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포세권’ 확장 시작, 지방의 서러움 사라질까?

혹시 ‘포세권’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역세권하고 포켓몬을 합친 신조어인데요. ‘포켓몬 GO’를 즐기는 트레이너에게 아주 중요한 곳이랍니다. ‘포켓몬 GO’에서 ‘포켓몬’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포켓스탑’입니다. ‘포켓스탑’이 주변에 많을수록 ‘몬스터볼’처럼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무료로, 충분히 확보하기 쉽거든요. ‘포켓스탑’이 있는 곳을 ‘포세권’이라 부르는 이유 역시 이 장소가 트레이너들에게 꼭 필요한 장소라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포켓스탑’이 대도시 혹은 도시 중심지에만 집중적으로 퍼져 있어 게임을 하다가 ‘지방의 서러움’을 느끼는 트레이너가 꽤 많습니다. 기자만 해도 집 근처에 ‘포켓스탑’이 하나도 없기에 텅텅 빈 가방을 볼 때마다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 와중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포켓몬 GO’ 개발사 나이언틱이 세븐일레븐, 롯데리아와 제휴를 맺은 겁니다. 즉, 우리 집 주변에 있는 매장이 ‘포켓스탑’ 또는 ‘체육관’이 되는 것이지요.

트레이너 입장에서 ‘포세권’이 넓어진다는 것만큼 좋은 소식은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편의점, 패스트푸드점과 손을 잡은 이번 제휴가 ‘지방의 서러움’을 완전히 해소해줄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독자 분들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지금이라도 ‘포세권’이 좀 더 넓어져서 다행이라는 입장입니다. ‘첫 술에 배부르랴’는 옛말처럼 전국 트레이너 모두를 만족시킬 정도로 수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포세권 확장’이 시작되어 반갑다는 의견입니다.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신 긍정적인 빅토리카 드 블루아님은 “편의점 1위는 씨유로 알고있는데.. 그다음이 지에스고.. 그래도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라며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포세권’ 확장에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게임메카 페이스북에도 이에 대한 많은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오우 오우 집 근처에 하나 있다네”라며 반가움을 표한 유저부터 “세븐일레븐 2개 개이득”이라며 ‘포세권’ 입성을 자축하는 트레이너도 있습니다.

반면,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와의 제휴가 ‘지역 불균형’을 완전히 해소해주지는 못하리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보다 ‘포켓스탑’이나 ‘체육관’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시와 지방의 ‘포켓스탑 격차’는 여전하리라는 것입니다. 즉, 양적으로는 많아져도 ‘지역 간 균형’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죠.

게임메카 페이스북에 이에 대한 장문의 의견을 남긴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포세권 쪽은 포세권이 아닌 지역보다 롯데리아 등이 훨씬 많기 때문에 포세권이 아닌 지역의 '볼 수급' 의 문제는 해결될지 몰라도 '포켓스탑의 불균일'의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악화되는 느낌... 진정 불균일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포세권에 있는 이상한 포켓스탑의 수를 줄이던지 아니면 포세권이 아닌 지역도 추가로 포켓스탑 신청을 받던지 해야 할 듯...”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단순히 양의 문제가 아니라 각 지역에 골고루 '포켓스탑'이나 '체육관'과 같은 주요 거점을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죠.

이 외에도 “사람들 캠핑 치는 거 아니냐 자리 구하기 힘들어지겠네”라며 새로운 ‘포세권’이 된 매장에서 벌어질 ‘자리싸움’에 대한 걱정이나 “우리 동네는 세븐일레븐도 롯데리아도 없는데..”라며 제휴 시작에도 불구하고 ‘포세권’에 들지 못한 트레이너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이 ‘포켓몬 GO’와 제휴를 맺는 이유는 ‘집객효과’ 때문입니다. 몬스터볼을 얻거나, 체육관 배틀을 위해 매장에 방문하는 트레이너가 많아지며 전보다 더 많은 손님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이처럼 ‘포켓몬 GO’를 통해 촉발된 경제효과를 ‘포케노믹스’라고 부르는데요, 한국에서는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그 효과를 실제로 검증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포케노믹스’가 진짜 효과가 있다면 좀 더 많은 ‘포켓스탑’ 오픈을 기대해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