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막을 올린 `대한항공 스타리그 16강`에서 김정우는 강세를 보인 저그전에서도 이스트로의 김성대를 상대로 패했다. 지난 시즌, 연패의 늪에서 탈출해 끝내 우승을 거머쥔 그도 `스타리그`의 가장 큰 징크스, 우승자 징크스(16강에 진출한 전 시즌 우승자는 첫 경기에서 반드시 패한다는 징크스)`를 당해내지 못한 것이다. 혹자는 김성대의 승리를 대세를 거스르는 `파란`이라 표현했으나, 이 `파란` 역시 우승자를 상대로 한 김성대의 치밀한 준비와 침착한 대응이 아니었다면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 지난 28일,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 2의 막이 열렸다
▲ 현장 곳곳에는 스타리그와 스폰서 대한항공을 상징하는 구조물 및 소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또한, 뒤이은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구성훈은 지난 조지명식 때 약속했던 대로 팬들이 팬까페를 통해 남긴 세리모니 중, 하나를 골라 바로 실행에 옮겼다. TCG, `유희왕`의 `함정 카드`를 이용한 세리모니는 현장을 방문한 관계자 및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 전, 구성훈은 기자실에서 노트북으로 세리모니에 사용할 음악을 찾는 등,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구성훈의 승리 뒤에 이어질 세리모니가 과연 무엇일지 기대된다.
김정우, 우승자 징크스의 벽은 역시 너무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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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에서 맞붙은 김성대(상)과 김정우(하)
불사조, 김정우도 우승자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스타리그의 개막을 알리는 1경기에 출전한 전 시즌 우승자 김정우와 김성대는 경기 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한 아슬아슬한 구도를 형성했다. 경기 시작 전, 관계자 및 팬들은 3종족 중 저그를 상대로 가장 출중한 실력을 선보이는 김정우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김성대는 침착한 대처 능력과 순간적인 판단력을 발휘하며 김정우를 격침시켰다. 김정우 역시, 수많은 우승자들이 경험한 `우승자 징크스`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이다.
12풀 앞마당 빌드를 선택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보인 두 선수는 레어 이후, 본격적인 공중전이 펼쳐진 다음부터 치열하게 맞붙기 시작했다. 공중 병력간의 싸움에서 먼저 이득을 본 쪽은 김정우다. 자신의 본진 근처에서 전투가 벌어져 뮤탈을 요격할 스커지를 상대보다 빠르게 충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김정우는 자신이 장악한 제공권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김성대의 진영으로 러쉬를 감행했다.
그러나 김성대는 김정우의 파상공세에도 당황하지 않고, 소수 저글링으로 김정우의 진영을 수차례 견제하며 공중 병력을 확보할 시간을 벌었다. 이러한 김성대의 판단은 적절하게 먹혀들어 김정우는 전투에 집중하지 못했다. 또한 견제로 인해 드론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며 자원 확보에도 문제가 생겼다. 김성대는 상대가 정신이 없는 틈을 노려 충분한 양의 공중 병력을 모아 자신의 진영을 공격하는 김정우의 공중 병력을 제압한 뒤, 곧바로 상대 진영을 공략했다. 김정우는 마지막 남은 저글링들을 러쉬에 동원하는 끈질김을 보였으나 결국, 공중 병력에 의한 피해를 견뎌내지 못하고 GG를 선언했다.
구성훈, 나의 함정 카드는 아무도 피해가지 못한다!
▲ 센스가 넘치는 세리모니가 인상적이었던 3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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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대진은 구성훈(상) VS 박재혁(하)
승리를 거둔 구성훈의 세리머니가 인상적인
경기였다
2경기에 출전한 구성훈은 하이브 체제를 포기한 박재혁의 파상공세를 철저하게 막는 방어력을 선보였다. 3해처리 이후, 더 이상의 가스 자원을 확보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대의 의도를 적절하게 읽은 것이다. 짜릿한 승리를 경험한 구성훈은 지난 조지명식 때의 약속대로 팬들이 보내준 아이디어 중 하나를 골라 현장에서 세리모니 퍼포먼스를 펼쳤다. `유희왕`의 `함정카드`를 이용한 세리모니에는 "상대를 완벽하게 속이는 `낚시성 플레이`로 승리를 거둔다"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구성훈은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조지명식 이후 팬까페의 회원수가 2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성훈을 상대한 박재혁의 전략은 하이브 체제를 포기하고 레어 단계에서 파상공세를 펼쳐 테란과 소모전을 펼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를 일찍 알아챈 구성훈은 초반에 상대 앞마당 견제에 나선 병력들을 모두 잃자, 바로 본진에 벙커와 터렛을 확보해 철저한 방어 테세를 갖췄다. 실제로 구성훈의 앞마당과 본진 공격에 나선 박재혁의 저글링과 뮤탈은 거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박재혁은 6시 멀티를 확보하는 동시에 러커 다수를 생산해 테란의 공격을 저지할 만발의 준비를 갖췄다.
