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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게임 주요뉴스 ③ 게임에 관심 부쩍 높아진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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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게임 주요뉴스]
④ 억눌렸던 게이머 분노 폭발한 모바일
⑤ 마법의 단어 NFT
⑥ 규모도 종목도 커진 e스포츠

올해는 정치권에서도 게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에 목소리를 높이며 그 결실을 봤고,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담은 법안 다수가 쏟아졌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포함해 게임 주요 현안에 대한 수많은 질의와 의견이 제시됐고, 이 중에는 4년째 한국 게임에 문이 닫혀버린 중국 판호 문제 해결에 미적지근한 정부 대응을 지적하며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부분도 있었다.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로 자리한 게이머와 게임업계를 포섭하려는 정치권의 행보가 활발했던 한 해였다.

1. 10년 만에 없어진 ‘강제적 셧다운제’

국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출처: 국회 공식 홈페이지)
▲ 국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출처: 국회 공식 홈페이지)

실효성이 부족하고, 사회 갈등만 유발한다는 우려 속에 2011년에 시행된 강제적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없어졌다. 기존부터 정부 차원에서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논의해왔었고, 지난 6월에는 과하다고 평가된 규제를 개선하는 정부의 ‘규제챌린지’ 1차 과제에 셧다운제 개선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달아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법을 발의하며 급물살을 탔고, 지난 11월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강제적 셧다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다만 한국에서 셧다운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사라졌으나 문체부가 주도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선택적 셧다운제도 같이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선택적 셧다운제는 청소년 본인 혹은 그 부모의 요청이 있으면 게임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 즉, 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본인인증, 연령확인 등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남아 있다.

특히 앞서 이야기한 문제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장벽으로 느낄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소니, 닌텐도, MS까지 콘솔 3사는 연령확인 등을 마련하지 않고, 국내 청소년 가입 자체를 막는 방식으로 셧다운제를 준수해왔다. 즉, 강제적 셧다운제가 없어졌어도 연령확인을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면 국내 청소년은 이후에도 콘솔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할 수 없다. 이는 결국 셧다운제 폐지에 불을 붙였던 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 사태가 해소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 릴레이 발의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쏟아졌다 (사진출처: 국회 공식 홈페이지)
▲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쏟아졌다 (사진출처: 국회 공식 홈페이지)

올해는 게이머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대대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극도로 낮은 확률로 과소비를 유도한다는 점과 함께 소위 이중뽑기로 불리는 컴플리트 가챠, 게임사가 공개하는 확률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존과 비교하면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계층도 확대됐고, 지적하는 내용도 좀 더 구체적으로 변화했다.

대표적인 법안을 살펴보면 확률 공개 의무화가 포함된 이상헌 의원의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필두로, 유동수 의원이 발의한 컴플리트 가챠 금지법, 하태경 의원이 낸 확률조작 감시법 등이 있다. 아울러 하태경 의원 요청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코리아를 대상으로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고, 출석은 불발됐으나 국정감사에도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관련해 게임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지난 2월에 취임한 문체부 황희 장관도 게임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확률 공개 법제화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게이머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압력이 심해지며 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기존에 앞세우던 ‘자율규제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논리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자율규제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이 거센 반발에 부딪쳐 1주 만에 철회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다. 다만 게임업계는 기존 태도를 고수하고 있으며,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도 자율규제를 언급한 바 있다. 12월부터 유료+무료 확률 공개에, 강화와 합성까지 정보 공개 범위를 넓힌 자율규제가 시행됐으나, 강화된 자율규제로 여론을 돌릴 수 있느냐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3. 청소년 평일 이용 제한, 중국 초강력 게임 규제

청소년 게임제한 강화 후 CCTV가 중국 내 게임 계정 대여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 CCTV 공식 홈페이지
▲ 청소년 게임제한 강화 후 CCTV가 중국 내 게임 계정 대여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 CCTV 공식 홈페이지

