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8일 새벽, 경악할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의 공식 후속작 ‘스트리트 파이터4’가 제작발표 되었기 때문이다. 대전액션이라는 장르의 절대 바이블이 된 ‘스트리트 파이터’의 공식 후속작 소식은 90년대 아케이드 키드에게 더할 나위 없는 빅 뉴스였다. 또 올해 정확히 ‘스트리트 파이터’ 발매 21주년이 되는 해이니만큼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현재 마이너 장르로 전락해버린 대전액션 장르에 다시금 희망을 전해 줄 수 있는 대형뉴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스트리트 파이터4’의 발매를 기념하면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살펴보면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자.
※ 본 기사에서는 2D로 출시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와 아케이드로 발매된 타이틀만을 다뤘습니다(콘솔 이식작 제외). |
스트리트 파이터 (STREET FIGHTER) - 1987년 발매 |
▲ '스트리트 파이터'의 첫 발자취 |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역사에 길이남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첫 작품이 출시되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1편은 나아가 대전액션 게임의 기초적인 틀을 다져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은 작품이다. 게임의 플레이 자체는 현재의 대전액션게임과는 다르지 않지만 플레이 선택 캐릭터로는 오로지 류와 켄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였다. 허나 VS 대전이 가능한 점 (역시 류와 켄으로만 대결가능)과 기초적인 플레이 자체는 현재의 대전액션의 원형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상의 플레이는 지금처럼 커맨드 입력이 체계적이지 못하여 다소 어려운면도 있었다. 쉽게 말해 정확한 커맨드가 분명 있기는 했지만 입력체계가 애매하여 지금처럼 정밀하게 반응하지 않아 스틱과 버튼을 연타해야 필살기가 그나마 제대로 나갔다. 버튼의 인식 역시 지금처럼 누르는 순간에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르고 땐 상태에서 발동이 된다.
허나 정확한 커맨드 구사가 힘든 만큼 일단 한번 시전된 필살기는 말 그대로 일격필살에 준하는 데미지를 자랑하기도 하였다.
▲ 사가트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던 작품이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1’이다 |
스토리상에서도 아직 무명의 권사에 불과했던 류의 첫 여행를 다루고 있다. 스토리상에서 류가 ‘누가 먼저 무도가로서 명성을 떨치게 될까?’ 라는 말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류와 켄은 헤어지며 각자의 방법으로 무도가로서 발을 딛게 되고 그 중 류의 첫 발자취를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스트리트 파이터’의 배경이다. 또 제로에서 등장한 아돈, 겐, 버디등이 등장하여 (주4) 올드 팬들에게도 꽤나 감회가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그 밖에도 겐키는 ‘스트리트 파이터Ⅲ’ 이부키 스테이지 배경에서 등장하며 이글은 ‘CAPCOM vs SNK2’에서 재 등장한다. 리의 경우에는 ‘스트리트 파이터Ⅲ’에 등장하는 윤, 양은 친척관계로 설정되어있다.
게임화면을 자세히 보면 사가트의 가슴에 상처가 없다. 스토리상에서 류는 사가트에게 핀치에 몰리고 있었으나 승룡권을 시전하여 사가트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은 상처를 새기면서 극적인 승리를 하게 된다. 당시 사가트는 세계최고의 무도가였으나 무명의 권사인 류에게 패배하면서 그 명성이 금이 가기 시작하고 이에 사가트는 류를 증오하면서 라이벌 구도를 이어간다. 후에 패배를 받아들이면서 류와 똑같은 진정한 무도가로 나아간다.
즉, 류와 사가트의 라이벌 구도는 이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스트리트 파이터Ⅱ (STREET FIGHTER Ⅱ) - 1991년 발매 |
▲ 전설적인 신화의 그 이름 ‘스트리트 파이터2’ |
역대 최고의 대전액션 게임이자 대전액션 게임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당시 SFC로만 630만장, 이후 버전업 판매량까지 합하면 1000만장은 가볍게 넘어선다)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대전액션게임의 교과서이자 절대 바이블. 현재까지 그 위력은 전설로만 전해지며 당시 한국의 아케이드 게임업계를 완전히 장악한 전무후무한 인기를 남겼다. 50대의 기기를 보유한 게임센터에서는 약 30대가량을 ‘스트리트 파이터2’로만 도배를 해놓았던 사례가 있었다. 필자의 어린시절에도 1, 2층으로 이루어진 게임센터에서는 아예 1층을 ‘스트리트 파이터2’ 전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을 정도였다.
