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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나 여기 어둠 속에 있다" 게임 속 암살자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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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독자 여러분, 게임을 즐길 때 어떤 직업을 선호하시나요? 최전선에서 적들을 베어 넘기는 전사,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거는 기사, 굳게 닫힌 보물상자를 열어젖히는 도둑, 신묘한 재주와 지혜를 지닌 마법사, 동료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성직자 등등… 이외에도 낚시꾼부터 약초상까지 정말 다양한 직업이 뭇 게이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암살자(Assassin)를 첫 손에 꼽고 싶습니다. 소심한 성격 탓인지 정면에서 치받는 것은 영 적성에 맞질 않고, 그보다는 어둠 속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목표를 제거하는 편이 우아하고 멋집니다. 암살에 성공한 뒤 가만히 숨어 우왕좌왕하는 NPC들을 내려다보면 왠지 모르게 “흐...흐콰!”하는 묘한 쾌감이 느껴지기도.

마침 오늘 암살자를 다룬 게임 원작 소설 ‘어쌔신 크리드: 르네상스’가 국내 출간됐죠. 책의 주인공 ‘에지오 아디토레’는 인류의 자유를 위해 폭군을 제거하는 암살단의 일원입니다. 굳은 심지와 멋들어진 외형 덕분에 국내에도 팬이 적잖아요. 이처럼 매력적인 암살자들은 전사나 마법사만큼 흔하진 않아도, 게임 속에서 확고한 입지를 점하고 있답니다. 이름만 들어도 목덜미가 서늘해질 게임 속 최고의 암살자 TOP5 함께 보시죠. 

5위 코르보 아타노(디스아너드), 여제의 복수를 꿈꾸는 초능력 암살자

가장 먼저 소개할 암살자는 ‘디스아너드’의 ‘코르보 아타노’입니다. 천한 출신에도 불구하고 검술 실력이 뛰어나 장교로 입대할 수 있었고, 나아가 황제의 근위병으로까지 벼락출세한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이후 황제의 딸이 여제로 등극하자 호국경에 봉해져 곁에서 보필하게 되는데, 게임을 하다 보면 그와 여제의 관계가 매우 깊음을 알 수 있죠. 한 마디로 젊은 나이에 명예와 실권을 모두 거머쥔 능력자라 할 수 있습니다.


▲ 복수심에 불타는 암살자 '코르보 아타노'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물론 그의 삶이 이대로 술술 풀렸다면 굳이 암살자가 될 이유가 없었겠죠. 제국에 만연한 전염병을 조사하던 어느 날, 초능력을 사용하는 괴한에게 여제가 살해당하는 비극이 일어납니다. 붉은 옷을 입은 괴한은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공간을 이동하는 터라, 필사적으로 여제를 지키려 한 ‘코르보 아타노’가 되려 살인범으로 몰려 억울한 처벌과 치욕을 당하게 되죠. 한 순간에 처지가 나락으로 떨어진 겁니다.

‘코르보 아타노’는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지만 여제의 복수를 이루고 납치된 영애 ‘에밀리’를 구출하기 위해 탈출을 감행합니다. 그리고 ‘아웃사이더’라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만나 마치 붉은 옷의 괴한과 같은, 아니 그 이상의 초능력을 손에 넣게 되죠. 짧은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하며 상대의 정신을 헤집고, 심지어 시간조차 왜곡시킵니다. 그렇게 명예로운 호국경은 사라지고 복수심에 불타는 치명적인 암살자가 탄생했습니다.


▲ 초능력을 활용한 온갖 기상천외한 암살을 감상하시라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4위 걸렛의 레토(더 위쳐), 북부 왕국의 악몽이 된 괴물 사냥꾼

다음은 ‘더 위쳐 2: 왕들의 암살자’ 주요 인물 ‘걸렛의 레토’입니다. 주인공 ‘리비아의 게롤트’와 마찬가지로 괴물 사냥을 위해 혹독한 훈련과 신체 개조를 받은 강화인간 ‘위쳐’죠. ‘게롤트’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거구에다 굵직한 흉터가 남은 스킨헤드까지 더해져 대단히 위협적인 인상입니다. 지금은 쇠퇴하여 생존자가 몇 남지 않은 독사 교단 출신으로, 본디 다른 ‘위쳐’처럼 암살자가 아니라 사냥꾼이나 전사에 가깝죠.


