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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서비스 50일, 실체인가 거품인가
장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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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는 내 운명’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상식을 벗어난 설정, 허술한 내러티브, 개성도 감동도 연기도 없는 캐릭터, 그 속에 함몰된 스토리.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이지 않은 이 드라마의 별명은 '막장드라마'다. 심지어 시청률까지 비정상적이다. 그렇게 욕을 먹는데도 공중파 시청률 40%를 돌파했다. 막장태크의 정점이라는 연장방송까지 했다. 드라마 게시판은 네티즌들의 공격으로 폭격직전의 가자지구가 됐다 | 
그야말로 쑥대밭이 된 것이다. 매체들은 드라마 종영과 함께 각종 이슈를 팔아 치우면서도 상식을 벗어난 드라마 시청률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드라마가 혹평에 휩싸이든 싸울팽에 휩싸이든 상관없다. 시청률이 곧 돈이고 권력이고 힘이기 때문이다.
장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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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온이란 게임이 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에 이어 내놓은 대작 MMORPG다. 아이온은 그 명성대로 오픈 첫날 동시접속자 20만 명을 돌파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각종 게임순위를 석권하고 대한민국 게임대상까지 받았다. 업계 정상게임 답게 오토근절 캠페인까지 앞장서 나섰다. 그러나 이런 대박에도 불구하고 아이온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차고 넘친다. 게이머에서 소비자로 변한 유저들은 애정 어린 피드백대신 철저한AS와 업그레이드만 요구한다. | 
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유저들이 비난을 하든 게임에 오토가 만년하든 상관없다. 온라인게임 판에서 동접자가 곧 돈이고 권력이고 힘이기 때문이다.
▲ 아이온과 통속드라마의 공통분모
혹평과 흥행이 반비례 곡선을 그렸다는 점에서 '아이온'과 '너는 내 운명'은 닮은꼴이다. 시청률이 상승할수록, 또는 동접자가 늘어날수록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은 점에서도 같다. 아이온은 소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와 같은 게임이다. 사랑으로 시작했다가. 불륜이 되고, 삼각관계로 가더니, 결국엔 백혈병이네?
아이온의 공식도 다를바 없다. 솔로잉 퀘스트로 시작했다가 파티가 되고 ‘닥사냥’을 하더니 결국엔 전쟁이네? 아이온 역시 현재 뜨고 있는 게임의 대중적인 요소만 잘 골라서 만든 한국형 게임이다. 결코 신선하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보는 사람이 있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꽤 많다. 비평가들에게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게 현실이다.
▲ 흐름을 주도하지 않은 게임은 최고가 될 수 없다!
나는 앞서 ‘너는 내 운명’이라는 드라마를 언급했다. 여론과 매체가 이 드라마를 계속 견제하는 이유는 비단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든지 제2, 제3의 통속드라마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갖는 폐해는 이래서 무섭다.
동시접속자가 게임의 모든 것으로 평가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아이온에 대한 혹평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아이온이 어쨌기에? 아이온이 길거리에 오줌을 쌌나, 대로변에 응가를 했나. 아이온보다 질 낮은 게임이 논두렁에 소똥처럼 지천에 깔려있는데 왜 아이온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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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름을 주도하지 못한 게임은 최고가 될 수 없다. 아이온은 흐름을 주도하는 대신 조금 더 보태서 흐름에 올라 타버렸다 | 
그것은 바로 엔씨게임은 ‘흥행작’이라는 수식어 때문이다. 이 허울 좋은 명함이 왜 엔씨에만 적용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유저들은 '엔씨표 MMORPG'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기대를 건다. 그 기대는 05년도부터 이어져온 와우라는 흐름을 당당히 끊어주기를 열망하면서 더 커진다. 하지만, 엔씨는 그러지 않았다. 흐름을 끊는 대신 조금 더 보태서 올라 타버렸다.
