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에게 6월은 언제나 축제와 같은 한 달이다. 1년 중 가장 많은 신작 소식이 쏟아지는 세계 최대 게임쇼 ‘E3’가 열리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에 밤 잠 못 이루는 일주일이 되곤 한다. 이러한 기대감은 매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향후 게이머들의 발을 매장으로 이끌 대작 소식을 학수고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E3 2018’에서는 매장에서 반가워 할 만한 소식이 없었다. 많은 기대작이 공개된 것은 맞지만, 당장 올해 출시될 대작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6월 출시된 신작 역시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고, 오는 7월에도 판매량을 기대할 법한 타이틀이 없는 상황. 결국 매장은 햇살 없는 장마처럼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메카는 직접 현장을 찾아 6월 매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방문한 곳은 용산 게임몰, 나진 전자 상가, 대원샵, 국제 전자 센터 등이다.
▲ '은하철도 999' 속 메텔이 있는 용산과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섬란 카구라' 유미가 기다리는 국제 전자 센터 등을 찾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신작 부진 PS4, 8월까지는 ‘존버’
PS4는 국내에 진출한 콘솔 플랫폼 중에서도 가장 많은 타이틀 라인업을 자랑했다. 올해 1월부터는 ‘몬스터 헌터 월드’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이 나왔다. 이에 PS4를 구매하고자 하는 게이머는 많았지만, 기기 물량이 부족해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PS4 물량 부족은 6월엔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몰 관계자는 “이제 PS4 슬림이나 프로는 쉽게 구할 수 있다. 중고로 들어오는 PS4도 많다. 신품이나 중고, 원하는 기기를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타이틀이 문제다. 6월 중 발매된 PS4 신작은 걸 건 2, 슈퍼 봄버맨 R. 레고 인크레더블, 카오스 차일드 러브 츄☆츄, 뉴 건담 브레이커 정도였다. 하지만 꾸준히 판매되는 타이틀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뉴 건담 브레이커의 경우, 해외 게임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시리즈 최악인 44점을 받으며 혹평 세례를 받고 있다. 국내 매장에서도 “이제 건담 게임은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그렇다 보니 매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성적이 좋지 않다.
▲ 신통치 않았던 6월 신작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신작들이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게이머 손길이 갔던 것은 이전 발매된 인기작이다. 4월 ‘갓 오브 워’, 그리고 5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6월에도 꾸준히 판매된 것이다. 게임몰 관계자는 “신작은 모두 나왔을 때만 반짝하고 말았다. 꾸준히 흐름이 있던 건 두 작품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2013년 출시된 ‘GTA 5’가 가격 인하에 힘입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 PS4는 '갓 오브 워'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 의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쉬운 점은 앞으로 나올 신작도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6월 29일 기준, 7월 국내 발매가 확정된 PS4 신작은 없다. 8월은 되야 ‘리틀 드래곤 카페’나 ‘용과 같이 3’가 나오고, ‘E3 2018’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PS4 독점작 ‘스파이더맨’이 9월 출시된다. 즉, 여름 동안은 쭉 비수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 매장 관계자는 “7월에 나오는 게임은 없지만 방학 기간이라 유동인구가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7월만 버티면 달마다 하나 둘씩 대작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 폭발적인 반응 기대되는 '스파이더맨'이지만 9월까지 기다려야... (사진제공: SIEK)
신작다운 신작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 구름 개인 닌텐도
신작 부족은 비단 PS4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Xbox One이나 닌텐도 모두 뚜렷한 신작 없이 6월 한 달을 보냈다. 특히 두 플랫폼은 ‘E3 2018’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Xbox One에서는 ‘헤일로: 인피니트’나 ‘기어스 오브 워 5’ 등 굵직굵직한 독점작이 발표됐지만, 정작 한국어화가 결정되지 않아 다소 맥이 빠졌다. 닌텐도는 발표 대부분을 12월 발매되는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을 소개했다.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은 한국어판 발매도 확정된 상태지만, 아직 발매까지 반년 가량 남아 피부로 느끼기 어려웠다.
▲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은 12월 발매 (사진제공: 한국닌텐도)
그나마 닌텐도는 6월 23일 발매된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 출격 덕으로 웃을 수 있었다.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는 닌텐도 진영에서는 흥행 보증 수표라 할 수 있는 슈퍼 마리오,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직관적인 게임성을 내세워 발매 직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닌텐도 게임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용산 아이파크몰 대원샵에서는 발매 3일 만에 ‘별의 커비 스타 얼라이즈’를 넘어서며 주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가 가뭄의 단 비 역할을 했다. 간만에 신작다운 신작이 나왔다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는 꾸준한 흥행이 기대되고 있다.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해외와 동시발매된 점이 판매량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 같다. 마리오는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쭉 판매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것 같다”고 밝혔다.
▲ 발매 3일만에 별의 커비 누른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밖에도 대원미디어에서는 닌텐도 스위치 인지도 쌓기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한국닌텐도와 협력해 유동 인구가 많은 아이파크몰에 닌텐도 스위치 체험존을 설치하고,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나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 시연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주말에는 도우미까지 배치해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닌텐도 스위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 주말이면 도우미까지 배치되는 닌텐도 스위치 체험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닌텐도 스위치 진영은 7월도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가 꾸준히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고, 여기에 마니아를 사로잡을 수 있는 RPG ‘옥토패스 트래블러’, 그리고 Wii U에서 호평을 받았던 ‘슈퍼 마리오 3D 월드’ 스핀오프 타이틀 ‘캡틴 토드: 트레저 트래커’가 발매되기 때문이다. 두 게임 모두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지만, 게임성에 호평을 받은 바 있어 어느 정도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 한국어만 지원했어도 완벽했는데... 그래도 기대되는 '옥토패스 트래블러' (사진출처: 한국닌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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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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