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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의 굳히기 VS 이영호의 메치기, 과연 승자는?

7월 첫번째 날, 문래동 룩스 히어로센터에서 빅파일 MSL의 개막전이 펼쳐졌다. 현장에서 펼쳐진 5경기 중, 팬들의 가장 많은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김정우와 이영호가 맞붙은 3경기다. 이 두 선수는 지난 대한항공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두고 대결을 펼쳤던 관계다. 특히 결승전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이영호에게 오늘 경기는 지난 설욕을 갚아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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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첫째 날, 빅파일 MSL의 개막전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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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석 중앙에는 이처럼 커플을 위한 특별석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지난 결승전과 다르지 않았다. 김정우는 기막힌 심리전으로 이영호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지난 결승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영호는 심기일전하여 패자전에서 김도우를 꺾고 올라온 이승석을 뚝심 있는 경기력으로 꺾으며 김정우에 이어 16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시즌 양대 리그의 우승자들이 모두 빅파일 MSL의 16강에 올라갔다. 그러나 로열로더(처음으로 진출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의 꿈을 꾸며 패배의 순간까지 끝까지 상대 선수에게 맞선 김도우와 이승석의 경기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럼 아래를 통해 보다 자세한 경기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자.

양대리그 우승자의 위엄!

승자전에 올라갈 두 선수를 가리는 1, 2경기에서는 지난 양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과 이번에 처음 MSL에 진출해 로열로더 자리를 노리는 유망주들간의 대결이 펼쳐졌다. 그러나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이영호와 김정우가 각각 김도우와 이승석에게 1승을 챙기며 우승자의 강력함을 피력했다. 특히 이영호의 경우, 지난 결승 이후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에서 6연패를 당하는 등, 다소 좋지 않은 페이스를 보였다. 그러나 이영호는 신예 김도우를 압도하며 저하된 경기력에 대한 팬들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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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경기에서 맞붙은 이영호(상)와 김도우(하)

1경기에서 이영호는 기습적인 투 스타포트 뒤에 빠르게 상대 입구를 조이는 효율적인 전술로 승리를 거뒀다. 위치의 이점을 활용해 트리플 커맨드 전략을 구사하는 김도우를 상대로 이영호는 몰래 투 스타포트를 통한 기습 클로킹 레이스를 사용해 상대의 추가 멀티를 견제하는 데 성공한다. 또한 동시에 미리 생산해둔 시즈탱크 3기를 김도우의 입구에 배치해 상대의 움직임을 철저히 통제했다. 이후 이영호는 안정적으로 추가 멀티를 가져가며 승기를 자신 쪽으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입구 지역에 단단하게 배치된 이영호의 탱크 조이기 라인을 정면으로 돌파할 자신이 없던 김도우는 드랍쉽으로 활로를 찾고자 했다. 그러나 이영호는 레이스를 활용해 드랍쉽을 제압하는 한편, 상대 본진 지역과 자신의 멀티 지역에 다수의 터렛을 건설해 불시에 올 수 있는 드랍 플레이를 철저히 봉쇄했다. 결국 김도우는 드랍쉽으로 아무런 이득을 거두지 못했고, 오히려 이영호의 드랍 플레이에 뒷마당 멀티와 11시 멀티가 동시에 제압당하는 피해를 입고 만다. 결국 김도우는 모든 SCV를 동반한 한 방 러쉬가 실패로 돌아가자 GG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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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경기가 테테전이었다면 2경기는 저저전이다!
2경기에 출전한 김정우(상)과 이승석(하)

2경기에 출전한 김정우는 강력한 공격력과 세밀한 컨트롤 능력을 동시에 선보이며 이승석을 상대로 1승을 거뒀다. 앞마당을 선택하며 후반을 도모한 이승석과 달리 김정우는 본진 투해처리 빌드를 선택했다. 또한 김정우는 본진 구석에 2번째 해처리를 건설해 자신의 빌드를 최대한 숨기려 했다. 자신보다 부족한 해처리 숫자를 보고 상대가 방심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이승석은 오버로드 정찰로 김정우의 2번째 해처리 건설을 눈치챘다.

이에 김정우는 바로 모아뒀던 다수의 저글링으로 이승석의 앞마당을 노렸다. 그러나 미리 성큰콜로니를 건설하고 러쉬를 대비했던 이승석은 김정우의 러쉬를 쉽게 제압해 병력 이득을 얻었다. 역러쉬가 올 수 있는 위급한 상황, 김정우는 소수 저글링으로 상대 본진을 견제하며 이승석의 발을 묶었다. 이 전술로 충분한 시간을 번 김정우는 많은 수의 뮤탈을 확보해 이승석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뮤탈과 스커지가 조합된 이승석의 공중병력을 단순 뮤탈 조합으로 능수능란하게 상대하는 김정우의 컨트롤이 전투 당시,?빛을 발했다. 결국 김정우는 제공권을 장악하며 2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정우, 결승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이영호 제압!

1,2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김정우와 이영호는 승자전에서 16강 직행 티켓을 사이에 두고 대결을 펼쳤다. 김정우와 이영호의 인연이 시작된 때는 지난 대한항공 스타리그 결승전, 당시 김정우는 0:2로 매우 불리한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 중에도 심기일전해 남은 3세트를 내리 따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이뤄냈다. 따라서 해당 자리는 이영호에게 지난 결승전의 복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지난 결승전 때와 같이 김정우의 승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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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대한항공 스타리그 결승의 재림인가?
승자전에서 다시 한 번 대결하게 된 김정우(상)과 이영호(하)

3경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이영호를 꼼짝 못하게 한 김정우의 날카로운 심리전이었다. 레어 이후 히드라리스크 덴을 지으며 소수 러커를 확보한 김정우는 상대 이영호의 앞마당 입구를 강력하게 압박했다. 이에 이영호는 상대 김정우의 저글링 및 러커의 공격에 대비해 배럭을 3기까지 늘이고 벙커를 건설하며?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것이 김정우의 작전이었다. 초반의 거센 압박은 상대가 방어에 열중해 자신의 진짜 움직임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차단한 연기였던 것이다.

