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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해외도 꽉 막힌 모바일, 암울한 게임사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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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한 해는 3N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사진제공: 각 게임사)

작년에는 실적 측면에서 국내 게임업계에 의미 있는 지표가 많이 나왔다. 우선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이 올해 처음으로 연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며 ‘2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소위 3N이라 부르는 넷마블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 매출을 모두 합치면 6조 원이 넘는다. 모바일 및 해외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대형 게임사 성장이 뚜렷하게 나타난 한 해였다.

그러나 ‘2조 클럽’이니 ‘6조 원 달성’이니 하는 이야기는 앞서 이야기한 ‘3N’에 국한된다. 중소 게임사는 물론 게임빌이나 네오위즈처럼 중견 게임사도 실적악화를 피해가지 못한 한 해였다. 실제로 게임빌은 작년에 영업손실 19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으며, 네오위즈 역시 영업이익이 54%나 떨어졌다. 북미 시장을 선점한 ‘서머너즈 워’ 효과를 톡톡히 보던 컴투스도 2016년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 2017년에 적자전환을 면치 못한 게임빌 (자료제공: 게임빌)

더 하위로 내려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카카오키즈’ 대표 상장사로 손꼽히는 선데이토즈는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28.1% 줄었으며, 신생 상장사로 주목받던 썸에이지와 액션스퀘어는 작년에 각각 영업손실 87억 원, 10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HIT’ 흥행을 발판 삼아 작년에 코스닥에 입성했던 넷게임즈도 영업손실 3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사실상 모바일게임 하나로 상장했던 신생 게임사들이 실적악화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코스닥에서 오래 버틴 중소 게임사도 줄줄이 하락세다. 작년에 e스포츠 사업 진출을 선언했던 액토즈소프트는 작년에 영업이익이 48.8%나 줄었으며 와이디온라인은 영업손실 99억 원에, 자본잠식률이 75%에 달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뮤’, ‘아크로드’ 등 자사 IP 사업에 매진했던 웹젠도 작년에 영업이익이 23% 감소했으며, 조이시티는 영업손실 27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작년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1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게 된 NHN엔터테인먼트가 있지만 이 회사의 매출을 견인한 주역은 게임이 아닌 다른 사업이다. 실제로 NHN엔터테인먼트의 작년 게임 매출은 0.6% 증가에 그쳤지만 게임 외 사업 매출은 13% 상승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3N을 제외한 다른 게임사들의 게임 실적은 잘해야 재작년 수준 유지, 거의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 NHN엔터테인먼트 작년 게임 매출은 2016년 수준이다 (자료제공: NHN엔터테인먼트)

국내도 해외도, 모바일만으로는 답이 없다

대형 기업에 매출이 몰리는 일명 ‘쏠림 현상’은 한두 해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게임산업에 대한 컨퍼런스나 발표회 현장에 가면 단골처럼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양극화’다. 작년 게임사들의 실적발표는 양극화를 숫자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렇다면 해가 갈수록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만 봐도 나온다. 2월 9일 기준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TOP10 중 80%가 3N 게임이다. 상위 기업들이 국내 모바일 시장을 꽉 잡고 있다는 것이다.


▲ 2월 9일 기준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자료출처: 구글 플레이)

이 부문 대표 주자가 엔씨소프트다. 출시 직후부터 국내 구글 플레이에서 독보적인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M’을 바탕으로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매출 9,953억 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국내 매출 역시 1조 3,340억 원으로 2016년보다 117% 늘었다. 같은 기간에 대만, 일본, 북미/유럽 매출이 줄어든 것을 함께 생각하면 작년에 엔씨소프트 매출을 떠받친 것은 ‘리니지M’ 국내 매출로 압축된다.


▲ 엔씨소프트 지역별 매출 비중 변동 추이 (자료제공: 엔씨소프트)

그렇다면 모바일게임 해외 진출이 답일까? 사실 작년에도 많은 게임사들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년에 모바일게임 해외 진출로 유의미한 성과를 낸 곳은 넷마블게임즈가 유일하다.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레볼루션’ 일본과 서양 진출 성과를 바탕으로 전체 연 매출 중 54%를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 넷마블게임즈 2017년 해외 및 국가별 매출 비중 (자료제공: 넷마블게임즈)

넷마블게임즈는 작년 한 해 전사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달려들었다. 즉, 대형 기업이 혼신을 쏟아야 글로벌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해외 시장 공략은 녹록지 않다.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은 지난 2월 6일에 열린 NTP 현장에서 앱애니 자료를 인용해 중국과 일본 퍼블리셔 TOP10은 모두 현지 기업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리며 모바일게임으로 해외를 뚫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강조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모바일 시장도 상위권 회사의 지배력이 높아지며 신생 기업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바일게임 해외 진출만으로 실적개선을 이뤄내는 것은 국내에서 신작을 성공시키는 것만큼이나 힘들다.

특히 영업이익은 오픈마켓을 낀 모바일게임 구조 상 엄청난 매출을 거둬야 반등이 가능하다. 모바일게임은 매출이 늘수록 기본적인 비용도 늘어난다. 모바일 매출 중 30%를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로 내야 하고 이 수수료가 ‘영업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마켓 수수료가 없는 온라인게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매출 상승을 기록해야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극명히 알 수 있는 부분이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이다. 올해 첫 ‘연 매출 2조 원’을 달성한 두 회사 중 더 많은 매출을 낸 곳은 넷마블게임즈다. 넷마블게임즈는 2조 4,248억 원, 넥슨은 2조 2,987억 원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넥슨이 높다. 넥슨의 작년 영업이익은 8,856억 원인데 반해 넷마블게임즈는 5,096억 원이다. 넷마블게임즈 매출 대부분은 모바일에서 왔으나 넥슨은 작년 매출 중 온라인과 모바일 비중이 72:28이다.

모바일게임은 국내와 해외 모두 상위권 회사가 쌓은 진입장벽이 견고하다. 여기에 영업이익 면에서 온라인게임보다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답을 찾아야 할까? 이 시점에서 눈여겨볼 회사가 두 곳이다. 블루홀과 펄어비스다. 두 회사는 모바일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 성과를 냈다.

블루홀은 PC 중에도 비주류로 평가된 ‘배틀로얄’ 장르를 뚫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로 전세계 누적 판매량 3,000만 장을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PC MMORPG ‘검은사막’ 글로벌 성과를 바탕으로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8% 뛰어올랐다. 즉, 한계에 부딪친 모바일 외에 다른 플랫폼 혹은 장르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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