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일본에서 공개된 영웅전설6 천공의 궤적 TC 홍보 동영상 |
일본 팔콤의 인기 RPG 영웅전설 시리즈의 최신작 ‘영웅전설 6 천공의 궤적 서드 챕터(이하 서드 챕터)’가 드디어 아루온을 통해 국내에서 플레이 가능하게 되었다. ‘서드 챕터’는 전작인 세컨드 챕터에서 이어지는 3번째 작품으로, 캐릭터들과 재회하여 그들의 에피소드를 좀 더 즐기고 싶은 시리즈 팬이라면 당연히 즐겨봐야 할 작품이다.
▲ 아루온을 통해 한글화 되어 서비스 된다 |
▲ 친숙한 캐릭터들과의 3번째 모험 |
이번 ‘서드 챕터’의 주인공은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에스텔이 아니라 ‘세컨트 챕터(영웅전설6 천공의 궤적 세컨드 챕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칠요교회의 신부 케빈 그래함과 새로운 캐릭터 리스 아르젠트이며, 스토리는 ‘세컨트 챕터’에서 반년이 지난 후부터 시작된다. 전작의 마지막 무대였던 부유도시 리베르 아크가 붕괴하고 그 잔해가 가라앉은 발레리아 호수에서 발견된 수수께끼의 아티팩트 레크루스의 방석. 케빈과 리스는 이 방석이 인도한 수수께끼의 이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새로운 캐릭터인 리스는 지금까지의 시리즈에선 없었던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서 언제나 굶주려 있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리스의 언니이자 케빈의 소중한 존재였던 인물 피나와의 과거 스토리 또한 흥미롭게 전개된다.
▲ 이야기의 주역은 성배기사 케빈 그래함 |
▲ 특이한 매력을 지닌 여주인공 리스. 케빈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
수수께끼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스토리
‘서드 챕터’에서는 수수께끼의 아티팩트 ‘레크루스의 방석’ 발견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된다. 이것은 전작에서 붕괴됐던 부유도시 리베르 아크의 잔해에서 발견된 유물로, 케빈은 이것을 조사하러 리베르로 돌아오게 된다. 그곳에서는 새로운 동료 리스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석을 칠요교회에게 가져가고 있었던 케빈과 리스 앞에, 갑자기 가면의 남자가 나타난다. 가면의 남자에게 호응하듯 빛을 내는 ‘레크로스의 방석’. 눈을 뜬 케빈과 리스는 자신들이 이상한 세계에 갇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곳은 마치 우주에 떠 있는 건물 같은 곳으로, 서가가 갖춰진 도서관으로 보였다. 케빈과 리스는 방석을 통해 말을 거는 목소리를 듣고,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 목소리와 협력하기로 한다.
▲ 케빈과 리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
▲ 일행은 이세계의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
케빈들은 이 수수께끼의 도서관 ‘은자의 정원’을 거점으로 이세계(異世界) 탐색을 시작한다. 이세계에는 여러 장소에 ‘봉인석’이라 불리는 돌이 숨겨져 있다. 이것을 은자의 병원에서 해방시키면 안에 갇혀 있던 캐릭터를 꺼낼 수 있으며 이세계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다. 봉인석에 갇힌 인물들은 티타, 유리아를 비롯하여 케빈이 전작들에서 함께 모험했던 캐릭터들이다. 전작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 만날 수 있었던 요슈아는 이번엔 비교적 빨리 등장한다. 그들을 꺼내주면 하얀 빛에 휩싸이고 정신을 잃은 뒤 정신이 들고 보니 이곳이었다고 하는데... 그러나 동료들을 해방시키면서 길을 찾아나가는 일행에게, 가면의 남자들이 계속해서 전설 속의 강력한 마귀들을 보낸다.
