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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즈 오브 매직 OBT, 두 탕 뛰는 재미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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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웨이커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오로라 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정통 판타지 MMORPG ‘룬즈 오브 매직: 고대왕국(이하 룬즈오브매직)’ 이 지난 20일 OBT를 시작했다. ‘룬즈오브매직’ 은 한 캐릭터가 두 종류의 직업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듀얼 클래스 시스템’ 과 이에 따른 심도 있고 다양한 캐릭터 육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방대한 퀘스트와 전문 기술, ‘하우징 시스템’ 등 풍부한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다.

이번 OBT에서 공개된 ‘룬즈오브매직’ 의 한국 서비스 버전은 게임의 핵심 콘텐츠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아이템 정책은 고성능 유료 아이템을 삭제하고 던전과 제작을 통해 고급 아이템을 얻도록 바뀌었다. 이는 게임 내 밸런스에 영향을 주거나 캐릭터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료 아이템을 금기시 하는 한국과 아이템에 금액을 지불한 만큼 혜택을 누리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외국의 정서 차이를 고려한 것이다.

18개 언어로 전 세계 28개국에서 서비스되는 ‘룬즈오브매직’ 의 OBT는 어떤 모습인지 체험해 보았다.

듀얼 클래스 시스템으로 나만의 캐릭터를 육성한다

‘룬즈오브매직’ 의 종족은 인간과 엘프로, 직업은 전사, 궁수, 도적, 법사, 사제, 기사, 워든, 드루이드 총 8종으로 나뉜다. 인간은 워든과 드루이드를, 엘프는 사제와 기사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조합은 총 12가지이다. 성별을 고려해도 캐릭터 선택의 폭은 24가지로 다소 좁아 보인다. 하지만 ‘룬즈오브매직’ 은 주직업과 부직업을 선택하는 직업 시스템인 ‘듀얼 클래스 시스템’ 을 도입해 매우 다양한 직업을 조합할 수 있다. 여기에 두 가지 직업이 15레벨을 달성했을 때 배울 수 있는 특수 기술 ‘엘리트 스킬’ 은 직업 조합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각자 취향에 맞는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다.



▲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사, 기사, 사제, 법사

먼저 ‘듀얼 클래스 시스템’ 은 캐릭터 하나로 두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시스템으로, 클래스 하나만을 육성하는 일반적인 MMORPG와 구별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주직업을 도적으로, 부직업을 법사로 선택하면 나이트블레이드라는 독특한 색채의 클래스를 운용할 수 있다. 나이트블레이드는 도적 특유의 치명적인 물리 공격, 출혈 및 중독 디버프, 은신 및 스프린트를 이용한 자유로운 이동을 선보임과 동시에 법사 특유의 강력한 공격주문도 시전할 수 있다. 반대로 주직업이 법사로, 부직업이 도적인 사냥꾼은 법사의 특징인 화염, 바람 등 원소마법으로 원거리에서 적을 제압하면서 도적의 기술로 회피율을 증가시키는가 하면 적의 후방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다.



▲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드루이드, 도적, 궁수, 워든

또한 ‘듀얼 클래스 시스템’ 과 함께 ‘엘리트 스킬’ 도 ‘룬즈오브매직’ 의 육성을 흥미롭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엘리트 스킬’ 은 10레벨을 달성해 부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레벨을 5번 더 올리면 습득 가능한 강화 기술로 캐릭터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도적과 법사를 선택해도 주직업과 부직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나이트블레이드와 사냥꾼은 전혀 다른 ‘엘리트 스킬’ 을 습득하기 때문이다. 나이트블레이드의 대표적인 ‘엘리트 스킬’ 인 ‘마비 함정’ 은 적을 기절시키는 기술로 도적의 물리 공격을 한결 편하게 만든다. 반면 사냥꾼의 ‘엘리트 스킬’ 인 ‘흡혈귀의 입맞춤’ 은 적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의 체력은 회복시켜 법사의 취약한 생존력을 보완한다. 이처럼 엘리트 스킬은 단순히 도적과 법사 스킬을 가진 캐릭터가 아닌 나이트블레이드라는 고유한 클래스를 완성시키는 중요 요소이다.



