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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주인공! 최초 공개된 ‘파이어폴’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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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담회에서 공개된 `파이어폴` 소개 영상(게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게임일까?”

레드5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웹젠이 투자한 온라인 액션 슈팅(MMOFPS) ‘파이어폴’이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레드5스튜디오의 한국 지사인 레드5코리아는 오늘(22일) 코엑스 프레스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파이어폴’의 첫 시연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레드5스튜디오의 부사장이자 프로듀서인 제임스 맥컬리가 직접 방문해 게임을 소개했죠.

사실 오늘 기자간담회는 그간 업계에서 논란이 되곤 했습니다. 몇 년 동안 ‘파이어폴’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웹젠이 레드5스튜디와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사이, 레드5코리아가 단독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파이어폴’의 국내 서비스 판권은 웹젠이 가지고 있습니다. 레드5코리아에서 행사를 단독으로 진행하자 잡음이 있었던 이유죠.

 

레드5코리아의 이우영 지사장은 이 사실을 염두에 둔 듯 간담회가 시작하기 전 인사말을 통해 “지금까지 파이어폴에 대한 여러 정보가 나오긴 했지만, 정작 어떤 게임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된 적이 없는 거 같다”고 강조하면서, “다른 부분은 제쳐두더라도 오늘은 일단 파이어폴이 어떤 게임인지 경험해 보시라”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해 행사의 목적은 ‘파이어폴’의 체험이니 웹젠과의 관계나 그간 잡음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는 일종의 암시였죠.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위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 아닌, ‘파이어폴’ 자체의 대한 내용 위주로 구성되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레드5스튜디오는 오는 28일 시작되는 ‘차이나조이’에서 다시 한번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고 하니, 이때 이야기가 나오면 꼭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기자체험행사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파이어폴 이렇게 만들어졌다

“레드5스튜디오에는 해외 각지에서 선출된 개발자가 많습니다. 그 이유요? 우리의 비전은 전 세계 게이머들을 위한 흥미로운 게임을 만들자는 데 있습니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각지 사정을 잘 꿰뚫고 있는 인력을 수용하게 된 거죠.”

체험 행사가 시작되기 전 제임스 맥컬리 부사장이 레드5스튜디오의 소개를 하며 언급한 말입니다. 그는 특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바로 게임소개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파이어폴’의 개발기간은 약 5년 반 정도입니다. 꽤나 긴 기간인데요, 이는 게임엔진을 개량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기반이 된 엔진은 오프셋 엔진인데요, MMOFPS의 환경에 맞도록 완전히 개량했기 때문에 자체엔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오프셋 엔진은 독일의 개발자 3명이 만든 엔진으로, 지난 08년 인텔에 인수됐으나 그들이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레드5스튜디오와 함께 하게 됐습니다.

▲ 레드5스튜디오 제임스 맥컬리 부사장 겸 프로듀서

그럼 이 엔진으로 제작된 게임 월드는 어떤 모습일까요? ‘파이어폴’은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하이퍼 FPS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세계관 콘셉도 지구가 멸망한 이후 24세기에 살아남은 인류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 모험하고, 악의 추종자로 무조건 학살을 일삼는 ‘츄즌(Chosen)’ 무리에 맞서 생존하는 그런 스토리로 구성되죠.

그러나 종말 이후의 세계관이라고 해서 월드가 아주 음침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밝고 아름다운 모습이죠. 푸른 하늘과 바다는 물론 밤이 되면 무수히 많은 별들도 반짝이고, 해안가에서는 아름다운 산호초까지 볼 수 있습니다. 암울한 시기이긴 하나 분위기는 절망적이지 않게 해둔 거죠.

이렇게 생성된 월드에서 플레이어는 여러 액션을 취하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일단 ‘오픈월드’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데요, 이는 일반 MMORPG의 월드처럼 플레이어가 마음껏 돌아다니며 게임 내 구현된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자원채취가 특히 중요합니다. 자원이란 일반 게임의 화폐와 같은 개념으로 이를 구해야만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강화하는 등 소비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스타크래프트’처럼 미네랄과 가스를 채취해야 발전이 가능한 형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원채취는 그 콘셉이 재밌습니다. 자원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덤프가 필요한데, 이를 가져와 설치하면 적 플레이어나 몬스터들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당연히 여러 전투가 벌어지겠죠. 바로 이 상황을 묘사한 다양한 미션이나 퀘스트가 존재한다고 하네요. 시작 부분에서는 자원 채취가 오픈월드의 가장 큰 목적이지만, 추후에는 츄즌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고 밝혀지지 않은 영토를 차근차근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된다고 합니다.