▲ 독특한 분위기의 은자의 정원 |
▲ 봉인석 안에서 전작의 캐릭터들이 구출된다 |
캐릭터들이 봉인석에 갇힌 이유, 수수께끼의 인물들의 목적, 이세계의 탐색 등, ‘서드 챕터’는 전작들처럼 점점 커져가는 스토리의 모험이야기가 아니라 조금 특이한 형태의 전개를 보여준다. 이차원 공간에서 헤매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전작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수수께끼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스토리와 강대한 악마들과의 전투는 독특하면서도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 과연 케빈들을 노리는 자들의 정체는? |
▲ 모든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
친숙한 캐릭터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
케빈과 리스는 봉인석에 갇힌 자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이들은 바로 영웅전설6 전편들에 등장했던 친숙한 캐릭터들이다. 전작의 주인공 에스텔이나 요슈아를 비롯, 진, 아가트, 아네라스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 주인공 케빈과 리스를 제외한 2명은 이 캐릭터들 중에서 자유롭게 선출해서 파티를 이루게 된다. 2편에 걸쳐 레벨업한 캐릭터들을 모아 싸우게 되므로 이보다 든든한 전력은 없을 것이다.
▲ 반가운 아군들은 물론 ‘그 녀석’까지 출연한다 |
▲ 좋아하는 캐릭터들을 집중적으로 키울 수도 있다 |
이번 작품에는 시리즈 최고로 많은 동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각 캐릭터들과 연관된 서브스토리나 미니게임들이 준비돼 있는 것도 캐릭터들의 팬들이 기뻐할만한 요소다. 본편 스토리에서는 리스라는 새로운 주인공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다른 주요인물은 거의 모두 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므로 ‘세컨트 챕터’까지의 스토리를 모른다면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리즈 3작품이 모두 방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모든 작품을 즐긴다면 실로 엄청난 규모다. 게다가 영웅전설6서드 챕터는 ‘영웅전설 VII’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라고 하니 앞으로도 이들의 모험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게임에서는 체험하기가 쉽지 않은 캐릭터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 의외의 인물들도 다수 동료가 돼준다 |
▲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보다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 |
이세계의 ‘문’을 만지면 티타의 부모님 이야기나 전 공적단 죠제트가 형제와 함께 운송회사를 차린 이야기 등 각 캐릭터의 특별한 에피소드를 체험할 수 있고, 캐릭터성을 살린 미니게임 등, 본편 스토리 이외에도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모여 있다. 시리즈의 소소한 의문점도 해결할 수 있고 캐릭터에 대한 애착도 깊어지므로 팬이라면 크게 기뻐할만한 요소다. 영웅전설6서드 챕터로 처음 ‘천공의 궤적’을 접한 사람이라면 더욱 ‘세컨트 챕터’까지의 스토리가 궁금해져 서드 챕터 플레이를 중단하고 전작들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서드 챕터에서는 단편적으로 다루어진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전작 플레이를 통해서 확실히 알아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단, 이 외전격 에피소드들은 일종의 ‘세컨트 챕터’ 후일담과도 같아, 전작들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진행이 잘 이해가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 순수하게 스토리만을 구경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
▲ 공적단이 주인공인 미니게임도 존재 |
보다 전술의 폭이 넓어진 전투
‘서드 챕터’는 배경과 스토리도 특이하지만 게임플레이 자체도 전작에 비교해 상당히 독특하다. 플레이어는 방석을 써서 언제라도 거점인 은자의 정원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은자의 정원에서는 마치 전작의 마을들처럼 쿼츠의 합성이나 무기, 레시피 구입 등이 가능하다. 또 크래프트를 쓰기 위한 CP도 끝까지 채울 수 있는 것도 특징.
영웅전설6 시리즈에는 일종의 마법 ‘아츠’와 캐릭터 고유의 기술 ‘크래프트’라는 2종류의 특수능력이 존재한다. 아츠는 캐릭터가 가진 도력기 오브먼트에 결정회로 쿼츠를 장비하여 여러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사용하는 마법은 게임 안에 존재하는 수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쿼츠 자체에도 명중률을 높이는 것이나 체력을 올리는 등의 특성이 존재한다. 거점에서 캐릭터의 상성, 사용 가능 아츠를 참고하여 파티를 조정하는 것도 게임의 깊이를 더해준다.
