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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왕] 대세는 어트랙션? KVRF에서 본 VR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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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미왕]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전문가 ‘멀미왕’이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VR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이제껏 수백여 VR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영상 리뷰를 진행 중인 ‘멀미왕’에 대한 소개는 인터뷰(바로가기)에서 확인하세요!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내 최대 가상현실 전시회 KVRF 2017(KOREA VR FESTIVAL 2017)에 다녀왔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가 주관하여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린 행사입니다.

작년 157개 부스에 비해 올해는 194개 부스가 열려 규모적으로는 더욱 커졌습니다. 다양한 VR기기와 게임, 산업, 의료, 국방 분야의 콘텐츠가 한 자리에 모이는 터라 가상현실 산업 트렌드를 읽기에 이보다 좋은 행사도 없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현장을 직접 찾아 각종 VR기기를 체험한 후 "가상현실 산업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혁신하고 도전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럼 최근 가상현실 산업에는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지 어디 한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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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VRF 2017 현장에서 가상현실 체험 중인 이낙연 총리 (사진제공: 멀미왕)

메인 행사장은 어트랙션 기기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소비자용 VR기기와 콘텐츠가 주를 이루었던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죠. 앞서 나온 소비자용 VR기기들이 높은 가격과 요구사양으로 주춤한 가운데 테마파크 등에서 향유되는 어트랙션 기기가 시장을 견인하는 듯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상화에서 개발한 커다란 ‘로봇 VR’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미 에버랜드에 입점해 품질을 인정받을 만큼 대형 어트랙션 부문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기기죠. 로봇과 미디어 기술이 어우러져 짜릿한 경험이 가능한데, 벌써 평창 올림픽이라도 된 듯 봅슬레이가 시원스레 허공을 가르고 있었습니다.

롯데월드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랜드 ‘VR스페이스’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곳에서 위지윅스튜디오의 ‘로봇태권V’를 체험할 수 있었는데, 깔끔한 그래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걷고 팔도 휘두르며 로봇에 탑승한 느낌이 들어 마치 영화 ‘퍼시픽림’을 연상케 했습니다. 영상미가 워낙 뛰어나 시네마틱 체험으로 발전시켜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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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와 비교해 어트랙션 기기 비중이 확연히 늘어났습니다 (사진제공: 멀미왕)

VR FPS ‘모탈블리츠’로 유명한 스코넥 엔터테인먼트도 독자적인 VR테마파크 브랜드 ‘VR스퀘어’를 선보였습니다. 비단 액션성 강한 콘텐츠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이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오랫동안 머물더군요.

다만 현장에 마련된 어트랙션 기기 중 일부는 몸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포지션 트래킹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별도로 센서를 설치하는 대신 HMD만 제공하는 것이죠. 그러면 내가 몸을 아무리 움직여도 보이는 화면은 늘 고정된 상태라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몸이 들썩이거나 흔들리는 어트랙션 특성상 포지션 트래킹이 지원되지 않으면 쉬이 어지럼증이 옵니다. 약간의 불편함만 느껴져도 콘텐츠에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만큼 얼마나 자연스러운 체험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향후 어트랙션 기기의 숙제가 되겠습니다.

소비자용 VR기기에서 주목할만한 부스는 오큘러스였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규모로 참여했는데 소셜VR 콘텐츠 ‘페이스북 스페이스’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독특했습니다. 현실에 이어 가상현실에서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페이스북의 철학을 꾸준히 관철하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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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큘러스는 소셜VR '페이스북 스페이스'를 전면에 내세웠어요 (사진제공: 멀미왕)

오큘러스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데다 한국어화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더빙까지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만큼 어서 정식발매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합니다. A급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현지 시장에서는 가격이 대폭 인하한 터라 예비 구매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기가 될 듯 합니다.

국내 기기로는 LG에서 개발한 VR HMD를 시연했습니다. 현재까지 출시된 소비자용 VR기기 중 가장 뛰어난 품질을 보여주었는데, 아쉽게도 프로토타입이라 판매할 계획은 없답니다. 현재 개발 중인 후속 기기는 더욱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니 기대가 큽니다.

세계적인 품질로 인정받는 LG 가전제품 파트에서 직접 VR기기를 만든다니 결과물이 궁금해지죠. LG VR HMD는 차후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을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라 마찬가지 입장인 HTC 바이브와 경합도 주목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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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족스런 성능을 보여준 LG VR기기, 시판 버전이 기대됩니다 (사진제공: 멀미왕)

기대감이 팽배한 마이크로소프트 MR HMD는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더군요. 해당 기기는 외부 트래킹 센서 없이 자체적인 뎁스 카메라로 포지션 트래킹이 가능한 최신형입니다. 거추장스러운 부속기기 없이도 언제든 가상현실로 뛰어들 수 있다는 거죠. 콘텐츠 유통도 특정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윈도우 스토어를 활용할 예정이라 앞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기기가 되리라 봅니다.

이외에도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외에 산업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VR기술이 많이 소개됐습니다. AR과 스마트헬멧을 접목해 의료 수술, 중장비 운용, 용접 작업, 차량 정비 등을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VR기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직접 몸을 움직이며 관련 기능을 체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비싼 비용이나 위험이 수반되는 훈련에 대비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니 굉장히 매력적인 도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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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하고 저렴하게 각종 산업 기능을 훈련할 수 있습니다 (사진제공: 멀미왕)

앞으로 양질의 콘텐츠가 충분히 쌓이고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가격대가 무너진다면 VR 시장은 점진적으로 확장될 겁니다. 이 과정에서 다소 불편한 현재의 HMD를 넘어서 보다 획기적으로 편리한 하드웨어가 탄생할지도 모르죠. 그 날이 어서 오길 바라며 KVRF 2018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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