전체적인 월드의 구성을 보면 왠지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떠오릅니다. 분명 한 여자의 슬픈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예쁜 연출로 받아들이는 느낌을 바꿔 미학을 만들어낸 그런 형태. ‘파이어폴’도 아마 이런 느낌을 기반에 두지 않았나 싶습니다.

▲ 밤이 되면 월드는 더 아름답게 바뀐다

다음은 슈팅의 전투 요소입니다. FPS의 묘미라면 역시 플레이어와 플레이어가 붙는 대전일 텐데요, ‘파이어폴’도 관련 콘텐츠가 있습니다. 대신 아직까지는 오픈월드에서 막 싸우는 형태보다는 일반 FPS 게임처럼 룸을 만들고 상대와 겨루는 그런 형태로 흘러가죠. 오늘 공개된 빌드에 마련된 맵도 대전을 위해 만든 맵 중 하나였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신나는 전투’가 그 목적이긴 하나 추후 e스포츠 쪽으로도 집중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하네요.

대전을 살려줄 부가 콘텐츠로는 역시 캐릭터에 있습니다. 우선 ‘파이어폴’은 개인의 역량보다는 팀 기반 전투를 목적으로 합니다. 이를 위해 클래스(배틀 프레임)가 구분돼 있는데요, 오늘 공개된 빌드에서는 공격에 능한 어썰트, 원거리 저격수 리콘, 그리고 아군을 치유하고 부활하는 메딕만 공개됐습니다. 클래스는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5종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클래스가 구분돼 전투는 서로 협동하는 구조로 흘러가게 됩니다. 만약 10명이라면 어떻게 클래스를 조합하느냐에 따라 전투 방식이나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는 그런 형태죠. 소수가 아닌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때 클래스의 조합은 더 중요하게 되겠네요.

▲ 아군을 치유하고 있는 메딕의 힐링건

또 하나 변수는 커스터마이징입니다. ‘파이어폴’은 육성의 자유도를 높인다는 목적 하에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디테일하게 설계해 두었다고 하는데요,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건 장비입니다. 캐릭터 정보를 보면 장비는 여러 파츠로 분류되는데, 어떤 능력치의 장비를 착용하느냐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게 됩니다. 근접 공격에 능한 클래스라도 장비를 바꿔차면 후방에서 다른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플레이할 수도 있다는 거죠. 제임스 맥컬리 부사장이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보아 비중이 큰 콘텐츠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파이어폴’은 국내 온라인 게임처럼 홈페이지에서 클라이언트를 다운 받고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즉, 비즈니스 모델이 부분 유료화인 셈이죠. 제임스 맥컬리 부사장은 밸런스를 염두에 둔 듯, 아이템 구매 유무에 따라 플레이어간 격차가 벌어지는 일은 거의 없을 거라고 단언했습니다. “균형은 맞추되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게 유도할 것”이라고.

전체적으로 정리를 해볼까요? 여러분은 위 내용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기자의 경우 자꾸 ‘헉슬리’가 떠올랐습니다. 기본적인 콘셉이나 방향, 추구하는 목표가 너무 흡사했기 때문이지요. 몇 년 전 ‘헉슬리’ 기자간담회 당시 설명을 다시 듣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웹젠 내에서 ‘헉슬리’와 ‘파이어폴’은 서로 내부 경쟁작이었다고 합니다. 비슷한 게임 두 종에 모두 투자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게임 플레이의 느낌 자체도 ‘헉슬리’와 ‘파이어폴’은 서로 비슷할까요? 약 20분 정도 체험을 해봤습니다.

▲ 웹젠의 MMOFPS `헉슬리`


아직 많이 부족한데, 완성버전은 기대돼

* 이번 체험 버전에서는 5:5 대전만 가능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첫인상은 역시 깔끔합니다. 비주얼이 세련돼 보이는 게 유난히 돋보이죠.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처리돼 친근한 느낌이 들고, 배경을 비롯한 기타 주변 구성요소는 모두 리얼리티하게 구현된 것이 되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질감이 든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비주얼 자체만을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살짝 ‘보더랜드’같은 느낌도 있었죠.

가장 중요한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게임 특성상 부스터를 통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등 밀리터리 FPS에 비해 더 많은 움직임이 보이는데요, 특별히 걸리적 거리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아마 레드5스튜디오도 이 완성도를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겠죠.

▲ 그래픽 퀄리티나 움직임은 참 만족스럽다

시점의 경우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르면 1인칭이 됐다가 3인칭이 되기도 합니다. 입맛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죠. 뭐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시야확보가 더 쉬운 3인칭이 훨씬 유리해 보였습니다. 굳이 시점을 나눌 필요는 없어 보였어요. ‘헉슬리’의 경우 PvE 모드에서만 3인칭 시점이 가능했는데요, 이런 형태로 바뀔 가능성도 있겠죠.

