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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문제로 시작해 운영 성토회 된 '에픽세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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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7시 30분 시작된 '에픽세븐' 긴급 유저간담회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15일 저녁 7시 30분 시작된 '에픽세븐' 긴급 유저간담회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최근 에디트 프로그램을 통한 해킹 논란과 이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논란을 산 모바일게임 '에픽세븐' 운영진이 15일 저녁 7시 30분, 그간의 이슈를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유저 100명을 초대해 진행됐으며, 유튜브 등을 통해 생방송 중계됐다.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운영진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에픽세븐' 보안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현재 에픽세븐은 불법 사용에 대해 선 로깅 후 제재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로그값을 분석해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추후 제재를 가하는 시스템이다. 운영진은 이에 사용된 메모리 변조 등 해킹 로그 통계와 사용자 재제 사례, 일부 특정 사용자에 대한 해킹 확인 결과 등을 제시했다.

또한, 운영진 설명에 의하면 유저들이 주장한 메모리 에디트 사례는 커뮤니티 등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적은 규모며, '치트오매틱'으로 해킹이 가능하다고 적극적으로 알린 유저의 경우 알려진 것과 달리 메모리 변조 APK를 사용한 것이 밝혀졌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변조 APK 사용 유저 900여 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고, 일부 유저의 인증 글은 로그 확인 결과 과장되거나 메모리 에디트로 할 수 없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러한 과정 설명에 있어) 평소 유저들과 신뢰를 쌓고 소통을 열심히 했다면 어느 정도 소통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사태 설명과 유저 답변 해명을 한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슈퍼크리에이티브 관계자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태 설명과 유저 답변 해명을 한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슈퍼크리에이티브 관계자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이러한 운영진 답변에 대해 현장에 모인 유저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이 날 자리에 모인 유저들은 휴식시간도 마다한 채 서로 앞다퉈 발언을 요청했고, 답변이 나올 때마다 웅성거렸다. 표정도 밝지 못했고 사실상 질문이 아니라 추궁에 가까운 발언이 많았다. 대다수 유저는 보안 문제 해명이 아닌 그동안 쌓이고 쌓여 온 운영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로 발언 시간이 끝났음에도 소리를 지르면서 질문을 이어가는 유저들도 보였으며, 운영진 측의 답변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다며 추가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잦았다. 사실상 무엇인가를 물어보기 위해 왔다기 보다는 운영진의 그간 실책을 질책하기 위한 자리였다. 실제로 간담회에서는 "언제쯤 서비스 종료를 할 것인가, '에픽세븐'을 대신해 추천해 줄 게임이 있는가" 같이 운영진을 비꼬는 질문에서부터 "예전엔 뭐 하고 지금에서야 조치를 했는가, 이것이 큰 회사의 조치인가?", "홈페이지를 통해 유저들에게 '악의적'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정상인가?" 같은 질책성 질문이 이어졌다. 일부 예리한 질문에는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에픽세븐' 운영진은 이에 대해 다양한 답변을 헀지만, 대부분이 "앞으로 잘 하겠다", "이번 사례를 통해 많이 배웠다", "소통에 신경쓰겠다"와 같은 방향이라 답변 후에도 객석이 웅성대는 모습이 눈으로 확인될 정도였다.

관계자 질문에 웅성대는 관객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관계자 질문에 웅성대는 관객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날 간담회에 나왔던 주요 질문과 답변은 다음과 같다.

Q. 치트건, 에디트건, 보안이건, 어쨌든 업데이트를 빨리 하고 보안에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했다. 그러나 최근 이슈가 되고 나니 뒤늦게 이런저런 것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모습이다. 이전엔 뭐하고 지금에야 조치하는가? 이것이 스마일게이트처럼 큰 회사의 조치인가?

