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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 `끝내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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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의 첫 비공개 시연회에서 가장 먼저 들었던 것이 `시그니처 이스턴 판타지(The Signature Eastern Fantasy)`라는 단어였다. “이게 무슨 개뿔 뜯어먹는 소리래? 아무리 봐도 무협MMO구만” 라는 생각이 잠시 머리 속을 스치던 와중 엔씨 관계자는 `무협 MMO`라는 평범한 단어로는 `블소`을 설명할 수 없다며,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에 자신의 사인을 넣는다는 뜻을 가진 `시그니처`야 말로 `블소`의 슬로건으로 가장 어울린다는 운을 띄었다.

필자에게 있어 `시그니처`라는 단어는 마치 ``블소`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라는 의미보다는 `MMO게임 시장에 새로운 획을 긋겠다.`라는 결의가 더 크게 느껴졌다.


▲ `블소`의 마스코트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린` 종족

사실 그 동안의 엔씨소프트의 게임들은 대작이면서 공전의 히트를 쳤지만, 게임시장을 선도해야 할 기업으로서 보자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거나 개척했다기 보단 기존 게임들의 장점을 잘 살린 게임으로 현 MMO틀에 안주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때문에 회사의 버팀목이 된 아이온을 등에 엎고 과감한 시도를 하는 `블소`를 엔씨소프트에게 있어 아쉬웠던 단면을 해소시킬 `키(key)역할이 아닐까?` 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코 억측이 아닐 것이다. 물론 본문을 읽고 그 반대의 생각을 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 `블소`가 엔씨소프트의 위상을 드높여줄 게임이 될지, 현재 게임 시장에 안주하는 게임이 될지 판단해보도록 하자.


▲ 화려하고 세련된 `블소`의 신규 트레일러! 강추한다. 꼭 보자~

`블소`의 첫인상? 압도적인 그래픽에 동양미가 녹아있네

소위 대작이라 칭해지는 게임들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로 그래픽에 쏟아 붓는 정성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래픽적인 측면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이미 고퀄리티 그래픽을 뽑아내는 크라이 엔진, 언리얼 엔진, 소스 엔진 등등 유수의 게임엔진들이 이미 시장에 잘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소`의 그래픽은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세련되고 고품격을 자랑한다. 이는 결코 하드웨어적인 성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그래픽에는 서술할 수 없는 단어이다. 현세대에서는 해상도가 높고, 텍스쳐가 깔끔하고, 광원효과 등으로는 그래픽이 좋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기본이 되었다. 때문에 디자인적인 측면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게 표현됐는지가 이제 그래픽의 평가 척도가 되어가고 있는 와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건물 대들보에 새겨진 용무늬와 고풍스러운 창문 등은... 정말로 디자이너의 노고가 엿보인다


▲ 여캐릭 뒤에 있는 독특한 문양은 굳이 설명을 안해도 `봉인`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직관적이고 멋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블소`의 그래픽은 탑 클래스에 들어간다. `기어즈오브워`, `언챠티드`, `매스이펙트` 등등 강렬한 디자인과 압도적인 그래픽이 합쳐진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니 말이다.

특히 동양미의 멋을 살린 부분에 있어 매우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튜토리얼 지역에서 보여지는 건물의 건축양식부터 시작해 거대한 소나무와 작은 개울, 구름 뒤 흐릿하게 보이는 산과 쏟아 내리는 폭포를 보며 주변을 노닐다 보면 “이게 바로 신선놀음이구나~ 허허” 라는 노인네의 말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동양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 멋진 정자와 쏟아지는 햇빛 그리고 오래된 소나무는 정말이지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 마치 신선이 살고 있는 듯한 튜토리얼 지역의 배경 모습

결정적으로 김형태 아트디렉터의 손길로 만들어진 아름답고 멋진 캐릭터들을 보고 있노라면, 눈을 뗄 수가 없는 사태에 빠지게 된다. 물론 캐릭터들은 동양과 서양이 합쳐져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엄청난 평가 뒤에는 `그래픽 = 사양` 단점이 항상 존재한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최적화는 잘된 편이라고 했지만, 이미 눈으로 보는 그래픽은 일반적인 수준의 컴퓨터로는 원활히 돌리기에는 꽤나 무리가 있어 보였다. 특히 튜토리얼 후반부에서 비가 쏟아지며 적들이 나오던 장면에서는 시연 컴퓨터가 무리가 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컴퓨터 사양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졌다.


