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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 나온 지스타 2019, '볼거리 없다' 우려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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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개막하는 '지스타 2019' (사진출처: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
▲ 11월 14일 개막하는 '지스타 2019' (사진출처: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

국내 최대 게임쇼로 불리는 ‘지스타 2019’의 윤곽이 드러났다. 매년 참여해 오던 넥슨이 빠진 자리는 여러 다른 업체들이 채웠고 작년 대비 더 커진 규모를 예상하고 있지만, 채운 것은 자리 뿐이다. 매년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줄어들고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9’ 행사 개요를 설명했다. 9월 3일 기준으로 부스 신청 규모는 작년 대비 98% 수준인 2,894 부스가 참가 신청을 했다. B2C는 작년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며, B2B 부스는 작년 최종 1,208부스보다 100부스 가량 적은 1,105부스 규모지만 위원회 측은 아직 접수 마감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작년 기록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정된다고 밝혔다.

지스타조직위원회 강신철 위원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지스타조직위원회 강신철 위원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 준비를 위해 컨벤션홀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며 행사 규모가 줄어들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야외 부스라는 해결책을 냈다. 작년에 매표소로 활용됐던 벡스코 제2주차장을 B2C 외부 부스로 적극 활용하고, 야외 이벤트 광장을 통해 다양한 행사를 분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추가로 참가를 원하는 업체들은 야외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게 된다. 올해 야외 부스 운영이 성공적으로 치뤄질 경우, 내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규모 자체는 크게 지적할 부분이 없다. 넥슨이 빠진 곳은 다른 업체들이 들어왔고, 전시공간도 어느 정도는 해결책을 내놨다. 문제는 내용물이다. 올해 B2C 부스 배치도를 보면 펄어비스와 구글코리아/창업진흥원/유튜브가 각각 200부스 이상 대규모 부스를 내고, 넷마블과 슈퍼셀, 아프리카TV, 그래프톤(구 블루홀)이 100부스로 참여한다. 그 외에 40부스 이상 중급 부스로는 X.D.글로벌, 엔젤게임즈, 그라비티, 미호요, 싱가폴 IGG 등이다.

이 중 국내 게임사는 3N 중에선 넷마블이 유일하고, 펄어비스와 엔젤게임즈, 크래프톤, 그라비티 5개 뿐이다. 해외 게임사도 슈퍼셀과 X.D.글로벌을 제외하면 글로벌 대형 게임사는 사실상 전멸이다. 구글코리아와 LG전자를 통해 스태디아나 지포스 나우 등 5G 클라우드 게임이 조금 더 소개될 것이라는 추측이 그나마 위안일 뿐이다.

지스타 2019 B2C 주요 부스 배치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지스타 2019 B2C 주요 부스 배치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실제로 해외 대형 게임사들은 지스타에 발길을 끊는 추세다. 소니, 세가, 반다이남코 등은 올해 5월 열린 ‘2019 플레이엑스포’에는 부스를 냈으나 지스타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역시 2013년 이후 쭉 불참하고 있으며, 유비소프트는 최근 자체 행사를 여는 등 유저들에게 다가가는 행보를 보였으나 역시 지스타 출전은 하지 않고 있다.

아직 참가 업체들의 세부 부스 운영일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라인업만 봤을 때 올해 지스타 역시 ‘부산까지 가서 볼 거리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라’라는 의미의 ‘Experience the New’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방문객들이 이를 체감할 수 있을 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지스타조직위원회 강신철 위원장은 B2C 전시장의 볼거리 다양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위원회 측에서 출전사들에게 부스 구성 방향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강 협회장은 “B2C 전시장은 체험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라면서도, 이를 위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고민 중이다’, ‘노력하겠다’,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올해 대규모 부스로 출전하는 국내 업체 목록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올해 대규모 부스로 출전하는 국내 업체 목록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음은 지스타조직위원회 강신철 위원장, 이인숙 집행위원장,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용국 사업국장과 나눈 주요 질의응답이다.

