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무쌍과의 차별점
위, 촉, 오 세 나라 중 한 곳의 병사가 되어 나라의 운명을 건 전투를 하는 ‘창천’의 파이널 테스트가 막을 내렸다. PvE보다는 PvP에 중점을 두었고, 각 나라의 영토를 전쟁을 통해 뺏고 빼앗기는 상황이 언제 어디서든 연출이 되기 때문에 플레이 하는 도중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여타 게임에 비해 훨씬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었고, 특히 국경전에 있어서는 최소한 수십 대 수십의 인원이 성을 지키기 위해, 또는 성을 빼앗기 위해 격돌하는 모습은 쉽게 접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아쉬운 점은 홈페이지에 소개된 전투 이외의 흥미로운 요소들을 아직 접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제 치열한 창천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자칭 동오의 덕왕, 엄백호와의 대결 |
100대 100의 전투, 랙과도 한판 승부!
‘창천’에서 유저가 속해 있는 나라의 영토는 언제나 자기 나라의 영토로 남아있지 않는다. 적국과 인접한 지역에 있는 성은 언제든지 적의 도발에 전장으로 변할 수 있으며 애국심에 불탄 병사들은 자국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레벨업을 내팽겨 치고 전장에 뛰어든다. 영토를 빼앗기게 되면 인접한 지역의 사냥터도 같이 적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나라가 없이는 개인도 존재할 수 없다는 진리를 몸소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창천’의 전투는 국경전, 국지전, 필드전으로 나뉘어 지는데 약간의 인터페이스를 비롯해서 기본적인 틀은 지난 3차 CBT와 크게 변한 바가 없다. 국경전에 들어가게 되면 두 나라의 중간지점에서 최초의 전투가 시작되고 그 결과에 따라 패배한 나라의 성문 - 내성 순으로 전투가 진행이 된다. 내성까지 밀리게 되면 그 영토는 적국에 넘겨 주게 되는 것이다.
▲ 근접지역 - 성문 - 내성 순으로 전투가 진행된다 |
시작부터 촉나라 인기가 '짱'
전쟁에서 유저 개개인의 능력은 한낱 병졸에 비해 약간 뛰어난 수준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유저들이 하나 둘 모여 수십 명이 밀고 밀리는 전투를 벌이는 광경에는 절로 감탄이 나온다. 다만 이런 많은 수의 유저가 한 지점에 모이면 거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듯하다.
파이널 테스트 기간에는 게임 해상도 등의 설정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가 없어서 높은 퀄리티의 캐릭터와 배경을 보지 못했고 밝기도 약간 어두운 편이었다. 추후 그래픽 설정을 높게 잡아도 렉을 최대한 줄여서 공성전에서 더욱더 멋진 장관을 연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역사에서는 세력의 크기가 위>오>촉의 순서였지만 '삼국지연의'의 영향인지 매력적인 장수가 많은 촉으로 유저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로 촉의 세력은 그야말로 막강해서 유저도 많은 편이었지만 영웅 장수의 능력도 뛰어났기 때문에 위나 오가 밀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부분은 오픈베타테스트에서 조정이 필요할 듯 싶다.
▲ 성문까지 밀렸다. 퇴각한 영웅에서 우울함을 자아낸다 |
삼국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져야 유저들이 한 나라에만 몰리는 현상을 방지 할 수 있고, 더욱 재미있는 전투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밸런스를 맞추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직은 유저들의 전투방식이 틀이 잡히지 않은 채 우르르 몰려 다니는 방식이기 때문에 진정한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고 대규모 전투에 익숙해지고 경험이 많은 훌륭한 지휘관(역시 유저의 몫이다)이 통솔을 하고, 유저들도 그에 부응해 준다면 근거리 부대, 궁수 부대, 악기 부대(회복을 담당)가 멋지게 진형을 잡고 격돌하는 모습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전쟁 참여 가능 인원수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서 수백 명 이상의 인원이 이런 저런 책략을 쓰고, 영웅 부대를 지휘하여 멋진 전투를 구현해 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 공적은 내꺼라구! 막 타를 날리자 |
▲ 이 정도면 난리도 아니다. 대규모 전투의 묘미를 잘 살린 창천 |
전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정에도 관심을
이렇듯 전투에 많은 노력이 깃든 작품이지만 온라인 게임의 특성을 살린 흥미로운 시스템들도 여럿 있다. 아직 구현이 완전히 이루어 지지는 않았지만 유저들이 직접 정책을 올리고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그 정책을 가결 또는 부결 시킬 수 있다. 마치 직접민주주의와 비슷한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정책에는 임명, 부임, 수송, 원군 등이 있는데 요충지에는 뛰어난 장수를 태수로 두어서 전력의 강화를 꾀할 수 있고, 치열한 전장에는 강력한 영웅을 보내서 승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수송이나 원군을 통해서 군량이나 병사를 증원시켜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 쪽은 수송 임무를, 다른 한 쪽에서는 수송을 방해하는 임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각 전략적인 운용을 해야 한다.
