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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짜잔~ 절대란 건 없다! ‘뒤집힌’ 게임사 말말말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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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누리꾼 사이에서 “그런데 짜잔! 절대라는 건 없군요”라는 표현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오버워치’ 총괄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게임에 데스매치를 추가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1년 만에 번복하며 꺼낸 말이에요. 자신이 틀렸음을 시인하는 태도치곤 너무 활기차서 웃음거리가 되긴 했지만, 어쨌든 유저의 요청을 받아들여 개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은 칭찬할 일입니다.

개발자도 사람이다 보니 과거에 했던 말을 스스로 어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회사 차원에서 기존 사업전략을 갈아엎어버리기도 하고요. 이러한 진통이 ‘오버워치’처럼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면 다행이지만 유저와의 신의를 저버린 나쁜 사례도 많죠. 누구 말마따나 절대란 건 절대 없는 법이니까요. 오늘은 뒤집혀버린 게임사 말말말 다섯을 모았습니다.

5위. 논란이 많지만 솔로큐는 재개되지 않을 겁니다(라이엇게임즈)


▲ 빠른 매칭은 물론 패배까지 보장했던 자유 팀 대전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게임 결과에 따라 자신의 실력이 냉정히 평가되는 랭크게임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특히 팀플레이가 중요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상대편에 친구를 맺은 유저가 몇 명인지까지 예민하게 따질 정도에요. 그래서 이런 장르는 시스템적으로 가급적 다인큐(여럿이 친구를 맺고 랭크게임에 도전)와 솔로큐(홀로 랭크게임에 도전)가 만나지 않도록 배려해줍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과거에는 솔로랭크(1, 2인)과 팀랭크(5인)으로 나뉘어 있었어요.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2016년부터 랭크게임에 인원제한을 없앤 ‘자유 팀 대전’이란 것으로 통합해버립니다. 물론 유저를 죄 뭉쳐놓으면 매칭 속도야 빨라지겠지만 그 반작용으로 수많은 솔로랭크 출신이 불공평한 게임에 내던져졌습니다. 친구가 없는 기자도 그 중 한 명이었죠.

PvP 게임의 핵심적인 콘텐츠를 뜯어고치는 중대사임에도 라이엇게임즈는 날치기로 업데이트를 단행했습니다. 당연히 유저 커뮤니티가 뒤집혔지만 ‘개발 철학’ 운운하며 고집스런 자세를 꺾지 않았죠. 하지만 게임사의 기대와 달리 유저들은 쉬이 분노를 거두지 않았고, 결국 1년여에 걸친 갈등 끝에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솔로랭크를 부활시켰습니다.

4위. 자사 소프트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출시 계획은 없습니다(닌텐도)


▲ 맘마미아~ 모자의 M이 설마 모바일의 M이었다니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지금이야 없어서 못 파는 신형콘솔 ‘스위치’와 전세계를 강타한 ‘포켓몬 GO’, ‘파이어엠블렘 히어로즈’ 등 모바일게임으로 잘 나가는 닌텐도지만,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전망이 어두웠습니다. 일본 게임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되는 와중에 결정적으로 2012년 야심차게 내놓은 ‘Wii U’가 완전 제대로 망했거든요. 경쟁기기 PS4와 Xbox One는 여태 팔리는데 이건 진짜…

덕분에 일본 굴지의 게임사인 닌텐도가 2013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3년 연속 적자를 보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그래도 부자가 망해봐야 삼대는 가는 법이라 주위에서 ‘쟁쟁한 IP 많으니 모바일게임이나 만들라’는 주문이 쇄도했습니다만. 우리의 콘솔 장인 닌텐도는 투자자 X줄이 타거나 말거나 모바일은 어디까지나 판촉을 위한 창구에 불과하다고 못박았죠.

그러나 장인정신도 일단 회사가 버텨줘야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까짓 못박은 거야 빼면 되는 것이죠. 모바일게임 따위 관심 없다던 닌텐도는 단 1년 만에 DeNA와 손잡고 모바일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다만 아직도 본심은 영 편찮은지 ‘파이어엠블렘 히어로즈’가 돈 잘 벌어오는 와중에도 “우린 전통적인 플랫폼을 더 선호한다’며 섭섭한 소릴 하곤 합니다.

