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좀 틀리다. 외관만으로 판단해도 거의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시리즈가 거듭해갈수록 혹평만 쌓여가던 피파의 새로운 변화. 그 악평이 최고조에 달했던 전작을 비웃기라도 하듯 피파 2003은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축구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옷을 갈아입었다
기존의 피파를 즐겨오던 사람들이 2003을 구동한다면 분명 ‘엇’하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인터페이스는 물론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패스의 방식과 개인기, 슈팅방식 등 거의 모든 면이 이전의 작품과 차별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바뀐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등장한 피파 2003. 그 내면엔 외관만이 아닌 수많은 요소가 유기적인 변화를 이루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한번 봐라’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항상 그래픽적인 발전만큼은 큰 변화를 이루어왔듯이 이번 작품 역시 보다 실제에 근접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엿보이고 있다. 모든 선수가 사실에 가깝게 구현되지 못했지만 해외 대부분의 선수는 물론 국내의 설기현이나 홍명보, 김남일 등 유명인의 얼굴 텍스처가 마치 실제장면을 연상시키듯 놀라울만한 수준으로 재현된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선수들의 모션이 해당 선수의 특징과 습관, 성격에 따라 세부적으로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카를로스 특유의 왼발슛은 대부분의 게임에서 구현된 모션이지만 이 외에 호나우도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듯한 움직임이나 라울의 과격한 움직임 등은 피파 2003에서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점으로 부각할만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막무가내식 인공지능은 저리가라
자꾸 지난 일을 들먹여서(?) 좋을 건 없겠지만 정말이지 피파 2002의 AI는 최악의 수준으로 불릴만큼 엽기적이었다는 표현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난이도를 올리면 최하위권팀 마저도 표범처럼 움직이는 몸놀림을 보며 많은 게이머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적당한 수준의 AI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데모버전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했듯 피파 2003의 AI는 게이머로 하여금 충분히 수긍할만한 수준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기계적인 냄새가 풍기던 백발백중의 슛과 패스로 이루어지는 플레이가 아닌 난이도를 높일수록 보다 효과적인 전술을 펼치는 AI의 능력은 보다 사람과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들어 준다.
멀티플레이만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지만 각종 리그와 토너먼트를 즐기며 도전의식을 고취하는 게이머가 많은만큼 AI는 축구게임에서는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될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최강수준의 AI도 패스를 하다 동료의 등에 볼을 맞추기도 하며 자신의 골문 앞에서 백패스를 하다가 게이머에게 볼을 뺏기기도 한다. 단순히 AI의 수준을 격상시킨 것만으로도 피파 2003은 어느정도 성공적인 변화를 이루어 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허리싸움이 살아났다
기존의 피파시리즈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 중의 하나가 축구게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미드필드의 싸움이 거의 전무했다는 점이다. 3~4번의 패스만으로 골대 앞까지 직결되는 축구가 실제에서는 그렇게 쉽게 이루어질 순 없다. 물론 아직도 너무 공이 빠르게 흐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허리싸움의 느낌이 웬만큼 살아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닝 일레븐의 매력적인 장점 중의 하나가 이러한 미들필드에서의 접전이 흥미롭다는 점과 또 골대 s앞 볼 싸움에 손맛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섬세한 컨트롤을 의식한 듯 피파 2003에서도 선수간의 치열한 몸싸움을 제법 느낌 있게 살려냈다. 공을 뺏기가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패스 차단율이 늘어나고 또 헤딩의 난이도를 높여 볼이 너무 빠르게 경기장을 오가지 않도록 조율했다는 점이 엿보인다. 그에 따라 슛의 성공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한층 심도 있는 경기를 펼쳐나갈 수 있는 것이다.
