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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의 아버지 민 리 ˝펄어비스 프로젝트K는 세계적 게임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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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스트라이크' 하면 택티컬 FPS 거성이라고 할만한 프랜차이즈다. 하프라이프 모드로 시작한 본 작은 절묘한 속도감과 사실적인 총기묘사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후에 나오는 많은 FPS 교과서로 추앙받기도 했다. 그리고 본작을 개발한 프로듀서 민 리는 일약 스타 개발자 반열에 오르며 '카운트 스트라이크'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런 민 리가 작년 4월에 펄어비스에 입사했다는 소식으로 적잖은 팬 들을 놀라게 했다. FPS 제작 경험이 전무한 펄어비스에서 외국인 스타 개발자가 한국 게임을 만든다고 하니 기대와 걱정이 섞인 오묘한 관심이 생긴 것이다. 민 리가 펄어비스에 합류한 지 1년이 거의 다 되가는 이 시점에, GDC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게임메카가 직접만나 입사 비화부터 신작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아버지 민 리를 만났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아버지 민 리를 만났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GDC에 강연자로 서게 된 경험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 걸로 안다. 올해 분위기는 어떤 것 같은가?

8년 전과 비교해서 많은 강연자와 엑스포 참가자들이 F2P 방식의 게임을 지향한다고 느꼈다. 유료 구매 패키지 게임 위주의 BM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AI 머신러닝에 대한 강연이 부쩍 많아졌다. 이걸 사용해서 해킹을 발견하고, 그걸 직접 차단하는 기능을 제작한 회사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도 매우 부럽고 놀라운 기술이었다. 이 밖에도 머신러닝을 익힌 AI를 이용해 유저 없이도 게임을 테스트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Q. FPS 제작자 입장에서 구글이 발표한 '스태디아'는 어떻게 봤는지?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게임 스트리밍 시스템을 선호하지 않는다. 게임 스트리밍은 아무리 잘만들어도 조금의 지연이 생기기 마련인데, 싱글플레이에는 적합힐지 모르지만 멀티플레이에는 부적합하다고 느꼈다. FPS에선 이런 입력 지연이 매우 치명적이기에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일단 핵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게임을 구동하기 때문에, 게임 메무리를 해킹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시도하더라도 금방 막힐 수 밖에 없다. 해킹 방지에는 최고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민 리는 '스태디아'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이라고 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민 리는 '스태디아'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이라고 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이번에 준비한 강연 내용을 요약해 설명한다면?

20년 동안 FPS게임을 개발하면서 어떤 문제들이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강연. 특히, 인게임 모션과 유저의 시점을 일치시키는 문제에 대해서 많이 다뤘다. 더물어 펄어비스와 함께 제작 중인 '프로젝트 K'에 대해서도 조그맣게나마 설명한다.

Q. 강연 내용을 보니 시점 'View point'에 대해서 많은 고려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시점을 조정할 때 제일 많이 고려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유저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저의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20년 동안 이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해 왔다. 펄어비스에서 나를 채용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본다.

Q. 이번 행사로 미루어보아 앞으로의 개발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 예상하는가?

개발자 입장에서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더욱 많아 질 것 같다. 모델링도 자동으로 할 수 있고, 프로그래밍도 자동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개발자들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나 툴이 많이 나와서 더 빨리, 편하게 게임을 개발 할 수 있게 변화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게임 내 텍스처를 만들 때 '서브시스턴스 페이터'란 소프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평소보다 세 배는 빨리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프로젝트K' 콘셉트 원화 (사진출처: 펄어비스 소개 영상 갈무리)
▲ '프로젝트K' 콘셉트 원화 (사진출처: 펄어비스 소개 영상 갈무리)

Q. 카운터 스트라이크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다. 택티컬 FPS의 아버지라는 뜻과 같은데, 이 같은 별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인적으로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원래 '레인보우 식스'를 좋아했고, 테러가 테마가 된 영화도 많이 봐왔다. 내가 뭔가 새로운걸 개발한 게 아니라 평소에 주변에 산재하던 이런 소재를 내가 게임으로 만들다 보니 이런 별명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럭키'라고 본다.