국내 동접자 수치는 아이온이 와우를 앞섰지만, 게임성에서는 와우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평가도 여기서 시작한다. 흐름을 주도하지 않은 게임은 결코 최고가 될 수 없다. 신작게임의 최대 무기인 신선함도 아이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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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온은 리니지2와 와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아이온만의 새로운 것은 무엇이냐 물으면 선듯 대답하기 어렵다 | |
이래저래 편하고 좋은 시스템들이 잘 구현되어 있지만, 어디서 한 번씩 봤던 것들이다. 개발진이 말한 ‘아이온의 모든 것을 담은 어비스’ 조차 순수하게 창조된 전장이 아니라 다옥의 프론티어 전장을 벤치마킹 한 것일 뿐이다. 계급시스템은 와우 오리지널 말기에 폐인 시스템이라고 혹평을 받으면서 서둘러 빼버린 명예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문제는 아이온이 이처럼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데 대체해줄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와우를 보자. 메인콘텐츠에 전장과 투기장이 있고 인던과 레이드가 있다. 서브콘텐츠에 평판이 있고 업적이 있다. 어느 것 하나만 파고들어도 수개월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들이다.
오래된 게임이기에 콘텐츠 양만으로 따지기엔 어폐가 있지만, 아이온은 그것까지 염두에 두고 나왔거나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무언가로 대체해야 했다. 하지만, 현재의 아이온은 어비스만 있다. 어비스의 성공유무를 떠나, 이러한 콘텐츠의 공백은 아이온을 계속 압박하고 늙게 만들고 있다.
▲ 어비스, 종족 단합은 없고 레기온 이기주의만
그럼 어비스부터 살펴보자. 아이온의 성공유무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작년 여름, 엔씨 관계자들은 유난히 편집부에 발걸음을 많이 했다. 잘 봐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피드백을 달라는 것이다. 그곳에서 한 개발자가 이런 말을 했다.
“아이온의 어비스는 누구나 참여가능 한 캐주얼 한 전장으로 컨셉을 잡았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여 ‘야, 우리 심심한데 어비스에서 싸움이나 한번 할까’ 이런 식으로 말이죠”
듣기엔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리니지식 공성전은 벗어날 것이라 판단됐기 때문이다. 리니지의 공성전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아이온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어비스는 분명 리니지와 다른 매커니즘으로 구성된 전장이다. 같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비약이다. 하지만, 마치 돌솥비빔밥에 들어간 캐비어처럼 개별적인 콘텐츠가 서로 만나 어우러지지 못하고 침전된 느낌이다. 앙금이 남아있는데 저어줄 국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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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족간 전쟁을 내세운 어비스의 기획의도는 특정 레기온의 힘겨루기로 변질된지 오래다 | 
이를테면 요새전이 그렇다. 어비스의 요새전은 다옥의 프론티어 전장을 벤치마킹했다. 요새를 점령하기 위해 요새주위에 아티팩트(렐릭킵)를 따고 공성병기(램)를 이용해 성문을 부시고 내부로 들어가 수호신장을 잡아야 한다. 점령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다행히 24시간 전투가 아니라 점령전이 일어나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시간이 되면 지키면 된다. 너무 장시간 한 종족이 차지하고 있으면 막강한 공격력의 용족이 드라코닉캐리어(비행정)을 타고 나타나 요새를 들쑤시고 다닌다. 용족은 정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만만치 않다. 여차하면 요새를 뺏길 수도 있다.
그러면 질문 하나, 전쟁은 왜 해야 하나?
이 질문의 답은 ‘레기온’이라는 단어로 대신한다. 지금 아이온의 전쟁터에서는 종족은 없고 레기온만 있다. 아이온은 리니지와는 달리 천족과 마족 두 종족간의 대결구도가 큰 축이다. 당연히 '종족'간 싸움의 주체는 '종족'이 되어야 한다. 요새를 빼앗기면 종족의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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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싸워야 하는 이유, 우리가 싸워야 하는 이유를 가슴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특정 레기온의 이기주의만 판친다. | 
지키는 것도 종족이고 빼앗기는 것도 종족이어야 한다. ‘앗 우리의 요새가, 우리 종족이 칼질을 당하네? 도와줘야지!’ 이런 생각이 당연한 것이다. 지난 10월 열린 아이온 기자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이런 말을 했다.
“평소엔 같은 종족의 레기온끼리 반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벌어지면 달라집니다. 싫든 좋든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아이온의 전쟁은 명예와 원칙을 지키는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온은 그때의 초심을 볼 수가 없다. 서로 뭉쳐야 할 ‘대의’는 사라지고 갈등과 반목만 남아있다. 지켜보고 있으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피하기 바쁘다. 일반유저들과 소규모 레기온이 보기엔 이 전쟁은 우리 종족의 전쟁이 아니라 거대 레기온 간의 힘겨루기다.
