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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탐방] 8월도 가뭄, 갈증 해소할 단비는 9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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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오프라인 게임 매장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폭염 탓에 방문객도 대폭 준 데다, 신작 게임마저 시들했던 것이다. 이러한 가뭄은 8월도 마찬가지였다. 폭염은 기세가 한 풀 꺾였지만, 신작은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었다.

지난 10일 전해진 플레이스테이션 총 판매량이 5억 대를 돌파했다는 소식도 매장 분위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시장이 커졌다고 하는 걸 체감하기 어렵다”고 직접적으로 토로할 정도였다. 게임메카는 8월 한 달 게임 매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직접 방문해서 확인했다. 찾은 매장은 용산 게임몰과 동서게임, 나진 전자 상가, 아이파크몰 대원샵, 국제 전자 센터 CD마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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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여전히 가뭄이 이어진 8월 매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도 하드웨어도 "이번 달은 땡쳤다"

8월에 가장 큰 흥행이 기대된 타이틀은 바로 세가 대표 액션게임 ‘용과 같이 3’였다. ‘용과 같이’ 시리즈 자체가 2016년 ‘용과 같이 극’부터 2017년 ‘용과 같이 극 2’까지 국내에서 지지층을 탄탄하게 쌓은 만큼, 후속작에도 자연히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성적은 아쉬운 수준이다. 리메이크가 아니라 PS3로 나온 것을 PS4에 맞춰 이식한 것이라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완벽하게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게임몰 관계자는 ‘용과 같이 3’ 성적을 묻는 질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픽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콘텐츠 역시 새로 추가되지 않아 이전 시리즈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다른 신작 역시 눈에 띄는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했다. 그나마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PS비타에서 PS4로 보금자리를 옮긴 ‘영웅전설: 섬의 궤적(이라 섬의 궤적)’ 1, 2편이다. 특히 매장에서는 ‘섬의 궤적’ 한정판에 동봉된 특별한 디자인의 케이스가 유저들의 수집욕을 자극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판매량에는 매장마다 편차가 있다. 용산 게임몰, 국제전자센터 CD마을 등에서는 ‘섬의 궤적’이 좋은 판매량을 보였다고 말했지만, 나진 전자 상가에서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고 하는데, 체감이 잘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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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던 '섬의 궤적' (사진: 게임메카 찰영)

발매 1년 만에 한국어 지원 소식이 전해 진 ‘데스티니 2(국내 명칭 데스티니 가디언즈)’도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키진 못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데스티니 2’는 1만원 대에 덤핑 처리되는 비인기 게임이었다. 그러던 중 PC판 국내 발매에 발맞춰 콘솔에서도 8월 29일부터 한국어를 정식으로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한국어 지원 소식과 함께 콘솔판 '데스티니 2' 수요가 늘자, 몇몇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게임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이미 주문이 들어간 패키지를 임의로 주문 취소하는 행태를 보였다. 앞서 예약한 손님을 저버리고 더 높은 가격에 팔겠다는, 몰지각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9월 1일 ‘데스티니 2’가 PS플러스 무료 게임으로 풀리며 패키지 수요가 확 줄어들었다. 결국 ‘데스티니 2’ 패키지 판매량이 거의 증가하지 않음에 따라 위에서 예로 든 몇몇 업체들도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 후문이다.

데스티니 가디언즈
▲ 한국어 날개 달았지만 '데스티니 2' 판매량은 늘어나지 않았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하드웨어도 아쉬움이 남았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번 달에는 특별하게 디자인된 PS4 Pro 500 밀리언 리미티드 에디션이 큰 관심을 받았지만,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라 매장에서는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없었다. 함께 발매된 특별한 듀얼쇼크4 무선 컨트롤러가 이틀 만에 매진되는 등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하드웨어 판매량을 견인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몇몇 매장에서는 소위 “이번 달은 땡쳤다”고 할 정도로 호재가 없다고 토로했다.

PS4 Pro
▲ 'PS4 Pro 500 밀리언 리미티드 에디션'. 매장에서는 패드 정도가 팔렸다고 (사진제공: SIEK)

Xbox One과 스위치, 고객 확보 최우선

가을 발매될 게임을 기대하는 것은 비단 PS진영만이 아니다. Xbox One에서도 10월 26일 발매를 앞둔 ‘레드 데드 리뎀션 2’ 한국어판을 앞두고 Xbox One 보급에 앞장섰다. 그 일환이 바로 동서게임 17주년 할인 행사다.

동서게임은 지난 1일부터 17주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기간 중에는 Xbox One 무선 컨트롤러, 그리고 차세대 콘솔 Xbox One X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Xbox One 컨트롤러는 ‘피파온라인 4’ 등 PC 온라인게임에서도 자주 사용돼 많은 게이머들이 찾았다. 여기에 Xbox One X는 명실상부 최고 성능으로 각광받는 콘솔 기기이고, 발매 후 가장 큰 폭으로 할인됐기 때문에 비교적 괜찮은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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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스 안에 든 것이 전부 Xbox One X (사진: 게임메카 촬영)

동서게임은 이번 행사를 통해 Xbox One 사용자가 늘어났기에 향후 게임 판매량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타이틀은 앞서 말한 ‘레드 데드 리뎀션 2’다. 여기에 꾸준히 판매되는 스테디셀러 ‘포르자 호라이즌 3’ 후속작, ‘포르자 호라이즌 4’도 10월 중 출시된다. 동서게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 2’나 ‘포르자 호라이즌 4’에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닌텐도 스위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대원샵은 판매하는 게임을 다양화하며 고객층을 늘렸다. 가족 고객에게 어필하는 ‘마리오’ 시리즈에 더해, ‘태고의 달인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나 ‘옥토패스 트래블러’가 하드코어 게이머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중 ‘태고의 달인’의 경우, 일반판 입고가 늦어지며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지금까지 발매된 서드 파티 타이틀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대원미디어는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가기 위해 서드파티 알리기 총력전에 나섰다. 일단 8월에는 시티커넥션의 슈팅게임 ‘사이바리아 델타’, 아크 시스템 웍스와 함께 준비하는 ‘큐브 크리에이터’가 대원샵 시연대에 오른다. 대원샵 관계자는 “30일 발매되는 ‘사이바리아 델타’는 마니아층을, ‘큐브 크리에이터’는 가족 고객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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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연 행사를 통해 서드 파티 타이틀 알리기에 집중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폭풍전야, 9월 대작이 몰려 온다

이처럼 게임 매장에서는 올 여름 내내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달과는 달리 희망적인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신작 게임에 있다. 9월부터 콘솔에서 많은 게이머들이 고대했던 대작들이 연이어 출시되기 때문이다.

당장 9월 4일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RPG ‘드래곤 퀘스트 11: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 한국어판이 나온다. 이어 9월 8일에는 마블코믹스 최고 영웅을 주인공으로 삼은 ‘스파이더맨’ 한국어판이 출시된다. 꾸준히 사랑 받은 ‘툼레이더’ 신작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도 빼놓을 수 없다.

이처럼 대작이 파도처럼 밀려오니 매장에서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름 내내 특별한 이슈 없이 조용한 시간을 보냈지만,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바빠진다는 것. 게임몰 관계자는 “8월은 폭풍전야. 지금까지 나온 정보대로 게임이 나오면 흥행을 기대해 볼 법 하다”라고 말했고, 다른 매장에서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게임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여름 내내 고통 받았던 게임 매장이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스파이더맨
▲ PS4 최고 기대작, '스파이더맨' (사진제공: SI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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