프리킥의 묘미
그냥 막차는 듯한 느낌의 프리킥이 아니다. 2003의 프리킥은 마치 당구게임을 연상시키는 듯 볼에 갖다댈 발의 부분을 비롯 세기, 각도까지 조절하는 세부적인 컨트롤을 보여주고 있다. 화살표를 꺾으면 무조건 공이 바나나처럼 회전하던 예전의 방식이 아닌 선수별 능력에 따라 볼의 정확도가 달라지는 데이터에 근거한 프리킥을 선사한다. 물론 이 부분은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문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 슈팅을 제외한 모든 볼차기 방식이 골프게임의 게이지 바를 연상시키는 듯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변경되었다. 빨간색 게이지 바에서 빠른 속도로 오가는 커서를 녹색 게이지 바에서 누르면 의도한 대로 정확한 슛이나 코너킥 등이 날아간다는 것이다. EA의 NBA시리즈에서 자유투를 던지는 방식이나 기타 골프게임에서 티샷을 날릴 때 이용하던 게이지 바가 축구 게임에 적용되었다는 점이 이채롭다. 물론 일반 필드에서는 슛버튼을 누르고 있는 세기에 따라 볼의 강도가 달라지는 일반적인 슈팅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혼자서 안해도 된다
피파 2003은 매치메이커(Matchmaker) 시스템을 도입, 전 세계에 있는 게이머와 실력을 겨러볼 수 있는 일종의 ‘배틀넷’을 지원한다. IP 입력방식의 게임과 LAN을 이용한 근거리 방식으로 피파의 멀티플레이를 제한적으로 즐겨오던 게이머에겐 상당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번 피파 2003의 멀티플레이 게임시스템에서는 리더보드(LeaderBoard)에서 대전 후의 자신의 전적을 살펴보고 순위가 매겨지게끔 되어 있어 승리욕을 고취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피파 시리즈의 멀티플레이를 즐기기 위해 더 이상 대전모드를 지원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다니거나 친구와 함께 게임방을 뒤질 필요가 없다. 초보 게이머에게는 이러한 간편한 멀티플레이 접속방식이야 말로 게임의 생명력을 늘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작품도 그랬지만 왠지 모르게 피파는 공이 선수에게 자석처럼 달라붙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촘촘히 연결된 거미줄과 같은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패스 차단의 비율도 높고 선수의 몸에 볼이 맞는 등 변수가 적용된 점도 많지만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볼의 움직임은 아직 고쳐지지 않은 느낌이다. 가령 수비수가 패스차단을 할 때 마치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커트를 하는 장면이나 볼이 필드에 그냥 흐르고 있어도 패스를 받기로 한 선수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등의 장면이 이러한 단점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AI가 가끔 이해하지 못할만한 행동을 할 때가 많다는 점 역시 눈에 거슬린다. 골문 앞에서 난전을 벌일 때 상대가 볼이 움직이는 방향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사람이 직접 1개의 팀을 컨트롤 할 때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긴 하나 따로 설정된 버튼(수비수 운집)을 눌러줌으로써 해결은 가능하다.
평가를 마치며…
EA의 게임은 세련되게 가공한 백화점의 진열상품을 연상시킨다.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요소와 화려한 외관을 무기로 일반 게이머의 눈을 진열대로 현혹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물론 이렇게 보편적인 방향으로 제작되는 작품이 많은 만큼 일명 하드코어 유저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무시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어쨌든 게임 시장을 형성하는 게이머는 일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EA의 작품이 이제 모든 게이머층을 포섭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세련된 외관에 못지않게 게임 자체의 전문성을 높여가면서 다수의 취향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갓 도마 위에 올려진 피파 2003이 이러한 게이머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축구게임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작품인만큼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질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단점부터 눈에 띄는 게이머에겐 여전히 핸드볼(?)로 생각되겠지만 말이다.
필자는 위닝일레븐도 좋아하고 그만큼 피파도 즐겨하는 일반 축구 게이머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어느 것이 좋다’라고 표현하긴 힘들지만 어쨌든 이 두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며 항상 기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처럼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작품이 나타날 땐 말이다.
왜 피파는 위닝의 이점을 따라가지 못할까… 왜 위닝은 피파의 이점을 따라가지 못할까… 라며 싸움을 벌이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로서의 함량(?)이 미달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이들의 발전된 모습을 지켜보자. 이번엔 피파다. 그리고 그저 연례행사를 치르듯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오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엔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충분히 즐겨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는 것이다.