A. 이슈화가 됐을 때부터 해명이나 정정, 공지를 좀 빨리 냈어야 했다. 아니, 사과문부터 쓰고 얘기했어야 했다. 그런데 내가 유저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전혀 그렇지 못했다. 문제가 터졌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비춰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초동대처가 미흡했던 점 사과한다. 앞으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

보안의 경우 선 로깅 후 제재 조치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수능시험에서 오답을 쓰자마자 바로 오답이라고 알려준다면 정답만 골라 써서 만점짜리 답안지를 제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부정행위를 실시간으로 밴을 할 경우 해커는 모든걸 다 시도해보고 다음날 새 버전 해킹 툴을 만들 것이다. 그러나 결과를 한 달 뒤에 알려준다면 반복시도가 어렵다. 이런 효율성 면에서 그 동안은 선로깅 후제재를 취했다. 그러나 감정적인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효율성만 선택해 대응을 잘 못했다. 사과드린다.

Q. 언제쯤 서비스를 종료할 것인가? 수많은 유저들이 '에픽세븐'을 접을텐데, 추천해 줄 게임이 있는가?

A. 서비스 종료할 생각은 없다. 더 잘 해서 좋은 서비스로 만족을 드려야지, 서비스 종료는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추천하는 게임은 따로 말씀드리긴 어렵다.

Q. 공지사항에서 일부 유저에 대해 '악의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소비자로서 운영진의 이런 워딩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써서 얻는 이점은 무엇인가? 그 외에 익명 SNS '블라인드'에서도 스마일게이트 관계자의 '칼퇴쓰', '글로벌 잘 된다'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런 행위에 대해 어떤 식으로 조치할 것인가?

A. 그런 워딩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오히려 유저 신뢰 등 모든 것을 잃었다. 최근엔 공지를 쓰고 올릴 때 리뷰하던 부서를 늘려 커뮤니케이션 부서에서 별도 확인을 하고 있다. 그런 문구가 다시는 나가지 않도록 신경쓰겠다. 블라인드는 회사에서 상관할 수 없는 익명 소셜 커뮤니티다. 스마일게이트라고 쓰여 있어도 퇴사한 사람일수도 있다. 논란 발언을 한 분이 지금 근무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근무 중인 분이라면 절대 그랬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다들 목을 걸고 열심히 하고 있고 주말에도 출근해 사태 해결과 업데이트 준비도 하고 있다.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순 없지만, 사내 호소 글이라도 올려서 그러지 않게 하겠다.

게임 론칭 이래 유저와 대화하는 톤이나 문법 사용에 있어 굉장히 많이 부족했고 최근에도 굉장히 많은 사고를 쳤다. 이 부분을 확실히 개선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유저와 소통하는 전문가 채용을 시작한 상황이다. 앞으로 운영정책 등을 꾸준히 공유하겠다.

Q. 잃어버린 신뢰는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A. 일단 이 자리에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표현은 가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이미 실망했고, 신뢰를 잃어버렸다. 지금부터 모든 걸 다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개선하지 않는 이상 끝이라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드리고, 한 분 한 분에게 신뢰를 다시 쌓아나가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Q. 솔직히 이 자리에서 나온 답변들을 못 믿겠다. 오픈 때부터 지켜봐왔는데 유저에게 유리하면 기능을 없애고, 회사에 불리하면 몰래 수정하고, 개발자 노트에는 거짓말만 쓰고... 이번에도 구체적 방안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A. 이 자리에 오기 전 개발자노트나 그 이외 여러 가지 약속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얼마나 지켜졌는지 확인해봤다. 그 결과 날짜를 약속했는데 못 지킨 경우도 있었고, 소식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 모든 것은 현재 개발 중이긴 하다. 그러나 일정 변경이나 지연에 대해 아무 말씀이나 사과 없이 운영해왔다. 운영 개선안과 정책 개선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7월 말까지 말씀드리겠다. 유저 여러분들이 개발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실망, 약속이 늘 어겨진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어떻게 개선할 지 준비해서 말씀드리겠다.

