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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체어샷에 주의하라, 격투게임 '얍삽' 캐릭터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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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위 정하는 남자]는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28일, 전세계 게이머의 천하무술대회 EVO 2016 경기 종목이 확정됐습니다. 전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총 9개 작품이 선정됐는데, 전통의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 ‘길티기어’는 물론 새로이 ‘폭권 토너먼트’가 도입돼 눈길을 끌었죠. 아마 지금쯤이면 벌써 각 종목의 고수들이 우승을 목표로 몸을 풀고 있을 터입니다. 올해에는 또 어떤 슈퍼플레이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흔히 격투게임을 잘하려면 손과 운과 캐릭터가 따라줘야 한다고들 합니다.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번개같은 손놀림은 물론, 절묘한 ‘뽀록’이 터지기 위한 행운과 준수한 성능을 지닌 캐릭터가 필요하단 뜻이겠죠. 그런데 만약 본인이 상대를 압살할만한 손도 운도 없다면? 그럼 뭐 무조건 덮어놓고 센 녀석을 골라야죠.

두 플레이어가 오롯이 자웅을 겨루는 격투게임은 그 어떤 장르보다도 캐릭터간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캐릭터마다 미세한 성능 차이가 나기 마련이죠. 그런데 간혹 아무리 이해심을 발휘하려 해도 용납할 수 없는 밸런스 붕괴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타고난 성능만으로 모두를 손쉽게 찍어 누르는 ‘강캐’… 아니 ‘개캐’의 등장이죠.

기사에 쓰긴 다소 상스러운, 이른바 ‘개캐’는 격투게임이 탄생한 이래 언제나 존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높은 공격력과 체력, 엄청난 스피드, 협소한 피격 범위, 말도 안되게 유용한 기술까지. 남들은 수 차례 기회를 엿보고 힘들여 커맨드를 입력해야 겨우 성공시킬 공격을 버튼 한 방으로 해결하는 ‘금수저’들이죠. 이들 대부분이 대회에선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동네 오락실에선 마음껏 골라도 무방합니다. 게임기 너머에서 날아드는 의자만 조심한다면 말이죠.

5위 가일(스트리트 파이터 2), 모든 ‘개캐’의 아버지


▲ "베가, 왔는가?" 왼쪽에 대기 중인 군인이 바로 '가일'
(사진출처: 위키)

5위는 ‘스트리트 파이터 2’ 박력 넘치는 미군 장교 ‘가일’입니다. 91년 출시된 ‘스트리트 파이터 2’가 오늘날 뭇 격투게임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면, 바로 이 ‘가일’은 모든 ‘개캐’의 아버지라 할만하죠. 당시에는 양 플레이어가 동일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이 점을 이용해 ‘가일’을 하지 않더라도 미리 커서를 올려두어 상대가 고르지 못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가일’이 뜨는 순간 즐거운 승부는 물 건너가고 고통과 울분, 암세포만이 자라나니까요.

‘스트리트 파이터 2’에선 캐릭터당 기술이 2~3개에 불과했습니다. 문제는 ‘가일’이 지닌 장풍 ‘소닉붐’과 대공기 ‘섬머솔트 킥’의 성능과 시너지가 엄청났다는 거죠. ‘소닉붐’은 류나 켄의 ‘파동권’과 달리 발동 직후 행동이 가능해 압박과 견제에 유용하고, ‘섬머솔트 킥’은 어지간한 공중 공격은 모조리 잡아채는 뛰어난 판정에 입이 쩍 벌어지는 파괴력까지 갖췄습니다. 상대가 걸어오면 ‘소닉붐’으로 괴롭히고 날아들면 ‘섬머솔트 킥’으로 격퇴하는 그야말로 필승 공식이죠.

덕분에 ‘가일’은 그저 가만히 앉아 상대의 움직임을 살피다 ‘소닉붐’과 ‘섬머솔트 킥’을 작렬하는 ‘니가 와라’식 플레이에 최적이었습니다. 특유의 무릎 앉아 자세로 우위를 점한 그 모습이 어찌나 인상적이었는지 ‘대기군인’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죠. 이후 ‘가일’은 이 두 기술만 사용하는 것이 일종의 시리즈 전통으로 자리잡았는데, 그럼에도 25년째 강한 축에 드는 걸 보면 참 ‘개캐’는 ‘개캐’입니다.

4위 메타 나이트(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X), 장외는 먹는 건가요?


