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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포켓몬스터' 팬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명탐정 피카츄'가 국내 개봉했다. 최초의 실사 포켓몬 영화이기도 하고, 데드풀(과 그린랜턴)로 유명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피카츄 성우를 맡는다는 것도 화제가 됐다. 이에 극장가에 '어벤저스: 엔드게임' 열풍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 남녀노소 많은 이들이 피카츄 영화를 관람했다.
개봉 첫 주말 관객 반응을 보니, 영화의 핵심 재미는 스토리보다도 실사화 되어 등장하는 다양한 포켓몬들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새로운 포켓몬이 스크린에 등장할 때마다 영화관 곳곳에서는 '우와~', '으에~?' 하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일부 포켓몬은 게임보다도 더 귀엽고 사랑스러웠고, 어떤 포켓몬은 다소 징그러워 보이기도 한다. 뭐, 어찌됐건 마음 속에 간직하던 포켓몬의 심상을 실사로 확인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영화에서 변화시킨 것은 겉모습 뿐만이 아니다.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하고 액션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원작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해석이 종종 등장한다. 과연 영화를 통해 재탄생한 실사 포켓몬은 원작과 어떤 부분에서 차이를 보일까?
십만볼트 대신 볼트태클로 피니쉬 날리는 ‘피카츄’
영화의 주인공인 피카츄는 굉장히 충실히 재현됐다. 전체적인 비주얼은 3DS로 출시된 원작 게임 '명탐정 피카츄'를 그대로 따라했으며, 털이 복실복실한 외모는 공개 초기엔 다소 호불호가 갈렸지만 볼 수록 정감 간다는 평가를 받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피카츄의 경우 실사화 된 포켓몬 중에서 가장 호평을 받고 있는 캐릭터다.
원작 게임에서 피카츄 음성은 일본 성우 오오카와 토오루가 맡아 걸쭉한 중년 아저씨 목소리를 연기했다. 주인공에게만 들린다는 설정이지만, 귀여운 피카츄가 아저씨 목소리를 낸다는 반전 매력이 꽤나 뇌리에 깊숙히 남았다. 이 목소리를 기억하는 게이머에게는 '명탐정 피카츄'의 라이언 레이놀즈 목소리가 꽤 낮설 수 있겠으나, 게임의 북미판 성우인 카이지 탕 목소리와는 꽤나 비슷하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익숙함의 차이랄까? 영화 '데드풀'을 통해 라이언 레이놀즈 목소리에 익숙한 팬이라면 금세 익숙해 질 것이다.
원작과 같이, 영화에서 피카츄는 기억상실로 인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 기술들을 쓸 수 없는 상태지만, 마지막 전투에서는 위력적인 기술을 구사한다. 특히나 하이라이트 기술은 ‘볼트태클’인데, 이는 애니메이션 보다는 기존 '포켓몬' 게임 시리즈 설정을 적극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명탐정 피카츄’ 원작 게임에서처럼 '번쩍(피카)하고 떠올랐다!' 같은 말버릇을 사용하거나 여자를 밝히진 않으며, 런닝타임 상 추리 파트가 상당 부분 생략되어 얼핏 탐정이 아닌 개그 캐릭터처럼 보이는 점은 꽤나 다른 부분이다. 특히나 게임에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피카츄의 정체가 영화에선 명확하게 공개되기에, 게임 팬이라면 특히나 환성을 지를 만하다.
무서운 눈동자로 분신술을 쓰는 ‘팬텀’
영화 중반 불법 투기장에서 나오는 팬텀은 외형적으로는 가장 호불호가 갈린다. 원작에서는 유령이지만 꽤나 귀여운 느낌으로 나왔다면, 영화 속 팬텀은 검고 충혈된 눈을 가지고 있어 진짜 귀신 같아 보인다. 원작 설정 역시 무시무시한 유령 포켓몬이므로 어쩌면 이런 모습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 포켓몬 퍼레이드에 풍선으로 등장할 정도니, 무서워졌음에도 여전히 귀여운 축에 드나 보다.
영화에서 팬텀은 거북왕을 상대로 맞서 싸우며 화려한 분신술을 사용한다. 아마도 1세대부터 사용하던 '그림자분신'을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풀어낸 것 같은데, 빠르게 움직여 회피율을 높이는 것 보다는 자신의 몸체를 가스형으로 분할시켜 분신을 만들어내는 것에 가까운 연출이다. 영화에서 거북왕을 이기지만, 그 과정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최면술이나 꿈먹기, 저주, 악몽 같은 기술이 묘사됐으면 더욱 좋았을 듯 하다.