안정적인 방어 플레이 이후, 탱크 3기와 배슬 1기를 확보한 구성훈은 다수의 바이오닉 병력과 함께 박재혁의 앞마당 근처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초반 진출 병력은 러커와 뮤탈을 동시에 활용한 박재혁의 훌륭한 방어로 모두 괴멸되었다. 그러나 박재혁은 재차 진출한 상대 병력과의 싸움에서 대패하며 승기를 완전히 구성훈에게 내주고 말았다. 결국 박재혁은 모든 방어 병력을 잃자 경기를 포기했다.
신동원, 불같은 연기력으로 승리를 거머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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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는 신동원(상)과 박세정(하)의 대결
이윽고 펼쳐진 3경기에서 신동원은 박세정을 상대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이러한 승리 뒤에는 신동원의 `불같은 연기력`이 숨어 있었다. 2프로브 1질럿, 1드라군으로 견고하게 막힌 상대의 본진 입구를 뚫기 위해 저글링을 잠시 뒤로 돌려 상대의 방심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세정은 이러한 신동원의 움직임에 속아 입구를 개방했고, 신동원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 들어 상대의 결정적인 전략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박세정의 전략은 다소 모험적인 수가 강했다. 보통 중후반을 도모하는 더블넥서스 빌드가 정석이 된 상황에서, 멀티 없이 빠르게 리버를 확보해 한 방에 승부를 내려는 필살기성 전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동원은 이러한 박세정의 전략을 다수의 저글링을 난입시켜 로보틱스의 건설 여부를 확인해, 모두 파악해버렸다. 난입 플레이로 실제로 입은 유닛/자원 피해는 적었으나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만 박세정은 이후에도 불리하게 경기를 이끌어갈 수밖에 없었다.
박세정은 전략이 들킨 직후, 질럿과 드라군으로 바로 신동원의 앞마당을 압박하며 자신의 불리함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신동원은 다수의 저글링으로 별다른 피해 없이 막아낸 뒤, 도리어 박세정의 본진을 공략해 심각한 프로브 피해를 안겼다. 빠른 테크를 타는 1게이트 빌드의 특성상, 초반 병력이 다소 적은 상대의 약점을 제대로 노린 것이다. 때문에 박세정은 자신의 히든 카드 `셔틀리버`를 결국 방어에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마지막 러쉬에 나선 셔틀리버가 신동원의 히드라에게 발각되어 공중에서 파괴되자 GG를 선언했다.
최강 견제, 정명훈도 울고간 송병구의 캐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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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인상적인 `비상-드림라이너`
정명훈은 캐리어를
사용하기 좋은 지형 때문에 경기 전 난색을 표했다
▲ 견제의 정명훈(상)과 캐리어의 달인 송병구(하)의 마지막 경기는 이목을 집중시켰다
▲ 경기의 승자만 누릴 수 있는 영광의 `포토타임`
사실 이 날, 가장 많은 기대를 모은 경기는 송병구와 정명훈이 맞붙는 4경기였다. 두 선수 모두 상대 종족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누가 이길 지, 승자를 쉽사리 점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명훈은 경기 전, 4경기의 맵 `비상-드림라이너`가 자신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고 밝히며 난색을 표했다. 그 이유는 상대하는 선수가 `캐리어의 달인`, 송병구였기 때문이다. 정명훈은 `비상-드림라이너`의 `캐리어`를 사용하기 좋은 지형 구조가 송병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이러한 정명훈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송병구는 캐리어와 지상병력을 둘로 나눠 동시에 상대를 공략하는 능수능란한 전술로 승리를 따냈다. 송병구가 원하는 숫자의 캐리어를 모으지 못하도록 방해한 정명훈의 전략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그는 확보한 지상 병력을 맵의 중앙까지 미리 끌고 내려와 센터를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의 수중 안에 넣었다. 또한 센터 조이기 라인과 본진에 캐리어의 공세를 막기 위한 다수의 터렛과 벙커를 건설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의 장기인 `벌쳐 견제`를 통해 송병구의 9시 멀티를 괴멸시키며 캐리어 생산을 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그러나 송병구의 캐리어 운용 능력은 이러한 정명훈의 대처 플레이를 모두 격파했다. 우선 상대의 9시 멀티 견제를 예상이라도 한 듯, 섬멀티를 미리 확보해 캐리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또한 지상병력과 캐리어를 각각 상대의 12시 멀티와 본진을 동시에 공략해 정명훈이 어느 한 곳의 방어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흔들었다. 결국 병력 대신 터렛으로 방어 중이던 정명훈의 본진이 캐리어의 집중적인 견제에 함락되며 승기는 송병구의 손에 들어갔다.
캐리어의 공격으로 인해 팩토리 지역을 장악당한 정명훈은 뒤늦게 12시 멀티에 스타포트를 건설하며 클로킹 레이스를 확보하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송병구는 그 동안 모은 지상병력과 캐리어로 12시 지역을 정리하며 승리를 거머줬다. 상대 정명훈이 스캔을 통해 파악하기 좋은 위치에 대담하게 스타게이트를 건설한 송병구의 자신감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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