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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수출? 라인게임즈가 차이나조이를 찾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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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조이 2019' B2B관에 차려진 라인게임즈 부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차이나조이 2019' B2B관에 차려진 라인게임즈 부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라인게임즈가 창사 후 처음으로 게임쇼에 부스를 냈다. 그것도 무려 중국에서 열리는 ‘차이나조이 2019’다. 그 동안 국내외 게임쇼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게임사고, 국내 게임사 참여가 저조한 올해 차이나조이에 참가한다는 점이 꽤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라인게임즈 중국 게임쇼 참가 소식을 듣자마자 든 생각은 하나였다. 참가 목적이 수입인가, 수출인가다. 차이나조이가 열리기 전에 예상했을 때는 라인게임즈는 작년 말 신작 10개를 발표한 데다 게임 다수가 글로벌을 겨냥하고 있어, 이 게임들의 중국 출시를 노리고 출전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아직 한국 게임에 판호를 주지 않고 않다. 이로 인해 많은 국내 게임업체가 중국 사업을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하고 있어, 수출을 목적으로 했다면 시기가 좋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반대로 품질이 좋은 중국 게임 수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가. 실제로 라인게임즈는 국내 뿐 아니라 코에이테크모, 모티프와 함께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공동 개발해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특유의 ‘얼라이언스 정책’을 중국 개발사에도 확대해 양질의 중국 게임을 확보하려는 부분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과연 라인게임즈가 올해 차이나조이에 나간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라인게임즈 간담회를 통해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라인게임즈는 이번 차이나조이 출전에 대해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전개에 앞서 중국 회사 여러 곳을 만나보고 사업 방향을 다각도로 고민해 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수출은 판호가 풀리기를 기다리며 진출할 적기를 찾고, 수입은 다양한 업체를 만나 보고 자사와 맞는 곳을 찾아 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들어봐도 의문이 확실히 풀리지는 않았다. 이에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와 라인게임즈 중국지사 웬디 진 사업총괄을 만나 중국 사업 계획 및 글로벌 진출 방향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봤다.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좌)와 라인게임즈 중국지사 웬디 진 사업총괄(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좌)와 라인게임즈 중국지사 웬디 진 사업총괄(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먼저, 차이나조이 출전 소감이 궁금하다

김민규 대표: 차이나조이가 큰 규모로 진행되기에 매년 놀랍다. 올해는 더 가까이서 보게 되어 그런 느낌이 더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워낙 좋은 업체들이 부스에 찾아오셨기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별도 미팅을 잡은 사람 외에도 많은 이들이 라인게임즈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한한령 문제가 민감하긴 하지만,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회사들의 관심은 여전하다는 것을 이번 차이나조이를 통해 실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차이나조이에 부스를 낸 이유가 무엇인가?

김민규 대표: 중국 여러 개발사와 퍼블리셔를 만나보고 싶었고, 만날 기회를 늘리고 싶어서 출전했다. 앞서 글로벌에 출시한 ‘데스티니 차일드’ 등에 대한 데이터를 보면 중국어 사용 유저가 꽤 많다. 중국 사업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중국 게임 수입에 포커스를 두는 것인가?

김민규 대표: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다. 좋은 중국 개발사도 많이 있고, 자사 게임을 중국에 출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렇다 해도 어느 한 쪽에 집중하기 마련인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김민규 대표: 중국 회사를 만나다 보면 상상치 못한 제안을 줄 때도 있고, 함께 가능성을 고민하다 보면 여러 이야기로 발전하기도 한다. 일단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많은 이들을 만나는 단계다. 근래에 중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 IP가 여러 방향으로 우회 런칭하고 있는데, 그런 방향까지도 모두 오픈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중국 회사 인수를 통한 내자판호 우회도 생각하고 있나?

웬디 진 중국사업총괄: 공동 개발 파트너십도 좋고, 개발사와 맞는다면 투자도 생각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세계에 통하는 2차원 게임을 만드는 우수 개발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함께 할 수 있는 개발사를 찾아보는 것도 중국 지사가 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다.