Q. FPS외에 즐겨하는 다른 장르의 게임이 있다면?

굳이 하는 게임이 있다면 '니드포스피드' 같은 레이싱게임을 조금 하는 편이다.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도 가끔 한다. RTS는 초창기 '문명'이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정도만 플레이 해봤다. 사실 평소 하는 게임의 80% 이상이 FPS다. 최근엔 '레인보우 식스 시즈'와 '배틀필드 1', '파크라이 5'를 쭉 플레이하고 있다.

Q. 아예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제작해 볼 여지는 없는 것인지?

솔직히 다른 장르에는 관심이 없어서 앞으로도 FPS를 개발할 생각이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면 레이싱이겠지만, 억지로 만들지 않는 이상 FPS를 계속 만들 듯 하다. 

Q. 요즘 시대에 FPS 만들기 참 힘들 것 같다. 

맞다. 특히나 핵 문제가 제일 힘들다.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지만 FPS에서 핵 문제는 완전한 해결방법이 없다. 20년 전에 사용한 핵이 최근 게임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심지어 점차 발전한다. 50%는 잡아내도. 50%는 직접 사람들이 보고 운영진에 고발한 걸 토대로 잡아내야 하는 수준으로. 잡는 일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 '프로젝트 K'는 현재 민 리가 펄어비스에서 제작 중인 작품이다 (사진제공: 펄어비스)

Q. 20년 전엔 왼손잡이라서 오른손 잡이를 디자인할 때 힘들어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맞다. 그래서 아예 모든 모션을 왼손 잡이로 만들어서 그걸 반전시키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택티컬 인터벤션 만들때 부터 충분히 적응되서 이젠 별로 신경쓰지 않는 문제다.

Q. 실제 총기는 자주 만져보는 편인지?

AR이나 샷건 등 미국에 들릴 때마다 직접 쏴보려 한다.

Q. 한국에서의 작업은 처음이 아니지만, 펄어비스와의 협업에 대해선 많은 팬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 K'는 어떤 게임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프로젝트 K'는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게임이 될 것이다. 특히 아트워크를 보고 있으면 같이 일하는 펄어비스 아트팀에게 매번 놀란다. 아트팀의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인 듯 하다. 이 분들과 같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아직 열심히 제작 중이라 얼마나 진행됐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분명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것이라고 본다.

Q. 펄어비스에 오게되면서 기대했던 부분이 있다면?

펄어비스에 오면 개인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지원 받을 수 있을거라 기대하긴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도 훨씬 지원을 많이 해주더라. '러스트' 제작할 때는 15명 이었고 '택티컬 인터벤션'을 만들때는 팀원이 4명 밖에 없었다. 밸브에서 일할 때도 20명에서 30명 정도 밖에 없어서 항상 부족하거나 아쉬움을 느꼈다. 100명에 달하는 팀원과 일한 적이 처음인 데다가 다들 업계 최고 기량의 사람들만 모아놓은 느낌이다. 말 그대로 구멍이 없는 느낌이랄까? 

▲ 민 리는 "이렇게 많은 팀원들과 일한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개발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게임 속에서 총을 만들고 만지고 사용하는 것이 최대한 현실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걸 중시한다.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디자인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FPS에 많은 애착이 있는데, 이 장르에는 아직도 많은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본다. 아직 구현하지 못한 아이디어도 많다. 이 모든 아이디어를 게임에 전부 실천할 때 까지는 계속 FPS를 만들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큰 영광이다. 한국에서 처음 일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전에도 많은 걸 배우고 얻어갔고, 이번에도 많은 걸 배우고 얻고 있다. 기대해주시는 모든 팬분들 정말로 모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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