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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크라이: 프라이멀, 영어 사용자도 자막 필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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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물을 참 좋아하는 개발사 유비소프트가 2월 23일, ‘파 크라이’ 시리즈 최신작 ‘파 크라이: 프라이멀’을 PS4와 Xbox One으로 내놨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 현대에 근간을 두고 있었던 기존 시리즈와는 달리 서기전 10,000년 원시시대를 무대로 삼았다는 것이다. 

‘파 크라이’는 각종 현대 문물과 총을 활용해 적을 섬멸하는 게 목적이었던 프랜차이즈다. 그런데왜 하필 총도, 첨단 기술도 없는 석기시대로 시계를 돌렸을까. 전작인 ’파 크라이 4’가 “’파 크라이 3’에서 그래픽만 좋아졌다”는 평을 받았던 것을 의식했다고 하더라도, 파격적인 시대 변화다. 현대 기술이 없는 시대로 가면 대체 어떤 전투가 펼쳐질까. 죽창과 돌도끼를 이용해 적을 제압하는 기분은 어떨지 궁금했다. 이번에야말로 유비소프트는 시리즈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 '파 크라이: 프라이멀'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유비소프트 공식 유튜브 채널)


원시시대는 정말 이랬을 듯

사실 원시시대는 판타지나 고도로 기술이 발전한 현대시대에 비해 매력적인 배경은 아니다. 번쩍거리는 갑옷을 두른 기사도 없고, 온갖 첨단 무기들로 무장한 특공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배경도 풀숲이 우거진 흙바닥 따위가 난무하다 보니 시각적인 매력을 뽐내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파 크라이: 프라이멀’ 세계는 의외로 매력적이고, 뛰어난 고증 덕분에 몰입도도 높다. 유비소프트 그래픽 품질이야 워낙 좋은 편인데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갈고 닦은 역사 고증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언어’다.

‘파 크라이: 프라이멀’에는 영어가 없다. 등장하는 인물들 전부 실제 원시시대 인류가 사용했을 법한 언어를 복원한 ‘웬자어’ 를 사용한다. 물론 한글 자막이 존재하지만 웬자어를 계속 듣다보면 정말 원시시대에 떨어진 듯한 감각마저 느껴진다. 또한 연일 풀숲만 등장하지 않고, 밤하늘에 은하수를 연출하거나, 신비로운 식물과 곤충의 모습을 연일 비춰주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웬자어를 들으면서, 맘모스를 창 하나로 잡다 보면.. 나도 원시인이 되는 거 같다

총이 없으면 야수와 본능으로 싸운다

‘파 크라이: 프라이멀’ 그래픽은 현대 기술의 극치를 달리지만, 전투는 사뭇 다르다. 일단 무기 종류가 몽둥이, 활, 창 정도밖에 없다. 주어진 화살이 전부 떨어지면 창을 던지고, 창마저 다 쓰고 나면 몽둥이를 휘둘러야 한다. 무기 여러 개를 넣고 다니는 도라에몽 주머니 같은 건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얼핏 보면 전투가 상당히 단조로워질 것 같지만, 유비소프트는 두 가지 요소를 통해 새로운 게임플레이 방법을 제시했다. 오히려 전투 난이도는 전작들보다 어려워졌다.


▲ 이번에는 총이 아니라 배짱에 대한 이야기라더니!

먼저, ‘파 크라이: 프라이멀’에서는 ‘파 크라이 4’에서 지원됐던 편의 기능을 거의 이용할 수 없다. 적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탐지기나 저격총, 카메라를 이용한 원거리 탐색 등 플레이어를 도와주는 요소가 전무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적을 암살하기 위해서는 귀를 기울여 소리를 듣고, 적의 위치를 파악한 후 몸을 숨기고 활을 쏴야 한다. 완전히 인간의 감각에만 의지해야 하는 셈인데, 이렇게 되면 어려운 것을 떠나 ‘불편한’ 게임이 되지 않을까?

다행히도, 이런 걱정은 ‘사냥꾼의 시야’라는 기능이 해소해 준다. 이 기능은 채집 혹은 사냥이 가능한 모든 생명체를 탐지할 수 있는 주인공만의 능력인데, 적의 위치도 파악할 수 있다. 사냥꾼의 시야를 사용하면 캐릭터 주변에 상호작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들이 노란색으로 표시된다. 물론 각종 첨단 기기들이 제공하는 편의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 기능이라도 있으니 적진을 습격하기 전에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 되려 적당히 어려워서 손에 땀을 쥐게 되는, 적당한 긴장감이 생긴다.


