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뭐야? 그거 무슨 게임이야?”
때는 지난 3월. CJ인터넷의 남궁훈 대표가 한 말이다. 당시 CJ인터넷 직원들은 자회사인 씨드나인이 보내준 ‘문제의 신작’을 처음 플레이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남궁 대표가 모니터 화면을 보고 한순간 푹 빠져버린 것. 급기야 남궁 대표는 직원들을 밀어내고 10여 분 정도 플레이를 하다가 “당장 내 PC에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그의 마음까지 확 잡아버린 이 신작의 정체는 대체 무엇이기에? 일단 영상부터 확인하고 보자.
오락실에서 잠자던 ‘마계촌’ 온라인으로 다시 태어나다!
당신이 만약 7080세대라면 ‘마계촌’을 충분히 기억할 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아서경이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마계촌에 잠입해 다양한 모험을 겪는 바로 그 액션 게임을 말이다. 극악의 난이도 속에서 사정없이 창을 던지고, 갑옷이 빠개져 알몸이 돼서도 끝까지 정신력을 흩트리지 않았던 바로 그 게임이 온라인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바로 ‘마계촌 온라인’이다.
CJ인터넷은 오늘(9일) 상암동 본사에서 신작 발표회를 열고 ‘마계촌 온라인’의 정보를 최초 공개했다. ‘마계촌 온라인’은 원작의 개발사인 캡콤과 ‘알투비트’의 개발사이자 올해 초 CJ인터넷에 인수합병 된 씨드나인이 협력해 완성시킨 3D 횡스크롤 액션게임이다.
▲ CJ인터넷이 서비스하고, 씨드나인/캡콤이 공동 개발한 `마계촌 온라인`
남궁 대표는 이 자리에서 “CJ인터넷이 지난 3월 씨드나인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작이다. 업체와 퍼블리셔의 관계가 아닌 한 회사로써 선보이는 것이니 즐겁게 봐주시고, 건승을 빌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씨드나인은 ‘마계촌’의 온라인화를 꿈꾸고 지난 06년 7월에 캡콤과 IP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로 간 이해관계를 좁히지 못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개발 결과물이 속속 공개되면서 서로 간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캡콤의 나카고니 히로유키 프로듀서는 “개발 초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다. 후에 씨드나인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부터는 큰 문제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진출은 이미 생각하고 있었기에 IP 문제를 엄격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CJ인터넷 남궁 훈 대표 |
원작 ‘마계촌’의 느낌은 최대한 이어나갈 것
‘마계촌 온라인’은 3D 횡스크롤을 표방하는 인스턴스 던전 방식의 MORPG다. 개발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액션성과 타격감이다. 씨드나인은 액션성을 강조하기 위해 파티 플레이 위주로 게임을 설계했으며, 손맛 있는 타격감을 구현하기 위해 3D 사이드뷰를 도입시키는 등 할 수 있는 건 전부 쏟아 부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마계촌 온라인’에서는 최대 4명까지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며, 모두 함께 했을 때 한 명이 길을 열어주고 나머지가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식의 파티플레이 전용 레벨 디자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에서도 시각적, 청각적 효과 외에 다양한 함정이나 퍼즐 요소를 내재해 액션성과 타격감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씨드나인의 김 건 대표는 “콘솔에 버금가는 액션을 선보여 유사 장르에서 독보적인 하이 퀄리티 제공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2인 파티 플레이 스크린샷
원작의 세계관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대로 계승된다. 공주를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캐릭터 특유의 과장된 몸짓까지 그대로 가져와 누가 봐도 “어, 이거 마계촌인데?”라는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 대표적인 예로 전투를 벌이다 체력이 모두 소모되면 캐릭터의 갑옷이 모두 빠개져 알몸이 되며, 좀비가 튀어나오는 으스스한 ‘묘지’나 ‘숲’도 그대로 재현된다. 알몸인 아서경의 흰 바탕에 붉은색 땡땡이 무늬 속옷도 결코 잊지 않았다. 원작의 유머러스한 부분까지 모드 살리겠다는 의도다.
캐릭터 부분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있다. 창을 던지는 아서경이 근접에서 칼질하는 검사 형태로 재설계됐다. 그대로 가기엔 캐릭터의 다양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 대신 아쳐라는 신규 캐릭터를 도입해 기존 아서경과 비슷한 패턴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했다. 발표회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포스터를 보면 마법 캐릭터의 존재도 확인할 수 있다.
▲ 원작 고유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 캐릭터 선택 및 커스터마이징, 후에 마법사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던전과 몬스터는 온라인 버전에 맞게 설계됐다. 던전은 숲, 무덤, 유령선이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고, 각 테마는 또 여러 스테이지(던전)로 나눠진다. 테마는 모두 난이도가 다르다. 등장하는 몬스터는 지스타 시연용 버전을 기준으로 약 40여종이며, 개체 하나하나가 모두 고유의 액션과 리액션을 가지고 있는 형태로 구현될 예정이다.
조작과 기본적인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씨드나인의 황선우 실장은 “마계촌 특유의 극악 난이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그 결과 플레이 자체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잡았고, 고급 유저들에게는 정확한 2단 점프를 해야만 먹을 수 있는 아이템을 맵에 배치하는 식의 또 다른 이점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씨드나인 측은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에도 자신 있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김 건 대표는 “우리가 마계촌 온라인을 3D로 개발한 이유는 2D보다 더 빨리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테이지 등의 콘텐츠 제작 단계가 모두 공정화 되어 있기 때문에 추후 콘텐츠 공급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 가장 어려운 난이도로 설계된 `유령선`
▲ 화려한 액션으로 위에서 아래로 찍어 내릴 수도 있다
▲ 다양한 보스 몬스터도 준비돼 있다
첫 공개는 지스타서, OBT는 완성도 더 높인 후에
‘마계촌 온라인’은 오는 18일 개최되는 지스타서 처음으로 대중들 앞에 공개된다. CJ인터넷은 자사 부스에 약 30여대의 시연대를 마련해 방문자들이 직접 플레이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씨드나인도 ‘앉기만 하면 바로 플레이가 가능한’ 빌드를 현재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지스타 공개 이후 ‘마계촌 온라인’은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더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콘셉과 비주얼의 완성도는 높지만 내부적으로 더 다져야 할 것이 더 많다는 이유다. 실제로 CJ인터넷의 한 관계자는 “마계촌 온라인에 대한 회사의 신뢰가 매우 높아 오픈 시기를 독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완성도를 최대한 높여 양측이 모두 만족할 때가 되면 오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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