Q. 지난 6월 9일 에픽세븐 페스타에서 해외 지역에서 행사 개최 여부를 묻자 사업부 팀장이 뜬금없이 "한국 매출이 15퍼센트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국내 비중이 적으니 신경을 덜 쓰겠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이번에 유저가 폭발한 원인 중에는 저 발언이 컸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먼저 언급돼선 안 될 내용이 언급된 부분은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 당시 답변의 요지는 다른 지역에서도 행사를 할 생각이 있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사업 입장에서도 이런 숫자가 외부에 나가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유저 입장에서도 서운하게 생각할 발언이다. 팀을 책임지는 실장으로서 다시 한 번 머리숙여 사과드리겠다.

Q. 유저수와 매출순위가 폭락했는데, 현 사태가 회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사태가 커지니 GM 등이 소통하는 척을 하고 있는데, 그 동안 공지에 댓글도 못 달게 하는 불통운영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사실 이전까지는 운영팀 자체에 그런 대응을 하는 분들이 없었다. 그런 데까지 리소스를 못 쓰고 있었다. 이번 이슈로 인해 커뮤니티 관리를 더 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팀 리소스가 아닌 주변 부서 리소스를 지원받아 대응하고 있다. 다른 팀이 아닌 운영팀 내부에서 이런 것을 대응할 수 있도록 팀 체제를 변경하겠다. 공지 댓글도 다시 막을 일은 없을 것이다.

Q. 게임이 어떻게 패치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점은 이런 사태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느냐다.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A. 현재까지 생긴 많은 일과 과정에 있어서 제가(슈퍼크리에이티브 김형석 대표/PD) 정말 가장 많은 실수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책임 여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나왔냐고 물으면 자신있게 말씀드리지 못하겠다. 이 자리가 끝나고 나서 다시 한 번 고민하고,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Q. 이번 간담회는 원래 지난 화요일과 목요일에 개최됐어야 하는데, 왜 이번주 월요일로 미뤄졌나?

A. 원래는 최대한 빨리 많은 분을 모시고 진행하려 했다. 일정을 급박하게 잡느라 에픽 크리에이터 분들을 모시고 진행하되 라이브를 하며 채팅 질문에도 답변드리려 했다. 그러나 그조차도 쉽지 않았고, 특정 사람들하고만 해서 소통이 되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그렇다고 몇 주 씩이나 미룰 순 없어서 죄송하게도 월요일 저녁에 개최했다.

Q. 환불에 대한 계획은 혹시 없는가?

A. 이번 이슈가 터지고 나서 서버를 종료하고 환불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다만, 운영약관에 반해 특정 경우에 한해 환불을 결정하는 것은 제 권한으로 불가능한 부분이다. 지금은 서비스를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일 뿐, 서비스가 여기까지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 환불 관련해선 기존 약관 외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다.

Q. 말이 많은 월광 뽑기의 경우 개편이 아니라 폐지가 필요한 것 아닌가?

A. 이번 달 말까지 개편안에 대해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꼭 답변드리겠다.

Q. 네이버 카페를 닫고 스토브로 옮겼는데, 접근도 불편하고 사람들도 그리 많이 이용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 네이버 카페를 부활시키는 건은 어떻게 생각하나?

A. 네이버 카페는 저희가 원하는 기능 대응이 부족했다. 스토브로 옮긴 후 아직까진 불편하지만, 네이버에 준할 정도로 쓰기 편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불편한 것은 개선하고 쓸 수 있는 부분을 추가해서 스토브만의 장점을 보여드리겠다.

Q. 유저 사이에서 매크로 사용이 굉장히 잦은데, 제재를 안 하는 건가? 무료 배포 매크로도 많고 관련 커뮤니티도 있는데 정지된 사람이 전혀 없다

A. 매크로 관련 로그도 수집 중이고, 자동 반복이 안 되도록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다만, 매크로는 탐지 부분에서 100%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더 정밀하게 검수할 수 있는 부분을 기술팀 통해 만들어서 불편 없도록 방법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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