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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즈 플리즈와 또 다른 재미, 콘트라밴드 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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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검문 검찰이 된다, 콘드라밴드 폴리스 (사진출처: 스팀 상점 페이지)
▲ 국경 검문 검찰이 된다, 콘드라밴드 폴리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지난 8일, 시뮬레이션 게임 콘트라밴드 폴리스가 출시됐을 때 떠올렸던 것은 경찰 영화에서 자주 보던 장면이다. 예를 들면 멋있게 문을 박찬 뒤 “FBI다, 문 열어”를 외치며 밀수범을 제압하거나, 도주하는 범인을 차량으로 들이받아 멋있게 제압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영화와 다른 의미로 현실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예상과는 달랐지만 이러한 부분에서도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국경 검문 경찰이라는 점에서 페이퍼즈, 플리즈가 떠오른다면 맞다, 이 게임은 검문 부분이 페이퍼즈, 플리즈와 유사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데, 게임 호흡이 더 길고 검문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으며, 짧지 않은 스토리 미션도 있다. 콘트라밴드 폴리스, 과연 어떤 게임일지 직접 해봤다.

▲ 콘트라밴드 폴리스 출시 트레일러 (영상출처: 플레이웨이 공식 유튜브 채널)

콘트라밴드 폴리스의 배경

게임 배경은 1980년대 가상의 공산주의 국가 ‘아카리스탄’이다. 아카리스탄은 규율과 규정이 엄격한 국가로 그려진다. 게임 속 신문과 검문객 대사를 살펴보면, 국가는 개인의 거주지와 직업을 결정하는 강력한 권한을 휘두를 수 있고, 여기에 반발하는 혁명군 ‘피의 주먹’이 있으며, 국가와 피의 주먹 중 어느 쪽에 서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진다.

콘트라밴드 폴리스는 시뮬레이션 게임답게 현실에 일어날 법한 설정과 디테일이 곳곳에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분쟁 중인 이웃국가 국민을 더 엄격하게 검문하거나, 올림픽 시즌이 되자 최대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심하게 파손된 차량은 통과시키지 않는 등이다. 전염병 때문에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전염병 관련 검사를 실시하는 부분은 코로나19 당시를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 게임 시작 장면, 아카리스탄 국경 검문소로 가는 길(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에르케이 왕국 여왕과 아카리스탄 국가 지도자 간의 신경전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검문 경찰이 하는 일

플레이어는 국경을 수비하고 입국자를 검문하는 경찰관이다. 주요 임무는 검문소를 통과하는 인원이 적법한 자격 요건을 갖췄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만약 서류가 잘못됐거나 출입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 이들은 검문소를 통과할 수 없다. 또, 게임 제목처럼 밀수품을 반입 및 반출하려는 범죄자가 있기 때문에, 밀수품을 찾아내고 밀수범을 체포해야 하는 것 역시 플레이어의 몫이다.

게임에서 여러 행동을 할 때마다 돈을 벌거나 잃게 된다. 경찰로서 해야 할 일인 검문에 성공하거나, 밀수범을 체포하고 밀수품을 경찰에 넘기면 돈을 번다. 반대로 무고한 사람을 죽이거나, 뇌물을 받다 걸리거나, 검문 과정에서 실수하면 벌금을 낸다. 번 돈은 검문에 필요한 소모품을 구입하거나, 검문소 업그레이드, 동료 경찰을 강화에 사용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검문소 유지비용도 주인공이 내야 하기 때문에 자칫 파산으로 게임오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을 표방한 만큼 뇌물을 주며 통과하려 하거나, 밀수품을 구매하는 검문객이 등장하기도 한다. 검문 대상 중 본인의 딱한 처지를 어필하는 사람을 무단으로 통과시키면 이후에 감사의 편지가 오기도 하며, 반대로 통과를 막으면 저주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검문 서류를 제출하는 운전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검문 서류를 제출하는 운전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업그레이드로 창고의 크기를 늘릴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업그레이드로 창고의 크기를 늘릴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규정을 지켰을 뿐인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차량 검문과 밀수품 수색

이제 게임의 꽃인 차량 검문에 대해 살펴보자. 차량 검문은 크게 출입 허가증 검사와 출입 규정 확인으로 나눌 수 있다. 출입 허가증 검사는 여권과 출입 허가증 정보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페이퍼즈 플리즈와 비슷하다. 이름, 사진, 여권 번호 등이 일치하는지 살펴보고, 모두 일치하면 통과 하나라도 일치하지 않으면 출입 거부된다. 