▲ 대전액션 게임의 모든 것을 구현 |
이미 언급하였듯이 전작에서는 오늘날의 대전액션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스트리트 파이터2’는 대전액션이라는 장르를 완벽하게 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인 유저vs유저의 대전체계를 정립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 캡콤 최고의 최대업적이라 볼 수 있는 커맨드 입력 시스템 |
특히 무엇보다 ‘스트리트 파이터2’를 빛내주는 가치는 바로 커맨드 입력 체계를 완성시켰다는 점이다. 특정 레버조작을 통해 필살기와 같은 스킬을 구사해내는 이 시스템은 대전액션 게임의 길이 무엇인지 제시해주었고 단순 대전액션 게임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활용되면서 업계의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커맨드 시스템과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당시 캡콤에서는 이 커맨드 입력 시스템을 특허를 내려 했으나 ‘스트리트 파이터2’의 프로듀서인 NIN(현 ARIKA 사장)이 “특허를 내면 대전액션이라는 장르의 발전을 가로 막는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피력했고 캡콤은 결국 특허를 내지 않았다.
▲ 대전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완전히 개척했다 |
게임자체도 현재의 대전액션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저축형 커맨드. 잡기, 연타 등의 개념을 처음부터 선보이고 있으며 필살기의 무적시간, 공중콤보(발록VS달심), 필살기 캔슬, 기본기 강제연결 및 캔슬 등 대전액션 게임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2’는 90년대 게임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스트리트 파이터Ⅱ 대쉬 (STREET FIGHTER Ⅱ DASH) - 1992년 발매 |
▲ 전설을 넘어 신화로 이끈 두 번째 버전업 |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스트리트 파이터2’의 인기를 더욱 거세게 일으켰던 첫 번째 버전업이다. 기판의 상향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지금의 PC게임에서 볼 수 있는 확장팩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기나긴 우려먹기와 숱한 버전업의 출발점이자 동시에 ‘스트리트 파이터2’ 신드롬을 신화의 반열에 올려준 게임이기도 하다.
▲ 본격적으로 류와 켄의 개성이 확립되기 시작한다 |
일단 변경점은 캐릭터에 관한 전면적인 수정이다. 대표적으로 전작까지 켄의 경우 류의 복제된 캐릭터에 불과했던 켄이 승룡권이 강화되면서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 시작한다. 특히 이 승룡권이 우수해서 켄이 류 보다 더욱 선택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 벨런스 부분에서도 전면적인 수정이 이루어졌다 |
타 캐릭터 역시 전작에서는 약(弱)킥-스크류 파일 드라이버외에는 답이 없었던 장기에프의 필살기를 수정, 상향조정을 했다. 전작에서 지독하게 강했던 가일을 약화시키는 등 밸런스 조정이 이루어졌다. 또 동시에 일러스트 및 엔딩의 그래픽을 더욱 업그레이드했다. 게임 내외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수정이 가해진 흔적을 볼 수 있었다.
▲ 사천왕의 등장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
하지만 무엇보다 유저들을 열광시킨 요소는 바로, 전작에서 사용 할 수 없었던 사천왕을 플레이어가 선택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전작에서는 유저를 가로막는 최후의 관문이 플레이어 캐릭터로 변모한 것은 당시의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지대한 사건이었다. 특히 사천왕의 성능. 그 중에서도 최종보스 베가는 최종보스라는 이름에 걸 맞게 초보자가 사용해도 일정 성능을 보장하는 사기적인 강력함을 보여주어 더욱더 인기를 끌었다.