▲ 괴물 사냥꾼에서 왕 사냥꾼으로 돌변한 '레토'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그가 암살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복잡한 사정이 겹친 끝에 대국 닐프가드의 황제 ‘에미르 바 엠레이스’를 만나면서입니다. ‘에미르’는 강력한 ‘위쳐’의 손을 빌려 여러 북부 왕국을 약화시킬 계책을 세우는데, 바로 국가 통수권자인 왕을 제거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죠. ‘레토’는 함부로 사람을 베는 불한당은 아니었지만, 독사 교단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황제의 제안에 결국 넘어가고야 맙니다.

‘위쳐’는 인간을 초월한 신체능력은 물론 약과 마법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무력뿐만 아니라 지혜도 갈고 닦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신출귀몰한 자객이 될 수도 있죠. 이를 증명하듯 ‘레토’는 바다 위에서 연회를 즐기던 ‘에이던’의 군주 ‘데머번드’를 빙결 물약을 활용해 처치하고, 강국 ‘테메리아’의 왕 ‘폴테스트’까지도 수도사로 변장하여 부지불식간에 살해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우연찮게 ‘게롤트’가 왕 살해의 누명을 뒤집어써 한때 전우였던 둘이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됐다는 거죠.


▲ 에이던의 군주 '데머번드'를 살해하는 '걸렛의 레토'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3위 솔리드 스네이크(메탈기어), 유전자 복제로 태어난 최고의 공작원

3위는 ‘메탈기어’ 시리즈의 양대 주인공 중 하나인 ‘솔리드 스네이크’입니다. 그린베레와 CIA 등 각종 특수부대에서 복역한 전문 공작원으로, 총기는 물론 대인 격투까지 따를 자가 없는 인간병기죠. 아울러 6개 이상의 언어를 능숙히 구사하고 변장술도 뛰어나 잠입과 요인 암살에 특화됐습니다.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서는 골판지 상자를 쓰고(…) 고도로 훈련된 경비병 사이를 돌파하는 입신의 경지에 이르기도 하죠.


▲ 단신으로 요새 하나쯤은 간단히 와해시키는 최고의 공작원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솔리드 스네이크’의 놀라운 능력은 태생과 관련이 깊습니다. 사실 그는 20세기 최고의 군인이라 평가 받는 ‘빅 보스’의 유전적 복제품, 즉 클론이기 때문이죠. 자신의 정체를 모른 채 혹독한 훈련 속에서 자라난 ‘솔리드’는 훗날 아버지와 같은 존재인 ‘빅 보스’와 엇갈린 운명을 걷게 됩니다.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국가와 이데올로기에 환멸을 느낀 ‘빅 보스’가 무장 봉기를 일으키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솔리드 스네이크’가 파견되며 장대한 이야기가 펼쳐지죠.

전통적인 암살자와 조금 다르긴 합니다만 ‘솔리드’에게는 타고난 유전자와 후천적으로 익힌 기술 외에도 각종 하이테크가 있습니다. 판타지 속 암살자처럼 마법의 물약이나 무한한 밧줄은 없지만, 대신 마취총과 적외선 센서 등으로 한결 손쉽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죠. 근미래를 다룬 4편에서는 아예 자동 투명화 기능을 탑재한 ‘옥토카모’ 슈츠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SF적인 소품 또한 ‘메탈기어’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죠.


▲ 저러고 안 걸리는 것도 진짜 재주는 재주입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2위 코드네임 47(히트맨), 수제 정장을 말끔히 차려 입은 죽음의 신

이어서 대머리가 참 인상 깊은 ‘히트맨’의 ‘코드네임 47’입니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정장과 붉은 넥타이, 두 자루의 쌍권총, 그리고 뒤통수에 새겨진 바코트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죠. 다양한 인종이 혼재되어 쉽사리 기억되지 않는 인상과 능수능란한 변장으로 못 들어가는 곳도 못 죽일 자도 없는 그야말로 ‘죽음의 신’입니다. 뒷세계에서는 결코 실패를 모르는 완벽한 암살자로 통하죠.