같은 종족 내에 덩치 큰 레기온 두 세 개가 있으면 요새전에서 큰 싸움이 일어나더라도 도와주기는 커녕 오히려 실패하길 빈다. 상대 종족이 점령해야 자신의 레기온이 다시 점령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이유 또한 합당하다. 동족애가 사라졌다는 말은 온전히 적합한 수사는 아니다. 애당초 있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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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니지에서 겪었던 혈맹이라는 ‘트라우마’를 아이온이 기어코 짊어졌다. 혹자는 그것을 역사라 부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눈엔 쳇바퀴에 갇힌 다람쥐처럼 보인다 | 
요컨대, 현재의 어비스는 종족간 분쟁지역이 아니라 거대 레기온간의 힘겨루기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싸워야 하는 이유, 우리가 싸워야 하는 이유를 가슴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특정 레기온의 이기주의만 판친다. 종족간 단합 역시 레기온 연합으로 대신한다.
문제는 지나친 상하구조다. 천상계 유저들끼리 성을 먹고 일반유저들은 세금을 낸다. 유저들이 아이온에서 리니지를 떠올리는 것은 원인과 결과에 대한 당연한 논리다. 이 속에 개인은 없고, 소수는 무력할 뿐이다. 레기온은 스스로 비대해지다 작은 분열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만다.
리니지에서 겪었던 혈맹이라는 ‘트라우마’를 아이온이 기어코 짊어졌다. 혹자는 그것을 유저가 만들어낸 사이버 역사라 부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눈엔 쳇바퀴 속에 갇힌 다람쥐처럼 보인다.
▲ 부족한 퀘스트, 실족한 밸런스. 완성도는 의문
‘20레벨까지는 참 재미있게 했어요! 그 다음엔 그냥 레벨노가다 게임이랑 같더군요’
아이온을 해본 유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얼음장 같이 비평을 하는 유저들도 짜임새 있게 구현된 저레벨 콘텐츠에 대해서는 가타부타를 논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온은 20레벨 이상과 이하의 사람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
문제는 20레벨 이후부터다. 점점 퀘스트가 줄어드는가 싶더니 30레벨이 넘어가면 반복형 퀘스트가 줄을 잇는다. 그나마 있는 퀘스트는 경험치 위주의 퀘스트가 아니라 채집이나 주화 모이기 같은 '시간 죽이기' 퀘스트가 대부분이다.
퀘스트가 지겨운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인던이나 사냥터로 내몰린다. 이후부터는 반복 또 반복이다. 뭔가 얻어 먹을게 있나 싶어 어비스에 놀러 간 유저들은 치열한 계급투쟁의 희생물로써 어비스 포인트로 치환된다. 만레벨이 되면 재미이겠지. 장비 좀 착용하면 괜찮아지겠지. 지독한 반복플레이를 하면서 이런 식으로 자기위안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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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퀘스트가 지겨운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인던이나 사냥터로 내몰린다. 이후부터는 반복 또 반복이다 | 
직업간 밸런스에 대해서는 참 말이 많다. 가위바위보식 상성이 뚜렷한 게임인줄 알았는데 막상 싸워보면 그게 아니다. 탱커는 녹고 힐러는 그냥 강하다. 괜히 찔러본 딜러만 뻘쭘하게 됐다. 그 피해를 감내하는 것은 온전히 유저들이다. 파티에서 직업간 차이가 여실하게 드러난다.
정령성은 파티에서 '왕따'된지 오래다. 파티창에는 오직 치유성과 수호성 모시기로 도배되어 있다. 뭐든 컨셉을 하나로 잡고 밀어붙였으면 좋겠다. 갈 길은 먼데 이리저리 체이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 발목까지 잡고 있으니 측은한 생각도 든다.
