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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는 PC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게임이지만, 어느덧 서비스 16년 차에 접어든 장수 게임이기도 하다. 오래된 시스템과 모델링 등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갔지만, 오랜 시간 쌓인 콘텐츠의 양은 덜어냄 없이 계속 늘어나고만 있다. 170명에 달하는 수많은 챔피언과 새로운 시스템으로 인해 신규 유저 뿐 아니라 복귀 유저의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로 인해 점점 하드코어 유저들만 남게 되는 고착화 현상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미래를 위한 주요 관건이다.
게임메카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라이엇 게임즈 리그 스튜디오 피유 리우(Pu Liu) 디렉터를 만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직면한 진입장벽 문제와 그 해결 방안, 사업 방향성 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Q.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피유 리우 디렉터: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하는 리그 스튜디오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피유 리우다. 한국 음식도 너무 좋아하고 한국 팬분들도 사랑하는데, 2023년 월즈 결승과 지난 시즌 시작 기념 방문에 이어 이번 퍼스트 스탠드 개최로 다시 한국을 찾게 되어 기쁘다.
Q. 리그 오브 레전드는 올해로 서비스 16년 차에 접어든 장수 게임이다. 오랜 기간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러한 장기 서비스의 원동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피유 리우 디렉터: 저를 포함해 라이엇 게임즈 창립자들은 플레이어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제가 디렉터 직을 맡게 되었을 때 창립자들이 한 가지 미션을 줬다. 이 게임이 향후 15년, 30년 간 계속 이어질 수 있게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게임으로 성장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저 역시 도타부터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heroes of Newerth) 등 AOS 장르를 오랫동안 플레이 한 만큼, 리그 오브 레전드 성공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Q. 오랜 시간 서비스를 해오며 챔피언도 굉장히 많이 나왔다. 챔피언을 만들 때 개발 기조가 궁금하다.
피유 리우 디렉터: 사실 새로운 챔피언을 만드는 접근 방식은 지난 16년 동안 많이 바뀌어왔다. 초창기 챔피언이 40개 밖에 없을 때는 다양성이라던지 단순히 게임의 볼륨이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면, 이제는 좀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필요가 생겼다. 예를 들어 최근 추가된 ‘멜’은 상당히 직관적인 챔피언일 뿐 아니라, 이번 시즌 테마인 녹서스 분위기와도 잘 맞다 보니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처럼 성능이나 스킬 구성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끝나지 않고 전체적인 게임 테마에 맞는지, 유저 경험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e스포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등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Q. 많은 챔피언은 물론 장점이지만, 그만큼 알아야 할 정보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르 특성상 다양한 챔피언 특성을 알고 있는 게 유리하다 보니, 신규 혹은 복귀 유저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어떤 대안을 생각 중인지 궁금하다.
피유 리우 디렉터: 해당 현상은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실제로 저도 오랜만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해 보니 실버 티어 유저한테도 질 정도로 따라가기가 쉽지 않더라. 이처럼 일부 유저한테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충분히 어려운 게임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개선하려 하고 있다.다만 10년, 15년 동안 게임을 꾸준히 해온 유저들은 이런 복잡성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시스템을 무작정 제거하거나 변경할 수는 없기에 해결이 쉽지는 않다. 대신 스킬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멜 같은 경우 W 스킬 외 나머지 스킬은 속박을 걸거나 피해를 입히는 등 간단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그 외에도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신규 유저나 복귀 유저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하고 있다. 유저 피드백 또한 계속해서 받고 있으니 많은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다.

Q. 서비스 초창기에 비해 용이나 아타칸, 정글링 등 게임 시스템도 다소 복잡해졌다. 기존 유저 입장에서는 좋은 방향성이지만, 신규·복귀 유저 입장에서는 알아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복잡한 요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피유 리우 디렉터: 말씀 주신 것처럼 게임이 점점 복잡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복잡한 요소를 추가할 때는 그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충분히 재고한 뒤 도입한다. 게임 템포, 전략 등 근본적인 재미는 물론, e스포츠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면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스템 도입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유저 피드백을 통해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본다. 실제로 아타칸이나 무력 행사는 도입 후 몇 차례 조정이 이뤄졌다. 만약 유지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제거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Q. 그 외에 신규·복귀 유저 유입을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피유 리우 디렉터: 리그 오브 레전드의 다양한 파생 콘텐츠가 신규 유저 유입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실제로 e스포츠와 ‘아케인’과 같은 미디어 콘텐츠가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서 말씀드릴 수 없다는 점은 양해 부탁 드린다.시간이 지나면서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진 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저와 같은 스타크래프트 세대와 마인크래프트를 하는 현 세대는 기대하는 바가 완전히 다르다. 신규 유입을 원한다면 이런 모든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앞으로 저희가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Q. 최근 마법공학 상자 삭제가 유저들 사이에서 이슈였다. 지금은 철회됐지만, 처음 마법공학 상자를 삭제한 이유 중 하나는 수익성과 관련된 문제였다. 장기 서비스를 위해서는 수익 모델 역시 중요한 요소인데, 향후 수익 모델은 어떤 식으로 구축할 것인지 궁금하다.
피유 리우 디렉터: 사실 마법공학 상자 제거의 의도는, 수익이나 지속 가능성보다는 플레이어들이 좋아하지 않는 요소가 있다는 피드백을 받아서였다. 왜냐면 상자를 열면 50% 확률로 관심도 없는 감정 표현이나 파랑 정수가 나오고, 어떤 경우에는 상자 안에 또 상자가 나와 시간을 잡아먹었다. 때문에 모든 유저가 마법공학 상자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아울러 신규 유저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했고, 전투 패스를 통해 13~15개 스킨을 확정으로 얻을 수 있는 간단한 방식으로 대체할 계획이었다.다만 저희가 놓쳤던 부분은 상자를 열기 전까지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대한 재미였다. 마법공학 상자를 삭제하면 그런 유저들의 재미가 사라지고, 운영진 입장에서는 유저들이 만족하지 않으니 서로 안 좋은 결과만 낳게 된다. 그래서 유저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다시 바꿔야겠다고 생각해서 마법공학 상자를 복귀시켰다.사업 모델에 대해서는 수익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고 있으며, 수익이 창출되었을 때는 유저 경험 향상에 재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퍼스트 스탠드라던지, 아케인과 같은 미디어 콘텐츠 등이다. 이처럼 유저들을 만족시키면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Q. 국내에서는 수락 버튼 삭제를 원하는 유저들이 많다. 개발사 측에서도 수락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에 대한 향후 개선안이나 패치 방향성에 대해 듣고 싶다.
피유 리우 디렉터: 사실 내부에서는 그동안의 조치로 어느 정도 정상 수치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계속해서 유저들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수락 버튼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예를 들어 매칭이 잡힌 후 유저 한 명이 챔피언을 고르지 않아 매칭이 취소되면, 수락 버튼이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 특히 상위권 유저들은 지금도 매칭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더욱 피해가 크다.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에 수락 버튼 제거만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하고 있고, 장기적인 솔루션을 찾고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께 한 마디 부탁드린다.
피유 리우 디렉터: 한국 유저들이 계속해서 보여준 열정과 관심에 감사드린다. 저희가 뭔가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을 때, 처음부터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신 더 나은 결과를 보여드리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다.유저분들의 피드백은 저희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굉장히 중요하고, 항상 피드백을 듣고 싶다. 특히 한국의 e스포츠 문화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기에, 한국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게임과 국제 대회를 만들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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