전투 자체에 대한 완성도는 아직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특히 타격과 피격 부분이 크게 돋보이지 않아 감흥이 없었죠. 밋밋했다고 하면 될까요? 원래 하이퍼 FPS가 리얼리티한 타격감은 구현하기 힘들지만, 통쾌함으로 승부할 수는 있잖아요. 아쉽게도 ‘파이어폴’은 전투에 돌입하기 전까지 전체적인 속도감이 조금 느리게 느껴지고, 가슴이 뻥 뚫릴 정도의 임팩트 역시 부족해 보였습니다.

무기의 종류도 아직 공개가 덜 된 것이겠지만 하이퍼 FPS류 치고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피해량 자체도 크지 않을뿐더러 `주력 공격수단`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무기보다는 스킬의 활용도가 더 중요하게 보였어요. 하드코어한 맛을 버려내기 위한 기획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킬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는 그런 잔상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전투가 무작정 ‘재미없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오늘 경험한 전투는 5:5로 맞붙는 소규모 대전이었는데요, 개인 혹은 적은 인원이 맞붙으면 확실히 위에 언급한 내용이 아쉽게 느껴졌으나 그 수가 많아지니 느낌이 확 달라지더군요. 실제로 체험을 하다 아군 4명 적군 4명이 모두 모여 혼전을 벌인 적이 있는데요, 순간 몰입이 대단했습니다. 저절로 드는 생각이 “인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재밌겠다”였죠. 그래서 실망만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제대로` 해본 것이 아니니까요.

▲ 완성됐을 시 전투의 모습은 솔직히 기대된다

추가로 캐릭터 사망 시에는 20초 정도 빈사상태가 유지됩니다(물론 이 상태에서 더 피해를 입거나 상대 플레이어에게 처형을 당하면 바로 사망). 여기서 아군에게 도움을 받거나 메딕의 스킬을 통해 부활할 수 있죠. 그러나 주변에 아군이 없으면 한 없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빈사상태를 없앨 수 있는 그런 기능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슬쩍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네, 저 급하디 급한 토종 한국남자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피아식별은 확실합니다. 빨강과 블루 톤으로 팀 색깔을 구분돼 드넓은 월드에서도 정확히 적군과 아군의 존재를 분별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누군가 나에게 피해를 줄 경우 해당 플레이어의 몸 주위에 이펙트가 발산됩니다. 어디 위치하는 지 금방 찾아낼 수 있죠. 때문에 어디서 죽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괜찮았어요.

▲ Q/A 타임에도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오갔다


국내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는 게임?

앞서 ‘헉슬리’를 언급했던 만큼, 두 게임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공통점이 많습니다. 그런 현재 빌드로 봐서는 비공개 테스트 당시 ‘헉슬리’가 전투는 더 나아 보입니다. 그러나 ‘헉슬리’의 경우에도 전투 자체는 재밌지만 캐릭터 성장 요소나 아이템 강화, 그리고 PvE 콘텐츠가 내재되면서 장르의 명확한 의미가 확립되지 못했습니다. 재밌으라고 내놓은 콘텐츠가 오히려 ‘전투’의 저해요소로 작용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게 된 거죠.

‘파이어폴’의 경우에도 대전, 오픈월드에서 대다수 전투, 차량을 통한 박진감 넘치는 전투, 세계관에 걸 맞는 미션과 퀘스트(PvE), 아이템 활용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고 합니다. 물론 상상해보면 가슴이 벅차오르며 기대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이 모든 게 눈앞에 펼쳐지면 어떤 상황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남들보다 앞서 나가고 싶은 욕구에 ‘헉슬리’처럼 일부 콘텐츠는 완전히 묻힐 수도 있겠죠. 결국 완성되는 과정을 잘 지켜봐야 국내 정서에 잘 맞을지 판단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레벨 대에 맞는, 혹은 플레이 타임에 맞는 콘텐츠 배치가 가장 중요할 거 같네요. ‘조율’이 안 된다면 ‘헉슬리’처럼 장르의 정체성도 잃을뿐더러, 재미요소까지 망가질 수 있으니까요.

 

▲ 직접 체험해본 플레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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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비디오
장르
FPS
제작사
레드5스튜디오
게임소개
'파이어폴'은 미래 지구를 배경으로 삼은 SF MMOFPS 게임이다. 우주선 아크라이트의 추락과 에너지 폭풍 '멜딩', 갑자기 나타난 미지의 괴생명체 등으로 인해 멸망의 위기에 놓인 인류의 이야기를 그린 '파이어...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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