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 리뷰 > 비디오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강렬함은 없지만 은근한 재미

/ 1

▲ 이제는 3D로 튀어나온다 !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동물 친구들과 함께 유유자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동물의 숲’ 시리즈의 최신작인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이 지난 2월 7일(목) 3DS 전용 소프트웨어로 정식 발매됐다. 

‘동물의 숲’ 시리즈는 작은 마을 배경을 기반으로 플레이어의 입맛대로 다양한 삶을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한정된 배경에서 진행되는 게임은 쉽게 단조로워지기 마련이지만,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시리즈의 잔잔한 매력을 그대로 가지고 여러 가지 숨겨진 콘텐츠를 제공해 지루하지 않다. 플레이어는 마을의 촌장이 되어 보다 적극적으로 마을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기도 하고, 전작인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처럼 일반 주거민의 삶을 살기도 한다. 


▲ 뱃사공도 잘 어울리는 갑돌이

치유받고 싶은 당신이라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동물의 숲’ 시리즈는 액션성도, 높은 자유도도 없지만 느긋함과 소소한 기쁨이 있고, 동화 같은 그래픽이 부드러운 게임성과 어우러져 플레이어를 편하게 해 준다.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역시 현실 세계와 똑같은 시간이 흐르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소박한 삶을 살아나갈 수 있다. 또한,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서식하는 물고기나 곤충이 바뀌고 기후가 다양해져 물 좋고 산 좋은 고즈넉한 시골 마을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플레이어가 끊임없이 미션을 받고 숨겨진 비밀을 밝혀 이야기의 끝을 보는 목적 지향적인 게임들과는 다르게,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특별한 스토리가 없고 이사한 마을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면 그만이다. 집이 좁게 느껴진다면 돈을 벌어 증축하면 되고, 지금 넓이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대로 살면 된다. 단순한 배경과 설정이지만 선택을 강요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의사에 맡기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도가 높게 느껴진다.


▲ 광물도 캐고, 별똥별에 소원도 비는 자유도라니

위와 같은 안정적이고 고요한 분위기 덕분에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치유계 게임으로도 분류된다. 동화 같은 분위기와 일상 생활을 지원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타 SNG들을 떠올리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성장을 요구하지 않는 구조와 소소하게 이웃들과 나누는 대화를 마주하면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만의 느긋한 분위기에 푹 빠지게 된다.


▲ 유니오 나 쫌 감동했어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시스템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에는 튜토리얼이 없다. 물론 대부분의 조작은 ‘A’키와 조이스틱만으로 이루어지지만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유저에게는 튜토리얼이 없는 것은 당황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오히려 튜토리얼의 부재는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낚시대를 구매할 때 상점 주인 콩돌이에게 말을 걸면 낚시대의 사용법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이웃과의 대화를 통해 낚시대회의 일정을 알 수 있는 등 대부분의 정보를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레 얻기 때문이다. 또한, 설날이 되면 모든 이웃들과 광장에 모여 새해 인사를 나누는 등 1년 내내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콘텐츠들은 혼자 즐겨도 좋지만 내기와 같은 이웃과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더해진다면 더욱 풍부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 금 트로피만 주지만 왠지 뿌듯하다


▲ 카니발에는 끊임없이 춤추는 공작이 

더불어 마을 내에 무성히 자란 나무와 열매들은 베어버리거나 다시 심으면 열매가 열린 채로 자라났다. 바위와 같은 지형지물들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삽 치면 광물이 나오는 등 일일이 알려주지 않아도 우연처럼 경험할 수 있는 세밀한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이와 같이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의 시스템들은 플레이어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가령, 길을 거닐다 나무 밑에 떨어져 있는 분실물을 주우면 주인을 찾기 위해 마을의 모든 이웃을 만나야 한다. 하지만 제한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하루가 지나서 주인을 찾아도 분실물을 되찾은 이웃은 고마워하며 가구를 선물한다. 또한, 가끔 자신이 충동구매한 물건을 팔고 싶어하는 이웃을 만났을 때 가구를 구매하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가구를 구입할 수 있고, 구매하지 않아도 아쉽다는 표현만 할 뿐 둘의 사이가 틀어진다거나 하는 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의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에 서서히 적응하면 할수록 좋은 선택지를 고르려는 욕망은 사그라들고, 시간이 날 때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매 따기 같은 소일거리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설마 버리려던 옷은 아니지?

