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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정규 1위 우승 불가 징크스...우리가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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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40도, 더위를 녹여버린 광안리 대첩!
KT, 황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준우승 징크스 깨다!

지난 6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진행된 `생각대로 T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의 결승전이 개최되었다. 정규 시즌 1위로 진출한 STX는 출중한 실력을 보유한 선수들을 바탕으로 KT를 3:0으로 제압했다. `스페셜포스` 리그의 `정규 시즌 1위는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STX는 실력으로 깨버린 것이다.

그러나 KT 역시 매 세트에서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승부를 한 치 앞도 예상하지 못하도록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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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스포츠의 성지, 부산 광안리!
올해 여름에도 어김없이 이곳에서 프로리그 결승전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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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끼고 있는 결승전 현장은 밤이 되자 꽤 선선해 경기를 즐기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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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전 행사에는 간미연이, 결승 직후에는 유키스가 출연해 결승전을 빛냈다

창단 후, 첫 우승을 경험한 STX는 시상식 내내 기뻐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주장을 맡고 있는 `김지훈`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한 성과를 우승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원한 밤바다를 무대에 울려퍼진 치열한 총성! 스타크래프트 리그와는 또 다른 보는 재미가 살아있는 `스페셜포스`의 결승전 현장을 지금부터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부산은 세계적인 e스포츠 메카!   

원래 결승전 시작 시간은 오후 6시였다. 그러나 체감 온도가 40도에 다다른 폭염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 시간 가량 시작 시간을 늦추었다. 다행히, 해가 기울며 해안가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된 7시 이후에는 선선한 가운데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매년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광안리 결승전은 프로게이머 선수단이라면 한 번쯤은 꼭 정복해야 할 성지로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양 종목의 결승전을 이틀에 거쳐 동시에 진행하고, 이를 국내 `e스포츠`의 축제의 장으로 구성한 것이 이번 `2010 부산 e스포츠 페스티벌`이다. 결승전 직전 진행된 개막식을 통해서 각 관계자들이 얼마나 `부산`이 갖는 상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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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e스포츠의 국제적 성장을 기대한 허원재 의원

우선 한나라당의 허원재 의원은 "부산은 앞으로 국제적인 e스포츠 메카로 성장할 것이다. 수많은 외국 선수들이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에 방문할 것이며, 많은 관광객들 역시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부산으로 찾아오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 e스포츠는 종목 개발과 선수 양성에 있어서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e스포츠의 경쟁력을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철형 부산광역시 문화체육관광국장 역시 "e스포츠 패스티벌을 광안리에서 개최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e스포츠의 젊고 힘찬 분위기는 역동적인 시민들과 열정적인 바다가 어우러진 부산의 이미지와 매우 잘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앞으로도 e스포츠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 이미지를 가꿔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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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고 굵은 개회사가 인상적이었던 조기행 회장

마지막으로 KeSPA의 조기행 회장은 "관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보며 광안리야 말로 국내 e스포츠의 상징적인 장소라 생각했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명경기와 팬들의 환희의 결합이 최고의 e스포츠 대회를 만들어낸 것 같다. 오늘 결승전을 통해서도 앞으로 길이 남을 새로운 역사가 탄생하기를 바란다."라며 부산 e스포츠 페스티벌의 개최를 알렸다.

미세한 틈을 뚫는 날카로운 개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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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에 새긴 `승리`라는 문구가 인상적인 S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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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종목 동시 우승을 노린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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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우승 트로피는 어느 팀의 손에?

3: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한 STX,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1세트와 3세트에서는 전/후반전을 모두 치른 상황에서도 승부가 갈리지 않아 연장전까지 진행되는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었다.

이러한 난전 상황에서 STX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중요한 라운드마다 보이는 상대방의 빈틈을 정확하게 노린 순간 판단력이다. 특히 오늘 MVP를 차지한 주장 김지훈은 1세트 연장전에서 상대 3명을 쓰러뜨리는 활약을 하며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또한 팀에게 승기를 안긴 2세트에서는 무려 16킬을 기록하며 경기를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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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월한 경기력으로 결승 MVP를 차지한 김지훈

1세트는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아 KT보다 충분한 연습 시간을 확보한 STX의 준비성이 돋보였다. 특히 전반전에서 `수비` 진영을 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무쌍한 전술을 사용해 상대를 혼란에 빠뜨린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여기에 STX 선수 각자가 지닌 화려한 개인기 능력은 `연장전` 등, 중요한 라운드에서 놓치지 않고 점수를 따냈다.