2021 게임백서에 따르면 작년 한국 게임 수출국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국가는 35.3%를 차지한 중국이다. 중국 정부의 게임규제 소식이 전해지면 국내 게임주가 동반 하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도 중국에서 발표된 초강력 게임 규제에 국내 게임업계도 영향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청소년에 대해 평일 게임 이용을 전면금지하고, 금요일과 주말에만 하루에 1시간만 허용하며 규제 수위를 높였다. 중국통으로 알려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자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금은 중국 진출 적기가 아니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8월부터 자국 게임에도 판호 발급을 잠정적으로 중단했고, 12월 현재도 재개되지 않았다. 판호 발급 결과가 공시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7월 22일에 게시된 7월 결과가 마지막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지난 6월에 검은사막 모바일이 와자판호를 받으며 중국 수출길이 다시 열리리라는 기대감이 감돌았으나 현재는 차갑게 식었다. 아울러 국정감사에서는 판호 문제에 한국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상대로 중국에 비즈니스 센터를 두 곳이나 두고 있음에도 국내 게임사 피해현황도 조사하지 못했다며, 안일한 대응이라 비판했다.

4. 첫 삽은 떴으나 성과는 미미한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시행 후 구글플레이가 제시한 외부결제 허용 예시 이미지, 다만 수수료를 4%P 낮추는 정도에 그쳐 업계와 정치권에서 '생색내기 수준'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사진출처: 구글플레이 공식 페이지)
▲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시행 후 구글플레이가 제시한 외부결제 허용 예시 이미지, 다만 수수료를 4%P 낮추는 정도에 그쳐 업계와 정치권에서 '생색내기 수준'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사진출처: 구글플레이 공식 페이지)

지난 9월에 구글,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가 입점한 게임 및 앱에 대해 자사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됐다. 법이 발의된 배경은 구글이 게임에만 강제하던 인앱결제 범위를 모든 앱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내 콘텐츠업계 반발이 일어났고, 국회에서 특정 결제수단을 강요하지 말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낸 것이다. 게임에서 촉발된 이슈는 아니지만 법이 시행되며 앱 마켓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 게임업계도 그 효과를 보게 됐다.

법이 시행되며 첫 삽은 떴으나 초기 성과는 미미하다. 구글은 외부 결제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4%p만 인하해주고, 애플은 앱 내 외부결제를 허용하지 않고 이메일 등을 통해 결제수단을 안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콘텐츠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꼼수라고 꼬집은 바 있다. 앱 마켓 수수료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주 매출원이며, 게임 플랫폼을 기준으로 보면 30%는 평균적인 수준이다. 다만, 두 회사가 앱 마켓 운영에 들이는 비용 등을 고려해도 매출 30%에 달하는 수수료는 과하게 높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는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에서도 화두에 오르고 있기에 내년에도 관련 이슈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5. 침체된 아케이드 살린다는 진흥책, 효과는 미지수

점수보상형 아케이드 게임 예시 이미지 (사진제공: 문화체육관광부)
▲ 점수보상형 아케이드 게임 예시 이미지 (사진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아케이드 게임장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48.1% 감소했다. 같은 게임유통업인 PC방보다 하락세가 가파르며, 올해와 내년에도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전망치가 제시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장의 경우 바다이야기 여파와 더불어 철권 7 등 대전격투게임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비중이 늘고,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됐던 VR 게임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며 침체기를 맞이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타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아케이드 게임장을 살리기 위한 진흥책 다수를 마련했다. 소위 멀티방으로 불리는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의 게임제공 면적 비율을 조정하고, 아케이드 시험용 게임 유료화, 전체이용가 한정으로 카드결제 허용, 크레인게임기 경품 규제 완화 등이 있다. 여기에 올해는 새로운 사업으로 게임에서 얻은 점수에 따라 경품을 보상으로 주는 ‘점수 보상형 아케이드 게임’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침체한 아케이드 게임을 살리겠다는 방향성은 좋지만 매출이 절반 가까이 날아가버린 업계에 어느 정도나 힘이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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