스트리트 파이터Ⅱ 터보 (STREET FIGHTER Ⅱ TURBO) - 1992년 발매 |
▲ ‘스트리트 파이터2’의 마지막 영광 |
3번째 버전인 터보, 그 유명한 우려먹기의 본격 개막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 버전업은 예정에 없었다. 그런데 나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당시 승룡권을 사용하면서 장풍이 나가는 등의 각종 엽기적인 불법개조 기판이 너무나 성행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예정에 없었던 이 게임이 발매되었다.
▲ 벨런스가 대대적으로 수정 |
일단 역시 가장 체감 할 수 있는 차이는 캐릭터간의 벨런스가 대대적으로 수정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전작에서도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강력했던 가일과 베가의 기술과 판정이 완전히 수정되었다. 특히 베가의 경우 ‘사이코 크래쉬’의 판정은 거의 비슷하지만 각종 기본기의 판정이 하향 조정되면서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 이후의 작품에도 영향을 준 추가 기술 |
또 춘리의 기공장, 류와 켄의 공중 용권선풍각 등 그 이후의 작품에서 확실히 자리잡힌 기술들이 다채롭게 추가되어 대전공방에 있어 심도 있게 즐길 수 있었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Ⅱ (SUPER STREET FIGHTER Ⅱ ) - 1993년 발매 |
▲ 시리즈 3번째 버전업 |
약 1년 만에 발매된 공식 3번째 버전업. 그 이전의 버전업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변화를 보인 작품이다. 한국에서만큼 이 3번째 버전업부터 ‘스트리트 파이터’의 인기가 시들어졌다(물론 타 국가에서는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다).
▲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변했다 |
일단 전반적인 일러스트와 그래픽이 완전 수정이 되었다. 당장 여기에 소개된 스크린 샷을 비교해봐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일러스트의 경우 우리가 익히 아는 캐릭터들의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이 게임에서 확립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전작과 격이 다른 일러스트를 보여주고 있다.
▲ 다시 수정된 필살기 및 각종 기본기 |
전작의 버전업과 똑같이 게임 자체는 필살기의 수정 및 각종 기본기들의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전작까지는 어디까지나 판정에 관해서 극심한 변화를 보였는데 이 작품에서는 ‘슈퍼’라는 이름에 걸맞게 각종 모션들이 상당수 수정이 되었고 추가된 필살기를 비롯하여 기존의 필살기도 수정되어 지난 버전업과는 느낌이 다를 정도로 변화가 극심했다.
▲ 신 캐릭터 4인방의 추가 |
또 이례적으로 신 캐릭터가 4명이나 추가되면서 기존의 벨런스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특히 주목을 받았던 캐릭터는 다름아닌 ‘캐미’. 여성 캐릭터가 ‘춘리’에 불과했던 ‘스트리트 파이터’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되기도 했다.
※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2 조정판’ : 일부 캐릭터에 관한 조정판이라 따로 다루지
않는다. ※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2 토너먼트’: 말 그대로 토너먼트가 추가된 버전. 당시 가정용 이식판에는 그대로 토너먼트가 추가되어 발매. 한국에서는 전혀 구경해 볼 수도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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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최종 완성판 |
시리즈 4번째 버전업이자 최후의 버전업. 사실 앞서 설명한 ‘터보’처럼 예정에 없었지만 전작을 제작하고 남은 기판이 있어 처리하고자 출시하였다. 하지만 이런 캡콤의 의도와는 달리 지금까지도 대회가 진행될 정도로 롱런을 하면서 시리즈 최고의 결정판으로 자리잡는다.
▲ 기존의 버전업은 잊어버려라 |
일단 기존의 버전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제작되었다. 사실 그 동안 시리즈는 일종의 ‘스파법칙’이라고 해서 팬들이 절대 수정하면 안되다고 주장하는 요소가 있었다. ‘슈퍼 스트리트파이터2 X’는 이런 팬들의 법칙을 완전히 깨고 제작된 작품이다. 덕분에 상단중단, 각종 특수기 및 공중 2단 판정 등 기존의 버전업에서 볼 수 없는 각종 요소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 각종 모션과 특수기가 전면 개편 |
또 기본기들이 각 캐릭터에 걸 맞게 전면적으로 수정이 되었고 모션을 아예 새롭게 등장시켜 같은 캐릭터라도 그 차이와 활용도는 180도 달라졌다. 그리고 초필살기에 해당되는 ‘슈퍼콤보’를 첫 등장시켜 많은 주목을 받았다.