처음 보는 기술을 사용하는 ‘뮤츠’
뮤츠의 경우 각종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에서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도 꽤나 독특한 콘셉트를 선보인다. 고대 뮤의 유전자를 이용해 만든 인공 포켓몬이라는 사실은 원작과 같지만, 세부적인 성격이나 특성은 꽤나 다르다. '포켓몬' 원작 게임에서 흉포한 성격을 가진 것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인간에 의해 창조되고 이용당한 희생양임에도 주인공을 포함한 일행들에게 사려 깊은 성격으로 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캐릭터성은 '포켓몬스터'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인 '뮤츠의 역습'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고뇌를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화 초반의 뮤츠 탈출씬은 '뮤츠의 역습' 오프닝 장면을 오마쥬 한 것이기도 하니, 상당한 영향을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 보면 '포켓몬스터' 극장판 애니메이션 16기 '뮤츠의 각성'과도 상당수 닮아 있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나 위력적이고 공포스러운 능력을 다수 보이는 뮤츠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꽤나 새로운 능력을 선보인다. 바로 인간의 영혼을 포켓몬에게 흡수시켜 하나로 융합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영화의 핵심을 꿰뚫는 소재로 작용하는데, 원작 게임 '명탐정 피카츄'에서 던졌다 제대로 회수하지 못 한 떡밥을 영화에서 해결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느라 더 머리 아픈 ‘고라파덕’
항상 머리아파 하는 고라파덕은 그 귀여운 생김새로 인해 애니메이션 등에서 맹활약을 펼친다. 이번 영화에서도 주인공과 함께 하는 방송사 인턴 기자 루시 스티븐스의 파트너 포켓몬으로 나오는데, 특유의 작은 눈동자가 그대로 실사화되면서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는 외형으로 재탄생했다.
원작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 고라파덕은 설정상 항상 두통에 시달리며, 두통이 극에 달할 경우 자신도 감당하지 못 할 위력적인 염동력을 선보인다. 애니메이션에서 비장의 무기처럼 사용되는 이 능력은 영화판에서도 선보여진다. 다만 어느 정도 능력 조작이 가능하고 나름 분노의 역치가 큰 애니메이션과 달리, 영화에서는 스트레스를 조금만 받아도 금세 염동력 폭발을 일으켜버린다. 실제로 이동 중에 스트레스를 안 받게 하기 위해 명상 음악을 틀어주거나, 피카츄가 조금 놀렸다고 파워가 폭발하며 개굴닌자를 모두 날려버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현대 사회에 억지로 적응하면서 참을성이 많이 약해진 게 아닌가 싶다.
눈 공포스러워! 메타몽
메타몽은 다른 생명체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슬라임형 캐릭터로, 원작 게임에서는 주로 눈 앞에 있는 상대 포켓몬으로 변신한다. '울트라썬·문'에서는 사람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에서는 물체 등으로도 자주 변화하는 만능 변신꾼 역할을 맡는다.
이번 영화에서 메타몽은 꽤나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발이 불편한 라임시티 전 시장인 하워드의 비서격 존재로, 유전 실험을 통해 다양한 인간이나 포켓몬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영화 초반에는 하워드의 휠체어를 끄는 일꾼 역할 정도만 묘사되지만,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변신 능력을 그야말로 자유자재로 펼치며 주인공 일행을 위기에 몰아넣는다. 참고로 변신한 모습은 적으로 완벽하게 변하는 게임보다는 얼굴 표정이 그대로인 경우가 많은 애니메이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영화에서는 오직 눈만 메타몽의 그것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으로 변하면 까만색 점눈이 박힌 기괴한 모습을 보인다. 정면으로 마주하면 살짝 트라우마 올 정도.
침은 묻히지 말아줬으면… 내루미
2미터나 되는 혀가 특징인 내루미 역시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 꽤나 자주 등장한다. 다른 매체에서는 혀를 이용한 별의별 이상한 기술을 다 쓰는데, 아쉽게도 영화에서는 엑스트라에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에 활약상이 많이 나오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초반 기차에서부터 나오는데다 눈에 띄는 외모 덕분에 존재감이 높은 편이긴 하다.
영화판 내루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침이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내루미의 핥기는 단순한 애교나 공격 등으로 묘사되지만, 영화에서는 끈적끈적한 침을 잔뜩 묻히는 정신공격(?)으로 거듭났다. 혀 자체도 사람의 그것을 연상시키듯 주름과 돌기가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는데, 얼굴에 대량의 침까지 바르다니. 사실상 혐오주의 포켓몬에 가깝다. 이런 내루미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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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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