▲ '마리오'든 '록맨'이든 선배고 뭐고 베어버리는 '메타 나이트' 
(사진출처: 위키)

4위는 닌텐도 캐릭터가 총출동하는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X’의 ‘메타 나이트’입니다. 본래 ‘별의 커비’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라이벌로, 동그란 몸에 투구를 쓰고 박쥐 날개까지 단 나름(?) 멋있는 캐릭터죠. 태생이 ‘별의 커비’이다 보니 겉모습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데, 실상은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사상 초유의 ‘개캐’였습니다.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는 일반적인 격투게임과 달리 상대를 집중적으로 타격하여 공중에 떠있는 경기장 밖으로 장외 시켜야 승리합니다. 따라서 보다 빠르고, 활공이 가능하고, 자주 유효타를 넣을 수 있는 캐릭터가 강자로 대접 받죠.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X’에 등장한 ‘메타 나이트’는 이 모든 요건에서 월등히 뛰어났습니다. 아무런 단점도 없고, 감수해야 할 핸디캡도 없는 완전무결한 존재였죠.

당시 ‘메타 나이트’는 소형 캐릭터답게 매우 잽싸고, 최대 5단 점프가 가능한데다 굉장히 긴 활공시간까지 지녔습니다. 따라서 애초에 장외 당할 걱정이 거의 없었죠. 심지어 평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데다 어떤 공격이 와도 돌파할 정도로 판정이 우수했습니다. 조그마한 ‘메타 나이트’의 기본 공격이 덩치 큰 캐릭터가 날린 필살기를 제압할 정도였죠. 이처럼 압도적인 강함은 수많은 불만을 낳았고, 현 EVO 종목인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for Wii U’에 와선 적절히 하향 조정됐답니다.

3위 모리건 앤슬랜드(뱀파이어 헌터), 격투 그만하고 탄막슈팅 하자~


▲ 탄막지옥을 겪고 나면 더는 '모리건'이 예뻐보이ㅈ... 예쁘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3위는 ‘뱀파이어 헌터’가 낳은 불세출의 서큐버스 누님 ‘모리건 앤슬랜드’입니다. ‘뱀파이어’ 시리즈를 안 해본 사람도 한번쯤은 본 적이 있다는 바로 그 캐릭터죠. 사실 ‘뱀파이어 헌터’ 최강자는 에너지 생명체 ‘파이론’과 고대 문명의 로봇 ‘포보스’인데, 이들은 각각 보스와 중간보스라 의미가 없습니다. 일반적인 캐릭터 중에선 역시 외모와 성능이 모두 우월한 ‘모리건’을 최고로 치죠.

그녀는 더없이 훌륭한 기본기 판정과 ‘섀도우 블레이드’, ‘소울 피스트’, ‘벡터 드레인’ 등 전천후 기술 구성으로 손쉽게 적을 농락했습니다. 대각선으로 살짝 날아오르는 특유의 대시는 기습에 적합하며,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 결정타로 연결 짓는 강력한 콤보까지 갖추고 있었죠. 다만 후속작에선 대시 속도가 크게 떨어져 힘을 쓰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모리건’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은 ‘마블 vs 캡콤 3’에 들어섭니다. 캡콤측 대표로 참전한 그녀는 ‘혼자서 다른 게임을 한다’며 악명이 자자하죠. 점프 및 공중 이동이 사실상 비행을 하는 수준인데, 날면서 장풍을 그야말로 난사하는 게 가능합니다. 이 ‘소울 피스트’는 막아도 대미지가 상당하게 때문에 피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거의 화면 가득히 살포하는지라 상대방은 격투를 하다 말고 갑자기 탄막슈팅을 하는 지경에 처하게 되죠.

2위 듀오론(더 킹 오브 파이터즈 2003), ‘개캐’라인? 혼자서도 충분


▲ '듀오론'의 궁극적 목표는 게임 밸런스를 박살 내는 것
(사진출처: 위키)

2위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2003’ 중국인 암살자 ‘듀오론’입니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는 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최상급 캐릭터들의 이름 앞 글자를 딴 ‘개캐’라인이 만들어지곤 하죠. 97에선 ‘이번치장(이오리, 최번개, 치즈루, 장거한)’, 11에선 ‘가쿨오(가토, 쿨라, 오스왈드)’, 13에선 ‘김가불친(김갑환, 미스터 가라데, 불꽃을 되찾은 이오리, 친 겐사이)’이라 합니다. 2003이요? 그런 거 없습니다. ‘듀오론’ 혼자서 정리 가능합니다.