▲ 충격적인 등장 |
그리고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고우키’의 등장이다. 노미스 클리어 혹은 70만점 이상 스코어로 최종보스 베가까지 진행할 경우 베가를 단 한 순간에 쓰러뜨리면서(후에 ‘순옥살’이라는 필살기로 명명) 등장하면서 유저들에게 압도적인 강력함을 보여주어 충격적인 데뷔를 보여주었다.
* ‘스트리트
파이터 : 무비’ : 캡콤의 오리지널 작품이 아닌 북미에서 제작한 게임이다.
정통 시리즈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영화 ‘스트리트 파이터’를
배경이다. * ‘하이퍼 스트리트 파이터Ⅱ’ : 2004년 스트리트 파이터 15주년을 기념하여 발매. 위에 소개된 버전을 하나의 게임으로 묶었다. 단순한 컬렉션이 아니라 각 버전별 캐릭터들이 한자리에서 대전을 펼치는 방식. 한국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Ⅲ : 서드’와 함께 합본으로 발매되었다. |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STREET FIGHTER ZERO) - 1995년 발매 ▲ ’스트리트 파이터’의 새로운 시리즈 |
‘스트리트 파이터Ⅱ’의 후속작이 아닌 ‘제로’라는 이름을 가진 새로운 시리즈. 새롭게 제작한 만큼 그 이전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픽부터 90년대 중반 캡콤 특유의 에니메이션풍 그래픽 (실질직적으로 이런 그래픽을 첫 선보인 게임은 캡콤의 ‘뱀파이어’ 시리즈다.)이 전면적으로 채용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새로운 그래픽으로 재 탄생 |
앞서 설명한대로 같은 자사의 게임인 ‘뱀파이어’ 시리즈의 그래픽 스타일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당시의 기준으로 말한다면 에니메이션을 연상케 할 만 한 그래픽이라고 할까? ‘스트리트 파이터Ⅱ’의 스타일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기에 처음 접할시 당혹감을 받기에 충분했다.
▲ 파이널 파이트 캐릭터들과 낫슈의 첫 등장 |
게임자체도 체인콤보나 3레벨 슈퍼콤보등 이후의 시리즈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스타일이 잘 정립되어 있다. 게임자체의 완성도보다 더욱 주목받는 것은 바로 캐릭터의 구성이다. 1989년에 발매된 ‘파이널 파이트’의 캐릭터들인 ‘가이’와 ‘소돔’의 등장은 올드팬 들에게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캐릭터는 단연 ‘낫슈’였다. ‘스트리트 파이터Ⅱ’의 가일의 스토리라인에서 이미 이름이 언급되고 ‘스트리프 파이터 제로’에서 정식으로 등장하자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는 ‘스트리트 파이터Ⅱ’의 과거의 이야기라는 말이 퍼졌고, 이후 숱한 스토리 논쟁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스트리트 파이터’ 1편에서 등장하였던 ‘아돈’이나 ‘버디’가 재등장한 모습은 여러모로 과거의 이야기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캡콤은 공식적으로는 외전이라고 밝혔다.
▲ 전쟁의 부산물, '히비키 단' |
'제로‘는 게임외적으로도 가장 논란이 많았다. 바로 ‘히비키 단’의 등장. 잘 알려지다시피 SNK와의 캡콤 간의 ‘격투 게임 전쟁’에서 빚어진 이 캐릭터는 ‘용호의 권’의 ‘료’와 ‘로버트’를 패러디하여 SNK를 비하하기 위한 캐릭터였다. 그러나 이런 캡콤의 의도(?)와는 다르게 제로 시리즈의 간판 캐릭터로 자리 잡고 이후 시리즈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된다.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2 (STREET FIGHTER ZERO2) - 1996년 발매 ▲ 시리즈 두 번째 후속작 |
‘스트리트 파이터Ⅱ’시절과는 달리 별 다른 사건 없이 1996년 등장한 제로 시리즈 2번째 작품. 캡콤의 특성상 전작이 인기를 모았으니 후속작은 당연히 예측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보급된 제로 시리즈가 바로 이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2’다.
