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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맞는 경기게임마이스터고, 취업 역량 어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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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전경 (사진출처: 학교 공식 페이스북)

작년에 경기도 안양에 문을 연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는 게임 분야 국내 첫 마이스터고등학교다. 올해 2년차를 맞이했고 내년이 되면 취업을 눈앞에 둔 3학년이 생긴다. 마이스터고는 대학 진학보다 취업을 목표로 설립된 학교이기에, 3학년 학생들에 대해 명확한 취업 계획이 마련되어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게임업계와 학교 간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에서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협회장을 첫 교장으로 영입한 이유도 업계와의 네트워크를 토대로 게임사 취업 경로를 열기 위함이다. 실제로 정 교장은 게임메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축구나 야구에서 용병감독을 쓴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여기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 한다”라며 2년간 학교 기반을 닦는데 매진해왔다고 전했다.

▲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정석희 교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면 3년차를 맞이하는 현재 게임사 취업 기반은 어느 정도나 마련되어 있을까? 우선 학교의 주요 성과부터 살펴보자. 게임마이스터고는 작년에 문을 열었음에도 굵직한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올해 8월에 열린 글로벌인디게임제작경진대회에서 중고등부 게임기획 부문 금상을 받았고, 11월에는 SK플래닛과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개최한 청소년 앱 개발 경진대회 ‘스마트 앱 챌린지’에서 직접 만든 게임 ‘타임 투 플라이’로 엔터테인먼트(게임) 분야 대상을 받았다.

취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게임사와의 협업도 꾸준히 추진했다. 작년에 크래프톤에서 제작한 신작 테스트에 학생 실습을 보냈고, 안양에 위치한 게임 QA(품질검증) 전문업체인 오르고소프트, 충북글로벌게임센터 입주사를 대상으로도 학생들이 게임 테스터로 참여했다. 이후에도 기업과 협업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며, 현재 공간을 확보해둔 산학협력관에 대한 운영계획도 수립 중이다.

▲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모바일게임 '타임 투 플라이'로 스마트 앱 챌린지 2021 엔터테인먼트 분야 대상을 받았다 (사진출처: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공식 페이스북)

정 교장은 “작년에 네시삼십삼분에서 스포츠게임에 관해서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받고 싶다고 요쳥했다. 당시에는 아이들의 배움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3학년이 되면 공모전 식으로 아이디어를 모아서 진행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현장에서 만난 게임업계 관계자나 심사위원들도 3학년이 되면 대회 등에서 큰 성과를 낼 것이라는 의견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3학년부터는 모든 수업을 프로젝트 기반으로 진행한다. 이는 프로젝트 단위로 돌아가는 게임사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여주기 위함이다. 정 교장은 “임진왜란을 예로 들면, 아이들이 임진왜란에 대해 조사한 다음, 조사한 내용을 가공하거나 각색해서 재미있게 만들어내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게임 제작 교육관련 시설과 함께 (사진출처: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공식 페이스북)


▲ 교실을 터서 만든 휴게공간도 있다 (사진출처: 정석희 교장 페이스북)

게임업체와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 필요하다

그렇다면 정석희 교장은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이라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웬만한 전문대학 게임학과를 졸업한 학생들과도 겨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기업에서도 마이스터고등학교 채용에 대한 문호를 좀 열어주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라며 “기업에서도 뜨거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받아줬으면 한다. 기회를 주지 않는 것보다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앞서 이야기한 부분은 정석희 교장이 생각하는 학교 당면과제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게임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업계와 협업이 지속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산학협력관도 있지만 이와 함께 정 교장이 언급한 것은 ‘계약학과’다. 학교에서 취업 연계를 목적으로 특정 기업과 계약을 맺고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으로, 기업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회사에 맞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학생 입장에서는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다.

정석희 교장은 “계약학과는 고등학교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큰 기업이나 중견기업과 협업해 그 기업의 클래스를 만들고, 회사 직원이 와서 아이들을 가르친 후 채용하는 방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학생들을 자기네 사람으로 만들어서 채용할 수 있고, 학교 입장에서도 전문성 있는 교강사를 수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게임 개발 교육에 필요한 현업 강사 확보에도 업계에서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 측의 장기적인 예산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석희 교장은 “현재는 문체부가 3년간 20억, 15억, 15억 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기한은 내년까지다”라며 “15억 정도는 아니더라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부분에 대한 예산 지원은 끊기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업 강사 영입에 대해서도 관련 제도가 좀 더 유연하게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정석희 교장은 작년에 교장으로 부임했고, 임기는 4년이다. 그의 목표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무사히 좋은 게임사에 취업하고, 취업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끌어주며 업계에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게임산업 차원에서 인재 영입 기회가 넓어지고, 현업 눈높이에 맞춰 게임 제작을 전문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강사도 많아질 수 있다. 다만 정석희 교장은 이를 위해서는 업계가 학교를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기적으로 보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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