▲ 아직 정책을 받아 주지 않는 매정한 아가씨 |
각 나라의 영토는 이런 내정을 얼마나 충실히 했느냐에 따라 규모가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한다. 그리고 성의 규모에 따라 상점의 판매 목록이나 제작할 수 있는 장비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에 무관들과 더불어 훌륭한 문관들도 필요한 것이다. 물론 그 역할은 유저들이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임무를 수행하다가 힘에 부치거나 다른 이유로 임무 수행이 불가능 하다면 관청에 임무 양도를 의뢰할 수도 있다. 다른 유저에게 얼마의 보상을 걸고 해결을 해주면 자신의 퀘스트가 수행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반대로 내가 다른 유저의 퀘스트를 보상을 받고 해결해 줄 수도 있다.
전투나 임무를 통해 쌓은 공적으로 관직을 받고 점점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도 묘미가 될 듯 하다. 영웅들도 급이 있기 때문에 아무나 만나주는 장수가 있는가 하면 웬만해서는 문도 열어주지 않는 영웅들도 있어서 유저의 지위도 게임의 진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듯 보인다.
PC게임 ‘삼국지’에서 선보인 장수들과의 친분 시스템이나 장수들끼리의 상성 또한 구현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한 장수와 친분이 깊어지면 그 장수와 상극인 장수의 친밀도는 저절로 떨어진다고 한다.
다만 아쉽게도 이런 매력적인 요소들은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경험해볼 수가 없었는데, 삼국지라는 든든한 배경으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발한 시스템을 창천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 참... 설명이 간단하다 |
추가 되거나 고쳤으면 하는 부분
‘창천’은 게임의 특성상 성에서는 마우스를 이용하지만 전투에서는 키보드로(물론 게임패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 거의 모든 것을 진행하게 된다. 때문에 조작에 있어서 일부 유저들이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확실히 시점 변환이라던가 활의 조준은 불편한 감이 있었는데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점프의 존재감이 미미한 점도 아쉬웠다. 현재 점프는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는 용도로나 쓰일까 작은 턱을 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점프 공격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왕 키보드로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구현했으면 점프를 좀 더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레어 아이템이나 거래에 관한 부분도 구현되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지금은 상점에서 구입하거나 일정 레벨이 넘으면 제작을 하는 방식인데, 적장을 잡는다거나 특별한 임무를 했다거나 하는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일반 아이템보다 좀 더 특별한 아이템이 드랍되었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현재로서는 임무를 통한 보상이 거의 미미한 수준이고(경험치 보상조차 없다) 모든 유저가 상점표 판박이 장비를 갖추고 있어서 직업의 종류를 제외한 개성이 부족해 보였다. 여기에 거래소라든지 상점 등의 거래 시스템이 함께 구현된다면 금상첨화겠다.
▲ 아직은 상점표가 전부다 |
▲ 상점표 국민 세팅(?) |
임무를 줄 때 정확한 정보의 부족한 점도 지적해 주고 싶다.
대부분의 퀘스트가 단발성의 간단한 퀘스트라서 문제는 없었지만, 일부 퀘스트는 목표물이 나타나는 지점을 알 수가 없어서 채팅창에는 많은 초보 유저들의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오 나라를 선택한 필자의 진영에는 ‘유벽’과 ‘황건적 방패부대’가 검색어 순위1,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물론 필자도 이 두 퀘스트는 포기하고 말았다.
그 밖에 바라는 점으로는 전투에 중점을 둔 게임이지만 상인이나 장인의 비 전투 캐릭터가 구현된다면 흥미로운 요소가 되지 않을까? 물론 지나치게 이것저것 도입해서 ‘창천’의 매력을 잃어 버리길 바라진 않는다.
채널 방식의 시스템은 창천과는 매우 잘 어울리는 형태라고 생각된다. 같은 서버라도 PvP가 벌어지는 전장을 제외한 PvE 채널들은 여러 개의 채널을 생성해서 유저들이 한 곳에 몰리게 되는 현상을 방지 했다. 그리고 각각 독립된 공간 이기 때문에 렉의 발생도 줄였다고 생각된다. 또한 많은 유저들을 전장에서 만나려면 서버를 나누는 것보다는 현재와 같은 채널 시스템이 어울려 보인다.
▲ 다양한 유형의 전장이 있고 PvE 전장은 채널로 분리 되어 유저의 과다 유입을 막는다 |
비상하는 창천이 되길
나흘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창천’이라는 게임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재미있게 접했다. 아직은 예정된 시스템 중 전투시스템만 구현된 반쪽 짜리 게임이지만 그 반쪽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았다. 특히 적국과의 전쟁은 ‘창천’의 백미였다. 게다가 앞으로 구현될 여러 가지 시스템도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해 보인다. 서버가 중단 되지 않고 계속 열려 있으면 ‘자고 일어나면 우리 성이 무사할까?’라는 느낌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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