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앤썸웨어처럼... 폭망한 AAA 게임 TOP 5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모았던 바이오웨어 신작 '앤썸'이 출시 직후 어마어마한 혹평을 받았다. 게임성은 분명 뛰어나지만, 비슷한 장르의 다른 게임에 비해서 콘텐츠가 부족하고, 게임 밸런스를 헤치는 수많은 버그 때문에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근에는 콘솔이 자꾸 꺼지다 못해 아예 먹통이 돼 버리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앤썸웨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과 함께 명실공히 AAA 망작으로 기록되었다.

사실 오랜 시간과 금액을 투자한 AAA게임이 한 순간 망겜이 된 경우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출시 된 후 빠른 속도로 서비스를 끝낸 온라인게임이 있는가 하면, 출시 10년이 넘어서도 수많은 버그가 발견되는 작품도 있다. 심지어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거금을 모았음에도 유저들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게임도 있다. 이번 '순정남'은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까운 역대급 AAA '망겜' TOP 5를 모아봤다.

지금은 부활을 노리고 있는 '소닉'이지만, 이 고슴도치도 잘 나갈 때는 어마어마했다. 비디오게임계의 본좌인 마리오와 1대1로 대등하게 붙을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었으니까. 이 뜨거운 인기를 정확히 한 방에 불식 시킨 작품이 있으니 바로 소닉의 아버지 나카 유지 퇴사와 동시에 출시 된 '소닉 더 헤지혹 2006'이다. 이 게임에 달린 악평을 살짝 읊어보자면 '인생을 망친 게임', '즐거움 대신 똥을 주는 게임' 등이 있다. 사실상 소닉의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역사상 최악의 작품이다.

이 게임이 이토록 혹평을 받게 된 이유를 들자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물리엔진과 출시된 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발견되는 버그 등 정말 셀 수 없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게임 플레이시간보다 긴(?!) 로딩 시간 되시겠다. 컷신 전 후로 로딩이 있고, 미션 수행 중에 캐릭터에게 말을 걸어도 로딩, 말 한 마디가 끝나고 다음 이야기를 듣기 전에도 로딩이 들어간다. 스테이지 클리어에 걸리는 시간보다 로딩에 걸리는 시간이 길 정도다. 제작진 조차 역대 소닉 시리즈를 설명하는 25주년 영상에서 본작에 대한 설명을 '로딩 중'으로 때우고 넘어갔을 정도니 말 다했다. 

'폴아웃 76'은 베데스다가 지난 E3 2018에서 가장 큰 공을 들여 발표한 게임으로, 그만큼 유저들의 관심과 기대도 높았다. '폴아웃' 시리즈 최초의 온라인 멀티플레이라는 점부터 전작인 '폴아웃 4'의 4배에 달하는 거대한 맵 크기, 무엇보다 맵 아무데서나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시스템 등이 한데 모여 새로운 '폴아웃' 시리즈에 목말라있던 팬들을 한껏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고 나니 역대 베데스다 게임 중 최고로 엉망진창인 게임이 등장하면서 팬들의 기대는 곧바로 분노로 바뀌게 된다.

일단 게임의 모든 구성요소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 문제였다. 덜 떨어진 그래픽과 모션, 게임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버그가 넘치고 넘쳐서 아무도 이 게임을 '폴아웃'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을 정도였다. 또한, 한국에선 발매 7일 만에 41%나 게임을 할인해 구매자에게도 욕을 먹기도 했다. 결국, 독일에선 PS4 중고 컨트롤러 구매자들에게 사은품으로 제공될 만큼 처량한 신세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제작진도 이런 게임을 폴아웃이라고 말한 것이 어지간히 미안했는지 레딧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유저들에게 공짜로 '폴아웃 클래식 에디션'을 증정하기도 했다.

AAA급 국산 망작이라고 하면 단연 손에 꼽히는 작품이 하나 있으니 바로 '서든어택 2'다. 출시 전에 보여준 장난감으로 찍은 듯한 실사 트레일러와 여자 캐릭터가 강남역에서 무쌍을 펼치는 터무니없는 시네마틱 트레일러는 약과였다. 1편과 거의 다르지 않은 혁신 없는 게임성, 민망하기 짝이 없는 그래픽과 모션, 입이 떡 벌어지는 과금정책 등은 동시기에 발매된 '오버워치'는 커녕 자사의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도 한참 낮은 수준을 자랑했다. 

결국 개발 기간 4년, 추정 개발비 300억 원, 넥슨의 2016년 최고 기대작이었던 '서든어택 2'는 겨우 85일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서비스 중단을 결정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3일 밖에 안되니 이 게임이 대체 얼마나 망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이 짧은 기간 동안에도 여러 방면에서 논란이 일었던 것은 덤이다. 한 직원이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감을 표했던 것에 비해서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여러모로 대한민국 온라인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한 획을 그은 셈이다.

올해로 18주년을 맞이한 '동물의 숲' 시리즈는 명실공히 닌텐도 프랜차이즈의 떠오르는 블루칩이다. 게임에 따르는 평가는 말할 것도 없이 좋고, 역대 시리즈 총 판매량도 3291만 장에 달할 만큼 확실한 보증 수표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시리즈에서 중간 이상은 가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동물의 숲' 이지만 딱 한 작품은 그렇지 못했다. 메타크리틱 최하위 영역인 '빨간색 점수' 43점을 받은 '동물의 숲 아미보 페스티벌'이 바로 그 녀석이다.

이 게임에 대한 평가는 한 마디로 '아미보에 눈이 먼 게임'으로 정리 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미니게임을 모두 즐기기 위해선 아미보 카드가 최소 6장이 필요한데, 기본 패키지에는 아미보 카드가 세 장 밖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아미보 카드를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것. 그렇다고 콘텐츠가 많냐고 물으면 겨우 8개의 미니게임이 전부다. 그마저도 '마리오 파티'의 열화판 정도였으니 유저들이 뿔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었던 것. 닌텐도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극악의 상술, 최악의 게임성을 자랑한 역대급 '동물의 숲' 이었다.

록맨이 아직 고인이었을 그 때, 전 세계 록맨 팬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다리던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마이티 넘버 9'이다. 록맨의 아버지 이나후네 케이지가 직접 캡콤 대신 후속작을 만들겠다고 나선 작품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만 했다. 이 게임을 향한 열망은 이나후네 케이지가 실시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실현됐는데, 킥스타터 모금 시작 후 한 달 만에 록맨 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금액이 401만 3,550달러, 한화로 약 4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팬들은 록맨을 홀대한 캡콤을 향해 '죽어라!'를 외치며 제대로 된 록맨의 정신적 후속작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최소한 게임이 공개되기 전까진 말이다.

정작 게임이 공개된 직후 많은 사람들이 내린 평가는 '재미없다'를 넘어서 최악의 킥스타터 게임이었다. 록맨의 부활을 꿈꾸던 유저들을 시원하게 배신한 것이다. 있는 힘껏 퇴보한 게임성과 2006년에 나왔어도 시원치 않을 충격적인 그래픽, 이해할 수 없는 레벨 디자인까지. 록맨의 영혼을 담기는 커녕 시궁창에 직접 박아 넣은 듯한 어처구니 없는 완성도에 많은 유저들이 분개한 것이다. 심지어 후원 보상을 받지 못한 유저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며 그야말로 최악의 킥스타터 게임으로 남아버린 셈이다. 엔딩 부근에 스탭롤과 함께 출력되는 후원자 목록이 그저 처량하고 안타깝게 느껴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