은 동료들을 제치고 한 손에 꼽히는 강자입니다.

‘그랑마’가 존경 받는 이유는 단순히 뛰어난 전사라서가 아니라, 본국의 부와 명예를 모두 버리고 신대륙의 수호자를 자처했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역사를 어둠 속에서 조종해온 악의 세력 ‘스트라타비스타’가 신대륙까지 마수를 뻗치자 동료들과 함께 분연히 궐기한 바 있죠. 놀랍게도 젊은 시절에는 ‘스트라타비스타’의 실권자 ‘펠리페’ 대공과 사랑에 빠져 딸을 낳기도 했어요. 하지만 야심이 가득한 ‘펠리페’와 신대륙을 사랑한 ‘그랑마’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입니다.

3위 사유리(섬란 카구라), 미소녀보다 더 매력적인 할머니 닌자


▲ 여든이 넘었지만 여전히 고강한 내공을 지닌 할머니 닌자 '사유리'

미소녀 닌자만 잔뜩 나올 것 같은 ‘섬란 카구라’에도 할머니 캐릭터가 있답니다. 바로 주인공 ‘아스카’의 할머니, 즉 전설적인 닌자 ‘한조’의 아내 ‘사유리’입니다. 이제는 여든이 넘어 기량이 많이 쇠했지만 한때는 최고의 닌자 ‘카구라’이기도 했죠. 지금도 현역 닌자들을 손쉽게 제압할 정도로 숨겨진 내공이 어마무시합니다. 특히 금술을 이용해 전성기의 육체로 변할 경우에는 강력한 비전인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위엄을 보여줍니다.

‘사유리’의 목적은 손녀를 비롯한 어린 닌자들과 함께 ‘카구라 천년제’를 여는 것입니다. ‘카구라 천년제’란 임무 중에 목숨을 잃은 닌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성불을 주관하는 축제인데, 이 와중에 죽은 이가 살아 돌아와 일대 파란이 몰아치죠. 여기서 ‘사유리’는 당황한 닌자들을 다독이고 ‘아스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룹니다. 물론 여차하면 미소녀로 변신해 육탄전을 벌이기도 합니다만…

2위 다스 트레이야(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 포스를 부정한 사상가


▲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 시리즈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친 사상가 '다스 트레이야'

2위는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 2편의 악역 ‘다스 트레이야’입니다. 겉모습은 인자한 할머니처럼 보이지만, ‘다스’라는 호칭에서 알 수 있듯 강력한 시스 로드죠. 본래 그녀는 수많은 제자를 지도한 명망 높은 제다이 마스터이자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역사학자였습니다. 특히 1편 주인공 ‘레반’의 스승으로 큰 영향을 끼쳤는데, 훗날 ‘레반’이 변절함에 따라 그녀까지 이단으로 몰려 추방당하게 됩니다. 규율에 얽매이기보다는 스스로의 신념에 따르라는 그녀의 가르침은 기사단이 보기에 너무 급진적이었죠.

그렇게 기사단을 떠나 방랑하던 ‘트레이야’는 우연찮게 ‘시스’의 지식을 접하고, ‘포스’의 어두운 면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윽고 새로운 사상에 심취한 그녀는 시스 로드로 각성하여 두 명의 제자를 새로 들이게 되죠. ‘다스 트레이야’의 특징은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당연한 정의로 여겨지는 기사단의 규율과 ‘포스’의 섭리에 끊임없이 의구심을 품고 저항한다는 겁니다. 여느 시스 로드처럼 제다이와 죽자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포스의 의지’ 자체를 부정하고 개인의 자유의지를 중시한 사상가라 할 수 있죠.

1위 아나 아마리(오버워치), 스테레오타입 캐릭터의 ‘헤드샷’ 날린 저격수


▲ 여성 캐릭터의 스테레오타입을 완전히 혁파한 신규 영웅 '아나'

마지막으로 지난 12일 최초 공개된 ‘오버워치’ 신규 영웅 ‘아나 아마리’입니다. 지금은 몰락한 다국적 방위조직 ‘오버워치’ 창립 멤버로 당시에는 강습 사령관 ‘모리슨’ 곁에서 부사령관으로 활약했죠. 날고 기는 영웅들이 모인 ‘오버워치’에서도 따를 자가 없는 최정예 저격수였는데, 어느 날 목표물을 겨냥한 채 머뭇거린 것이 화근이 되어 치명상을 입고 맙니다.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던 ‘아나’는 한쪽 눈을 잃은 채 극적으로 깨어났지만, 이미 ‘오버워치’가 파국으로 치달은 후였죠.

딸 ‘파라’와 옛 동료들을 위해 다시 전장으로 돌아온 ‘아나’는 아군을 치유하는 독특한 저격총을 사용합니다. 죽을 고생의 여파인지 실제 나이는 예순에 불과한데 겉보기에는 완전 초로의 노인이에요. 덕분에 국내에서는 ‘할머니’ 혹은 ‘할매’라는 친근한 별명이 붙었죠. 누리꾼들은 고령, 신체 결손, 유색인종이라는 여성 캐릭터의 스테레오타입을 완전히 혁파하는 설정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나’의 영향으로 국내 게임계도 캐릭터 디자인의 외연이 한층 넓어지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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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2016. 05. 24
플랫폼
온라인, 비디오
장르
FPS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오버워치'는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FPS 게임이다. 6 VS 6, 12명이 치고 박는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오버워치'는 블리자드 특유의 무거운 이미지가 아닌 '가벼움'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격과 수비,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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