▲ 개성이 뚜렷한 도적, 법사의 주직업 스킬
운용도 확연 차이를 보인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듀얼 클래스 시스템’ 이 육성 파트에만 머무른 채 PvP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룬즈오브매직’ 은 ‘야노스트’ 와 ‘엠보리아’ 서버 2개만 운영되고 있으며, 두 서버 모두 PvP가 불가능한 PvE 서버다. 때문에 ‘듀얼 클래스 시스템’ 에서 기대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전술 운용과 직업 이해도에 따라 결정되는 승패 등의 전략성이 빛 바랜 느낌이다. 오로라 게임즈는 이런 PvP 제한에 대해서 한국의 정서, 까다로운 게임 심의 등을 이유로 양해를 구하고 있지만, ‘룬즈오브매직’ 이 이미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은 게임임을 고려하면 크게 설득력 있게 느껴지진 않는다. 서버 운영에 대한 결정은 회사측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니 왈가왈부 하기 꺼려지지만 PvP는 외국 ‘룬즈오브매직’ 팬사이트에서 토론의 핵심 주제인지라 안타까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야노스트, 엠보리아 모두 PVE 서버라
살벌한 필드를 경험할 수 없다

‘듀얼 클래스 시스템’ 과 관련해서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PvP 제약 외에도 부직업 육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15레벨부터 배울 수 있는 ‘엘리트 스킬’ 은 5레벨 단위로 새로운 스킬을 추가로 배울 수 있으며 주직업과 부직업의 레벨 격차가 5 이상 벌어지면 배울 수 없다. 때문에 부직업은 최대한 주직업의 레벨과 비등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부직업의 레벨을 주직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 부직업 육성을 시작하려고 보니
맵에 있는 퀘스트라곤 일일 퀘스트 4개뿐...

이는 부직업 육성에 적당한 사냥터와 퀘스트 지역으로 인도하는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룬즈오브매직’ 의 초보지역은 엘프 종족의 마을 ‘엘븐 아일랜드’ 와 인간 종족의 ‘수시아 대초원’ 두 군데다. 레벨에 맞는 지역이 있기에 게임의 자랑인 방대한 퀘스트를 즐기면서 주직업과 부직업의 레벨을 각각 올릴 수 있지만 이러한 팁 아닌 팁을 알 수 없어, 노가다성 사냥으로 부직업을 육성하는 삽질(?)을 해야 했다. 또한 부직업의 레벨업 속도는 좀더 빨라질 필요가 있다. 기껏 레벨을 올렸더니 부직업으로 저레벨 퀘스트를 다시 수행하면서 것도 모자라 레벨업도 느리다는 것은 자칫 유저를 지루하고 피로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요소이다.


▲ 본캐로 오면...이 아니라 주직업으로 오면
한방거리인 몹과 사투를 벌이는 게임메카의 모습

당신을 도와 드립니다, 퀘스트와 선물 보따리

사실 ‘룬즈오브매직’ 의 한국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말미에 ‘룬즈 오브 매직: 악마의 부활’, ‘룬즈 오브 매직: 엘프의 예언’ 등을 선보였으나, 이내 번역 및 현지화 등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서비스 중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런 과거의 경험 때문인지 이번 OBT에서는 매끄러운 번역으로 어색한 단어/문장을 찾아볼 수 없었고, 한국 유저들에게 맞춰 현지화한 퀘스트 등도 눈에 띈다.

