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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깎는 체질개선에도, 2분기에 더 쪼그라든 국내 게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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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상장사 2025년 2분기 실적 (자료출처: 전자공시 및 각 회사 IR 페이지)

작년 2분기에 국내 주요 게임사는 비용을 줄이는 체질 개선으로 이익률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오히려 상황이 악화된 곳이 다수였다. 살을 깎는 비용 감축 후에 덩치를 키워줄 만한 신작을 발굴하지 못하며 더 많은 적자를 기록하거나, 영업이익이 하락한 곳이 대부분이다. 특히 업계 허리를 받쳐줄 중견 게임사 다수가 휘청거리고 있다.
 
먼저 카카오게임즈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2분기에 마케팅비를 전년 동기보다 40.9%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올해 2분기에도 영업비용을 전년보다 18% 줄인 1,244억 원으로 관리하며 보수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럼에도 2분기에 영업손실 8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매출도 24.2% 감소한 1,158억 원을 기록했다.

퍼블리싱이 주력 사업인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 이후 그 바통을 이어받을 만한 신작을 서비스하지 못했다. 하반기 신작 다수를 예고했으나, 대부분이 출시 연기된 점도 단기적으로 보면 악재다. 이 상황에서 마케팅비 집행 제한은 기존에 서비스하던 게임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뒤를 이을 주자를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다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위메이드 역시 작년 2분기에 마케팅비를 30% 감축하며 버텼고, 올해도 영업비용을 26% 줄였다. 그러내 올해 2분기 매출은 1,16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줄었고, 영업손실 285억 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위메이드의 경우 '나이트 크로우' 이후 기대작으로 출격한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조기에 흥행 가도에서 떨어지며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 새 먹거리로 추진하던 블록체인 게임 매출이 올해 2분기에 72% 감소했다는 점이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컴투스 계열도 상황이 비슷하다. 컴투스는 미디어 자회사를 더한 연결실적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으나, 게임이 주를 이룬 컴투스 별도실적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7% 줄었고 영업이익은 46.9% 감소했다. 스포츠게임 매출이 15.1% 늘었으나, 작년에 10주년을 맞이한 '서머너즈 워'의 뒤를 이어줄 RPG 신작 발굴이 묘연했다. 컴투스 역시 작년에 영업비용을 23.5%를 줄이며 버텼으나, 게임에서 플러스 요인을 찾지 못하며 올해도 침체했다. 신작 공백으로 인한 실적 악화는 컴투스홀딩스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용을 줄이며 적자를 축소하는 데 집중했다.
 
펄어비스의 경우 주요 수익원이 '검은사막' IP 하나인 가운데, 작년에도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감축해 적자를 줄이는 데 힘을 기울였다. '검은사막'이 올해 10주년을 맞이했기에, 후속작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에도 118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났는데, 내년 1분기로 출시가 연기된 '붉은사막'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시기라 무턱대고 영업비용을 줄일 수도 없다.
 
▲ 게임스컴 2025에 출전하는 붉은사막 (사진제공: 펄어비스)

세대 교체 쉽지 않네, 대형 게임사에도 이어지는 고민
 
회사를 책임지는 주요 게임의 연식이 길어지는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을 다음 주자를 찾는 과정이 길어진다는 점은 비단 중견 게임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형 게임사 역시 성장이 정체된 대표작의 뒤를 받쳐줄 신규 타이틀을 발굴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을 소요하며 올해 2분기에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작년 2분기에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크래프톤은 올해는 매출도 6.4%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25.9% 줄어든 2,460억 원에 그쳤다. '배틀그라운드' IP 매출의 경우 작년에 모바일에 일시적으로 반영된 성과금이 올해는 사라진 결과라는 해명이 있었으나, 단일 IP로 발생한 이슈가 전체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인조이 후에도 일정 규모 이상의 신규 타이틀을 선보여 라인업을 강화해 안정성을 더해야 한다.

▲ 최근 선보인 부가티 등 컬래버레이션에 집중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사진제공: 크래프톤)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17% 줄어든 넥슨도 상황은 비슷하다. 소위 '메던피'라 불리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온라인'은 건재하지만, 중국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2% 하락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올해 3월에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이 두각을 드러냈으나, 이러한 사례를 더 많이 발굴해야 장기적인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 중국 던파 모바일 매출 감소에 큰 타격을 입은 넥슨 (사진제공: 넥슨)

넷마블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1% 감소한 1,011억 원이고, 매출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 'RF 온라인'과 '세븐나이츠 리버스'를 출시 초에 흥행 덤에 올렸음에도, 작년 실적을 견인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넷마블은 작년부터 다작 전략을 앞세워, 각 분기별로 매출을 책임질 수 있는 주자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다만 각 게임들이 안정적인 장기 흥행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릴레이가 끊어지는 순간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

▲ 하반기 출시를 예정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바통을 이어받아 줄 것이냐가 관건이다 (사진제공: 넷마블)

마지막으로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는 나아졌다. 특히 영업이익이 71% 증가한 151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작년 2분기 실적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좋지 않았고, 151억 원이라는 영업이익은 엔씨소프트의 규모를 생각했을 때 만족할 만한 성과는 전혀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2분기에 인건비를 대폭 줄였다. 이러한 인력 감축이 필요 없는 부분만 잘라낸 것인지, 핵심 동력까지 도려내버린 것인지는 연말 출시를 앞둔 아이온 2의 결과물을 보고 판단할 수 있겠다.

▲ 아이온 2 성패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생존을 위해 새로운 활로를 뚫어야 한다
 
올해 2분기 게임사 실적을 종합하면 새로운 매출원 발굴에 실패하며 작년에 힘들게 추진했던 체질 개선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적이 악화되며 비용을 줄이고, 이익률이 내려가며 또 다시 살을 깎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다시 일어날 힘을 영영 잃어버릴 수 있다.

아울러 국내를 비롯한 게임 시장 전반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기에,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에 도전하지 못했던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파이를 넓힐 필요가 있다. 올해 2분기에 'P의 거짓' DLC로 호성적을 거둔 네오위즈와, '스텔라 블레이드' 스팀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본 시프트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그라비티 역시 동남아를 넘어 북미, 중남미, 유럽 등으로 '라그나로크' IP 기반 게임의 서비스 영역을 꾸준히 넓히며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뛰었다.

실제로 오는 20일(독일 기준)에 개막하는 '게임스컴 2025'에는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가 출전해 자사 신작을 현지에 어필하는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도 자회사가 글로벌을 겨냥해 준비 중인 신규 타이틀을 출품하며, 조이시티도 '바이오하자드'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작을 공개한다. 생존을 위해 글로벌 최대 게임쇼에서 활로를 열어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게임스컴 2025에 출전하는 크래프톤 (사진제공: 크래프톤)

이러한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한 곳이 넥슨게임즈다. 넥슨게임즈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1.5%가 줄었고, 영업손실은 218억 원으로 적자가 늘어났다. 플랫폼으로 보면 모바일게임 매출이 34.7%가 줄었는데 이 부문 주력 타이틀인 '블루 아카이브'의 하락세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올해 2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고, 그 중에도 인건비가 12.8% 늘었다.

넥슨게임즈는 최근 공개한 '우치 더 웨이페어러'를 비롯해 '듀랑고'와 '던전앤파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규 타이틀 다수를 개발 중이다. 여기에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라이브 서비스 관련 인력을 대폭 확충한 바 있다. 현재 실적은 좋지 않지만, 좀 더 비용을 들여 미래에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 전우치를 소재로 삼은 '우치 더 웨이페어러' (사진: 게임 티저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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