그래서, 촌장 일은 좀 어떤가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이 전작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촌장’ 시스템이 추가된 것이다. 플레이어는 일반 거주민으로 마을에 입주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때는 무조건 촌장으로 부임한다.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에서는 그야말로 이웃과 대화하며 일상생활만 즐길 수 있었지만, ‘촌장’ 시스템을 통해 이제는 보다 원하는 모습으로 마을을 꾸밀 수 있는 권력을 가지게 됐다. 

하나의 단체나 지역의 ‘장’ 직위가 다 그렇듯이, ‘촌장’ 업무는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다. ‘조례’는 2만 벨만 지불하면 언제든지 새롭게 제정할 수 있지만, 마을에 다리를 놓거나 분수를 건설하는 등 마을 주민들이 요구하는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서인 여울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모금해 공공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공사비를 충당하는 것은 ‘촌장’인 플레이어다. 대부분의 공공 사업은 만 벨 이상의 거액이 필요한데 굉장히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는 이웃들은 백 단위의 기부금을 내기 때문이다. 물론 공공 사업은 정해진 기한이 없어 언제까지라도 모금을 진행할 수 있지만, 정말로 모금액이 다 모일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현실세계의 공사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 


▲ 283벨 기부한거야 지금?

공공 사업을 위해 필요한 막대한 자금은 ‘바캉스 섬’에서 조달이 가능하다. 전작의 고북 촌장이 운영하고 있는 ‘바캉스 섬’은 일년 내내 여름인 곳으로, 희귀한 곤충이나 물고기들을 가득 잡을 수 있다. 미니게임을 통해 얻은 메달로 인테리어 용품을 구입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바캉스 섬’에서는 고래상어나 황금사슴벌레처럼 희귀한 종들을 자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중고 상점에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폐점 시간이 되면 닫는 가게들과 다르게 ‘바캉스 섬’은 24시간 열려 있기 때문에 언제고 방문할 수 있었고, 덕분에 공공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무리 없이 충당했다.


▲ 이런 소리 나오는 것들은 다 비싸다! 단, 꼬미한테 팔면 껌값

다만, ‘촌장’ 시스템으로 인해 집 증축 외에도 지속적으로 돈이 필요한 구석이 있다 보니, 다소 돈 벌기에 매달리게 되어 노가다성이 짙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의 모토가 유유자적한 삶임을 떠올려 보면, ‘촌장’ 업무 역시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빠르게도, 느리게도 진행할 수 있는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다. 

3DS를 소유한 친구들이 많다면 추천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3DS 전용 소프트웨어로 엇갈림 통신을 제공한다. 엇갈림 통신을 이용하면 플레이어간 마을에 놀러갈 수도 있고 함께 미니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주택 전시관에서 친구의 집을 구경하고 가구를 구입하는 등 상호작용 시스템을 더욱 강화했다.

그러나 주변에 3DS를 가지고 있는 지인들이 없다면 위 콘텐츠들은 경험하기 어렵다. 엇갈림 통신을 이용해 불시에 모르는 사람의 주택을 방문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겠지만, 의외로 3DS를 켠 채로 다니는 플레이어들이 없는지 타인의 집은 구경할 수 없었다. 멀티플레이를 제공하지만 사실상 즐기기는 어려운 이유는 보급율이 높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포터블 콘솔이어서 그럴 것이다.


▲ 이런 실없는 소리도 하고.. 혼자 해도 재밌다

하지만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혼자 즐기기에도 괜찮은 게임이다. 푸시 메시지를 보내 수시로 확인을 요구하지도, 지속적인 투자를 바라지도 않는다. 게임의 슬로건대로 언제든 원할 때 문을 두드리면 충분하고, 귀여운 이웃과 잔잔한 배경음악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도 한다. 위에 언급했듯 사소하게 즐길 소일거리도 무궁무진하다. 그래도 꼭 멀티플레이를 즐기고 싶다면, 애인에게 3DS를 사주거나 3DS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를 권한다. 발렌타인데이는 지났지만, 곧 화이트데이가 다가오니 힘을 내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비디오
장르
기타
제작사
닌텐도
게임소개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현실과 같은 시간이 흐르는 동물의 마을에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는 '동물의 숲' 시리즈 최신작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3D 입체 화면 속에서 촌장이 되어 다양한 시설을 마을에 설치하... 자세히
허새롬 기자 기사 제보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