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막부시대의 장수들을 소재로 한 ‘전국무쌍’, ‘건담’들을 캐릭터로 등장시키는 ‘건담무쌍’ 등, ‘무쌍’ 시리즈는 소재를 바꿔가며 오랫동안 출시되고 있는 대표적인 액션 게임이다. 이러한 ‘무쌍’ 시리즈가 이번에는 80년대 전성기를 누린 인기만화 ‘북두의 권’을 소재로 채택했다.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세상에서 약혼녀, ‘유리아’를 구하려는 ‘켄시로’의 이야기를 그린 ‘북두무쌍’은 발매 이전부터 ‘무쌍’ 시리즈와 원작만화의 팬들의 이목을 모두 집중시켰다.
지난 25일 국내 정식 발매된 ‘북두무쌍’은 만화와 ‘무쌍’ 시리즈의 재미를 적절하게 조절한 균형 잡힌 완성도를 선보였다. 비록 한글화가 되지 않은 점이 약간 아쉽기는 했지만 2~30대 올드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는 손색 없었다. 또한, ‘켄시로’ 외의 다양한 등장인물을 클리어 보상으로 제공해 유저들의 성취/목적 의식을 모두 충족시킨 점 역시 눈에 뜨였다. 그럼 아래를 통해 더욱 자세한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다.
적절한 편집으로 원작의 재미와 액션의 호쾌함을 동시에 잡다!
‘북두무쌍’은 원작, ‘북두의 권’의 스토리를 적절하게 편집하여 원작의 재미와 게임성을 모두 살리는 방향으로 제작되었다. 본격적인 전투 시작 전, 주요 스토리를 설명하는 이벤트 영상을 삽입하여 이미 스토리를 알고 있는 유저에게는 보는 재미를, 게임을 통해 처음 ‘북두의 권’을 접하는 유저에게는 색다른 이야기를 알게 되는 맛을 더했다. 각 이벤트 영상은 ‘갤러리’ 메뉴에 따로 저장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불러들여 감상할 수 있다.
▲ 적절한 이벤트 영상은 스토리적인 재미를 강화시켰다 |
일부 ‘북두의 권’의 팬들은 ‘북두무쌍’이 원작의 중요한 이야기를 상당 부분 삭제했다고 불만을 터트린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총 27권이나 되는 원작을 모두 게임 안에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니, 넣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게임의 볼륨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클리어에 대한 부담감만 가중시킬 뿐이다. 원작의 전체 스토리 중, 중요한 부분만 편집한 깔끔함은 원작과 게임의 중심을 잡아 양쪽의 장점을 살려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 주인공 '켄시로'외의 다양한 캐릭터를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다 |
또한 ‘북두무쌍’의 스토리는 그 자체로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전설 편’과 새로운 오리지널 스토리로 구성된 ‘환투 편’은 오랫동안 게임을 플레이해도 질리지 않는다. 특히 ‘전설 편’의 경우, 각 캐릭터의 스토리를 모두 클리어하면 새로운 캐릭터를 보상으로 제공하여 유저들에게 새로운 손맛을 맛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반해, ‘환투 편’은 2P 플레이를 지원하여 함께 하는 재미를 살렸다.
▲ 다소 심심한 배경음은 박력넘치는 액션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
약간 아쉬운 점은 시원스런 액션에 비해 배경음 및 효과음이 다소 조용한 감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원작의 OST가 삽입된 부분은 그나마 괜찮지만 전체적으로 기존 ‘무쌍’ 시리즈에 비해 귀가 심심해 액션의 호쾌함을 다소 떨어뜨린다. 또한 다수의 적들이 출현하는 ‘환투 편’의 경우, ‘전설 편’에 비해 그래픽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져 보는 재미가 감소한다. 마지막으로, ‘무쌍’ 시리즈에 비해 기본공격의 판정 범위가 좁아 전투의 속도감이 다소 떨어지는 면이 아쉬웠다.
