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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처럼, 게임업계 올해 기대되는 '혁신'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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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19 현장 (사진출처: CES 공식 홈페이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19가 열렸다.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로 손꼽히는 CES의 가장 큰 묘미는 상용화를 앞둔 최신 전자제품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최대 이슈 중 하나는 LG전자가 출품한 롤러블 TV(사용하지 않을 때는 말아놓을 수 있는 TV)다. 혁신적인 기술과 함께, 이 기술을 실생활에서 체험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고조되는 것이다.

게임업계에도 상용화에 성큼 다가선 최신 기술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기술 발전이 하드웨어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문을 연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이나 스펙 및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올인원 VR, AR 기기가 하드웨어적인 변화라면 MS, 구글, 아마존 등 거대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 게임 스트리밍, 구독, 크로스플랫폼 확대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게임업계 혁신 역시 그 싹을 틔운 시점은 그 이전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를 선언하는 CES 현장처럼 게임업계의 신규 기술도 땅을 뚫고 나온 시점을 넘어 더 넓게 뿌리를 펼치고, 가지를 뻗어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새롭다’는 영역을 넘어 게이머도 실생활에서 새로운 기술을 체감할 수 있도록 퍼트리는 대중화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게임메카는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을 두드리는 게임업계 6가지 혁신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고사양 기기 없이 클라우드로 즐긴다, 게임 스트리밍


▲ MS가 공개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프로젝트 X클라우드' 소개 영상 (영상출처: MS 공식 유튜브 채널)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핫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게임 스트리밍’이다. PC에서 PS4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소니의 ‘PS 나우’나 지난 달에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으로도 콘솔 게임을 즐기는 ‘프로젝트 X클라우드’를 공개한 MS 외에도 다양한 기업이 ‘게임 스트리밍’에 뛰어들고 있다. 크롬 웹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한 구글의 ‘프로젝트 스트림’, 저사양 PC로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폰으로 스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팀 링크’ 등이다.

여기에 게임 스트리밍에 뛰어드는 거대 기업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자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 알려진 아마존이다. 국내외 게임업체 다수가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AWS를 보유한 아마존이 스트리밍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기존 강자를 위협할만한 파급력을 발휘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 대표 통신사로 알려진 버라이존도 일부 테스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게임 스트리밍의 가장 큰 강점은 기기 사양에 관계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을 기기에 다운받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을 돌리고, 그 결과만 확인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양이 낮은 모바일로도 그래픽 품질이 높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존에 제기된 대표적인 문제는 네트워크 환경이다.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없을 정도로 툭툭 끊기는 현상이 심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5G가 상용화에 돌입하며 ‘게임 스트리밍’도 대중에게 한 걸음 성큼 다가설 좋은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스트리밍과 맞물려 떠오른 게임 구독 서비스


▲ Xbox 게임 패스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MS)

‘게임 스트리밍’과 맞물려서 업계에서 떠오르는 것이 ‘구독 서비스’다. 게임을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일정한 금액을 내고 목록에 있는 것 중 원하는 것을 골라서 즐기는 것이다. 현재 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곳은 콘솔 플랫폼 3사다. 특히 MS는 100개 이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Xbox 게임 패스’를 출시하고, 이를 통해 제공하는 게임 범위를 점점 늘리며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되었던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여기에 닌텐도도 가세하고 있다. 작년 9월에 시작된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은 패미컴으로 출시된 게임 다수를 구독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장기간 동안 PSN을 통해 ‘이달의 무료 게임’을 선보인 소니, 작년에 게임 100종을 즐길 수 있는 ‘오리진 액세스 프리미어’를 선보인 EA도 가세했다. 아울러 500개 이상의 VR 게임을 제공하는 HTC 바이브 ‘바이브포트 인피니티’와 400종 이상의 안드로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네이크바이트’ 등 VR, 모바일에서도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게임 스트리밍’과 궁합이 잘 맞는다. 여러 기종을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게임 스트리밍과 여러 게임을 동시에 커버하는 구독 서비스는 서로의 강점을 끌어올려줄 한 쌍이다. MS는 Xbox 게임 패스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전용 콘솔을 개발 중으로 알려졌으며, 아마존의 ‘게임 스트리밍’ 역시 ‘구독’과 연결된다. 따라서 향후에도 스트리밍과 구독을 묶은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트나이트가 쏘아 올린 전 기종 크로스플랫폼


▲ '포트나이트'는 PS4까지 포섭하며 전 기종 '크로스플랫폼' 시대를 열었다 (사진제공: 에픽게임즈)

각기 다른 기기를 가진 유저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크로스플랫폼’은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아쉬운 지점으로 손꼽히던 플랫폼은 PS4다. PC, 스마트폰, Xbox One 등은 크로스플랫폼에 상대적으로 열려 있었으나 PS4의 경우 오랜 시간 난공불락이었기 때문이다. 그 문을 처음 뚫은 것이 ‘포트나이트’다. 콘솔, PC, 모바일 등 다양한 기종으로 출시된 ‘포트나이트’는 작년에 PS4 장벽마저 뚫어내며 크로스플랫폼에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는 평가를 열었다.

‘포트나이트’가 물꼬를 튼 전 기종 크로스플랫폼은 조금씩 세력을 넓히고 있다. 자동차로 즐기는 축구 게임으로 유명세에 오른 ‘로켓 리그’를 제작한 사이오닉스가 PS4와의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로켓 리그’는 PC, Xbox One, 스위치에 이어 PS4까지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에 합류하게 된다.

