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결국 디아 2에도 밀린 디아블로 4

패스 오브 엑자일 2가 앞서해보기를 시작한 후, 핵앤슬래시 최강자에서 도전자로 밀려난 디아블로 4가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22일에 시즌 7이 시작됐으나 한 달 간 순위는 연이어 하락했고, 이번 주에는 21위까지 밀려나며 전작인 디아블로 2에도 추월당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 2와의 격차를 좁혀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되려 추진력이 약해진 셈이다.

시즌 초반이라 할 수 있는 한 달 만에 내림세가 이어지는 것은 디아블로 4가 기존에 보여줬던 흐름과도 정반대다. 지난 시즌 1부터 시즌 6까지 시작 후 한 달 간 디아블로 4의 추이를 살펴보면 시작과 함께 끌어올린 순위를 큰 하락 없이 유지하거나, 시즌이 열린 다음주에 되려 상승세를 타는 흐름을 보였다.

디아블로 4 시즌 7에 대한 평가 자체는 긍정적이다. 게임을 장기간 즐겨온 유저 다수가 역대 시즌 중 가장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게 파밍과 성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발매 후 2년 만에야 제작진이 유저들이 어떠한 재미를 원하는지 깨달은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빨라진 탓에, 여러 캐릭터를 키우며 빌드를 연구하는 유저 등을 제외하면 주어진 콘텐츠를 단기에 소모한 후 떠나는 유저도 많아졌다.

특히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패스 오브 엑자일 2라는 대체제가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빠른 콘텐츠 소모와 경쟁작의 등장이 맞물리며 디아블로 4에서는 새 시즌을 빠르게 즐기고 빠지는 흐름이 더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즌 7이 시작된 1월 22일부터 2월 18일까지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PC방 이용량, 포털 검색량, 개인방송 시청 수가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했다. 시즌 초부터 순위가 내려가고 있기에 당분간은 패스 오브 엑자일 2과의 승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아이온은 리니지 2 이후 신작 공백이 길었던 엔씨소프트를 구한 장본인으로 통한다. 출시 후 순위경쟁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2008년 11월 25일에 오픈한 후 그 해 연말까지 1위를 고수했고, 2009년에도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TOP 5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리고 2023년만해도 TOP 10을 유지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작년부터 10위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늘었고, 이번 주에는 2년 만에 최하위인 19위에 그쳤다.

긴 세월 동안 아이온이 가만히 정체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8년에는 부분유료화로 요금제를 전환하며 TOP 10에 복귀했고, 2020년에는 졍액제로 운영하는 클래식 서버를 열며 7위까지 역주행한 바 있다. 특히 클래식 서버의 경우 오픈 초기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으나, 과하게 낮다고 평가된 아이템 드랍률,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된 밸런스 패치 방향성 등 전반적인 운영 미흡이 문제로 떠오르며 동력을 잃었다. 아이온에 다시 한 번 날개를 달아줄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겨울 시즌에 경쟁적으로 콘텐츠를 선보이며 풀악셀을 밟았던 RPG 3대장이 동반하락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로스트아크가 다음 대결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고, 지난주보다 한 계단씩 하락한 6, 7, 8위를 기록했다. 그 사이에 전력을 유지하고 있던 서든어택이 세 게임을 제치고 3계단을 뛰어 간만에 TOP 5에 올랐다. 서든어택 입장에서는 어부지리를 취한 셈이다.

중위권에서는 지난 연말연시를 크게 뒤흔들었던 팰월드가 2주 연속 하락하며 이번 주에는 34위까지 밀려났다. 팰월드는 작년 12월 말에 신규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22계단을 단번에 뛰는 역주행에 성공했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PC방 이용량이 하락했는데,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된 콘텐츠가 소진되며 급격하게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다만 중요 시점에 역주행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여왔기에 다음 업데이트 시점에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