잡기, 오브젝트 활용 등 더욱 다채로워진 액션! - 추가된 신규 요소
‘북두무쌍’에는 이전의 ‘무쌍’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던 두 가지 요소가 숨어있다. 바로 ‘잡기’와 ‘오브젝트 활용’ 액션이다. 1명의 적을 잡아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며 범위공격을 가하는 ‘잡기’는 다수의 적들을 처리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잡기’ 기술을 사용할 때, 삽입되는 줌 인 컷 신은 전투의 몰입도를 더하는 양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 캐릭터의 강렬함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었던 '잡기' 기술 |
오브젝트를 활용한 액션 역시 신선했다. ‘콘크리트 기둥’과 같은 긴 막대 모양의 오브젝트를 집어 들어 휘두르면 속도는 느리지만 강렬한 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 또한 ‘미사일’과 같이 폭발하는 오브젝트는 던지는 순간 바로 폭발하여 난전 상황에서 원거리에 위치한 적들을 견제하는 데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강공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되는 간단한 조준창은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위치에 폭발 오브젝트를 날리도록 도왔다.
▲ 필드에 위치한 각 오브젝트는 전투에 다양성을 부과했다 |
오브젝트를 활용한 액션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필드에 위치한 ‘드럼통’이나 ‘포대자루’ 등을 가격해 공중에 날리면 주변의 적들이 순간적으로 다운되어 빠르게 다음 액션을 펼칠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오브젝트의 공격 범위는 상당히 길기 때문에, 원거리에서 크로스보우로 공격을 가하는 적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오브젝트는 보스 존을 포함한 맵 곳곳에 위치해, 유저들이 보다 효율적인 전투를 이어가도록 유도한다.
▲ 어려운 고난도 혼자서 해결한다! 이것이 멸망한 세계의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다 |
‘북두무쌍’이 기존 ‘무쌍’ 시리즈와 다른 점은 ‘환투 편’을 제외한 전 모드에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솔로 플레이를 지향하는 ‘전설 편’의 진행 방식은 황폐화된 세계에서 홀로 살아가는 인물들의 설정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다만, 게임 초반 근거리/원거리를 모두 커버하는 다양한 공격방식을 보유한 적들을 홀로 처리하는 것이 약간 버겁다. 원거리 공격 적들을 상대하기 어렵다면 화살을 피해 가까이 접근해보자. ‘북두무쌍’의 일부 원거리 공격 적들은 캐릭터가 접근하면 무기를 근거리용으로 바꾸기 때문에 보다 쉽게 상대할 수 있다.
끓이면 끓일수록 진국이 우러난다! - 기본 전투 플레이
‘북두무쌍’의 전투 플레이는 매우 다채롭다. 위에서 소개한 신규 요소 외에도 전투 안에 숨은 요소가 매우 많아 오래 즐길수록 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켄시로’의 ‘북두백열권’과 같은 원작의 주요 기술들이 ‘오의’로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전투 중, 습득한 ‘스킬포인트’를 소모하여 습득할 수 있는 다양한 ‘스킬’들은 액션 자체의 속도감을 끌어올려 끝으로 갈수록 더욱 시원스런 손맛을 제공한다.
▲ 가장 처음 취득할 수 있는 오의, 북두백열권 |
▲ 부지런히 스킬포인트를 모아라! |
▲ 그것이 당신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
‘북두무쌍’의 ‘전설 편’ 모드는 각 스토리의 진행과 더불어 간단한 미션을 유저들에게 제시한다. 스토리 당, 제공되는 미션은 총 7개로, 주인공 ‘켄시로’의 몸에 남은 7개의 상처를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의 미션 창을 제시한다. 전투 도중에 진행되는 ‘미션’은 클리어 시, 적들의 방어력을 1포인트 하락시키는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미션’은 스토리 클리어 여부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특히 초보 유저들이 미션에 매여 진행에 지나친 무리를 겪는 일을 미연에 방지한다.