시연대를 많이 내던 넥슨이 빠졌는데, 이를 대체할 ‘새로운 경험’은 어떤 것이 있는가?

강신철 위원장: 넥슨이 참가를 포기하기 전부터 많은 기업들이 참가 대기 중이었기에 빈 자리를 잘 메꿀 수 있었다. B2C에서는 홍보영상 공개나 게임 체험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넥슨은 빠졌지만 다른 기업들이 유저와의 접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전과 다른 새로운 경험이 어떤 것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좋은 체험시간을 갖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슈퍼셀을 제외하면 B2C 참가사 중 글로벌 대형 게임사라고 할 만한 업체가 없는 것 같다.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의 이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신철 위원장: 보는 시각에 따라선 해외 게임사들의 참여가 줄어든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수치적으로 해외 업체 참여는 계속 늘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 불참의 경우 한국시장이 규모가 작고 시기적인 측면에서 성과가 낮다고 판단해서 참가하지 않는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다만 게임시장 플랫폼 변화가 분명히 있고, 한국이나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갖고 참가하려는 해외 기업 수와 관심도도 분명 높아지고 있다. 게임전시회는 다양한 플랫폼 참가사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니만큼, 보다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이 플레이엑스포 참가나 별도 행사는 여는데, 지스타에만 안 나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신철 위원장: 플레이엑스포 같은 경우에는 경기도에서 참여업체에 많은 지원을 해 주는 것으로 안다. 지스타의 경우 다른 참여사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있고, 콘솔이나 아케이드 플랫폼 참여가 부진하다고 해서 해당 플랫폼에 대해서만 혜택을 줄 순 없다. 그렇게 하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것이다. 게임쇼 입장에서도 다양한 플랫폼이 많으면 좋겠지만,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 실제로 2년 전에는 소니도 참여했고,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지스타를 이들 업체들이 참여하고 싶은 게임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하고,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

'지스타 2019' 중급 규모 이상 부스 출전하는 해외업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지스타 2019' 중급 규모 이상 부스 출전하는 해외업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엔씨와 넥슨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도 저조해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강신철 위원장: 당연히 저희 입장에선 주요 게임사들이 참여하고 대기업도 많이 오는걸 바라지만, 개별 기업의 판단에 의한 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관여할 수 없다. 이들이 참가해야 하는 전시회로 보여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 몫인 듯 하다. 내년에라도 다시 참가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몇 년 새 지스타를 가 보면 수치를 제외한 내용적인 부분에서 크게 남는 게 없다. 트렌드 제시보다는 현재 트렌드 반영에 머무르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도 는다. 이에 대한 내부 입장이 궁금하다.

강신철 위원장: 사실 질적 성장은 어려운 부분이다. 전시회 입장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관심 가지고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B2C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참가하도록 해야 한다. 이 모든 쪽에서 노력하고 있다. 다만, 참가 기업들의 개별적 선택에 대해서는 부스 구성을 선도하거나 획기적인 전시 내용을 갖추는 부분에서는 주최측에서 스스로 조율하기엔 어려운 부분이다. 해당 지적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지스타 2018 넥슨 부스 시연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지스타 2018 넥슨 부스 시연대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근래 지스타가 신작 중심 발표회보다는 스트리머와 BJ들을 위한 쇼가 됐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강신철 위원장: 게임은 복합 문화다. 개인방송 분야는 최근 활발한 분야고, 관람객들이 관심을 줄 만한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는 부분에서는 전시회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슬로건인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라’가 잘 와닿지 않는다. 관람객들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새로움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김용국 사업국장: 올해는 전시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확대할 예정이다. 벡스코 야외 광장이나 해운대, 부산역 등 부산 전역을 활용해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공간 확대를 통해 다른 전시회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올해 B2C 전시관에서는 다양한 모바일, 온라인 서비스 등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트렌드에 맞게 잘 준비해서 지스타를 성공적으로 치르겠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용국 사업국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용국 사업국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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