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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스타크래프트, 정말 블리자드가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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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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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폴 샘즈 “스타2 랜(LAN) 지원 안 하는 이유 있다”

‘스타크래프트2’의 발매일이 성큼 다가오긴 했나 봅니다.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를 들고 다시 한국 시장을 찾았습니다. 블리자드는 e스타즈 서울 행사를 통해 ‘스타크래프트2’ 대규모 공개 시연행사를 가졌습니다. 발매 전까지 게임에 대한 공개를 꺼리는 블리자드로서는 이례적인 일입니다.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정보가 하나 둘씩 공개되면서 그 모습에 대한 예상도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에서 랜(Lan)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게이머들 사이에 논란이 되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랜 기능을 살려내라’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죠. 전작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랜(Lan) 기능을 지원해 사설망을 통해 각종 대회 및 멀티플레이가 이루어졌습니다. 상대적으로 플레이까지 긴 시간과 절차가 필요한 배틀넷보다는 랜을 이용한 간단한 멀티플레이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익숙한 방식이었습니다.

블리자드가 밝히는 ‘스타크래프트2’에서 랜을 지원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불법복제 제품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 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시연행사를 위해 방한한 폴 샘즈 블리자드 부사장은 “랜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가장 큰 목적은 불법 복제 및 불법 서버를 막기 위함이다.” 라며 ‘스타크래프트2’에서 랜 지원 기능이 삭제 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폴 샘즈 부사장은 대신 “새로운 배틀넷을 통해 더욱 훌륭한 게임 플레이를 경험하게 할 계획이다. 새로운 배틀넷을 통해 랭킹도 볼 수 있고, 대전상대도 언제든지 검색할 수 있다.”며 배틀넷을 강화해 불편함이 없애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블리자드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이머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랜 기능이 사라지게 된다면 일단은, 게이머들이 그동안 자유롭게 누려왔던 멀티플레이는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대신 블리자드의 통제 하에 공인된 대전만이 존재하게 되겠죠. 하지만 자사의 제품을 스스로 관리하겠다는데 누가 불평을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유로 불평을 쏟아내는 게이머들을 향해 충고의 목소리를 날리는 게이머들도 적지 않습니다.

ID pjn8643는 “랜 플레이를 없애는 경우는 블리자드만이 아니다. 다른 게임들도 지금 랜플레이는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소프트웨어 회사에 있어서는 불법복제는 아주 민감한 사항이다. 블리자드 같은 경우 이 프로젝트 하나에 사활을 걸 정도로 투자와 공을 많이 들인 게임은 확실하다. 그런데 랜으로 인한 불법 복제가 활개를 친다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수익이 적게 들어오기 때문에 그것은 곧 위기로 발전 할 수 있다. 블리자드는 어디까지나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다. 그리고 그들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본다. 그것을 비난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본다.”며 블리자드를 변호했습니다.

하지만 불평을 넘어선 보다 구체적이고 심각한 우려도 보입니다.

ID 갑작의 난입

“스타2 랜 지원 안 하는 진짜 이유 두 가지. 첫째, 국내 e스포츠 시장에서 크게 한몫 잡겠다. 랜 플레이도 지원 안 하면, 당연 대회 진행 할 때 블리자드에게 해당 부분에 특화된 서비스를 요청할 수 밖에 없고 그럼 어쩔 수 없이 블리자드에 직접 이익을 배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 지금이야 뭐 그냥 우리끼리 대회 하는데 네가 뭐 해준 것 있냐는 식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이제 아예 대회 자체가 성립이 안 되니까.

둘째, 배틀넷 유료수익 모델 찾겠다. 정품 한번 사면 그걸로 완전 독립이 가능한 패키지 게임이었는데, 모양새는 패키지 게임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사실 자사 서버를 이용하지 않으면 아무 서비스를 못 받는 셈이니, 아주 비약적으로 말하면, 그냥 좀 튜토리얼이 아주 잘 짜여져 있는 온라인 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ID ukyman

“지금 현재 시디키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복제는 대처하고 있다. 진짜 블리자드가 랜 지원을 막은 것은 한국 e스포츠의 인프라가 탐나서 한 짓이다. (중략) 분명한 것은 블리자드의 서버관리 능력은 정말 10점 만점에 3점 될까 말까다. 그리고 우린 앞으로 스타시합에서 튕기기 멈추기 랙으로 인한 경기번복을 수없이 보게 될 것이다. 다 필요 없고, 게임 프로리그가 있는 대한민국 e스포츠 선수들 전용으로 따로 랜 지원 버전을 공급해주길 바란다. 난 랜으로 게임 할 일 없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그리고 블리자드가 한국에서 어렵게 구축해서 여기까지 이어온 게임 프로리그를 입도 안 닦고 쳐먹는 꼴은 절대 두고 볼 수 없다.”   

“자사제품을 스스로 통제, 관리한다.” 이 당연해 보이는 명제에 의심을 품어보면 그동안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 왔던 부분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 합니다. 특히 ‘e스포츠 인프라 거저먹기’ 같은 부분은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분명하게 보이죠. 실제로 블리자드는 이미 기존 이스포츠 협회나 방송국을 배제한 공인리그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출범시키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e스포츠라는 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상황이 블리자드로 하여금 ‘스타크래프트2’를 개발하게 한 동력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의 ‘스타크래프트’시리즈를 누가 만들었냐는 질문에 ‘블리자드’라고 쉽게 답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블리자드가 이 상황에 대해 ‘게임만 잘 만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우리가 만든 게임, 정당하게 비용을 받겠다는데 무슨 불평이냐`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만이자 오판입니다. ‘스타크래프트’는 과연 블리자드가 게임을 잘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토록 강한 콘텐츠가 되었을까요? 하나의 게임을 문화로 키워내기까지 블리자드 혼자만의 피와 땀이 들어갔나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게임이 문화가 되고 산업이 된 이상, 많은 이들의 노력을 쉽게 취하려는 행동을 시도하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습니다. 게이머들이 블리자드 게임에 정당한 대가를 치루는 만큼, 블리자드도 `스타크래프트` 그리고 e스포츠라는 문화를 일궈낸 시장에 보답을 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지적재산권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관련 업계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런 진심을 보인다면 랜 기능을 삭제하느냐 마느냐라는 지엽적인 논쟁은 일어날 필요도 없겠죠. 블리자드가 일방적인 관리. 통제보다는 한국 시장과 많이 소통하길 바랍니다. 현재 한국의 시민들은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참담함을 온몸으로 겪고 있습니다. 건드려도 물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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