<게임메카 윤주홍>
완전히 옷을 갈아입었다
기존의 피파를 즐겨오던 사람들이 2003을 구동한다면 분명 ‘엇’하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인터페이스는 물론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패스의 방식과 개인기, 슈팅방식 등 거의 모든 면이 이전의 작품과 차별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바뀐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등장한 피파 2003. 그 내면엔 외관만이 아닌 수많은 요소가 유기적인 변화를 이루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한번 봐라’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항상 그래픽적인 발전만큼은 큰 변화를 이루어왔듯이 이번 작품 역시 보다 실제에 근접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엿보이고 있다. 모든 선수가 사실에 가깝게 구현되지 못했지만 해외 대부분의 선수는 물론 국내의 설기현이나 홍명보, 김남일 등 유명인의 얼굴 텍스처가 마치 실제장면을 연상시키듯 놀라울만한 수준으로 재현된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선수들의 모션이 해당 선수의 특징과 습관, 성격에 따라 세부적으로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카를로스 특유의 왼발슛은 대부분의 게임에서 구현된 모션이지만 이 외에 호나우도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듯한 움직임이나 라울의 과격한 움직임 등은 피파 2003에서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점으로 부각할만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막무가내식 인공지능은 저리가라
자꾸 지난 일을 들먹여서(?) 좋을 건 없겠지만 정말이지 피파 2002의 AI는 최악의 수준으로 불릴만큼 엽기적이었다는 표현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난이도를 올리면 최하위권팀 마저도 표범처럼 움직이는 몸놀림을 보며 많은 게이머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적당한 수준의 AI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데모버전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했듯 피파 2003의 AI는 게이머로 하여금 충분히 수긍할만한 수준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기계적인 냄새가 풍기던 백발백중의 슛과 패스로 이루어지는 플레이가 아닌 난이도를 높일수록 보다 효과적인 전술을 펼치는 AI의 능력은 보다 사람과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들어 준다.
멀티플레이만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지만 각종 리그와 토너먼트를 즐기며 도전의식을 고취하는 게이머가 많은만큼 AI는 축구게임에서는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될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최강수준의 AI도 패스를 하다 동료의 등에 볼을 맞추기도 하며 자신의 골문 앞에서 백패스를 하다가 게이머에게 볼을 뺏기기도 한다. 단순히 AI의 수준을 격상시킨 것만으로도 피파 2003은 어느정도 성공적인 변화를 이루어 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허리싸움이 살아났다
기존의 피파시리즈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 중의 하나가 축구게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미드필드의 싸움이 거의 전무했다는 점이다. 3~4번의 패스만으로 골대 앞까지 직결되는 축구가 실제에서는 그렇게 쉽게 이루어질 순 없다. 물론 아직도 너무 공이 빠르게 흐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허리싸움의 느낌이 웬만큼 살아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닝 일레븐의 매력적인 장점 중의 하나가 이러한 미들필드에서의 접전이 흥미롭다는 점과 또 골대 s앞 볼 싸움에 손맛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섬세한 컨트롤을 의식한 듯 피파 2003에서도 선수간의 치열한 몸싸움을 제법 느낌 있게 살려냈다. 공을 뺏기가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패스 차단율이 늘어나고 또 헤딩의 난이도를 높여 볼이 너무 빠르게 경기장을 오가지 않도록 조율했다는 점이 엿보인다. 그에 따라 슛의 성공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한층 심도 있는 경기를 펼쳐나갈 수 있는 것이다.
