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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곤 개선과 새로운 도전 사이, 오버프라임의 정체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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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프라임 인게임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버프라임 인게임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AOS는 정해진 맵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킨 뒤 상대방 진영을 파괴하는 실시간 공성 게임 장르다. 기원은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유즈맵인 ‘Aeon of Strife’며, 워크래프트 3 도타와 카오스 등을 거쳐 2011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와 도타 2를 중심으로 AOS 붐이 일었다. 당시 이러한 인기에 탑승하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는데, RTS의 탑뷰 시점을 3인칭 액션으로 이식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다만, 이러한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에픽게임즈에서 내놓은 파라곤도 그 중 하나다. 파라곤은 개발비만 1,200만 달러가 넘게 들어간 야심작이었으나,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으며 2년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며 AOS 붐도 시들어진 가운데, 파라곤 에셋을 활용한 정신적 후속작들이 등장했다. 개중에는 소스만 활용한 전혀 별개의 장르 게임도 있지만, 많은 게임이 파라곤의 정신적 후속작을 계승하고 나섰다. 최근 테스트를 진행한 오버프라임 역시 초창기 ‘오버스로우 파라곤’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던 작품이다. 과연 이 작품은 파라곤의 전철을 피할 수 있을까?

▲ 오버프라임 2차 CBT 티져 트레일러 (영상출처: 오버프라임 공식 유튜브)

마땅한 흥행작 찾기 힘든 3인칭 AOS

앞서 언급했듯, 3인칭 액션 기반 AOS 게임 대다수는 흥행하지 못한 채 자취를 감췄다. 사이퍼즈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 파라곤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 그들은 게임 서비스를 이어갈 수 없었을까? 일단 장르적 특색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이식 시도가 큰 원인으로 꼽힌다. 초창기 3인칭 AOS 게임은 탑뷰 시점 게임성을 그대로 이식했다. 맵 구성, 미니언과 타워, 팀원 수, 스킬 구성, 전략까지. 이러한 게임성은 RTS 탑뷰에 최적화 되어 오랜 시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됐기에, 3인칭 액션 기반 장르로 옮길 시 불협화음이 다수 발생했다. 가시성 문제, 한정된 시야로부터 발생하는 전략적 판단의 어려움 등이다. 게다가 3인칭 시점으로 변경되며 조작이나 조준 등이 더 어려워졌고, 심지어 일부 논타겟팅 스킬이나 시스템을 구현한 경우 슈팅 게임에 버금가는 마우스 컨트롤까지 요구됐다. 게다가 기존 인기 RTS를 능가할 만한 매력 요소도 부족했다.

2016년 출시된 3인 AOS 파라곤도 이런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파라곤은 완성도 높은 그래픽과 훌륭한 최적화, 자유도 높은 전략성을 내세우며 기대를 모았지만, 위와 같은 문제에 봉착했다. 여기에 챔피언의 속도가 느려 답답하고, 평타가 지나가는 미니언보다 약해 캐리가 힘들고, 이로 인해 게임 진행이 전체적으로 루즈하게 흘러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결국 고정 유저층을 확보하지 못한 파라곤은 2년 만에 문을 닫았고, 이후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파라곤 개발에 사용된 에셋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무료로 공개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전세계 개발자들은 위에서 지적된 밸런스나 기획적 요소를 개선한 새로운 파라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다수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가운데그리고, 오버프라임이 출격했다.

원작 파라곤 인게임 스크린샷 (사진제공: 에픽게임즈)
▲ 원작 파라곤 인게임 스크린샷 (사진제공: 에픽게임즈)

오버프라임 인게임 모습은 원작 파라곤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버프라임 인게임 모습은 원작 파라곤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속도감은 높였으나 여전한 가시성 문제

오버프라임의 기본 틀은 파라곤과 거의 흡사하다. 고유한 스킬을 가진 영웅 중 하나를 선택해 5 대 5로 상대팀과 대결하며, 상대팀 기지에 있는 코어를 먼저 파괴하는 팀이 승리한다. 포지션은 라인에 따라 탑, 미드, 정글, 바텀(원딜, 서폿)으로 나뉘고, 각 라인에 있는 정글과 효과를 주는 몬스터, 타워, 그림자 연못 등 배치된 오브젝트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이다.

