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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돈 내든가, 집에 가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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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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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WHO가 질병 통계 편람 '국제질병분류'에 '게임 장애'를 추가한다고 발표하며 게임 규제파들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물론 아직 WHO 인준도 남아 있고 국내 도입시기 역시 미정인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렸다는 듯 게임에 질병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기금 추가조성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11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리가 그 장이었습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은 “게임 자체는 중독이 아니다”라는 초기 멘트가 무색하게도, 곧바로 도박과 술, 담배 등 중독물질을 예로 들었습니다. “사행산업 사업자는 도박중독치유부담금을 낸다”, “담배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낸다”, “알코올 중독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같은 발언들입니다. 이후에는 물 흐르듯 게임업체에게도 게임중독예방치유부담금을 부여해서 중독 예방 및 치유에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네, 돈 내라는 뜻이죠. 지금도 게임업계가 기금을 마련한 게임문화재단에서 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걸로는 성이 차지 않나 봅니다.

게임메카에서도 기사로 몇 번이나 다뤘지만, 게임이 중독물질인가에 대한 의학적/과학적 근거는 명확치 않습니다. WHO 발표 당시도 연구와 사례 수집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 규제파들은 이미 ‘게임=중독’을 기정사실화 하고, 칼 휘두를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 의원은 더 큰 명분을 만들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2020년 KDC(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에 게임 질병 항목을 빨리 끼워넣으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근거 없이 규제만 주장하는 국감 현장의 모습에, 게임메카 독자분들도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게임메카 ID 아무개안경 님은 "뭐야 저번에 실패했던 손인춘법과 게임중독법을 또 시도하는 거잖아" 라며 계속되는 게임 규제 움직임을 비판했습니다. 네이버 ID 조선누룽지 님은 "도박,술,담배랑 게임을 동일시 취급하다니 머리가 굳은 것도 정도가 있지" 라며 최도자 의원의 억지 논리를 비판했네요. 게임메카 ID darkeuro 님은 "결국 돈 내놓으라는 소리네"라고 짧은 비판의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SNS에서도 다양한 풍자적 비판이 줄을 이었습니다. 페이스북 ID 정종훈 님은 "게임 많이하고 질병판정 세게 받으면 군대 빼줌?", ID 최현민 님은 "이제 프로게이머들은 군대 안 가겠네요 개이득" 이라며 게임과 질병을 동일시하는 시선을 비웃었습니다. ID Jiho Nam 님의 "드라마나 규제해라", ID 서아리 님의 “공부로 인한 수면장애는?” 같은 댓글 역시 이 같은 여론을 뒷받침합니다.

이 날 국감 현장에서 강신철 협회장이 “시민단체, 학부모단체와 자주 교류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하긴 했지만, 이들이 진정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을 겁니다. 어쨌건 게임에 질병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원하는 사람들은 힘을 얻었고, 포위망을 계속 좁혀 올 것입니다. 게임업계에서도 뭔가 눈에 띄는 대응책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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