첫 번째는 유저들의 다양한 성향을 고려한 텍스트 표시 방식과 퀘스트 수행을 손쉽게 만드는 ‘위치 검색 툴’ 과 ‘자동 이동 시스템’ 이다. 먼저 퀘스트의 내용을 설명하는 텍스트가 2중으로 처리되어 있어 임무의 완수 조건만 확인하거나 상세한 내용을 모두 읽을 수도 있다. 퀘스트 창을 열어보면 완료 조건만 표시되지만 ‘보기’ 버튼을 클릭해 자세한 내용 설명과 관련 스토리를 읽으면 몰입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 NPC나 몬스터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_+

또한 미니맵 옆에 자리잡은 검색 툴을 이용하면 퀘스트 수행에 필요한 NPC, 몬스터, 아이템 등의 위치 등을 손쉽게 찾을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또한, 퀘스트 창에 노란색, 파란색으로 표시된 몬스터, NPC 이름을 클릭하면 경로를 검색해 자동으로 해당 지역까지 이동하는 기능까지 있기 때문에 더욱 편하게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 바라나스 성 구석에 있는 엘프대사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레벨업할 때마다 각종 아이템을 지급해주는 선물 보따리다. 이 선물 보따리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체력이나 마나를 획복하는 물약 외에도 룬, 목재, 광석, 약초 등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에 제작, 채집 등 게임 콘텐츠를 은근슬쩍 알려주는 역할도 겸한다.


▲ 채집 아이템은 워낙 풍부하기에 금새 숙련도를 올릴 수 있다

‘룬즈오브매직’ 에서 전문 기술은 크게 채집과 제작으로 나뉘고, 세부적으로는 분해, 철기제조, 목재제조, 갑옷제작, 재봉술, 요리, 연금술, 재련, 목재가공, 약초채집 등이 있다. 분해는 말 그대로 아이템을 분해해 룬을 얻는 기술로 룬은 스탯을 강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분해뿐만 아니라 모든 전문 기술은 모두 용도가 있기에 그 중요도가 낮지 않기에 모두 배울 필요가 있다. 퀘스트에 혈안이 되어 있다가는 자칫 중요한 전문기술 습득 시기를 놓치면, 고레벨이 되었을 때 전문 기술의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 초보지역으로 돌아와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선물 보따리로 인해 자연스럽게 전문 기술을 제때 배울 수 있었다.

하우징 시스템에 소셜을 더하다

‘룬즈오브매직’ 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하우징 시스템’ 이다. 집은 가구나 장식품을 배치해 꾸밀 수 있는 나만의 개인 공간으로, 당장 필요 없는 아이템을 보관하는 창고와 직업을 교체하는 등 기본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골드를 모아서 더 큰집을 장만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친구들을 초대해 자신의 집을 자랑할 수도 있고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인테리어를 평가할 수도 있는 등 마치 소셜 네트워크 게임의 재미요소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집에 들어갔더니 고용한 적도 없는 관리자가 반갑게 맞이한다...-_-;;

이러한 부가적인 기능 외에도 집은 제작의 희귀 아이템을 제공하는 기능도 있다. 집에 화분을 설치하고 비료와 물을 줘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데, 재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제작 재료가 있기 때문에 소소한 콘텐츠라고 하기엔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집은 10레벨 이전부터 별도의 비용 없이 분양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챙기도록 하자.


▲ 물과 비료는 농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외모에 연연하지 않는 유저에게 추천

‘룬즈오브매직’ 의 완성도는 오랜 기간 전 세계에 서비스 해온 만큼 탄탄한 편이다. 필자가 ‘룬즈오브매직’ 을 플레이하면서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직업 시스템, 전문 기술 시스템, 소켓에 룬을 장착하는 간단한 강화 시스템, 흥미진진한 스토리, 유저의 편의를 배려한 퀘스트 수행, 하우징 시스템 등 탄탄한 콘텐츠와 완성도다. 전 세계에 다년간 서비스 한 내공이 느껴진다고 할까?


▲ 룬즈오브매직으로 필자를 이끈 일러스트

하지만 반대급부로 그래픽 수준은 시대에 뒤쳐진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고퀄리티 MMORPG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기에 수준의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총평하자면 ‘룬즈오브매직’ 은 “그랙픽은 게임의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다.” 라고 평소 생각하는 유저라면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 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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