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도 시스템도 다홍치마로 갈아입었다!
국내에는 바로 며칠 전 한글판으로 출시된 삼국지 11. 일어를
잘아는 게이머라면 일본판으로 이미 게임을 즐겨본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게이머라면 일어의 압박으로 인해 정식 한글판을 고대해 왔을 것이다. 불행히도 삼국지
11은 발매 당일 각종 와레즈 사이트에 모습을 드러내 '개념탑제' 게이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할 만큼 대단한 인기를 보여주었다. 지금부터 그래픽과 시스템 모두 새로운
옷으로 완전무장한?삼국지 11에 대해서 알아보자.
▲ 3D로 확바뀐 삼국지 11. 동양풍의 수묵화 느낌을 잘 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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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메뉴에 붙어 있는 (?)를 클릭하면 그 기능에 대해서 볼 수 있도록 배려해 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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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이 맵! 옷갈아 있고 돌아왔다! |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크게 변한 점은 단연 내정건물과 전투방식이다. 우선 내정에 대해서 알아보자. 전체적인 메뉴는 기존 시리즈와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 10편에 있었던 치수 등 몇몇 메뉴가 없어졌을 뿐 기본 틀이 되는 농업, 상업, 징병, 인제등용에 관련된 메뉴는 거의 그대로다. 징병을 실시하면 치안이 내려가는 등 내정 활동에 따른 상호관계도 전 시리즈와 같다. 그렇다고 전 시리즈와 비슷한 밋밋한 맛이 나는 것은 아니다.
▲ 전체적으로 메뉴 자체는 크게 바뀐것이 없다. |
도시라고 다 같은 도시가 아니야
새로운 맛의 냄새는 도시의 ‘개발’ 메뉴에서부터 맡을 수 있다.
각 도시엔 내정건물을 지을 수 있는 셀(Cell : 삼국지 11은 지도에 셀이 표시된다)이
존재하는데, 그 셀에 게이머의 입맛에 맞게 내정건물을 건설할 수 있다. 내정건물의
종류와 수에 따라 도시의 군량 수입과 금 수입, 생산 가능한 병과 등이 변한다. 즉,
도시를 게이머의 의도대로 특성을 부여할 수 있게 해준다.
▲ 어떤 걸 지어볼까~ 게이머의 입맛에 맞게 도시의 특성있게 만들 수 있다. |
예를 들어 도시 A, B, C가 있다고 치자. A에는 농장, 시장을 중점적으로 건설해 군량과 금 수입을 높였다. B에는 대장간, 마구간, 공방을 지어 각종 병과를 만드는데 필요한 무기와 공성 무기를 중점적으로 생산하게 만들었다. C에는 병영을 다수 건설해 병력을 생산하는데 집중했다. C는 A에선 군량과 금을, B에선 무기와 군마, 공성 병기를 보급받아 강력한 군대를 만들 수 있다.
▲ 하비에 시장과 농장을 집중적으로 건설해 부자도시로 만들었다. |
물론 A의 병력을 B나 C로 수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도시의 위치와 주변 상황에 맞추어 게이머가 직접 도시의 특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 시리즈처럼 단순히 ‘무엇을 했습니다’라는 텍스트를 보고 이것 저것 시키는 수동적인 내정이 아니라, 게이머가 직접 진두지휘 할 수 있는 능동적인 내정이 된 것이다.
▲ 부자도시 하비에서 군사도시 소패로 금 수송 중 |
와룡전을 떠 올리게되는?전투
삼국지 11의 전투는 실시간 전투를 연상케한다. 이런 점은 별도의
전투맵이 없고 월드맵에서 전투가 이루어 진다는 점에서 느낄 수 있다. 전투 방식
자체는 기존 시리즈처럼 ‘너 한번, 나 한번’식의 턴 제다. 하지만 전편처럼 전투가
벌어지면 전투맵으로 전환되면서 일정 기간 동안 오로지 전투만 조작할 수 있었던
시스템이 아니다. 모든 전투는 월드맵 자체에서 전투가 이루어 진다.
▲ "어딜 들어와!" 전투와 내정을 동시에 진행 할 수 있다. |
즉, 월드맵에서 전투와 내정을 한 턴에, 또 동시에 조작할 수 있다. 때문에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추어 내정, 특히 징병과 병과에 관한 것을 조작할 수 있어 유연하면서 긴박감 넘치는 느낌을 자아낸다. 또 삼국지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전투를 월드맵에서 관찰할 수 있다. 과거 색다른 맛을 선사했던 ‘삼국지 와룡전’에서 전투맵 전환부분만 뺀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 한 부대에 배치될 장수들의 조합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한다. 때문에?없느니만 못한 장수들이 홀대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예전의 내가 아니야!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시스템으론 ‘기교’가 있다. 이 시스템은
기교포인트가 일정량 쌓이면 그 세력은 특수한 능력을 배울 수 있게 되는 시스템이다.
기교포인트는 내정을 완료하거나 전투에서 적군을 괴멸시키거나 계략, 등용 등을
성공시키면 얻을 수 있다. 기교포인트를 소비해 배우게 되는 기교기술은 전투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된다.
▲ 기교스킬에는 상당히 좋은 기술들이 많다. 테크트리 같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
삼국지의 별미, 일기토와 설전
삼국지의 미니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일기토와 설전도 달라진 점이 있다. 두 개 모두 깔끔한 3D 그래픽으로
재탄생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선 일기토의 경우 같은 부대에 배치된 장수와
교대하면서 싸울 수 있다. 한 부대에는 최대 3명까지 장수를 배치할 수 있는데, 한
장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다른 장수가 끼어들어 위험에 처한 장수를 구할 수 있다.
설전의 시스템은 기존 작품들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분노게이지(심리 바)’가 생겼다는 것인데, 적에게 공격 당하게 되면 분노게이지가 올라가게 되고 마침내 격분에 이르게 된다. 격분 상태에선 소심, 냉정, 강단, 저돌 등 특수한 커맨드가 생기게 된다. 이 특수 커맨드들은 말 그대로 필살기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특수 커맨드가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추어 사용해야 한다.
▲ "나 불 받았어!" 격분하게 되면 지력에 따라 다양한 커맨드가 생겨난다. |
다 좋은데…
시스템과 그래픽에서 좋은 면을 보여줬지만
고질적인 어색한 한글화는 이번에도 드러났다. ‘관우, 감사하다’, ‘닥쳐라! 너같은
녀석은 맛을
봐야 합니다’ 등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텍스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 설마 또 '유봉님아~ 출전하시오'를 볼 수 있는 것인가? |
삼국지의 귀환을 축하며
이번 삼국지 11은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눈에 많이 띈다. 2D에서 깔끔한 3D로 바뀐 그래픽과 상당히 좋아진 인공지능,
새로운 시스템들. 발전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이번 삼국지 11 만큼은
발전된 삼국지의 한 가지 길을 확실히 보여줬다. 삼국지가 우리에게 제 할 일을 해준
만큼 우리도 삼국지에게 무언가 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재미있는 게임을 제 가격
주고 사는 것. 이 당연한 일이 우리가 삼국지에게 해줄 수 있는 작은 보답일 것이다.
▲ 천하통일의 과업은 당신의 오른손 검지에서 이루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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