▲ 쏟아지는 비, 소환귀의 눈빛의 늘어짐 등 수 많은 파티클 효과가 컴퓨터를 혹사시킨다

마지막으로 단점을 한가지 더 짚자면 튜토리얼 지역 나무 사이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 광원 효과는 눈이 시릴 정도로 강렬해서 눈이 피곤하기도 했다. (단점이라 하기엔 약간 모호한 부분이긴 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양의 압박이 있어도, 업그레이드를 하면 `블소`의 고품격 그래픽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과 이를 위해 필자처럼 컴퓨터 업그레이드의 압박을 받는 유저들도 적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 눈이 부실 정도의 광원(HDR) 효과는 멋지기도 하지만 눈을 피로하게도 한다;

 

시네마틱 영상 스토리에 힘을 실어주다!

그럼 길고 긴 그래픽과 디자인적 평가를 넘어가고 이번엔 게임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는 스토리적인 부분을 한번 살펴보자. `블소`의 스토리는 “태초의 2명의 신이 있었고 이들의 전쟁은 인간계에 어쩌구….” 와 같은 나랑은 전혀 상관없고 알아도 도움이 안 되는 뚱딴지 같은 스토리와 거리가 멀다. 가타부타 설명을 붙이는 것보다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데 `쉽다`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것 같다.

`블소`에는 이렇게 직설적이고 쉬운 이야기로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모든 스토리의 중심에 자신의 캐릭터가 있다는 것과 이러한 스토리를 쉽게 몰입시켜주는 `시네마틱 영상`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시네마틱 영상 채용은 이미 타 게임들에서도 많이 시도됐던 부분이다. 차이점이라면 `블소`의 모든 시네마틱 영상은 풀음성 지원이었다는 것과 연출씬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는 점이다.

애매한 퀄리티로 만들어진 영상의 경우, 시간을 들여 보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있어 개발사가 의도했던 제대로 얻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 주인공의 사부, 홍석근의 진면모가 드러나는 멋진 시네마틱 영상의 일부분


▲ 스토리의 핵심 캐릭터의 등장씬! 멋지지 아니한가

또한 이러한 시네마틱 영상이 스토리 중간중간에 들어간 것으로만 끝난 게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지역에 진입하거나 끝나는 순간에 삽입함으로써 마치 드라마의 시작과 끝을 보는 것처럼 배치해 놓았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미드(미국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이러한 시네마틱 영상이 지속적으로 배치될 것이라 밝혔다.


▲ 사형제간의 즐거웠던 추억이 나오면서 튜토리얼은 끝이 난다

걱정이 하나 있다면 시네마틱 영상은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기에 한정된 플레이 타임의 콘솔 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네버엔딩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에 얼마나 삽입할 수 있을 지와 시간 상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이다.

 

다이나믹한 액션과 자연스러운 모션, 끝내주는데?

`블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액션 시스템이다. 경공 액션부터 시작해 화려한 전투 모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상은 이미 유저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고, 이러한 영상이 실제 플레이에서도 할 수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필자 또한 반신반의하던 부분이었는데, 직접 해보니 구현 방식과 조작법을 떠나 실제로 가능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유저들이 바라는 논타겟팅 액션은 아니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타겟팅 액션이라고 부르기에도 무언가 다르다. 뭐 어찌됐던 중요한 점은 영상의 화려한 액션은 절대 페이크가 아니었고 그렇다고 버튼 한번으로 짜여진 액션을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는 것이다.


▲ 타겟을 잡기 위해선 상대를 바라봐야 한다

적을 타겟팅 하는 방법은 논타겟팅에 가깝다. 그냥 쳐다보는 방향의 적이 자동으로 잡히는 형식이다. 때문에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당연히 타겟이 아닌 적은 공격이 안 된다 (범위 공격 예외) 이 같은 오토 타겟팅은 NPC와 각종 사물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있다.