3위. 하위호환을 바란다면 당신은 시대에 뒤쳐진 겁니다(마이크로소프트)


▲ 시대에 뒤쳐진 발상이 지금은 생명유지장치가 됐네요 (사진출처: Xbox 웹사이트)

이번 콘솔전쟁은 PS4가 거의 승기를 굳혔지만 2000년대 중반 7세대 경쟁에선 양상이 전혀 달랐습니다. 강력한 하드웨어와 매력적인 독점작을 앞세운 Xbox360, 독특한 콘셉트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한 Wii에 비해 PS3는 너무 비싸고 거추장스러웠죠.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채택한 탓에 초기 물량 부족도 심각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는 법이죠. PS2 흥행으로 자만한 소니가 PS3로 고배를 마셨듯 Xbox360을 성공시킨 MS도 신형 출시 과정에서 무수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Xbox One이 최초 공개되는 E3 2013에서 소니를 박살내겠다고 호언했지만 정작 공개된 것은 PS4보다 100달러나 비싼 가격, 인터넷 상시 연결 요구, 하위호환 불가, 그리고 허름한 독점작 라인업이었습니다.

당시 MS 관계자들은 수많은 망언을 남겼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하위호환을 바라면 시대에 뒤쳐진 사람”이란 겁니다. 이전 기종 게임에 다시금 생명을 불어넣는 하위호환은 팬들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인데 말이죠. 황당한 점은 몇 년이 지나 PS4에게 참패한 이후 Xbox One이 뒤늦게 꺼내든 무기가 바로 하위호환이라는 부분이죠. 실제로 효과도 보고 있고요.

2위. 오리지널 카드는 언제까지나 정규전에 머물 것입니다(블리자드)


▲ 라그나로스님의 힘이 3월 말까지만 느껴지는구나!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오버워치’에 데스매치를 추가한 것이 블리자드가 보여준 첫 번째 입장 번복은 아닙니다. ‘하스스톤’ 야생 도입을 둘러싼 첨예한 논쟁 와중에 비슷한 일이 있었죠. ‘하스스톤’은 본래 모든 카드를 게임에 쓸 수 있었지만 2016년부터는 최근 2년간 발매된 모험 모드 및 확장팩과 오리지널 카드만 사용 가능한 정규전과 그 외 야생을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밸런스 조정이 정규전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야생은 사실상 철 지난 카드만 가득 쌓인 비주류 모드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그래서 야생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끝내는 장기적인 밸러스를 위해서라고 다들 완만히 합의를 했죠. 그나마 블리자드도 오리지널 카드만큼은 언제라도 건들지 않겠다고 공지했고요.

하지만 유저들은 블리자드의 저력을 너무 얕봤습니다. 올해 초 새로운 시즌 개장과 함께 오리지널 전설카드 ‘라그나로스’와 ‘실바나스’를 정규전에서 제외해버린 것이죠. 대신 ‘명예의 전당’이란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서 여기에 영영 봉인해버렸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곧장 야생으로 보낸 건 아니지만 결과는 똑같아요. 역시 많이 번복해본 솜씨답게 노련합니다.

1위. 얼리엑세스 동안 추가 수익모델은 고려하지 않습니다(블루홀)


▲ 정확히는 상자는 인게임 보상입니다. 열쇠가 유료~ (사진출처: 게임 공식 포럼)

마지막은 모처럼 국내 사례입니다. 요즘 최고로 HOT한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에요. 이렇다 할 홍보 마케팅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스팀 얼리엑세스(Early Access, 앞서해보기)에 도전해 3일 만에 122억 매출을 달성하고, 반 년 만에 ‘도타 2’를 넘어 동시접속 1위라는 과업을 달성한 어마어마한 작품이죠. 얼마 전부터는 국내 PC방까지 점거했습니다.

블루홀의 비상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얼리엑세스이기 때문입니다. 얼리엑세스란 유료 테스트 일종으로 개발 중인 게임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유저 피드백을 수렴하며 완성해가는 방식입니다. 미완성이니만큼 만듦새가 투박한 점은 감수해야죠. ‘배틀그라운드’ 개발자가 정식 론칭 전까지 추가 과금은 없으리라 장담한 것도 이러한 특수성 때문입니다.

얼리엑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도 뭣도 아닌 유저와의 견고한 신뢰 형성입니다. 안타깝게도 블루홀은 게임스컴에서 열린 e스포츠 운영비용이란 명분으로 당초 약속을 어기고 정식 론칭 전에 유료 랜덤박스를 판매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결국 대회는 잘 치렀지만 적잖은 유저로 하여금 ‘배틀그라운드’를 떠나가게 한 실망스런 행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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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FPS
제작사
크래프톤
게임소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블루홀에서 개발한 FPS 신작으로, 고립된 섬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플레이어는 마치 영화 ‘배틀로얄’처럼 섬에 널려있는 다양한 장비를 사용해 최후의 1인이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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