‘듀오론’은 베일에 싸인 암살단 ‘비적’ 출신으로 ‘마곡명참권 주원두경’이란 특별한 무술을 익혔답니다. 실제 게임 내에서도 손끝을 흐느적거리며 무언가 알 수 없는 자세를 취하는데, 이게 정말 사각이라곤 없는 사기 그 자체에요. 땅에서 팔이 솟아나는 원거리 공격 ‘환무각’은 피하기도 쉽지 않은데 맞으면 공중에 떠버려 추가타가 터집니다. 적이 장풍을 쏘거나 공중에서 덮쳐오면? 순식간에 상대의 등 뒤로 돌아가는 공간(…) 이동기 ‘비모각’ 한 번이면 상황이 역전되죠.

‘비모각’으로 만든 빈틈에 ‘사기종룡’, ‘원폐룡신파’, ‘사량발생근’ 콤보를 넣으면 적은 그대로 한 많은 생을 마감합니다. 최대 11연타가 가능한데, 보통은 다 맞아보기도 전에 이승을 뜨기 마련이죠. 이런 흉악한 성능 덕분에 일본 최대 격투게임대회 ‘투극’에선 한때 참가자 64명 중 63명이 ‘듀오론’을 고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출전 금지죠. 얼마 안 있으면 신작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가 나올 텐데, 과연 이번엔 누가 ‘개캐’라인을 이어갈지 궁금해지네요.

1위 토키(북두의 권: 심판의 쌍창성 권호열전), 넌 이미 죽어있다


▲ 약캐들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세기말 성자 '토키'
(사진출처: 위키)

대망의 1위는 ‘북두의 권: 심판의 쌍창성 권호열전’ 세기말 성자 ‘토키’입니다. 원작에선 주인공 ‘켄시로’의 사형으로 ‘북두 역사상 가장 화려한 권을 지닌 남자’라 불리지만, 병이 깊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죠. 그런데 만화를 그대로 격투게임으로 옮긴 ‘심판의 쌍창성 권호열전’에선 갑자기 완치라도 되었는지 엄청난 실력을 보여줍니다. 너무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강한지라 존재 자체가 버그라고도 하죠.

놀랍게도 ‘토키’의 힘은 한낱 이동기에 불과한 ‘북두무상류무’에서 나옵니다. 그냥 보면 전방 상승, 하강이 가능한 평범한 이동기처럼 보이지만, 이거 하나로 잡기와 반격기를 포함한 거의 모든 기술 딜레이를 캔슬할 수 있죠. 심지어 발동 시 피격될 염려가 거의 없고 상대를 통과하며 순간적으로 모습을 감추기까지 합니다. 그냥 슈슉-거리며 적의 시선을 농락하다 빈틈을 발견하면 공격 시도 -> ‘북두무상류무’로 딜레이를 캔슬 -> ‘북두무상류무’ 딜레이조차 ‘북두무상류무’로 캔슬하며 콤보를 꽂아 넣으면 끝입니다.

‘북두무상류무’로 화면 여기저기를 넘나드는 ‘토키’는 눈으로 쫓기도 힘든 수준으로, 설령 공격 방향을 예측해서 방어하더라도 압박은 무한히 이어집니다. 그러다 한번이라도 삐끗하면 지옥 같은 콤보를 맞으며 ‘토키’ 플레이어에게 던질 의자를 찾게 되죠. 이러한 악명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아예 ‘토키’를 고르기만 해도 경기를 이긴 것으로 간주할 정도였습니다. 캐릭터 선택창에서 레버를 움직이면 ‘죠인!’ 효과음이 나며 선택을 완료하면 이름이 불려지는데, 레버를 두 번 움직여 ‘토키’를 고르면 들려오는 ‘죠인! 죠인! 토키이~”는 그 자체로 승리를 상징하는 은어가 되기도 했습니다.


▲ 끝으로 세기말 성자가 '권왕'을 능욕하는 모습을 감상하시죠
(영상출처: 유튜브 
riwon746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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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대전액션
제작사
캡콤
게임소개
'스트리트 파이터 5'는 대전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신작이자 6년 만에 공개된 정식 후속작이다. 전작보다 더욱 향상된 그래픽으로 액션을 표현했으며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PS4와 PC 버전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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