그럼 진짜 궁금하게 생각할 조작법에 대해 짚어보자. 조작법은 무진장 쉽다. 버튼은 공격 버튼, 상황액션(막기/반격/튕기기 등) 버튼, 직업특수 버튼, 스킬(1~4) 버튼 이렇게 4개라고 이해하면 되고, 4가지 분류의 버튼으로 `우와 쩌는대!` 라고 외치던 영상의 액션이 가능하다. MMO게임만 해오던 사람이라면 응당 이해가 안되는 구조일 테지만, 대전 액션을 즐겨봤던 유저라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예를 들자면 공격버튼을 연속으로 누르면 각 직업에 어울리는 모션으로 연속공격을 하며, 적이 공격할 때 `상황액션 버튼`을 누르면 공격의 상황에 따라 방어(또는 회피)를 할 수 있고 이후 버튼 조합을 통해 다양한 연계기가 가능하다.


▲ 기본 공격버튼만으로도 화려한 전투모션을 볼 수 있다

`권사`로 조금 더 상세히 상황연출을 해보자면 적을 때리다가(공격버튼) 게이지를 채운 뒤 적을 띄우고(스킬버튼), 떠 있는 상대를 점프해서 공중잡기(직업특수버튼)로 내다 꽂을 수 있다. 이러한 연계기는 많게는 5연계가 되어 마치 철권 시리즈의 10단 콤보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상황에 따른 다양한 연속기, 마치 철권의 10단 콤보같지 않은가?

하지만 이러한 액션이 구현됐다 하더라도 모션이 엉성하다면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블소`의 모션은 대단히 자연스럽고 진짜 무협액션의 고수와 같은 화려한 모션을 보여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앞서 설명한 다양한 연속기가 정말 멋져 보이고 성공했을 때 쾌감을 더욱 배가시켜 준다. 솔직히 말해 모션에 관련된 부분은 말로 설명이 어려우니 그냥 영상을 직접 보길 권한다.


▲ 기사의 내용을 한눈에 확인 가능한 검사 시연 플레이 영상

마지막으로 약간 번외적인 부분도 하나 짚고 넘어갈까 하는데 바로 `경공`, `활공`, `수상비(물위를 뛰는 것)`이다. 이 3개의 이동 액션은 무협 게임에서 로망에 가까운 이동 액션인데, `블소`에서는 이러한 로망을 누구나 손쉽게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또한 이러한 액션의 모션도 시각적으로 대단히 멋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 처음부터 사용 가능한 경공! 주변에 바람이 지나가는듯한 연출이 훌륭하다


▲ 경공으로 시작해서 시전 가능한 활공, 마치 날으는 새처럼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 물 위에서 경공을 펼치면 `수상비`가 펼쳐진다!

 

블소 `시그니처`라는 슬로건에 걸맞는 게임이 될 것인가?

체험기를 막상 마무리 지으려 보니 이건 무슨 `블소`에 광적으로 몰입한 팬(소위 빠돌이)이 열심히 타자를 두드린 게 아닌가 싶은 글이 나와버렸다. 하지만 다시 글을 읽어봐도 시연했던 버전의 내용을 나름 객관적으로 적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하나부터 열까지 칭찬하는 글이 나왔을까?

그것은 바로 미완성된 콘텐츠는 아예 공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을 보면 알겠지만 모든 내용이 그래픽, 시네마틱 영상, 액션에 치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명 공개된 콘텐츠는 `블소`의 슬로건인 `시그니처`에 걸맞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MMO게임으로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은 단 하나도 확인을 할 수 없었고, 콘솔 게임을 즐긴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 훌륭했던 시연버전, 하지만 콘솔 게임을 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이번 시연버전은 각종 매체의 기자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줬을 것은 틀림없고, 지스타 2010에서 즐겨본 유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게 안 봐도 블루레이다. 그리고 MMO게임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증명할 시스템이 없다고 비평하기에는 아직 CBT도 안한 게임에게는 가혹한 잣대이다.

그냥 지금 필자의 입장에서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장인의 제품이 되어 `시그니처`라는 사인을 들어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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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이온'에 이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로, 동양의 멋과 세계관을 녹여낸 무협 게임이다. 질주와 경공, 활강, 강화 등으로 극대화된 액션과 아트 디렉터 김형태가 창조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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