화려한 액션은 아이온의 장점이다. 콤보라는 것도 스킬창이 알아서 스왑되니 두루 편하다. 하지만, 화려하다는 것이 꼭 강하다는 말은 아니다. 비주얼 상으로는 지구도 반 토막 낼 것 같은 필살기가 겨우 에너지 몇 칸 정도 날릴 대미지라면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온의 전투는 깊이가 없다. 방향키로 움직이는 컨트롤이 아니라 버튼 하나에 억지로 맞춰진 컨트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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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본도 없는 놈이 기술만 화려하다’ 아이온의 전투가 그 꼴이다. 오로지 비주얼, 비주얼, 비주얼뿐이다 | 
열혈강호라는 만화를 보면 이런 대사가 있다. ‘기본도 없는 놈이 기술만 화려하다’. 아이온의 전투가 그 꼴이다. 오로지 비주얼, 비주얼, 비주얼뿐이다. 덕분에 전투의 흐름이 계속 끊어진다. 눈앞에서 적이 허점을 보였는데 기어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세 바퀴 돌고 내려찍는다. 생사가 초단위로 뒤바뀌는 전투에서 2초 비주얼이 허공을 가른다.
타격감의 기본은 화면을 덮는 현란한 움직임이 아니라 스킬을 누름과 동시에 뜨는 대미지 폰트다. 와우에서 전사의 강력함을 증명해주는 스킬이 뭔가. 바로 죽음의 일격과 마무리 일격, 변변한 이펙트 하나 없지만,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이 손맛을 제공한다.
물론, 아이온이 와우처럼 변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다. 짬뽕에서 짜장 맛이 안 난다고 욕하는 꼴과 같다. 하지만, 유저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본은 있어야 한다. 전투의 흐름을 유저가 판단하도록 맡겨야 한다. 1번을 썼으니 2번을 누르고 콤보가 떴으니 3번을 눌러야 하는 수동적인 전투시스템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이벤트성 몬스터 난입쇼, 용족
아이온 기자간담회 때 현재 와우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진영간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아이온 관계자는 용족이라는 제3세력을 대안으로 꺼냈다. 세력간 밸런싱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용족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지 않지는 않을까라는 질문에 “용족이 무조건 더 강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했다.
용족은 과연 세력비를 맞출 수 있을까? 상용화가 시작되고 어비스에서 일어나는 요새전을 유심히 관찰했다. 당시 지켈서버는 특정 레기온이 어비스 하층부를 통째로 점령하고 있었고, 좀처럼 뺏기지 않았다. 나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드라코닉캐리어를 보았다. 어비스 상공에 떠있는 이 비행정의 비주얼은 그 무엇보다 압도적이었다. 뭐든 스치기만 하면 가을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픽픽 쓰러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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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시 후 개미떼처럼 쏟아져 나온 용족은 요새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 거대한 레기온은 용족까지 막아냈다. 일반 유저들이 만렙정예 용족을 막은 것이다. “무조건 더 강하기 때문에 막기 힘들다”는 개발자의 말이 순간 뻘쭘하게 됐다. 용족은 정해진 패턴대로 움직이는 프로그램일 뿐이니 유저들의 두뇌를 이길 순 없다. 한번만 막으면 두 번째는 쉽다. 세 번째는 더 쉽다. 이 프로그램 덩어리인 용족은 전략으로 막는 것이 아니라 머릿수로 막으면 되기 때문이다. 죽으면 부활해서 다시 싸우면 그만이다. 영구라도 삼 일이면 깨우칠 패턴이다. 저글링이 100마리가 쏟아져 나오면 파이어뱃 20마리에 메딕 5마리면 된다. 정예멤버라면 혹 이보다 적은 인원으로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온은 부활 가능한 마린 100마리로 저글링과 맞서게 하는 꼴이다. | 
유저는 죽으면 일어나 다시 싸우면 되지만, 용족의 숫자는 한계가 있다. 용족의 전투는 전략의 부재가 아니라 전략을 쓰지 않아도 쉽게 막을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용족은 차후라도 제 3의 진영으로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쟁이란 변수가 많을수록 재미 있는 법이다. 현재, 용족은 NPC로 이루어진 진영이기 보다는 이벤트성 '몬스터 난입쇼'에 지나지 않다.
용족의 난이도를 높이면 어려운 이벤트가 되고 낮추면 헐렁한 이벤트가 된다. 벌써부터 유저들에게 픽픽 나가떨어지는 프로그램덩어리 용족에게 매력을 느낄 유저는 없다. 수치놀음에 혹하기엔 유저들은 너무 앞서 나가 있다.