▲ 엄청 인상이 강하지만 설정 상으로는 기억에 남지 않는 얼굴이라고...

빼어난 실력만큼이나 의뢰비도 상상을 초월하는지라 스위스 은행 계좌에 엄청난 돈을 쌓아놓고 있답니다. ‘코드네임 47’의 재력을 엿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무기인데, 세계적으로 100여 정만이 남은 고가의 발터 WA2000을 애용합니다. 물론 그런 그도 게임이 여섯 편씩이나 이어지다 보니 온갖 고생을 다하고 역으로 암살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사실 ‘히트맨’ 자체가 워낙 난이도가 높인 게임이라 플레이어의 체감은 이게 정말 전설의 암살자가 맞나 싶기도…

아무래도 ‘코드네임 47’을 보면 가장 먼저 눈이 가는 부분이 목덜미에 바코드입니다. 640509-040147이라고 적혀있는데 이 중 뒤 두 자리를 따서 ‘코드네임 47’이 된 것이죠. 무슨 공장에서 찍어 파는 물건도 아니고 웬 바코드인가 싶은데, 실상은 정말로 ‘찍어낸’ 인간이었습니다. 한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자신에게 자금을 대준 암흑가의 수장들과 자신의 유전자를 섞어 만들어낸 일종의 살인기계였던 거죠. 진실을 알게 된 ‘코드네임 47’은 관련자를 모두 죽임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털어내고 유유히 떠납니다.


▲ 못 들어가는 곳도 못 죽일 자도 없는 코드네임 47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1위 알타이르 이븐 라 아하드(어쌔신 크리드), 암살단의 위대한 사조

마무리는 역시 암살자를 다룬 가장 유명한 게임 ‘어쌔신 크리드’로 지어야겠죠. 흔히 ‘어쌔신 크리드’ 최고의 암살자라 하면 서두에서도 언급한 2편 주인공 ‘에지오 아디토레’를 높게 쳐주죠. 출연작이 크게 인기를 끈데다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인 구석이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생전의 업적과 후대에 미친 영향력 등을 면밀히 따져본다면 1편 주인공 ‘알타이르 이븐 라 아하드’야말로 진정한 암살자라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 명실공히 가장 위대한 암살자 '알타이르'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암살자로서의 정체성을 뒤늦게 확립하거나 끝까지 모호한 채로 살아가는 후대 주인공들과 달리 ‘알타이르’는 첫 등장부터 시리아 아사신의 고위 단원으로 묘사됩니다. 날카로운 감각과 타고난 자질로 수장 ‘알 무아림’의 신임을 받았지만, 지나친 자만 때문에 일을 그르쳐 ‘속죄의 임무’를 해야 할 처지에 놓이죠. 아무것도 모른 채 아홉 명의 목표를 차례로 제거해나가던 ‘알타이르’는 점차 베일에 가려진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고, 끝내 수장의 배신까지 깨닫게 됩니다.

모든 것은 에덴의 조각이라 불리는 초자연적인 유물 ‘선악과’를 둘러싼 암투의 결과였습니다. 암살단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알 무아림’을 죽인 ‘알타이르’는 에덴의 조각을 지키고 인류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일생을 받치게 됩니다. 그를 저지하려는 템플 기사단을 몇 번이고 패퇴시켰을 뿐만 아니라 후대를 위해 곳곳에 지혜를 남겨놓기도 했죠. ‘어쌔신 크리드 2’와 ‘어쌔신 크리드: 레벨레이션’ 등 후속작에서 ‘알타이르’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후대 주인공들은 존재조차 하지 못했을 겁니다. 과연 가장 위대한 암살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대망의 1편 시네마틱, 헌데 살짝 '무쌍'의 냄세가... (영상출처: 유튜브 stallons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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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크리드 2007. 12. 25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제작사
유비소프트
게임소개
'어쌔신 크리드'는 제3차 십자군 원정이 일어난 1191년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삼은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암살자 알테어가 되어 십자군의 주요 인물을 암살하는 역할을 맡는다. 건물 옥상과 벽 등을 이... 자세히
김영훈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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