소니가 크로스플랫폼 반대에서 이를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앞으로는 현 세대 기종을 모두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트나이트’나 ‘로캣 리그’처럼 지원하는 기종이 많고, 온라인 플레이를 중점에 둔 게임이라면 더 확대될 크로스플랫폼을 기반으로 유저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유저 입장에서도 크로스플랫폼 확대는 게임을 고를 때 기종에 대한 선택폭이 넓어지는 것이기에 확실한 청신호라 할 수 있다.

맛만 봤던 올인원 VR 기기 원년 열리나?


▲ 올해 봄 출시를 예고한 올인원 VR '오큘러스 퀘스트' (사진출처: 오큘러스 공식 홈페이지)

2013년에 싹을 틔운 VR은 현재도 대중에 널리 퍼져 있지 않다. 가장 큰 장벽은 편의성이다. PC 또는 콘솔에 VR 기기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설치가 복잡하고, 선 때문에 움직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이에 작년 5월에 오큘러스가 선이 없는 VR 헤드셋 ‘오큘러스 고’를 출시했으나 기기 사양이 높지 않아서 게임처럼 그래픽 품질이 높은 콘텐츠를 즐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이에 VR 하드웨어 업체의 또 다른 목표는 사양과 편리함을 동시에 갖춘 ‘올인원 VR’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그 결실이 올해부터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가장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기기는 올해 봄 출시를 예고한 ‘오큘러스 퀘스트’다. 핵심은 399달러라는 다소 저렴한 가격에 ‘오큘러스 고’보다 성능을 높인 일체형 VR 기기라는 것이다. 최신 게임을 커버할 사양을 앞세웠던 ‘오큘러스 리프트’와 선을 없애 편의성을 높인 ‘오큘러스 고’의 강점을 합친 것이라 볼 수 있다.

작년에 중국에만 출시됐던 HTC 바이브의 일체형 VR 기기 ‘바이브 포커스’도 올해 봄에 글로벌에 진출한다. 가장 큰 강점으로 손꼽힌 룸스케일(이용자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까지 별도 센서 없이 헤드셋 하나로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중국 VR 기기 제조사, 피코(Pico)도 3840X2160 해상도에 4K를 지원하는 일체형 헤드셋 ‘G2 4K VR’을 공개했다. 원하는 앱에 고정시켜 놓을 수 있는 ‘키오스크 모드’, 교체할 수 있는 얼굴 패드처럼 VR 테마파크를 겨냥한 옵션이 눈길을 끈다.

홀로렌즈와 구글 글래스, 꿈틀거리는 ‘AR’ 글래스


▲ '홀로렌즈'가 올해는 대중에 한 발 더 다가선다 (사진출처: 홀로렌즈 공식 홈페이지)

다소 침체되어 있던 AR 시장도 VR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혁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MS ‘홀로렌즈’와 구글이 앞세운 ‘구글 글래스’를 필두로 한 AR 글래스다. VR이 가상현실로 들어가는듯한 체험에 집중했다면, AR은 가상의 정보를 현실세계로 불러내는 기술이다. 게임으로 예를 들면 ‘포켓몬’이 현실세계에 나타난 듯한 느낌을 앞세운 ‘포켓몬 고’가 대표적이다.

VR과 마찬가지로 AR 역시 보다 낮은 가격과 높아진 휴대성을 바탕으로 대중화에 한 발 다가서려 한다. AR 글래스 시대를 연 ‘홀로렌즈’는 더 가벼워진 기체와 낮은 가격, 향상된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을 앞세운 3세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구글,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 다수가 투자한 AR 글래스 ‘매직 리프 원’ 역시 다른 기기와의 연결이 필요 없는 독립형 AR 글래스이며, 현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AR 기능을 선보이는 것을 메인으로 하고 있다.

CES 2019 현장에서도 다양한 AR 글래스가 출품됐다. 안경처럼 가볍게 착용하는 기기가 주요 트렌드로 떠올랐다. 캐나다 스타트업 ‘노스’는 안경 렌즈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이미지를 띄우는 ‘포칼스’를 공개했으며, 스마트 안경 개발사 ‘뷰직스’ 역시 내장된 센서를 바탕으로 지도를 보거나 전화, 메시지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블레이드 AR 클래스’를 선보였다. AR 글래스는 현재 폰을 켜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스마트 워치’와 비슷한 기기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발전한다면 정체된 AR 시장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지원하는 게임 늘어날까,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 '배틀필드 5' 엔비디아 RTX 트레일러 (영상출처: 지포스 공식 유튜브 채널)

작년에 출시된 엔비디아 RTX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이란 게임 속 빛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좀 더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여기에 가까이 있는 물체는 자세히, 멀리 있는 것은 흐릿하게 표현하는 ‘매쉬 쉐이딩’, 움직이는 물체 표현에 집중하는 ‘밸리어블 레이트 쉐이딩’ 등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현재 RTX가 제공하는 기능을 온전히 쓸 수 있는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게임으로 소개된 ‘배틀필드 5’마저 제한적으로 이를 도입하고 있다. 여기에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근간이 되는 다이렉트 레이트레이싱도 보급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며, RTX가 최상의 성능을 보여줄 수 잇는 4K UHD 모니터와 이를 지원하는 게임도 시장에 많이 풀려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RTX가 시대를 앞서간 제품이라고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 우선 RTX 2080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RTX 2060이 지난 9일에 출시됐으며, 이를 지원하는 게임도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표작으로는 4A게임즈 ‘메트로: 엑소더스’, 데브캣 ‘드래곤 하운드’, 레메디엔터테인먼트 ‘컨트롤’ 등이 있다. RTX가 좀 더 안정화되고, 이를 지원하는 게임이 늘어난다면 올해에는 시중에서도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실감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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