▲ 생산되고 가공되는 영웅은 과연 영웅인가
어떤 게임이든 소위 말하는 '네임드'라는 유저들이 있다. 네임드는 악당이 될 수도 영웅이 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는 점에서 같다. 네임드의 탄생은 게임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촉매제 같은 역할을 한다.
아이온의 영웅은 어떤가. 우선 영웅으로 대변되는 것은 '강함'이다. 섹시함도 있고 터프함도 있고 느끼함도 있는데 왜 하필 강함인가. 가장 확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나보다 강하다는 것, 남들보다 강하다는 것은 MMORPG에서 무엇보다 빠르게 존경심을 이끌어 낸다.
그렇다면 아이온에서 가장 강력한 캐릭터는 무엇인가? 바로 ‘5성장교’ 이상의 유저들이다. 피통 8만에 공격력도 50% 뻥튀기된 이 영웅은 든든한 힐러 파티가 지원만 된다면 짧은 시간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뽐낼 수 있다. 일개 유저의 타격 따위는 기스도 안 난다. 무려 아티팩트로 후려 갈겨줘야 한다. 이 아티팩트가 요새전의 전세를 뒤엎을 만한 무기라고 봤을 때 이 가공된 영웅의 파워를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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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성 장교부터 시작되는 순위싸움, 영웅이 되려면 정상적인 생활은 포기해야 한다. PC방 주인이라면 모르겠지만 | 
하지만 영웅이라도 되기 위해서는 남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해야 한다. 요컨대, 현재의 계급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점수를 상대평가로 매겨 그 계급에 해당하는 유저들에게만 혜택을 준다. 레기온을 잘 이끌거나, 유저들의 존경심을 얻어 영웅이 되는게 아니라 300시간이든 400시간이든 기계적으로 오래 플레이한 사람들이 영웅이다.
하루 2~3시간 플레이할 수 있는 직장인 유저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영웅이 될 수 없다. 와우에서도 오리지널 말기에 이런 '명예시스템'이 있었지만, 상위 1%만 얻는 해택이 '폐인 시스템'이라는 혹평을 받고 다음 업데이트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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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영웅이 되기 위해 어비스로 들어온 유저들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고 돌아간다. 영웅이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전투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 
현재 커뮤니티에서는 계급 시스템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아바타(계급스킬)로 변신한 유저를 잡기 위해서는 한 포스(24명)이상이 필요하다는 소리도 있다. 개발진에서 생각하는 계급시스템의 가장 보기 좋은 모양새는 각 종족의 영웅이 선두에 서서 전투를 지휘하고 일반유저들은 뒤에서 보조하는 형태이다. 사령관의 진두지휘 하에 전투를 벌이는 요새전은 상상만 해도 대단할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이온의 사령관은 전략과 전술을 짜고 지침을 내려주는 조조나 제갈량의 모습이 아니라, 일당백으로 적군을 요리하는 여포나 장비의 모습이다. 진짜 영웅이 되기 위해 어비스로 들어온 유저들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고 돌아간다. 개발자는 영웅을 만들어내지 말고 영웅이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전투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굳이 영웅을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될 것이다.
▲ '오토천국 유저지옥'의 오토의 넌센스
오토란 잠재적인 무좀균 같은 것이다. 가만히 놔둬도 상관없지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간지러워서 사정없이 긁다가는 주위사람들이 하나 둘씩 멀어져 간다. 아니 무좀이 뭐 어쨌다고, 사실 무좀은 잘 씻으면 금방 낫는다. 씻지 않고 무좀약만 바르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더러운 발, 습한 발은 항상 무좀균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온의 오토 처방법도 씻지 않은 발에 바르는 무좀약과 같다.
여기서 질문 하나. 블럭 당하는 오토수가 더 많을까, 새로 생기는 오토수가 더 많을까? 간단한 덧셈뺄셈의 원리다. 정답을 유저들이 게시판에 남겼다.