라인게임즈 부스 측면에 붙은 출시 예정/대표작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인게임즈 부스 측면에 붙은 출시 예정/대표작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최근엔 외국 회사는 IP와 기획만 제공하고 중국에서 개발해 내자판호로 돌려 내는 사례도 있던데

웬디 진 중국사업총괄: 외자판호 받기가 힘들다 보니 그런 회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부분에 대한 규제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해외 IP를 중국에서 개발했더라도 중국 개발사가 글로벌 판권을 확보해야 한다던가, 하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일단 우회할 방법이긴 하지만, 자사는 정공법을 택할 예정이다.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가 풀리긴 할까?

웬디 진 중국사업총괄: 일단 올해부터 외자판호가 나오기 시작했고, 해외 주요 IP 혹은 퀄리티 좋은 게임 위주로 풀리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한국 게임의 경우 한한령으로 인해 풀리지 않은 상태다.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여부는 정부 정책이라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풀리지 않을까, 라고 기대 중이다.

판호가 안 나오면 서비스가 안 된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가 꽤 크다

웬디 진 중국사업총괄: 리스크가 있는 것은 맞지만, 중국은 그만큼 탐나고 욕심나는 시장이라 생각한다. 또한, 중국인이 사업하기에도 어려운데, 해외 회사에게는 더 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해외 회사이기 때문에 중국 회사에는 없는 장점도 있으니 이 부분을 기대해 볼 만 하다.

혹시 부스 제작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부당한 간섭이 있진 않았나?

웬디 진 중국사업총괄: 한국 기업이라서 불이익을 당한 건 전혀 없었다. 다만, 전시용 콘텐츠(영상, 포스터 등)에 대한 심의 정책은 예전부터 있었다. 기준은 심의 규제 수준 정도라고 보면 된다.

라인게임즈 중국지사 웬디 진 사업총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인게임즈 중국지사 웬디 진 사업총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중국 지사는 언제 생겼나?

웬디 진 중국사업총괄: 법인 자체는 지난 2014년 노블팩토리 중국지사로 시작해 넥스트플로어 파트너사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후 라인게임즈와 넥스트플로어 합병으로 자연스럽게 라인게임즈 중국지사로 합류했다. 이후, 최근 라인게임즈가 글로벌 사업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중국 지사 규모는 8명 정도로, 특정 사업을 위주로 하기 보다는 개발사와 퍼블리셔를 포함해 자사와 함께 할 수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외 다른 지사도 있나?

김민규 대표: 아직 없지만 고민 중이다.

혹시 중국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거나 판호를 접수 중인 게임이 있는가?

웬디 진 중국사업총괄: 판호 신청은 아직이지만, 파트너십을 진행 중인 건은 있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여러 회사와 폭넓게 얘기하고 있다.

아까 2차원게임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계열 게임 위주로 보고 있는가?

웬디 진 중국사업총괄: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성과가 좋은 중국 게임을 보면 2차원게임이 많다 보니, 이 부분을 좀 더 유심히 보고 있다.

차이나조이를 시작으로 다른 게임쇼도 참여할 예정인가?

김민규 대표: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차이나조이 참가 의의를 글로벌 사업에 대한 교두보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중국 외 다른 국가 진출 계획은 어떤가?

김민규 대표: 일본과 중국 외 진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라인은 동남아에 탄탄한 지사가 있기에, 어떤 방식으로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을지를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부스에 있는 소개책자를 보니 있던 비공개 타이틀 두 개(프로젝트 S, 프로젝트 X2)가 있더라. 어떤 게임인가?

김민규 대표: 외부에 보여드린 것보다 만들고 있는 게임이 훨씬 많다. 위 두 작품 역시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타이틀이고, 조만간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출시를 약속한 게임이 꽤 많은데 아직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다. 벌써 8월인데, 현재 상황과 예상 일정을 말해달라.

김민규 대표: 올해 출시하기로 약속한 게임 중 3분의 2 정도는 예정대로 출시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일단 ‘크로스크로니클’은 10월에 출시할 예정이며, ‘엑소스 히어로즈'는 조만간 2차 테스트가 진행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내년 정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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