▲ 세부적으로 그래픽이 발전 |
정식 후속작 이기는 하지만 그래픽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전작을 그대로 써먹는 모습은 아니다.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그래픽의 디테일에 역점을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출이나 각종 부가효과 그래픽에서 그러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고 스테이지 내(겐의 스테이지가 대표적)에서 볼 수 있는 물에 비친 캐릭터의 모습 등에서 전체적으로 세부적인 묘사에 주력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신 캐릭터들의 출전 |
캐릭터 역시 보강되었다. 이전에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등장한 바가 있는 ‘겐’의 출전이 반가웠다. 그리고 ‘스트리트 파이터Ⅱ’의 캐릭터인 ‘달심’과 ‘장기에프’가 추가되었으며 특히 ‘파이널 파이트’의 보스인 ‘로렌토’의 출전과 당시 최초의 여고생 격투가인 ‘사쿠라’가 꽤나 화제를 모은바있다. 또한 전작의 숨겨진 캐릭터였던 ‘고우키’, ‘베가’, ‘단’이 정식 플레이어 캐릭터로 추가되었다.
▲ 신 시스템 제로 카운터 / 오리지널 콤보 |
특히 이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2’는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어 공방에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 바로 제로 카운터와 오리지널 콤보다. 제로 카운터는 게이지를 하나 소비하여 반격을 가하는 시스템이다. 구석에 몰린다고 해도 게이지 하나를 소비하여 빠져나가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사실상 메인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콤보 시스템. 말 그대로 일정시간에 자신만의 콤보를 시전하여 자신만의 콤보를 완성이 가능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제한이 거의 (레벨에 따라 오리지널 콤보에 부여된 시간이 다르다.) 없다보니 고수들은 악랄하다고 평가 할 수 있는 사기성 콤보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유저의 실력에 따라 거의 안드로메다 이상으로 그 활용도가 달라지는 시스템이라 보면 된다.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2 알파 (STREET FIGHTER ZERO2 ALPHA) - 1996년 발매 ▲ 버전업의 등장 |
역시나 캡콤답게 기다렸다는 듯이 등장한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2’의 후속 버전.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2 알파’. (해외판에서는 이미 알파라는 제목을 쓰고 있어 ‘스트리트 파이터 알파2 골드’라는 이름으로 발매하였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버전업과는 달리 색다른 스타일을 지니고 있는 것이 이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2 알파’다.
▲ 콘솔에서 볼 수 있었던 모드의 탑재 |
게임상의 변화보다는 각종 부가요소가 많이 늘었다. 콘솔에서만 볼 수 있었던 서바이벌 모드의 추가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특히 제로 시리즈의 명물인 ‘드라마틱 배틀’을 정식으로 추가시키고 혼자서도 컴퓨터와 한 팀을 짜서 즐길 수 있게 변경되었다.
▲ 간단하게 고를 수 있는 특수 캐릭터들 |
그리고 캐릭터 자체도 이블 류를 스타트 버튼으로 간단하게 선택 할 수 있음은 물론, ‘스트리트 파이터Ⅱ’의 캐릭터 스타일을 고스란히 재현해놓은 클래식 캐릭터까지 선택 할 수 있게 되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3 (STREET FIGHTER ZERO3) - 1998년 발매 ▲ 제로 시리즈 최후의 작품 |
현재까지 후속작이 없는 제로 시리즈 최후의 작품. 겉보기에 전작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시리즈 중에서 가장 크나큰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이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3’다. 덕분에 필자처럼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3’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작에서 머문 유저도 상당수라 생각된다. 뭐, 필자의 적응여부와 관계없이 시리즈 최고의 인기와 완성도를 자랑한다.