우선 파라곤에서 단점으로 지적받은 점을 많이 고쳤다. 첫 번째는 속도감이다. 5레벨 때 궁극기를 배우던 파라곤과 달리, 오버프라임은 시작부터 보유한 3가지 스킬 모두 쓰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정글에서 매복해 게임 초반부터 적을 처치하거나, 1레벨부터 영혼의 한타를 하는 등 초반부터 시원시원한 대결이 가능했다. 또한 포탑 개수를 2개로 줄이고, 탑과 바텀을 오갈 수 있는 포탈이나 죽은 후 라인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점프 패드 등을 마련해 빠른 합류를 돕는다. 게임 속 늘어지는 부분을 줄이고 속도감을 끌어올리고자 한 흔적인데,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두 번째는 손맛이다. 이펙트나 타격/피격감 덕도 있겠지만, 손맛이 좋아진 데는 앞서 말한 속도감 덕이 크다. 파라곤은 앞서 언급했던 느린 공격 속도와 움직임, 미니언보다 약한 공격력 등으로 타격감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오버프라임은 이보다 한층 빠른 공격과 이동, 속도감 있는 스킬 연계를 통해 보다 시원시원한 타격감을 전달한다.

미드 라인에서 시작부터 3 대 1을 겪으며 바로 죽어버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미드 라인에서 시작부터 3 대 1을 겪으며 바로 죽어버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거점에서 점프패드를 밟고 빠르게 전장에 복귀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거점에서 점프패드를 밟고 빠르게 전장에 복귀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맵 사이드 끝에 있는 포탈로 빠르게 탑과 바텀을 오갈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맵 사이드 끝에 있는 포탈로 빠르게 탑과 바텀을 오갈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이전 테스트부터 지적됐던 가시성 문제는 아직 해결과제로 남았다. 가시성 문제는 크게 맵과 인게임 두 곳에서 발생한다.

먼저 맵이다. 탭(TAB) 키를 눌러 커다란 전체맵을 볼 수는 있지만, 미니맵만으로는 캐릭터 위치와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정글은 골목같이 되어있어 언제든 적이 튀어나올 위험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일일이 탭을 눌러 전체맵을 확인하기란 힘든 일이다. 어쩔 수 없이 작은 미니맵에 의존해야 하는데, 캐릭터 아이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세세한 골목길을 가려버린다.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다른 라인에 도움을 주러가거나 적을 습격할 때 길을 찾지 못해 시간이 지체되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미니맵의 아이콘 크기를 줄이거나 골목을 크게 표시하는 등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다음은 인게임 가시성이다. 전체적으로 원거리 공격 이동 궤적을 이펙트를 통해 보여주는 등 애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일부 범위 공격의 영향 범위 등은 아직도 파악하기 힘들다. 여기에 골드와 경험치를 얻을 때 별다른 표시가 없어, 오른쪽 밑에 있는 골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사소한 사항이지만 개선 시 플레이를 더욱 쾌적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요소이기에 다음 테스트에서는 꼭 개선되길 바란다.

정글 포지션은 정글 내 몬스터를 잡으면서 미니맵을 통해 상대방 위치를 파악하면서 전략을 짜야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정글 포지션은 정글 내 몬스터를 잡으면서 미니맵을 통해 상대방 위치를 파악하면서 전략을 짜야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정글은 골목같이 생겨서 언제든 적이 덮칠 수 있어 신중하게 이동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정글은 골목같이 생겨서 언제든 적이 덮칠 수 있어 신중하게 이동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라인에 있는 미니언을 잡았으나 데미지만 표시되고 골드 획득 알림은 뜨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인에 있는 미니언을 잡았으나 데미지만 표시되고 골드 획득 알림은 뜨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과연 오버프라임은 원작 파라곤과 달리 흥행할 수 있을까?