▲ 사냥꾼의 시야를 사용하면, 주변의 생명체가 노랗게 표시된다

두 번째는 캐릭터 육성과 긴밀하게 연결된 스킬과 사냥 시스템이다. ‘파 크라이: 프라이멀’에서는 전투를 돕는 도구들이 상당히 단순한데, 그나마 유용한 건 높은 곳을 올라갈 수 있는 뼈 갈고리 정도다. 그래서 캐릭터 스킬을 올려야만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적 뒤를 덮쳐 목을 꺾거나(…) 척추를 접어버리는 등의 직접적인 살상 스킬은 없지만, 체력 회복 속도가 증가하거나 화살 장전시간 감소 등의 보조 스킬이 존재해 조금 더 수월하게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사냥시스템 역시 조금 달라졌다. 전작에서는 새로운 장비를 얻기 위한 수단이 사냥이었던지라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파 크라이: 프라이멀’에서는 체력을 회복하려면 무조건 고기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없다. 사냥은 생존을 위한 필수 활동이다. 게다가 창과 몽둥이, 화살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 나무나 돌도 채집해야 한다. 전투도 원시시대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여기에 야수를 길들여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 ‘비스트 테이밍’ 시스템이 재미를 더한다. 무기 종류가 단조로워진 대신 동물들에게 다양한 능력을 부여해 전투의 폭이 넓어졌다. 게다가 각 동물이 지닌 능력도 본래 특성에 맞게 디자인되어 있어 꽤 직관적이다. 


▲ 부엉이 위에 타는거 무서워!!


▲ 가끔 이렇게 귀여운 야수들도 있다

재규어나 퓨마와 같은 고양잇과 동물은 직접 전투보다 은신을 통한 습격 능력이 뛰어나다. 적들이 지배하고 있는 거주지를 습격하면, 직접 전투에 뛰어난 늑대, 사자들은 금방 죽지만 재규어와 함께하면 전투가 끝날 때까지 조수 역할을 충실히 한다. 거기에 게임 후반부에 진입하면 매머드나 검치호 등 거대한 동물에 탑승하거나, 넓은 맵을 돌아다니며 희귀한 동물들을 테이밍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높은 등급의 야수를 길들이고 나면 다른 동물을 활용할 이유가 없어져, 전략을 짜는 재미가 떨어지는 게 아쉽다. 

정리하자면, ‘파 크라이: 프라이멀’ 전투는 쉽지 않다. 무기도 별로 없는데,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적들을 상대하다 보면 마른침이 넘어간다. 적의 주둔지를 습격하기 전에는 자연스럽게 남은 화살 수를 세봐야 하고, 아이템창을 열어 남은 고기도 확인하게 된다. 아이템이 충분해도 무쌍 액션은 불가능하고, 조용히 하나씩 처리해야 한다. 다수의 적이 동시에 달려들면 도망가는 것 외는 답이 없을 정도로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전투에서 이겼을 때의 쾌감이 크고, 제작 재료를 전부 모았을 때 성취감도 엄청나다. 여기까지는 정말로 재미있었다. 정말로.


▲ 주둔지를 공격할 때는 불부터 지르자


▲ 이런 엉성한 돌도끼로 일기당천을 할 수는 없으니까... 

아! 스토리… 빈약한 스토리!

‘파 크라이: 프라이멀’은 여러모로 기존 시리즈의 단점을 타파한 게임이다. 비슷한 설정의 답습을 벗어났고, 파격적인 시대 설정만큼 게임 플레이도 확 변했다. 확실히 잡혀있는 전투 체계, 빠져들법한 풍경을 잘 표현한 그래픽, 충실한 고증을 통해 탄생한 시대적 배경은 정말로 훌륭하다.

하지만 빈약한 스토리는 나아지지 않았다. 방대한 지역을 다루는 오픈월드 게임인지라, 스토리라인을 하나로 통합하기 힘들었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플레이 도중 지치지 않게끔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줘야 하는데, ‘파 크라이: 프라이멀’에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




▲ 배경은 정말 감성 터질 정도로 아름다운데!

게임의 핵심 내용은 주인공이 ‘오로스’라는 지역에 거주하는 ‘웬자’ 부족을 보호하고, 나아가 부족의 번영을 위해 주둔지를 재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 보면 정작 부족민들을 지켜야 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당위성이 없으니, 전투가 어느 정도 적응되고 나면 굳이 게임을 계속 진행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게다가 플레이 도중 문명인(?)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적개심과, 이따금 비춰주는 적들의 사연 때문에 최종 보스를 만나면 동정심부터 인다. ‘절대 악’이 없는 원시 그대로의 상태를 보여주는 게 제작진의 의도였다면 모르겠지만, 굳이 보스를 물리치고 나서 찝찝함을 느껴야 할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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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FPS
제작사
유비소프트
게임소개
‘파 크라이: 프라이멀’은 샌드박스 FPS ‘파 크라이’ 시리즈의 외전격 타이틀로, 이전과는 다르게 과거 선사시대를 무대로 한다. 이번 작품에서 플레이어는 선사시대 주민 ‘타카르’가 되어, 매머드와 검치 호랑이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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