▲ 오리지널 캐릭터의 대거참여 및 코디의 등장 |
일단 캐릭터 추가는 당연히 이루어져 있다. 특히 오리지널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등장한 바가 있는 ‘발록’, ‘혼다’, ‘블랑카’, ‘캐미’가 새롭게 제로 시리즈의 스타일로 바뀌어 참전했다. 거기에 오리지널 캐릭터인 ‘미카’와 ‘카린’도 추가로 참전하였다. 그리고 ‘파이널 파이트’ 이후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코디’가 죄수로 등장하여 파격적인 컴백이 이루어 졌다. ‘칸즈키 카린’의 경우에는 코믹스 ‘힘내라 사쿠라’에서 등장한 캐릭터였는데 캡콤이 그대로 제로3에서 추가시킨 것이다.
▲ 신 시스템 ISM의 등장 |
시스템 역시 큰 폭으로 바뀌었는데 그 중심에 있는 것이 ISM 시스템이다. 캐릭터 선택 직후 X-ISM(오리지널 스파2 스타일), Z-ISM(스파 제로2 스타일), V-ISM(오리지널 콤보)를 선택하여 전작들의 시스템을 기초로 각기 차별화된 모드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잡기나 낙법 등 세부적인 구성 역시 그 활용도가 완전히 달라 전작과는 전혀 다른 게임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 콘솔 이식작 역시 대단히 뛰어났다 |
특히 이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3’는 가정용으로도 매우 큰 호평을 받았다. 월드투어, 5인의 추가 캐릭터 등 많은 추가 요소가 있었고, 이런 캡콤의 정성덕분인지 PS판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3’는 2D대전액션 게임으로는 마지막으로 밀리언 셀러를 달성하게 된다.
스트리트 파이터Ⅲ (STREET FIGHTERⅢ ) - 1997년 발매▲ 드디어 등장한 정식 후속작 |
장장 6년 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스트리트 파이터Ⅱ’의 공식 후속작.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많은 유저들이 기다려왔던 작품이다. 허나 전작과의 시기가 6년이나 차이나기 때문에 엄청난 변화를 보였다. 스토리상으로도 10년 후를 다루고 있어 캐릭터가 두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바뀌었다. 한국에서는 유통사의 부도 덕분에 수도권 및 일부 지역에만 보급되었다.
▲ 경이적인 그래픽 |
그래픽부터 시대를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극강의 2D 그래픽을 보여주었다.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게임의 그래픽은 나쁘지 않을 정도로, 말 그대로 2D 도트의 한계를 보여준다. 제로 시리즈에서도 분명 깔끔한 에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을 선보였지만 ‘스트리트 파이터Ⅲ’와 비교하면 민망할 정도로 ‘스트리트 파이터3’의 그래픽은 경이적이었다.
▲ 슈퍼 아츠 셀렉트와 블로킹 시스템 |
시스템 자체도 참신한 개념이 도입되었다. 바로 ‘블로킹’. 적의 공격을 무 딜레이로 방어하고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공방의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단순한 콤보/필살기의 공방뿐만이 아니라 공/수의 타이밍과 심리전까지 완전히 어우려서 ‘스트리트 파이터Ⅲ’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매김한다. 여기에 슈퍼아츠를 자신이 선택하여 단 하나만 쓸 수 있다는 점 역시 전략성에 많은 이바지를 하였다.
▲ 전작과 아주 단절되지는 않았다 |
설정부분에서도 전작과 아주 단절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신 캐릭터인 ‘이부키’의 경우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등장한 ‘켄키’의 일족이며 ‘윤’역시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등장한바가 있는 ‘리’의 친인척으로 되어 있다. 물론 ‘스트리트 파이터’의 특성상 깊이있게 다루어지지는 않는 게 아쉽기는 하다.
스트리트 파이터Ⅲ 2ND 임팩트 (STREET FIGHTERⅢ 2ND IMPACT) - 1997년 발매 ▲ 캡콤이기에 당연히 등장한 버전업 |
한국에서 스파3은 그럭저럭 인기를 유지하는 정도였지만, 일본 본토에서나 북미에서는 여전히 잘나가던 게임이었고 당연히 버전업이 등장하였다. DC판으로 유일하게 이식된 게임이기도 하다.