그러나 KT 역시 쉽사리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몸이 풀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린 `슬로우 스터터` 김찬수가 초반 라운드부터 다수의 킬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STX, 어려울수록 발휘되는 순간 판단력이 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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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오를 다지는 양 팀...승리의 여신은 이 중, STX 팀에게만 미소를 보냈다

`벙커버스터`에서 펼쳐진 2세트에서 KT는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만 했다. 다음 맵이 STX가 8전 전승을 기록한 `데저드 캠프`였기 때문에 여기서 부족한 포인트를 만회하지 못하면 기세를 뒤집을 기회를 잡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KT는 김찬수를 빼고 팀의 정신적 지주인 `정훈`을 투입하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STX 역시 주장 김지훈이 스나이퍼에서 돌격병으로 병과를 전환하며 총력을 기울일 채비를 갖췄다.

STX는 특히 공격을 담당한 전반전에서 상대보다 많은 라운드를 따며 우위를 점했다. 특히 전반전 마지막 라운드였던 7라운드에서 STX의 박귀빈의 활약이 돋보였다. 박귀빈은 초반에 많은 대미지를 입어 체력이 7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 선수 3명을 쓰러뜨렸다. 다소 불리한 라운드를 박귀빈의 활약으로 승리로 이끈 STX는 그 기세를 몰아 8:5로 빠르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반면 KT는 전반전 초반에는 STX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과시했으나 팀의 백업 라인의 균형이 무너졌다. 특히 온승재가 8킬을 기록하며 분전하는 가운데 후방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김청훈이 자신의 위치를 놓치는 등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1킬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마지막 3세트, 8전 전승을 기록한 데저트 캠프에서 마지막 대결에 나선 STX는 깔끔하게 승리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STX는 자신들이 다소 유리한 맵인데도 불구하고 공격에 나선 전반전에서 KT에게 한 라운드 뒤졌다.

그러나 후반전에서 외각 압박을 중심으로 한 아웃사이드 포지션을 유지한 KT의 빈틈을 정확하게 찔러 들어갔다. 특히 13라운드에서 KT가 외각에 자리를 잡고 STX 선수들을 포위할 태세를 갖춘 틈을 노려 빠르게 맵 좌측을 뚫고 시한폭탄을 설치한 전술은 상대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 STX는 이 라운드의 승리로 상대보다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이후 KT는 다음 라운드에서 승리해 승부를 연장전까지 이어갔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박귀빈, 나를 광안리의 사나이라 불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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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인 스코어로 KT를 제압한 S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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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승 직후, 탈취한(?) 트로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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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백 코치에게 바쳤다

STX의 박귀빈은 이번 결승전을 통해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작년 여름, 이스트로 소속으로 결승전에 참여한 박귀빈은 당시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STX가 팀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영입된 박귀빈은 다시 한 번 결승에 올라 2연속 광안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이스트로 소속 시 결승전에 올라 상대한 팀이 이번 경기에서 맞붙은 KT였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따라서 박귀빈은 `광안리`에서 `KT`를 상대로 `2년` 연속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선수로 기록되었다. 당시 이스트로에게 당한 패배를 약으로 삼아 이번 시즌 우승을 노린 KT는 팀의 `준우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스페셜포스 종목 최초 공동 우승 타이틀을 이루겠다는 목표 역시 다음으로 미뤄졌다.

이번 결승전에서 맹활약한 STX의 주장 김지훈은 결승전 MVP로 선정되었다. 김지훈은 인터뷰를 통해 "이미 우승을 예상하고 왔다. 평소 팀원들끼리 화합이 잘 되었던 점이 우승의 비결인 것 같다."며 우승을 자축했다. 김지훈은 이번 결승전에서 자신이 당연히 MVP로 선정될 것이라 예감했다며 우승을 차지한 기쁨을 즐기는 여유를 보였다.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일궈낸 STX의 조규백 코치는 "사실 우승애 집중해 이후 인터뷰 때 할 말은 생각해오지 못했다. 일단 늦은 시간까지 응원을 와준 팬 여러분 및 STX 클랜원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원래 팀 내 스타크래프트 종목 선수들을 육성하던 조규백 코치는 "처음에 스페셜포스를 맡았을 때는 게임을 잘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사무국이 믿고 맡겨 주셔서 운이 좋게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그간 활동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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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우승 징크스를 깨지 못한 KT
필자는 아 순간, 괜히 황신이 떠올랐다

한편 준우승을 차지한 KT는 인터뷰 내내 우울한 분위기를 떨쳐내지 못했다. KT의 이지훈 감독은 "출중한 경기력으로 멋진 경기 해준 STX의 우승을 축하한다."며 상대 팀의 우승을 먼저 축하했다. 그 후 그는 "이번 결승전을 통해 큰 무대에 대한 중압감을 떨치지 어려워한다는 등 또 다른 문제점을 발견했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이번 결승전을 토대로 다음에는 반드시 우승을 거두겠다."며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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