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국내에서 온라인, 모바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꼽혔던 콘솔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소니, 반다이남코 등 선도 업체에서 꾸준한 노력으로 시장을 확대한 이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게임사가 국내 콘솔 시장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 결과,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온갖 게임을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일본 인티 크리에이츠도 뛰어들었다. 지난 3월, ‘걸 건 2’ 한국어판 발매 소식을 전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신작 타이틀을 내놓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한, 12일에는 인티 크리에이츠 아이즈 타쿠야 대표가 직접 한국을 찾아, 향후 전개될 사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게임메카는 아이즈 타쿠야 대표 간담회 현장을 찾아, 향후 인티 크리에이츠가 국내 게이머를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 보았다.
▲ 인티 크리에이츠 아이즈 타쿠야 대표(가운데) (사진: 게임메카 촬영)
‘걸 건 2’를 시작으로... 한국어 신작 3종 나온다
인티 크리에이츠는 1996년 캡콤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게임 제작사로,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거나 외부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다. 또한, 아이즈 타쿠야 대표 역시 콘솔게임 개발 경력 24년의 베테랑으로, 다양한 게임에서 프로듀서를 맡아 활약했다. 인티 크리에이츠 대표작으로는 ‘메가맨 제로’나 ‘푸른뇌정 건볼트’, ‘걸 건 더블피스’ 등이 있다. 2018년에는 앞서 말한 ‘걸 건 2’와 함께 ‘블러드 스테인드: 커스 오브 더 문’을 내놓았다. 이 중 ‘걸 건 2’는 지난 6월 7일 국내에도 한국어판이 발매되며 큰 관심을 받았다.
▲ 지난 6월 한국어판으로 출시된 '걸 건 2' (사진제공: 인티 크리에이츠)
‘걸 건 2’ 이후로도 인티 크리에이츠는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 하드웨어 보급이 호조를 보이는 만큼, 스위치 타이틀을 국내에 다수 내놓을 예정이다. 현장에서 발표된 게임은 2016년 닌텐도 3DS로 발매된 게임을 스위치로 옮긴 ‘푸른 뇌정의 건볼트 스트라이커 팩’이다. 이 타이틀 역시 한국어화를 진행해 국내에 출시한다는 것이 인티 크리에이츠의 계획.
‘푸른 뇌정의 건볼트’는 속도감을 내세운 2D 횡스크롤 액션게임이다. 특히 뛰어난 완성도의 도트 그래픽을 통해 ‘건볼트’ 특유의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그려낸다. 여기에 라이트 노벨을 연상케 하는 스토리가 게임 중에 녹아 들어 있다. 특히 이번 스위치 버전은 일본어판에 맞춰 현지화가 진행 중이다. 국내 발매된 '푸른 뇌정의 건볼트' 이전 시리즈가 북미판을 기반으로 해 스토리가 삭제되고, 번역 완성도가 낮아 팬들의 아쉬움을 산 것을 감안한 행보다. ‘건볼트’ 만의 이야기를 100%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아이즈 타쿠야 대표의 설명이다.
‘푸른 뇌정의 건볼트 스트라이커 팩’ 한국어판은 2018년 가을 발매를 앞두고 있다.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한국 추석 연휴에 맞춰 발매하기 위해 열심히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어화 작업 중인 '푸른 뇌정의 건볼트 스트라이커 팩' 시연 모습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한국어화가 확정된 신작은 ‘건볼트’ 외에도 또 있다. 지난 5일, 미국 'LA 애니메 엑스포'에서 공개된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 역시 한국어판 발매가 확정된 것이다.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는 ‘건볼트’와 마찬가지로 2D 횡스크롤 액션게임이지만, 판타지 배경을 택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로컬 통신 또는 온라인을 통해 최대 4명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플레이어는 용과 계약을 맺어 특수한 힘을 지닌 용혈의 일족 황녀, 전사, 닌자, 마녀 중 1명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 트레일러 (영상출처: 인티 크리에이츠 공식 유튜브)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는 2018년 겨울 북미에 발매될 예정이며, 아쉽게도 한국어판은 한 발 늦게 찾아온다.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겨울이라는 건 날씨가 따뜻해지기 전까지를 의미한다"며, “북미판이 먼저 나오겠지만, 한국에서도 그렇게 늦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개발이 진행 중인 ‘건볼트 크로니클 루미너스 어벤저 익스’도 한국어로 나온다. 게임은 ‘푸른 뇌정의 건볼트’ 1, 2편의 스핀오프 타이틀로, 인기 캐릭터 ‘아큐라(영문명 코펜)’를 주인공으로 하는 새로운 스토리를 그린다. 개발 초기 단계라 게임에 대해 알려진 바는 많지 않지만,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발되면 한국에서도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자극했다.
▲ 개발 중인 신작도 한국어화 확정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인티 크리에이츠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이처럼 인티 크리에이츠는 3종 신작을 한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현장에서는 타이밍이 맞는다면 국내 게임행사인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BIC)'나 '지스타' 참여 의사도 내비쳤다.
그렇다면 인티크리에이츠가 한국 시장에 눈길을 기울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2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일본 현지 콘솔 시장 축소다.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그 동안 인티 크리에이츠는 일본 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 내 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해외 진출은 게임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개발 비용을 충당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답했다.
▲ 질문에 답하는 아이즈 타쿠야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실제 게임 출시 후, 해외 게이머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점도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 원동력이 됐다.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한국에 게임을 출시했을 때 사랑해주는 팬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전 세계에 게임을 내고자 한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은 게임의 나라인 만큼 게임성에 대해 엄격하게 따지는 목소리가 많지만, 캐릭터나 세계관에 몰입해서 플레이하는 사람도 많다”고 언급했다.
개성 강한 개발 인력으로 자체 개발에 집중
간담회 말미에는 인티 크리에이츠가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캡콤이나 반다이남코 등에서 외주 의뢰를 받아 게임을 개발하는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자체 개발 및 퍼블리싱에 힘을 싣는다. 특히 사내에 개성 강한 개발자가 많다는 것을 강점으로 삼았다. 오죽하면 아이즈 타쿠야 대표가 ‘걸 건 2’ 개발은 전부 종료하고 신작 준비에 착수한 상태인데도 몰래 업데이트를 만드는 직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자유분방한 분위기다.
▲ 아직도 '걸 건 2'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직원이 있을지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인티 크리에이츠가 외주 중심 개발사라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인티 크리에이츠는 기획과 제작, 판매를 스스로 하고 있다. 최근 외부 의뢰가 줄어들었지만, 자력으로 게임을 선보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개성과 창의력이 강한 개발 인력이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는 자신감의 발로인 셈이다.
여기에 퍼블리셔로서 닌텐도 스위치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인티 크리에이츠는 이가라시 코지가 세운 아트플레이와 함께 횡스크롤 액션게임 ‘블러드 스테인드: 커스 오브 더 문’을 개발하고 유통했다. 게임이 발매된 여러 플랫폼 중에서 닌텐도 스위치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닌텐도 스위치에 초점을 맞춰 신작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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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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