▲ 신 캐릭터와 스테이지의 추가 |
버전 업이기는 하지만 신 캐릭터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과거 ‘스트리트 파이터Ⅱ 터보’에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Ⅱ’로 넘어가던 과정과 비슷하다. 전작에서도 등장한 ‘윤’, ‘양’ 형제가 정식으로 분리되었으며 ‘율리안’, ‘휴고’, ‘고우키’가 추가되었다. 특히 ‘휴고’는 거대한 몸과 무게감으로 ‘스트리트 파이터Ⅲ’의 그래픽 위력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그리고 몇 개 안되던 스테이지 역시 각 캐릭터 별로 추가가 되었다.
▲ EX필살기의 도입과 보너스 게임의 부활 |
시스템적으로 크게 언급 할 바는 없지만 EX 필살기의 추가가 눈에 띈다. 버튼 두개로 필살기 커맨드를 입력하면 기를 소모하면서 좀 더 강화된 필살기가 나가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체인콤보나 다를 바 없는 타켓콤보가 보강되면서 전작에 비해 좀 더 치밀한 플레이를 요구하고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Ⅲ 3RD (STREET FIGHTERⅢ 3RD STRIKE) - 1999년 발매 ▲ 캡콤 궁극의 2D 대전액션 게임 |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2X’,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3’와 더불어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캡콤 2D 대전액션 게임의 끝을 보여주는 명작으로 칭송 받는 3번째 버전 업. 일본에서는 여전히 인기차트 TOP10안에 랭크가 되어 있는 등, 10년이 다되어가는 현재까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 5명의 신 캐릭터, 그리고 춘리의 부활 |
역시 버전 업이지만 다시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5명의 신 캐릭터가 추가되었다. ‘트웰브’, ‘마코토’ ‘Q' '레미’ 그리고 ‘춘리’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신 캐릭터이지만 ‘스트리트 파이터Ⅱ’의 영원한 히로인 ‘춘리’의 재등장은 정말 반가웠다.
▲ 세부적으로 변한 게임성 |
플레이감각은 이전의 2작품과는 사뭇 다르다. 다채롭게 변한 퍼스널 액션도 그렇거니와 리프어택 역시 추가된 것 하며, 잡기 커맨드가 따로 구성되어 있는 점 등 전작과는 그 스타일과 활용여부가 완전히 달라졌다. 블로킹 역시 전작들 보다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수정되어 전작과 다른 감각적인 대전을 할 수 있었다.
▲ 영원한 대전액션 게임의 로망인 두 캐릭터 |
자 이렇게 ‘스트리트 파이터’ 주요 시리즈를 정리해보았다.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는 참으로 많은 타이틀이 발매되었고 캡콤의 우려먹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비난받기는 하지만, 게임의 완성도가 워낙 높아 아직까지 사랑받는 최고의 2D대전액션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역대 대전액션 게임 사상 역대 최고의 판매량인 630만장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가 가지는 자랑거리다. 거기에 대전액션이라는 장르의 선구자이며, 커맨드 입력 시스템의 도입과 동시에 게임의 헤게모니를 아케이드 센터로 가져오면서 유래없는 호황을 누리게 만든 게임이다.
이제는 그저 추억 속에 존재하는 이야기지만 ‘스트리트 파이터’가 가져다준 그 많은 이야기 거리는 여전히 잊지 못하고 당시 아케이드 키드들의 마음속에서 자리 잡고 있을 듯 하다.
끝으로 영원히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스트리트 파이터4’가 드디어 공개되었다. 비록 시대탓에 툰 쉐이딩 방식으로 그래픽이 변경되었지만, 게임 플레이 감각 그 자체는 과거 ‘스트리트 파이터2‘와 거의 동일하다고 하니 당시 즐겼던 유저라면 마음 놓고 플레이 할 수 있을 듯 하다.
▲ Street Fighter Fore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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