▲ 스토리 진행 도중, 간단한 미션을 병행해 수행하게 된다 |
▲ 아이야, 무서워마라...내가 널 구원하리라 |
이러한 ‘북두무쌍’의 각 맵에는 퍼즐 요소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각 퍼즐은 특수 오브젝트나 맨손으로 벽을 부숴 길을 찾아가는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퍼즐을 풀지 못해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적당한 수준의 퍼즐 요소는 단순 전투만 반복되는 진행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유저들의 주위를 환기시킨다. 또한 지속적인 전투로 지친 손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 보다 똑똑해진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
▲ 녹록치 않은 격투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 최우선이다! |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적 NPC들의 강화된 AI이다. 무조건적인 돌격밖에 모르던 기존 ‘무쌍’ 시리즈의 전투 방식은 온데간데 없이 전투의 진행 상황에 따라 ‘방어’로 몸을 지키거나 슬쩍슬쩍 뒤로 물러나며 공격 기회를 노리는 적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적들은 다시 대열을 정비해 캐릭터에게 일사불란하게 달려들어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과시한다. 이처럼 똑똑해진 적 캐릭터들은 전투의 만족감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사방에서 압박해오는 강력한 보스, 클리어의 쾌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액션 게임의 백미는 역시 ‘보스 플레이’가 아니던가? ‘북두무쌍’의 ‘보스’들은 저마다 독특한 공격 패턴으로 유저들을 강하게 압박한다. 특히 2번째 스토리 부분의 1번째 보스, ‘신’은 체력의 소모 상태에 따라 차별화된 공격 스킬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하기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특히 1/3 가량의 체력이 남은 상태에서는 지속적으로 소모된 HP를 회복하기 때문에 단칼에 승부를 내지 않으면, 클리어가 불가능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 심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며 등장한 2번째 스토리 부분 보스, '신' |
▲ 그 강력함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
또한, 2번째 스토리에 등장하는 보스들은 모두 기본적인 방어 게이지를 소유하고 있어, 일반 공격으로는 큰 피해를 입히기 어렵다. 그러나 공략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강공’, ‘대쉬 공격’ 등의 특수 공격을 사용하면 한 번에 보스 캐릭터의 ‘방어 게이지’를 소모시킬 수 있다. 방어가 깨진 보스들은 순간적으로 무방비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추가 콤보를 사용하면 더욱 많은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 보스 캐릭터를 수월하게 상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스킬로 방어를 깨야 한다 |
‘북두무쌍’의 모든 보스에게는 독특한 ‘피니시 액션’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HP가 거의 바닥에 다다른 보스들은 무릎을 꿇는 모션과 함께 ‘피니시 액션’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총 3번 반복되는 ‘커맨드’ 입력 과정은 한 번이라도 버튼을 잘못 누르면 실패로 돌아가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보사 신중한 플레이를 요한다. 입력 타이밍이 그렇게 촉박하지 않기 때문에 급하게만 누르지 않으면 큰 무리 없이 ‘피니시 액션’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 그 동안 쌓인 울분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짜릿한 '피니시 액션'! |
이처럼 강력한 보스들은 유저들의 승부욕을 자극해 클리어 시, 두 배의 짜릿함을 제공한다. 특히, ‘피니시 액션’은 각 캐릭터의 대표 스킬을 활용한 이벤트 영상을 제공해 스토리를 마무리하는 유저들의 시각적인 만족감을 충족시킨다. 또한 보스들의 난이도 역시, 전투를 통해 패턴을 파악하면 클리어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설정되어 있다. 클리어의 재미를 살리는 적절한 난이도와 피니시 액션, 이것이 ‘북두무쌍’ 보스 플레이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북두의 권’과 ‘무쌍’, 양 쪽의 팬들에게 기념비적인 게임!
‘북두무쌍’의 출시가 결정된 뒤, 많은 원작의 팬들은 ‘무쌍’ 시리즈가 원작의 재미를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북두무쌍’은 원작의 팬들은 물론 기존 ‘무쌍’ 시리즈의 팬들도 만족시킬 정도의 안정적인 완성도를 보였다. ‘너는 이미 죽어있다’, 첫번째 스토리 부분 보스 클리어 후, 모든 상황을 정리하는 켄시로의 명대사는 양쪽의 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었다.
‘북두의 권’과 융합되며 ‘무쌍’ 시리즈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래픽적인 성장은 물론,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며 액션의 다양화를 꾀한 점 역시 눈에 뜨인다. 다수의 시리즈 출시로 성장에 정체를 보여 많은 유저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무쌍’ 시리즈가 ‘북두의 권’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된 것이다. 앞으로 발매될 ‘무쌍’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 이것이 ‘북두무쌍’이 ‘무쌍’ 시리즈에 기여한 가장 큰 공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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