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발버둥쳐도 절망을 피해갈 수 없다(사혼곡~사이렌~)

바로 이것이 진정한 공포다!! TV-CM이 너무 무섭다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방송금지 처분이 내려진 바로 그 문제의 작품이 「사혼곡~사이렌(이하 사혼곡)」이다. 사일런트 힐의 디렉터로 유명한 소토야마씨가 제작을 담당하여 음산한 분위기를 더하는 사혼곡. 자, 오감을 자극하는 공포의 세계를 경험해보자.

게임의 기본 스토리
XX현 미스미군 하뉴다 마을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이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한적한 마을. 워낙 교류가 없는 마을이라 이 마을은 박해 받아왔던 기독교인들의 은거지라는 소문이 밖에서 나돌고 있으며 마을이 가진 특이한 폐쇄성(외부와의 접촉을 꺼려하는)으로 인해 다양한 오컬트적인 요소가 남아있다고 전해진다. 이 마을에는 몇 십년전까지 마을을 구한 신을 숭배하는 의식이 있어서 그 신에게 마을의 어린 소녀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있다고 하나 그와 관련된 정확한 내용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무대는 인구가 1,500명도 되지 않는 마을. 하뉴다 마을의 전설 및 오컬트 문화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한 명의 소년이 방문함과 동시에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슬비가 내리는 어느날 밤, 소년은 마을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둔 채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쳐 나간다. 그리고 소년의 눈앞에 펼쳐지는 기묘한 의식과 자신을 바라보는 깊은 눈동자의 소녀….
의식을 엿보던 사실을 발각 당한 소년은 뒤쫓아 오는 사람들을 피해서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소년의 머리 속에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영상이 파고들어온다. 뒤를 돌아보자 소년의 앞에는 피눈물을 흘리며 총을 겨누고 서있는 경찰관이 있었다.

생존을 위한 도주. 그 와중에 정체불명의 지진이 일어나고 흡사 사이렌과도 같은 울림이 마을을 뒤덮는다. 발광하는 사람들…. 절규와 비명…. 하나둘씩 세상과 동떨어진 모습으로 변해가는 사람들. 소년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하뉴다 마을은 이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 어쩌면 과거와의 접점에 서 있을지도 모르는 이계에 빠져 있었다. 혼돈과 공포 속에서 지내게 되는 3일간, 소년은 이윽고 마을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던 무서운 규칙을 알게 된다. 800년을 이어온 저주의 종착역은 과연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붉은 바다 건너 들려오는 이계의 소리는 이윽고 붉은 바다 밑에 잠들어 있던 망자들을 불러내기 시작하는데….

적의 눈으로 사물을 관찰하라!
사혼곡의 가장 메인이 되는 시스템이 바로 ‘뷰 재킹 시스템’이다. 시야를 훔친다는 이름의 이 시스템은 자신의 몸을 안전한 곳에 숨긴채 상대의 눈으로 주변을 관찰해 자신을 더욱 안전한 곳에 숨도록 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좀비의 시점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건물 구석에 플레이어의 그림자가 보인다면!? 당장 플레이어 시점으로 돌아와 그림자를 숨기거나 재빨리 도망쳐야 한다. 다른 호러 게임과 달리 죽지 않는 적들을 상대로 해야 하므로 전투가 능사는 아니다. 뷰 재킹 시스템을 이용해 최대한 적들에게 들키지 않고 마을을 이동하며 사건을 풀어나가자.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명작 호러게임이란 갑자기 몬스터가 튀어나와 플레이어를 깜짝 놀라게 하는 지엽적인 연출신보다 일관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사운드와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사혼곡은 이런 부분에서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사혼곡은 한 명의 주인공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등장인물들의 부분적인 스토리를 종합해 하나의 큰 메인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각 챕터별 스토리는 짧지만 그 안에서 얻어지는 수수께끼와 사건 일지등을 파악해 메인 스토리를 이해하면 게임의 즐거움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