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용병(用兵)이란 상산(常山)에
살고 있는 솔연(率然)이라는 뱀을 다루는 것과 같다. 이 뱀은 그 대가리를
치면 꼬리가 나와서 휘감고 꼬리를 치면 대가리가 나와서 문다. 또 중간을
치면 대가리와 꼬리가 모두 나와서 대항해 온다. 전쟁도 이와 같은 전법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손무(孫武)의 손자병법 중...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시대 손무가 작성한 병법서로 중국의 병법 칠서 중 가장 뛰어난 병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도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전쟁의 예술' 등 다양한 병법서가 있긴 하지만 손자병법은 단순히 전쟁을 이기기 위한 병법서가 아니라 철학적인 주제가 함축되어 있어 현세에서도 정치, 경영, 외교, 스포츠, 처세술 등 다양한 방면으로 응용되고 있죠. 배틀필드 온라인 리뷰를 쓰기 앞서 제가 이런 사족을 늘어 놓은 까닭은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으로 양분된 국내 FPS시장에 이제는 새 바람이 불 시기가 왔고 그 핵심에 진짜 '전쟁'을 구현한 '배틀필드 온라인'이 서 있기 때문입니다. 좁은 건물 안에서 총만 쏘는 게임이 아니라 거대한 전장에서 전투기, 헬기, 탱크, 장갑차 등 다양한 탈 것을 이용해 진짜 전쟁을 펼치는 게임. 나 하나 잘났다고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협동해서 하나의 목표를 달성해가는 게임. 배틀필드 온라인이야말로 그런 게임의 모토에 합당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휘관만을 맡아서 하시는 분들에게 손자병법을 한 권씩 선물하고 싶군요.
온라인으로 컨버전 된 게임들이 다 그렇지만, 매니아층이 두터우면 두터울수록 게임에 거는 기대감은 커지는 법입니다. 특히 배틀필드와 같이 FPS게임 발전사에 한 획을 긋는 게임이라면 개발사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겠죠. 온라인이라는 것 자체가 대중성을 염두해 두고 만드는 것인데 그렇다고 매니아들을 버릴 순 없으니 서로가 만족하는 적정선이 어디인지 조율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중들이 외면할만한 요소를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일은 매니아들에게 '원작훼손'이라는 질책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원작을 모르는 대중들에게는 어렵고 복잡한 것보다야 쉽고 간단한 게 좋은 것이니까요. 배틀필드 온라인은 지난 1차 CBT부터 이런 조율과정을 많이 거쳤습니다. 조금 섣부른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개발사 측에서는 이제 넣어야할 것과 빼야 할 것에 대한 부분은 어느정도 정립하고 확정한 듯 보입니다. 좀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긴 했지만, 배틀필드의 느낌을 충분히 유지하면서 현재까지 달려왔으니까요. 혹자는 껍데기뿐인 배틀필드라고 평하기도 하지만 어디 한 두 숟가락에 배부를 수 있겠습니까
탄도학의 삭제로 스나이퍼가 강세가 되었다고는 하나 단지 그것 하나 때문에 게임의 전반적인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 것이죠. 기갑으로 밀면 땅개는 어쩔수 없으니까요. 물론 병과에 따라 탈것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일 수 있으나 확실한 것은 만능 클래스는 없다는 것이죠.
지휘관/분대장의 역량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좌우된다. 배틀필드 온라인은 최대 100명의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 유저들을 하나의 목표로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절실했습니다. 지휘관/분대장 시스템이 이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요소로 혼란스러운 전장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초보 유저들을 아우르고 함께 승리를 일궈나가는 핵심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완장하나 주는 게 아니라 전세를 뒤엎을만한 '열쇠'를 쥐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지휘관을 만나느냐 또 얼마나 지휘관을 잘 따라 주느냐에 따라서 전장의 명암이 엇갈리게 되는 것이죠. 실제 테스트 당시에도 같은 인원에 같은 전장이라도 지휘관 덕분에 이기는 게임이 있었고 지휘관 때문에 지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렉, 팅김 현상은 1,2,3차
테스트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대두됐던 문제였습니다. 파이널 테스트까지
완벽하게 해결된 문제는 아니지만 계속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OBT가 되면 어느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초딩은 게임에 대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않으려는 유저들을 총칭해서 이르는 말입니다. 쉽게말해 비매너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죠. 탈것의 조정방법도 모르면서 적 기지로 돌진해 죽거나 에너지가 바닥난 차량을 고치기 위해 내려서 수리하고 있는데 몰래타는 행동을 하는 등 사실 배틀필드 온라인의 문제라고 하기보다는 원작경험이 있는 유저들과 그렇지 못한 유저들의 입장 차이이며 여느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비매너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행태 문제로 보였습니다. 물론, 경험자와 유경험자를 제대로 아우르지 못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튜토리얼 모드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튜토리얼에서 탈것별 라이센스를 해택을 줘서 해당 탈것 미션을 클리어해야 탈것을 탈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으면 어땠나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컨디션 시스템은 현재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시스템으로 일종의 FPS판 피로도 시스템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컨디션 수치가 떨어지면 게임내에서 여러가지로 제약을 받기 때문에 게임 머니를 통해 회복해야하는데 얻는 돈과 깎이는 피로도가 엇비슷해 돈이 모이질 않아 대폭 개선의 여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굳이 왜 이런 시스템을 넣었나 싶은데 아무래도 수익부분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아 이부분 매끄럽게 해결되지 않으면 유저들에게 큰 불만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 군요.
배틀필드 온라인 총평 1차 테스트에서는 상당히 많은 문제점은 안고 공개되었기 때문에 우려 했던 부분이 많았으나 파이널 테스트에 접어들면서 이런 부분들이 많이 해소 되었습니다. 문제도 많고 개선될 부분도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OBT를 진행할만한 퀄리티는 충분히 유지했다고 보여지는군요.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테스트 했던 게임이고 지난 테스트와 비교해봐도 유저 피드백을 받아드려 꾸준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다음 오픈일정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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