▲ 대부분의 크래프트에는 화려한 연출이 추가된다 |
▲ 수첩의 도움말도 깔끔하게 한글화 |
크래프트는 캐릭터의 음성대사와 화려한 연출이 들어가는 매력적인 전투기술이다. ‘서드 챕터’에서는 캐릭터들이 처음부터 화려한 기술들을 쓸 수 있어 매우 현란한 전투가 펼쳐지게 된다. 크래프트에는 각 캐릭터 고유의 것에 더해 파티 멤버가 협력해서 쓰는 체인 크래프트, 그리고 일정 이상 모은 CP를 단숨에 소비해 발동시키는 S브레이크 등의 기술도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거점에서 CP를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필드에서 몬스터와 싸우는 경우 체인 크래프트를 마음껏 쓸 수 있다. 압도적인 파워로 적을 쓸어버리는 것은 매우 통쾌하며 필드에서 인카운트시 시간을 오래 잡아먹는 경우도 없어졌다. 전투에 돌입하자마자 단숨에 격파하고 CP가 모두 떨어지기 전에 거점에서 회복, 그리고 다시 화려하게 적들을 해치우며 돌파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 체인 크래프트를 써서 조무래기들을 호쾌하게 날려버리자 |
필드전투가 쉬워진 반면 보스전은 좀 더 까다로워 졌다. 변신을 해서 여러 번 쓰러뜨려야 이길 수 있는 보스들이 많아졌고 아무리 강한 공격을 연발해도 쓰러뜨리기 힘들 정도로 맷집도 상당하다. 쿼츠의 조합을 통해 알맞은 아츠를 준비하고 적절한 멤버를 구성해 도전하는 등 자신만의 공략법을 찾아나가며 신중하게 돌파해야 할 것이다.
‘서드 챕터’에서 새로 추가된 시스템 리모트 어빌리티는 서포트 멤버를 설정해서 파티 멤버에게 다양한 효과를 발휘하게 하는 기능이다. 공격력이나 마력을 보충해 단숨에 결판을 내거나 회복계, 보조계 등의 보너스 효과로 조금씩 신중하게 대미지를 입히는 등의 다양한 전법을 고려해볼 수 있게 되었다.
<21> 서포트 전용 멤버를 써서 파티를 강화하는 리모트 어빌리티 |
▲ 잘 활용하면 강력한 적도 쉽게 쓰러뜨릴 수 있다 |
▲ 캐릭터마다 다양한 효과를 갖고 있다 |
후반에는 케빈과 리스가 각각 하나의 팀을 이끌고 2개의 팀으로 나뉘게 되는 등 시스템도 계속해서 변화를 주고 있다. 같은 타이틀의 3번째 작품이지만 이것으로 꾸준히 플레이해오던 팬들도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전작들을 모두 즐겨본 유저라면 반드시 해봐야 할 작품
앞서 말했듯, ‘서드 챕터’는 전작들을 모두 재미있게 즐긴 유저라면 꼭 해봐야 할 정도로 매력적인 요소들이 가득 담겨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게임으로 처음 ‘영웅전설6’ 시리즈를 접하는 사람에게도 충분한 재미가 보장되느냐 하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된다.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팬들을 위한 보너스처럼 느껴지는 면이 강하고, 어떤 에피소드들은 캐릭터들에게 별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게 뭐야 싶을 정도로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게임의 맵 역시 전작에서 등장했던 곳들을 모두 돌아다니게 되지만 스토리상으로는 이공간의 미궁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펼쳐지는 내용이므로, 어쩐지 넓은 대륙을 모험하고 있다는 기분도 잘 들지 않는다.
▲ 가끔 저도 모르게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에피소드도 존재 |
▲ 어쩐지 언제나 미궁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든다 |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서드 챕터’는 그 자체만으로 모든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명작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독립된 타이틀로서 받아들여지기 힘든, 전작들과의 강한 연관성이 게임 전체에 걸쳐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작들의 이야기(보다 정확히 말해 캐릭터성)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시리즈 팬이라면 몇 번을 계속해서 플레이한다 해도 즐거울 정도로 팬서비스 정신이 강하게 녹아 있는 타이틀이다. 또한 차기 영웅전설과의 연결고리로써의 역할도 가지고 있다 하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즐겨볼만한 게임이 아닌가 한다.
▲ 엑스트라들까지 충실히 다루고 있는 에피소드들 |
▲ 어쩐지 동인지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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