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두 팀, 열 명의 선수가 세계를 대표하는 무대 정상에서 맞붙습니다. 2017년 이후 5년 만에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LCK 내전이 성사된 것이죠. 라이벌이라 불렸던 중국을 두 팀이나 압살하고 올라온 T1과 연속된 우승 후보와의 대결에서 업셋을 완성한 DRX가 결승에서 맞붙습니다.
이번 내전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회 연속 LCK 내전이 성사된 이후, LCK는 국제무대에서 줄곧 부진했습니다. 성적만 따지면 중국은 물론 유럽에게도 밀릴 정도였으니까요. 2020년에 담원게이밍이 정상에 서기는 했지만, 곧바로 다음 해에 LPL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5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드디어 다시금 LCK가 왕좌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죠. 그 어느 때보다 자국 리그의 경쟁력을 선보여야 하는 LCK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딱 2년 만에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더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 결승전에 진출한 두 팀의 스토리도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향후 몇 년간은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인 롤드컵 최초 4회 우승에 도전하는 T1과 자국 리그 선발전부터 업셋에 업셋을 반복하며 결승전까지 뚫고 올라온 미라클 런의 주인공 DRX라니, 그야말로 완벽한 서사라 할 수 있죠. 선수 개개인으로 봐도 굉장하지만, 언제나 세계 최고를 호령했던 불사대마왕 '페이커'와 화려한 경력 속에서 처음으로 롤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데프트'의 마포고 동문 대결은 전율이 돋을 지경입니다.
많은 팬들이 LCK의 내전을 즐기고 있습니다. "어디가 이기던, 어떤 스코어가 나오든 즐겁게 볼 준비가 돼 있다", "T1이 이기는 게 정배지만, DRX의 폼을 보면 절대 단언할 수 없다", "페이커를 너무 좋아하지만 이번만큼은 어쩐지 데프트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그것이지요. 댓글에서도 전운이 감돌고 있죠. 네이버 ID myo 님은 "LCK의 승리가 벌써 이렇게 정해졌다"며 "한국 팀의 역량이 이렇게 뛰어날 줄은 몰랐다"고 감상을 전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번 LCK의 최고령 선수 두 명, '페이커' 이상혁과 '데프트' 김혁규의 스토리는 이번 대회의 주제곡인 STAR WALKIN'의 스토리와 주제와 정확히 들어맞습니다.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절정의 기량으로 꿋꿋이 나아가는 모습이 모든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죠. 과연 이 거대하고 감동적인 무대에서 어떤 팀과 선수가 마지막으로 웃음을 짓게 될까요? 확실한 건, 누가 우승하던 전 세계의 모든 롤 팬들이 함께 축하하고 감동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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