“오토가 줄어든 것 같지 않아요. 오히려 더 늘어난 것 같아요~”
자, 여러분은 지금 정부의 전매특허기술 전시행정의 기본을 보고 계십니다. 재래시장 살린다고 하더니 아주머니께 목도리를 드렸네요. 그러면 재래시장이 살아날까요? 오토 잡는다고 계정 블럭을 시키네요. 그러면 오토가 줄어들까요? 오토가 왜 생겼나요? 정말 궁금하다. 물어보자. 오토는 왜 생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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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하고 블록하고, 신고하고 블록하고…! 불신의 악순환만 계속된다. 28일 현재 11,592건의 제보 중 1,856계정이 블럭됐다. 과연 누가 이길까 | 
유저들의 불만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한 장소에서 죽치고 앉아 파밍 하는 일명 ‘닥사냥’은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을 겸해서 할 수 있는 아이온의 대표적인 사냥방식이다. 이 단순반복형태의 사냥법은 오토와 작업장이 노리는 최고의 ‘먹잇감’이며, 이미 리니지2에서도 검증(?)된 폐단이다.
이런 허점투성이 사냥법을 아이온에서 다시 우려먹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런 보완점이나 대책도 없이 ‘오토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니 누가 믿을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법칙에 의거해 엔씨의 노력은 유저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우리는 오토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라고...!
와우는 사냥터 자체에서 자유롭게 PK가 벌어지기 때문에 오토를 할 수가 없다. 오토라고 여겨지면 상대진영이 와서 그냥 죽이면 된다. 십이지천2나 프리우스는 오토규제를 시스템적으로 적용했다. 시간마다 질문창이 뜨고 응답이 없는 캐릭터는 바로 접속을 끊어버린다. 그러나 아이온엔 이런 최소한의 시스템마저 없다. 그저 신고제가 전부다. 유저는 옆에서 사냥하는 캐릭터가 오토인지 확증도 안 된 상황에서 신고버튼만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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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우스의 오토방지 시스템. 최소한 이 정도라도 해놓고 '오토척결'을 외쳐야되지 않을까. 아이온 오토척결 캠페인은 한마디로 '넌센스'다 | 
80년대 국민교육헌장 외우 듯 말로만 '오토의 정의'를 외칠뿐 최소한의 시스템적인 규제조치도 안 해 놓았다. 그야말로 넌센스가 따로 없다.
시스템적인 허점만 보이면 어김없이 파고드는 것이 오토다. 하지만, 이왕지사 오토와의 전쟁을 선포를 했으면 제보를 통한 블럭보다는 시스템적 규제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리니지부터 있었던 무좀균은 여젼히 엔씨를 괴롭히고 있다. 이번 전쟁의 승자가 오토인지 엔씨인지 알 수 없지만, 당장 괴로운 건 유저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동트기 전 밤하늘이 가장 어둡 듯,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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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현재의 아이온 동접자 수에 어느 정도 거품이 있을 것이라 본다. 그것이 엔씨의 후광이든 그래픽의 힘이든 뭐든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온의 대중적인 흡입력이 이보다 더 크게 작용했을 거라 믿는다. 때문에 그 거품을 걷어내더라도 곧장 바닥이 보이진 않을 것이다. 이건 아이온만의 순수한 힘이다. 그것을 알기에 영리한 엔씨는 쉽게 샴페인을 터트리지 않는다. 솟아오른 샴페인 뚜껑 높이만큼 유저들의 불만도 높게 올라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불만이 쏟아지면 매체는 ‘너무 빨리 터트린 샴페인’ 프레임을 작동시킬 수 있으니 두루 이롭다. 상식을 초월한 동접자 수치를 개발자가 감내하기란 여러모로 힘들다. | 
“와! 설마 이 정도일 줄 이야. 앞으로 이렇게 만들면 대박 터지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게임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현재 아이온이 짊어진 문제점을 한 번에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지만 쉽지 않다. 개발자는 지금 당장이라도 게시판을 주시하고 유저와 대화 해야 한다. 소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요즘 개발사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가 비난의 총받이로 GM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아이온이 올바른 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발자가 스스로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
그렇다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이 스트레스만 불러일으키는 ‘신발퀘스트’ 따위는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 둘씩 해결하면 된다. 원래 정답은 가장 가깝고 찾기 쉬운 곳에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모른다. 동접 20만의 아우라에 갇힌 아이온은 밑에서 유저들의 신뢰가 줄줄 새는 줄 모르고 있다. 새는 물은 콘텐츠를 만든 개발자만이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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