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 귀여운 동화풍의 아기자기한 그래픽! 장점: 귀여운 동화풍의 그래픽, 음식을 먹어 레벨 업 하는 신선한 시스템 단점: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단순함, 버그, 버~그, 버어그, 버그! 그리고 서버 불안정의 압박 |
팔콤의 명작 RPG인 ‘쯔바이’를 기억하는가? 귀여운 2D 그림체와 우수한 한글화 그리고 독특한 시스템으로 RPG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이다. 물론 팔콤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운드도 ‘쯔바이’의 매력이었다. 이런 ‘쯔바이’를 위메이드가 ‘쯔바이 온라인’으로 재탄생 시켰다. 단순한 레벨 업이 아닌 ‘먹으면서 성장하는 착한 RPG’를 모토로 내세우며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쯔바이 온라인’ 그 속내가 궁금했다.
이것은 버~어~그의 압박!
아쉽게도 ‘쯔바이 온라인’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에게 다가오는 것은 몬스터의 공포도 아니요, 사기꾼의 공포도 아닌 버그의 공포였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버그 말이다. 가장 먼저 시작하는 튜토리얼 맵부터 버그의 연속이었다. 튜토리얼 중간 단계에 걸려 진행을 못하는 버그 때문에 게임을 진행할 수 없었고, 한참을 헤매었지만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어 무한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패치를 통해서야 겨우 튜토리얼에서 간신히 탈출할 수 있었…으면 Happy Ending이겠지만, 이번에는 무한 로딩 버그가 발생해 스트레스를 주었다.
▲ 나는 이 곳에서 나가야겠어
이런 버그는 군데군데서 게이머를 괴롭혔다. ‘쯔바이 온라인’이 1차 CBT임을 감안하더라도, 버그들은 좀 심하다 싶을 수준이었다. 퀘스트를 하는데 난데없이 멈추거나, 튕기는 현상도 잦았고 특정 환경 하에서는 아예 게임이 계속 뚝뚝 끊겨서 돌아갔다. 그 사양이 높다는 ‘크라이시스’도 그럭저럭 돌아가는 고사양 환경 하에서 말이다!
물론 ‘쯔바이 온라인’측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지 첫날 이후 패치와 서버 안정화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첫 인상이 중요한 온라인 게임에서 버그로 이렇게까지 게이머에게 압박을 주는 게임은 처음이었다.
귀여운 캐릭터와 아름다운 배경음악은 대만족
시작부터 버그로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쯔바이 온라인’이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배경과 캐릭터를 보면 짜증났던 마음도 확 사라지고 ‘귀엽다~’라는 말만 나온다. 그래픽은 그만큼 ‘쯔바이 온라인’에서 매력적인 부분이다. 특히 여성 게이머와 저연령층 게이머에게 어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여기에 1차 CBT답지 않게, 굴림 같은 추한 폰트(?)가 아닌 보기 좋은 폰트로 한글화 되어 있는 부분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었다. 배경음악 역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름다운 배경음악과 아기자기 한 그래픽이 잘 어울려 귀엽고 활기차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었다.
▲ 커스터마이징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귀여우니 용서된다
음식을 먹어 레벨업 하는 시스템도 상당히 신선한 부분이었다. 특히 음식을 먹을 때 ‘회복 포션’의 효과와 ‘경험치’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는 부분은 다른 MMORPG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부분이었고, ‘쯔바이 온라인’만의 매력이었다.
우와, 버그 폭발!
그러나 버그의 향연은 끝이 아니었다. 특정 맵에서 캐릭터가 맵에 끼이는 버그 외에도 특정 먹을 것을 이용한 무한 성장 버그, 템 복사 버그, 없는 몬스터를 잡아오라는 퀘스트 버그까지 다양한 버그가 게이머를 반겨준다. 정말 웬만한 버그는 참는 사람이라도 분노할 만한 버그가 다양하게 존재했다. 게이머에 따라서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도 있겠지만, 냉정한 눈으로 보면 버그 폭발이라고 지칭해도 될 만큼 버그들이 게임 전체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했다.
▲ 아름다운 로딩화면이지만, 이 로딩화면을 5분간 멍하니 쳐다보고 있노라면 화가 난다
물론 1차 CBT기 때문에 버그가 산적해 있을 수 있다. 또, 실제로 버그가 많은 게임도 허다하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첫 인상이 좋아야 하는 MMORPG에서 좀 과장해서 버그가 눈이라면 스키장을 하나 만들어도 될 만큼 대량의 버그가 있다면 과연 몇 명의 게이머들이 참을 수 있었는지 미스터리다.
그렇게 슬픈 눈로 나를 보지 말아요
사실 ‘쯔바이 온라인’을 하며 계속 느낀 가장 슬픈 부분은 버그도, 서버 불안정도 아니었다. 귀여운 그래픽 만으로 험난한 MMORPG 바다를 헤쳐가려는 ‘쯔바이 온라인’의 무모함이었다. 물론 예쁘게 다듬어진 한글화와 아름다운 배경 음악은 ‘쯔바이 온라인’에서 그나마 남겨진 긍정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불편하게 만들어진 인터페이스는 말 그대로 캐리어로도 답이 없는 부분이었고, 여기에 버그와 서버 불안정이 더해지면서 게이머에게 게임의 즐거움이 아닌 식용유에 밥을 말아먹는 기분을 안겨주었다.
조금 더 날카롭게 말하자면 ‘쯔바이 온라인’은 ‘쯔바이’라는 게임 자체가 애초에 MMORPG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망각한 게임이었다. 차라리 ‘쯔바이 온라인’이 콘솔이나 PC패키지로 나왔다면 높은 점수를 주었을 것이다. 독특한 요소, 아기자기한 컨트롤, 그리고 가득 한 이벤트. 차라리 이것이야 말로 패키지에 어울리는 미덕이 아닐까 한다.
‘쯔바이 온라인’에 대한 소고를 마치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1차 CBT라고 해서 모든 버그가 용서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게이머들이 모든 버그를 용서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소한 게이머들이 게임은 할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 게임 제작사의 미덕이고, 게이머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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