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원 가치 있을까? 로그 Xbox 엘라이 X 체험기

UMPC 에이수스 ROG 엘라이 시리즈(이하 로그 엘라이)는 2023년 처음 출시되어 전세계에서 주목 받았다. 저렴한 가격 대비 우월한 성능을 특징으로 내세웠으며, 2024년에는 후속기기인 로그 엘라이 X를 출시하며 지속적으로 헨드헬드 게이밍 PC를 개발할 것임을 발표했다.

에이수스는 16일 Xbox와 협업을 통해 로그 엘라이의 신규 모델인 로그 Xbox 엘라이와 로그 Xbox 엘라이 X를 출시한다. 가격은 각각 79만 9,000원과 129만 9,000원으로, 로그 Xbox 엘라이 X의 경우 로그 엘라이 X보다 10만 원 가격이 비싸며, 그만큼 프로세서 사양이 향상됐다. 게임메카는 출시 전 Xbox에서 로그 Xbox 엘라이 X를 지원받아 각종 게임을 플레이하며 기능을 접해봤다.

처음 로그 Xbox 엘라이 X를 개봉했을 때 일단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독특한 외형이다. 리전 고, 로그 엘라이, 스팀 덱 등 대중적인 휴대용 게이밍 PC는 대부분 네모 반듯한 모양이 특징이다. 반면 로그 Xbox 엘라이 X는 독특하게도 Xbox 컨트롤러 느낌으로 좌우 손잡이에 큰 돌출부가 나와있다. 외형 디자인 자체는 다소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다.

그러나 실제 사용해본 로그 Xbox 엘라이 X의 컨트롤러 부분은 미학적 측면보다 기능성을 중시한 만큼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전했다. 그립감이 상당히 우수했고, X 버전이었던 만큼 임펄스 트리거를 지원했다. 양쪽 조이스틱은 로그 엘라이 특유의 LED를 통해 포인트를 더했다.

로그 Xbox 엘라이 X의 스펙상 무게는 715g으로 스팀 덱 기본 모델의 669g보다는 분명 무겁다. 본 기자의 경우 스팀 덱은 누워서 들고 플레이시 오랜 기간을 플레이하기 어려웠는데, 장기간 들기에는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반면 로그 Xbox 엘라이 X는 컨트롤러 모양 손잡이로 무게중심이 분산되어 비교적 편안하고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었다. 수치상 무게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외에도 인상적인 요소는 Xbox 게임바 및 에이수스 시스템의 연계다. 로그 Xbox 엘라이 X는 기존 로그 엘라이와 달리 Xbox 버튼이 추가됐다. 좌상단에 위치한 Xbox 버튼을 누르면 Xbox 게임바가 열린다. 다만 해당 버튼이 스팀 빅픽쳐 모드와 연계되어 이를 수동으로 제어하지 않으면 누를 때마다 스팀이 켜지는 단점도 있다.

기능은 일반 PC판 Xbox 게임바와 동일하며, 코파일럿 AI 베타 기능이 더해진다. 이를 활용해 게임 플레이에서 조언을 구하는 등이 가능하다. 다만 게임바에 에이수스 기기 조정 시스템인 ‘아머리 크레이트’의 ‘커맨드 센터’ 기능이 통합된 점은 다소 불편했다. 여러 아머리 기능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기가 다소 불편해 이전처럼 커맨드 센터를 분리해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

에이수스 기기 조정 시스템인 아머리 크리에이트는 기기 성능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는 기존 기능을 대부분 지원한다. 수동 모드에서는 전력 출력을 각각 최대 SPL 35W, SPPT 45W, FPPT 55W까지 늘려 일종의 오버클럭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PC에서도 지원되는 Xbox 라이브러리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된다. 기존에 Xbox 라이브러리 기능을 사용해보지 않았다면 의외의 편의성에 놀랄 수 있다. Xbox 라이브러리는 기기에 설치된 모든 게임을 한번에 관리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요즘처럼 유비소프트 커넥트, 스팀, GOG, EA 앱, 에픽스토어 등으로 구매한 게임이 파편화된 환경에서 유용하다.