오버프라임의 가장 큰 장점이자 약점은 '파라곤의 정신적 후속작'이라는 꼬리표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아쉽게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길 수도 있지만, 이미 서비스 종료한 게임을 왜 다시 해야 하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 우려를 씻어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이 점에 있어 오버프라임은 게임성으로 승부를 본다는 정공법을 택한 듯 하다. 파라곤에서 주로 지적된 단점 다수를 고친 점은 확실히 인상 깊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속도감 문제가 해결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타격감 또한 상당히 좋아졌다. 미니맵과 인게임 내 가시성이나 직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아직 아쉽지만, 패치를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기에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기존 3인칭 AOS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많은 3인칭 AOS 게임들은 기존 AOS 장르에 3인칭 시점을 입히는 단순 결합에 가까웠고, 실패했다. 탑뷰에 비해 시야가 한정되는 3인칭 시점에서는 AOS 특유의 게임성을 즐기기에 여러 한계가 느껴졌고, 전략적 판단을 어렵게 해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오버프라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맵에 드러난 적은 벽을 투과해 보여주거나, 미니맵 시스템을 대폭 손보고, 공격이 어떻게 날아가는지 이펙트를 통해 표현하는 등 여러 모로 힘을 썼다. 아직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테스트 단계니만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부분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맵에 드러난 적은 벽을 투과해서 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맵에 드러난 적은 벽을 투과해서 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원거리 평타에는 공격이 어디로 날라가는 지 보여주는 이펙트가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원거리 평타에는 공격이 어디로 날라가는 지 보여주는 이펙트가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미니언이 겹쳐 보이지 않는 부분을 텍스트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미니언이 겹쳐 보이지 않는 부분을 텍스트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액션에서는 확실히 차별점이 느껴진다. 전투 자체가 슈팅 게임과 비슷한 경험을 주는 점이나, 3인칭 시점을 통한 빠릿빠릿한 움직임과 함께 선보이는 매끄러운 스킬 연계 전투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다만 전투 도중 범위 공격을 썼을 때 명확한 범위 인지가 쉽지 않다는 점과 일부 논타겟 조준에서 슈팅 게임에 버금가는 마우스 컨트롤을 요구하는 점 등으로 생기는 진입장벽은 여전히 존재했다. 이펙트 개선이나 보조 시스템을 통해 진입하기 쉽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오버프라임은 3인칭 AOS 게임으로서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아마 역대 나왔던 3인칭 AOS 게임 가운데서는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일 수도 있다. 다만, 한 번 시장에서 외면받은 장르를 부활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남는다. 여전히 느껴지는 일부 불편한 점들이나, 파라곤의 향기가 아직 너무 짙은 점 등이 불안사항으로 남는다. 피드백을 충분히 받아가며 매력적인 부분을 강화하고 오리지널 추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한다면 원작 파라곤 팬은 물론, AOS를 즐기는 유저들도 관심을 살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범위 공격을 어디에 쓸 지 이펙트로 알려주나 이처럼 전투 도중 매끄럽게 쓰기가 힘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범위 공격을 어디에 쓸 지 이펙트로 알려주나 이처럼 전투 도중 매끄럽게 쓰기가 힘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카일라는 적에게 접근하는 스킬을 통해 한번에 공격을 쏟아 부어 높은 데미지를 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챔피언 카일라는 적에게 접근하는 스킬을 통해 한번에 공격을 쏟아 부어 시원시원한 액션을 선보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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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AOS
제작사
넷마블
게임소개
오버프라임은 파라곤을 계승했고, 전작 그래픽, 전략성을 이어기며 속도감과 타격감에 주안점을 뒀다. 3인칭 슈팅과 AOS를 결합한 것으로, 두 팀이 서로의 기지를 파괴하는 과정을 다룬다. 캐리, 미드 레이너, 오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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