출입 규정은 스토리 진행에 따라 새로 추가되며, 이 규정에 맞추어 검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출입 규정으로 예술가, 교사, 기자 입국이 금지되는 스테이지가 있는데, 이 규정이 적용되는 동안은 직업증을 추가로 검사해야 한다. 다행히 하루에 4~5대의 차량만 들어오며 그만큼 시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검사해도 된다.



▲ 화물 관련 규정이 생기면 화물을 따로 빼서 확인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 게임 제목에 걸맞게 밀수품을 들여오는 밀수범이 있다. 밀수범은 어느 정도 힌트를 주는데, 차량 번호나 색깔, 밀수범 나이와 국적 등에서 단서가 주어진다. 만약 의심되는 차량이 진입하면, 들고 있던 자외선 손전등으로 차량 구석구석을 탐색해 하얀색 뱀 모양으로 뜨는 밀수품 표시를 찾아야 한다.

밀수품은 정말 기상천외한 곳에 숨어있고, 숨겨진 장소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도구가 다르다. 예를 들어 나이프는 바퀴나 시트 같은 부위를 뜯는 데 필요하고, 더 두꺼운 부위는 둔기나 도끼를 사용해야 한다. 간혹 도구는 필요 없지만 눈에 정말 보이지 않는 구석에 숨겨져 있기도 하니 꼼꼼하게 찾아야 된다.

밀수범은 검문소 감옥에 구금되며, 찾아낸 밀수품은 검문소 창고에 보관된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자유시간이 주어지는데, 이 시간 동안 플레이어는 직접 차량을 운전해 밀수품과 밀수범을 경찰서와 노동 교화소에 넘겨야 한다. 게임에서 가장 귀찮은 부분 중 하나로, 경찰서와 교화소가 지도 양 끝에 다른 장소에 있으며 운전이 현실성을 강조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라면 혹평했을 정도로 상당히 불편하다.

▲ 하얀색 뱀 마크가 그려진 오염물 통, 안에 밀수품이 들어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잘 안보인다, 최대한 샅샅이 뒤져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밀수품 반납, 약간의 돈을 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밀수품 반납, 약간의 돈을 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람을 상당히 화나게 만드는 돌발상황들

이렇게 설명만 들으면 게임이 굉장히 쉬워 보인다. 검문 차량은 많아 봐야 5대고, 검문할 내용도 많지 않고, 좀 귀찮은 일이 다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느꼈다면 큰 오산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상상하지도 못할 여러 돌발상황이 발생해 게임 난이도를 높이고, 플레이어의 혈압도 더불어 상승한다.

일단, 중간중간에 규정이 바뀌며 업무가 늘어난다. 올림픽 시기가 대표적인데, 갑자기 차종, 무게, 파손여부 등 확인해야 하는 항목이 세 가지나 추가된다. 특히 악랄한 것이 차량 결함인데, 생각보다 눈에 정말 안보여 통과시켰는데 알고 보니 결함이 있어서 벌금을 내기도 했다. 규정마다 나름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이유가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바글바글한 출입규정과 밀수범 목록

▲ 확인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음 돌발상황은 검문 도중 도망가는 사람을 잡는 것이다. 거부 예정자가 가끔 검문을 포기하고 차를 타고 도망치는데, 플레이어는 이를 추격해 당연히 도주자를 체포해야 한다. 방법은 세 가지로, 타이어에 총을 쏴 멈추게 하거나, 도망자를 총으로 제압하거나, 경찰차로 진로를 막아야 한다. 특히 차에 탄 상태에서는 총을 쏠 수 없어 대부분 경찰차로 막게 되는데, 경찰차 속도가 빠르지 않고 길이 좁아 차량 조작이 어려워 생각보다 어렵다. 최악의 경우 10분 동안 맵 전체를 빙글빙글 돌 수도 있다.