로그 Xbox 엘라이 X로 체험해본 게임은 '어바우드', '엘든 링', '리틀 나이트메어 3', '사이버펑크 2077', '실크송'이었다. 휴대용 게이밍 PC였던 만큼 전반적으로 작은 화면도 잘 어울리고 기기 스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리틀 나이트메어 3'나 '실크송'은 터보 성능 및 터보 모드에서도 잘 구현됐다.

다소 의외였던 점은 Xbox 퍼스트 파티인 옵시디언 스튜디오의 '어바우드'에서 60프레임 방어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적화 문제로 보이는데, 자동으로 정해지는 스펙보다 한 단계 더 낮은 그래픽 설정으로 조정이 필요했다. 리틀 나이트메어 3나 실크송,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 따로 손을 볼 필요 없이 게임이 원활하게 구동됐다.

엘든 링을 제외한 모든 게임에 진동 기능이 적용되어 역동적인 게임 감상이 가능한 점도 포인트다. 리틀 나이트메어 3의 경우 터보 모드에서 원활하게 구동됐으며, 약 2시간 30분 정도 플레이하니 배터리가 95%에서 10%로 감소했다.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 그래픽 중간 옵션, 레이 트레이싱을 끈 배터리 터보 모드에서 약 60프레임으로 구동됐다. 

다만 ‘엘든 링’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다. 프레임 자체는 정상적으로 나왔지만 터보에서는 5분, 오버클럭 상태에서는 20분 이상 플레이시 게임이 강제로 중단됐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호환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휴대용 게이밍 PC를 인식하지 못해 패드를 사용 중임에도 모든 단축키가 키보드로 안내 됐고, 캐릭터 이름 설정시 가상 키보드가 나오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모든 휴대용 게이밍 PC는 스팀 덱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스팀 덱은 스팀 전용으로 만들어진 만큼 자체적인 OS를 도입했고, 컴퓨터로서 기능 보다는 게이밍 자체에 집중했다. 반면 로그 Xbox 엘라이 X는 윈도우 11 기반인만큼, 컴퓨터로서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로그 Xbox 엘라이 X를 순수하게 게이밍 기기로서 활용한다면 단점은 윈도우 11에 자동으로 탑재되는 부가적인 프로그램과 윈도우 11 자체의 문제다. 로그 Xbox 엘라이 X 전용 윈도우 11 UI를 도입했다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기존 윈도우 11과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윈도우 11 기본 UI가 윈도우 10 대비 상당히 불편하다고 여기는데 이것이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이다.

반면 문서 작업 등 게이밍 이외 영역에서 휴대용 게이밍 PC를 활용하길 원할 경우 보편적인 윈도우 11 환경이 편하다. 물론 게이밍 휴대용 게이밍 PC로 PC 관련 작업을 할 일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스팀 OS가 최적화가 탁월하고 게이밍에 적합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윈도우 환경이 더 친숙한 것도 사실이다.

스팀 덱 대비 휴대용 게이밍 PC를 잡는 감각, 그립감은 더 좋다. 무게중심이 잘 잡혀있어 무게 대비 가볍게 느껴지며, 트랙패드가 없는 공간을 활용한다. 또한 임펄스 트리거 역시 잘 작동한다. Xbox 컨트롤러 대비 진동의 세기는 약하고 지원하는 게임이 많지는 않지만, 플레이에 있어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로그 Xbox 엘라이 X는 신형 휴대용 게이밍 PC를 구매하고자 하는 게이머에게는 고려할 만한 선택지 중 하나다. 비록 가격이 129만 9,000원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고, 커스텀 윈도우 11이 지닌 구조적인 문제나 호환성 등은 단점으로 다가온다. 대신 무게 중심이 잘 잡힌 점이나 임펄스 트리거, Xbox 게임바 등은 분명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