프리킥의 묘미
그냥 막차는 듯한 느낌의 프리킥이 아니다. 2003의 프리킥은 마치 당구게임을 연상시키는 듯 볼에 갖다댈 발의 부분을 비롯 세기, 각도까지 조절하는 세부적인 컨트롤을 보여주고 있다. 화살표를 꺾으면 무조건 공이 바나나처럼 회전하던 예전의 방식이 아닌 선수별 능력에 따라 볼의 정확도가 달라지는 데이터에 근거한 프리킥을 선사한다. 물론 이 부분은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문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 슈팅을 제외한 모든 볼차기 방식이 골프게임의 게이지 바를 연상시키는 듯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변경되었다. 빨간색 게이지 바에서 빠른 속도로 오가는 커서를 녹색 게이지 바에서 누르면 의도한 대로 정확한 슛이나 코너킥 등이 날아간다는 것이다. EA의 NBA시리즈에서 자유투를 던지는 방식이나 기타 골프게임에서 티샷을 날릴 때 이용하던 게이지 바가 축구 게임에 적용되었다는 점이 이채롭다. 물론 일반 필드에서는 슛버튼을 누르고 있는 세기에 따라 볼의 강도가 달라지는 일반적인 슈팅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혼자서 안해도 된다
피파 2003은 매치메이커(Matchmaker) 시스템을 도입, 전 세계에 있는 게이머와 실력을 겨러볼 수 있는 일종의 ‘배틀넷’을 지원한다. IP 입력방식의 게임과 LAN을 이용한 근거리 방식으로 피파의 멀티플레이를 제한적으로 즐겨오던 게이머에겐 상당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번 피파 2003의 멀티플레이 게임시스템에서는 리더보드(LeaderBoard)에서 대전 후의 자신의 전적을 살펴보고 순위가 매겨지게끔 되어 있어 승리욕을 고취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피파 시리즈의 멀티플레이를 즐기기 위해 더 이상 대전모드를 지원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다니거나 친구와 함께 게임방을 뒤질 필요가 없다. 초보 게이머에게는 이러한 간편한 멀티플레이 접속방식이야 말로 게임의 생명력을 늘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작품도 그랬지만 왠지 모르게 피파는 공이 선수에게 자석처럼 달라붙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촘촘히 연결된 거미줄과 같은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패스 차단의 비율도 높고 선수의 몸에 볼이 맞는 등 변수가 적용된 점도 많지만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볼의 움직임은 아직 고쳐지지 않은 느낌이다. 가령 수비수가 패스차단을 할 때 마치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커트를 하는 장면이나 볼이 필드에 그냥 흐르고 있어도 패스를 받기로 한 선수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등의 장면이 이러한 단점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AI가 가끔 이해하지 못할만한 행동을 할 때가 많다는 점 역시 눈에 거슬린다. 골문 앞에서 난전을 벌일 때 상대가 볼이 움직이는 방향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사람이 직접 1개의 팀을 컨트롤 할 때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긴 하나 따로 설정된 버튼(수비수 운집)을 눌러줌으로써 해결은 가능하다.
평가를 마치며…
EA의 게임은 세련되게 가공한 백화점의 진열상품을 연상시킨다.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요소와 화려한 외관을 무기로 일반 게이머의 눈을 진열대로 현혹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물론 이렇게 보편적인 방향으로 제작되는 작품이 많은 만큼 일명 하드코어 유저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무시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어쨌든 게임 시장을 형성하는 게이머는 일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EA의 작품이 이제 모든 게이머층을 포섭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세련된 외관에 못지않게 게임 자체의 전문성을 높여가면서 다수의 취향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갓 도마 위에 올려진 피파 2003이 이러한 게이머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축구게임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작품인만큼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질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단점부터 눈에 띄는 게이머에겐 여전히 핸드볼(?)로 생각되겠지만 말이다.
필자는 위닝일레븐도 좋아하고 그만큼 피파도 즐겨하는 일반 축구 게이머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어느 것이 좋다’라고 표현하긴 힘들지만 어쨌든 이 두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며 항상 기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처럼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작품이 나타날 땐 말이다.
왜 피파는 위닝의 이점을 따라가지 못할까… 왜 위닝은 피파의 이점을 따라가지 못할까… 라며 싸움을 벌이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로서의 함량(?)이 미달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이들의 발전된 모습을 지켜보자. 이번엔 피파다. 그리고 그저 연례행사를 치르듯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오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엔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충분히 즐겨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는 것이다.
<게임메카 윤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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