마지막 돌발상황은 습격이다. 습격은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검사가 한창인 검문소를 습격하는 것이다. 검문 도중 갑자기 괴한이 쳐들어와 총을 난사하는데, 일정 시간을 버틴 뒤에 잔당을 소탕해야 한다. 다른 유형은 검문소 밖 습격으로, 강도 4명이 플레이어를 공격한다. 이는 안 그래도 불편한 운전을 더 어렵게 만들며, 적을 전부 사살할 경우 탄약과 소량의 돈을 챙길 수 있다. 반대로 주인공이 도망칠 경우엔 차량이 피해를 입고 폭발하는 불쾌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처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도망자, 가장 화가나는 순간이다
▲ 도주자, 가장 화나는 순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강도의 습격, 내려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검문소 습격, 엄폐물을 사용해 적의 공세를 버티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분기점이 있는 스토리

콘트라밴드 폴리스는 일반적인 검문 시뮬레이션에 독특한 스토리가 적용되어 있으며 이 부분이 몰입도를 높여준다. 게임은 총 8장으로 구성되며, 매 장마다 스토리 퀘스트가 하나씩 있다. 스토리 퀘스트는 주로 혁명군 피의 주먹과 이카리스탄 국가 사이에서 어느 편을 들지 정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피의 주먹 간부를 미행해 그들의 본거지를 추적하기도 하고, 살인사건을 조사하다 이것이 혁명군과 연관됐다는 점을 밝혀낼 수도 있다.

스토리 퀘스트는 필수로 진행해야 하며, 각 퀘스트 막바지에 피의 주먹 대원을 체포하거나 풀어주는 등의 선택지가 나온다. 선택에 따라 엔딩 역시 국가 존속과 혁명 중 한쪽으로 기운다. 시뮬레이션 게임답게 스토리 미션도 수사와 탐문이라는 경찰 업무와 밀접히 연견되어 있기에 몰입해서 플레이하게 됐다.

▲ 스토리 미션의 대상, 체포할까 놓아줄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살인사건, 주변 사람들을 탐문하고 범인을 찾아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살인사건, 주변 사람들을 탐문하고 범인을 찾아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잘 만들어진 시뮬레이션 게임

콘트라밴드 폴리스는 1980년대 공산주의 국가의 검문 경찰관이 된 느낌을 확실하게 준다. 외국 영화나 책에서나 보던 것을 직접 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하다 보면 뇌물을 받고 밀수품을 눈감아주거나. 딱한 사정이 있는 사람을 몰래 넣어주다가 상급자에게 걸려 벌금을 내기도 하고, 국경에서 강도단에게 습격을 받기도 한다. 이 사건들은 국경에서 근무하는 경찰이 아니라면 겪어보기 힘든 경험이다.

또한 검문, 체포, 범인 이송을 모두 플레이어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경찰이 된 느낌이 더 살아난다. 도끼, 빠루, 포켓나이프 등의 첨단 검문 장비나 검문소 유지, 업무 장비, 무기 등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플레이어가 충당해야 한다는 점은 게임 배경과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가 갖는 장점인 높은 몰입감과 현실성을 높여주는 불편함 등을 훌륭하게 재현했고, 그 때문에 잘 만들어진 시뮬레이션 게임이라 평가할 수 있다.

뇌물이라니, 현실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뇌물이라니, 현실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콘트라밴드 폴리스는 3월 8일 PC(스팀)로 출시 됐으며, 한국어를 정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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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밴드 폴리스 2023년 3월 8일
플랫폼
PC
장르
시뮬레이션, 액션
제작사
크레이지 록
게임소개
'콘트라밴드 폴리스'는 국경에서 밀수품을 수색하는 경찰이 되어 밀수업자와 밀수품을 검거하는 게임이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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