김정우는 상대 이영호가 본진에서 천천히 진출 준비를 하는 사이, 불필요한 유닛의 생산을 최대한 자제하며 빠르게 하이브 테크를 올려 디파일러와 울트라리스크의 생산을 준비했다. 따라서 이영호과 탱크와 사이언스 배슬을 갖추고 김정우의 앞마당 입구에 당도했을 때에는 이미 디파일러 체제가 구축된 뒤였다. 김정우는 디파일러의 다크스웜을 활용해 이영호의 병력을 상대로 시간을 끌며 1시에 추가 멀티를 시도했다. 이에 이영호는 병력을 돌려 김정우의 1시 멀티를 저지하려했지만 이 역시 디파일러/저글링 조합에 막히고 만다. 결국 이영호의 병력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센터를 우왕좌왕했다.

이영호는 5시와 6시에 동시 멀티를 시도하며 경기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의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마저 김정우의 견제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시에서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울트라리스크가 포함된 병력 조합을 구축한 김정우는 이영호의 본진에 폭탄 드랍을 감행해 다수의 서플라이디팟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이영호 역시 진출한 병력으로 김정우의 12시 멀티를 저지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승패에 큰 영향은 주지 못했다. 결국 김정우는 이영호의 본진과 5시, 6시 멀티에 동시다발적인 드랍 플레이를 펼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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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우는 이영호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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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바로 이어진 패자전에서는 양대리그 우승자들에게 각각 패한
이승석과 김도우의 경기가 이어졌다

한편 앞선 2경기에서 이영호와 김정우에게 각각 패한 김도우와 이승석은 패자전을 통해 다시 한 번 16강 진출의 기회를 노리게 되었다. 해당 경기의 승자는 적절한 뮤탈 활용으로 상대를 정신 없이 흔든?이승석이었다. 3해처리 빌드를 가져간 이승석은 다수의 뮤탈로 상대 김도우의 본진과 앞마당에 큰 피해를 입혔다. 몇 번의 견제 끝에 피해를 수습한 김도우는 그동안 확보한 바이오닉 병력을 활용해 상대의 7시 멀티를 노린다. 그러나 이승석은 견제에 임하던 뮤탈을 빠르게 멀티 방어에 동원하며 김도우의 공격을 무위로 돌렸다.

이후, 이승석은 빠르게 하이브 테크를 타며 가지고 있던 뮤탈을 모두 가디언으로 변태시켰다. 해당 가디언은 싱대 김도우의 앞마당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그 동안 7시 앞마당 멀티를 확보한 이승석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저글링과 러커, 디파일러가 조합된 병력을 확보했다. 또한 김도우 역시 12시 멀티를 손에 넣으며 사이언스 배슬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에 이승석도 3시 멀티를 추가로 확보해 자원력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결국 이승석은 풍부한 병력으로 상대 김도우를 압도하며 승리를 거뒀다.

이영호, 진정한 테란스러움이 무엇인가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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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출이냐? 탈락이냐? 운명의 갈림길에 선 두 선수
최종전에서 승부를 겨룬?이영호(상)과 이승석(하)

16강의 2번째 진출자가 결정된 마지막 경기에는 승자전에서 김정우에게 패한 이영호와 패자전에서 김도우를 꺾으며 올라온 이승석이 맞붙었다. 최종전에서 이영호는 이승석을 상대로 혈투 끝에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영호는 다소 불리한 경기를 테란 특유의 뚝심으로 극복하며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된 이영호의 오늘 경기는 방어에 특화된 `테란` 종족의 특징이 유난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앞마당 멀티 이후 팩토리 테크를 선택한 이영호는 초반에 소수의 벌처를 활용해 빠르게 4해처리를 확보한 이승석의 12시 멀티를 견제했다. 그러나 이승석은 그동안 모아놓은 병력을 활용해 이영호의 진출 병력을 제압하고 앞마당 입구를 강력하게 압박했다. 빠르게 투 팩토리를 올리며 탱크 생산에 집중한 이영호의 병력 공백기를 날카롭게 찌른 것이다. 그러나 이영호는 곧바로 추가된 시즈탱크와 벙커, 그리고 상대의 병력이 한거번에 들어닥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바리케이트를 바탕으로 이승석의 러쉬를 막아냈다.

이에 이승석은 공중 공격에 취약한 이영호의 팩토리 병력을 겨냥해 다수의 뮤탈을 확보했다. 이영호도 지지 않고 골리앗을 모으며 상대의 공격에 대비했다. 또한 이승석과 이영호는 각각 중앙 멀티와 3시 멀티를 시도하며 후반을 도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병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이승석은 이영호의 추가 멀티 시도를 2번이나 저지했다. 이에 이영호는 멀티에 집착하기 보다는 탱크를 비롯한 주요 병력을 지키는 데에 집중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이렇게 되자 상황은 이승석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앞선 두 러쉬가 모두 멀티를 포기하고 시도한 공격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병력의 힘이 점점 약해졌다. 반면 이영호는 3시 멀티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팩토리 병력을 모으는 데에 성공한다. 이승석 역시 디파일러를 조합하며 이영호의 병력에 맞서려 했지만 충분한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친 팩토리 병력의 화력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이영호는 병력을 앞세워 상대 이승석의 12시 멀티를 공격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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