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라면 오매불망 기다렸을 사이버펑크 2077이 지난 10일, 정식 발매됐습니다. 게임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았던 만큼 적지 않은 버그, 최적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유도 등에 실망감을 표하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입체적인 오픈월드로 구현한 미래도시 ‘나이트 시티’, 나만의 주인공 V 이야기의 흥미로움 등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단점이 장점을 가릴 정도는 아니었기에 메타크리틱 평점 91점, 트위치 생방송 시청자 및 스팀 동시 접속자 수 100만 명 돌파 등 평가와 흥행 양면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 게이머라면 사이버펑크 2077에 가산점을 부여할만한 요소가 또 있습니다. 바로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현지화입니다. 우선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과 호빗을 더한 것보다 많은 분량의 텍스트를 모두 한국어 음성 녹음했습니다. 메인스토리 대화 뿐 아니라, 길거리에서 산발적으로 들려오는 대사들도 일일이 읽을 필요 없이 한국어로 들을 수 있어 직관성을 더했죠.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대사와 입 모양까지 맞춰져 한층 높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사실 사이버펑크 2077 한국어 음성 지원은 한 차례 좌절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한글날, CDPR은 한국어 더빙 작업을 재개했으며 12월 11일 업데이트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여기에 본래 11월 출시 예정이었던 게임이 12월로 연기되고, 한국어 더빙 추가는 하루 앞당겨지며 한국 게이머들은 발매와 동시에 한국어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게이머 사이에서는 “사이버펑크 2077은 발매 연기한 적이 없다”라는 유쾌한 농담도 돌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유행한 ‘4딸라’ 밈을 활용한 가게 간판도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두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는 게임 속 가게 모습에 “진짜인가?”라며 의문을 표하는 이들부터, “CDPR이 한국 밈도 조사했나?”라는 놀람 섞인 반응, “게임에서 한국어 보는 것도 신기한데, K-밈이 존재한다는 것이 더 신기하다”라며 게임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과거 수많은 해외게임이 한국어 지원은 물론, 정식 발매조차 하지 않았던 상황에 비춰보면 이번 사이버펑크 2077 현지화는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리포지드 사태’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스타크래프트 2로 한국어 번역의 패러다임을 바꾼 블리자드, 한국계 챔피언 아리를 필두로 한 K-POP 그룹 K/DA를 만든 라이엇게임즈, 2014년부터 자사 게임에 한국어 지원을 빼지 않았던 유비소프트 등이 현지화 수준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는데, 이번 사이버펑크 2077이 정점을 찍었다는 느낌입니다.
사이버펑크 2077의 완성도 높은 한국어 더빙과 한국 인터넷 밈 활용은 국내 게이머들의 해외게임 현지화에 대한 기대치를 한층 더 높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어 지원은 물론, 이처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수준 높은 현지화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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