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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게임광고] 뭐? 패키지에 개발사 표기를 틀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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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아마란스 4 사과문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PC챔프 1997년 12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아마란스 4 사과문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PC챔프 1997년 12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게임 유통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다양한 실수를 합니다.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올 정도로 커다란 실수면 머리 숙여 사과함이 마땅하지만, 오타나 이미지 오류 등 자잘한 실수는 패치 한 번으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 콘텐츠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패키지에만 담겨 나오던 90년대엔 자잘한 실수 하나조차 꽤나 치명적이었습니다. 사소한 패치조차 디스켓이나 별도 CD에 담아 배포해야 하던 시절이었기에, 일단 출시하고 난 게임은 엎질러진 물과도 같았으니까요. 특히나 그 실수가 사업적으로 얽혀 있어 어물쩡 넘어가기 힘든 경우엔 문제가 더 커졌는데, 바로 아래에 소개할 사건이 대표적이었습니다.

1997년 6월 국내 출시된 아마란스 4 광고 아마란스 4 사과문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PC챔프 1997년 12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1997년 6월 국내 출시된 아마란스 4 광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1997년 6월 국내 출시된 아마란스 4 광고입니다. 제우미디어 PC챔프 7월호에 발매 광고가 실렸군요.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미려한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게임이지만, 사실 표지만 담당했을 뿐 내용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은 점이 함정인 게임이죠. 그렇다 해도 아마란스 시리즈 자체가 나름 유명했기에 게임성 자체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 때 광고엔 딱히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버거킹 콜라 무료티켓과 타워레코드 10% 할인권을 증정하는 것 정도가 특이사항인데, 패스트푸드 쿠폰이 흔한 모바일 시대 기준에서 콜라 무료티켓은 조금 야박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긴 하는군요.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오른쪽 밑, 개발사와 국내 유통사입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개발사는 일본의 후가 시스템, 국내 유통사는 삼성영상사업단이었습니다.

6개월 후 올라온 사과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6개월 후 올라온 사과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그랬던 아마란스 4가 발매 6개월 후인 1997년 12월, 뜬금없이 다시 광고를 실었습니다. 캐릭터 이미지는 7월호 광고와 똑같은데, 왼쪽에 뭔가 사과문이 적혀 있습니다. 자세히 읽어보면, 후가 시스템이 개발한 아마란스 4를 한국어화 해 국내 발매하는 와중에 국내 유통사인 삼성영상사업단 측의 실수로 제품 패키지에 후가 시스템이 아닌 TGL사 로고가 삽입된 사건이 일어난 듯 합니다.

단순 오타가 아니라 아예 다른 게임사 로고를 넣은 사태이다 보니, 아마도 오류가 발견된 후 한동안 책임 소재 파악과 문제 해결을 위해 바삐 뛰어다녔을 것입니다. 그렇게 발매 6개월 만인 12월에는 당시 관례대로 게임잡지를 통한 사과문 게재와 함께 패키지 교환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패키지가 게임 박스인지, 아니면 게임 내 CD 실행 시 표기되는 로고를 말하는 것인지는 확실히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만, 이를 위해 추가 물량을 재생산 했을테니 여러모로 손해를 보긴 했겠군요.

게임잡지 광고면을 통한 사과문 게재는 지금은 조금 생소한 방식이지만, 과거에는 이러한 정보를 접할 경로가 신문과 잡지 외엔 없었기에 꽤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습니다. 실제로도 게임챔프나 PC챔프 등을 보면 아마란스 4 외에도 다양한 잡지 사과문을 찾아볼 수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데 모아 정리해 볼까 합니다.

*덤으로 보는 광고

TGL 명작 '파랜드 택틱스 2' 광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TGL 명작 '파랜드 택틱스 2' 광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기왕 TGL 얘기가 나왔으니, 같은 잡지에 실린 TGL 대표작 파랜드 택틱스 2 광고를 덤으로 보겠습니다. 수많은 TGL 게임 중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TOP 3에 들 듯한 게임이죠. 일본 명칭은 파랜드 스토리의 외전 게임인 파랜드 사가 2였지만, 이미 1996년 파랜드 스토리 8이 파랜드 사가라는 이름으로 정식 발매돼 버렸기에 전작인 진짜 파랜드 사가는 파랜드 택틱스라는 이름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고, 그 후속작 역시 자연슬레 파랜드 택틱스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어쨌든 파랜드 택틱스 2가 국내에서 대흥행을 기록하면서, 이 브랜드도 나름대로 가치를 지니게 되어버렸기에 이후 출시되는 파랜드 오딧세이 1, 2, 파랜드 심포니 등이 '파랜드 택틱스' 이름을 달고 출시되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실제 파랜드 사가 2의 후속작은 없지만, 국내판인 파랜드 택틱스 2의 후속작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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